안녕, Y. 오늘도 너에게 건네지 못한 인사를 건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차마 할 수가 없어 답답하다. 누군가는 바보같다고, 또 누군가는 힘내라고 말하지만 그런 말로는 해결할 수가 없어서 더욱 힘들어. 어제, 기억나? 딱 하루 전이지만 네가 나를 잊었을까 걱정된다. 그동안 눈이 마주친 적은 많았지만 모두 우연이었고, 바로 눈을 돌릴 뿐이었는데...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내게 말을 건 너때문에 지금도 내 심장은 입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덜덜 떨린다. 고등학교 축제가.... 이렇게 무시무시한 건지 처음 알았어. 무섭다는 게 아니라, 나를 너무나도 크게 들었다 놨다 해. 잠을 자기 직전까지도 너의 생각에 떨렀고, 자고나면 괜찮을 줄 알았던 심장은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밤새 그렇게 있었던 듯 더 크게 요동친다. 물론 너는 동아리 부스를 위해 홍보하느라고 그랬겠지만... 처음 마주본 너의 눈에 나는 그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 너를 지나치며 내가 무슨 표정이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았어. 땀 냄새가 나지는 않았을까, 머리가 헝클어지지는 않았을까, 못생겨 보이진 않았을까. 계속 생각했어. 옆에 있던 친구에게는 티도 내지 못하고 몰래 숨을 고르며 가슴을 쳐야만 했어. 나인 걸 알고 일부러 나에게 말을 건 거였으면 좋겠다.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너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Y, 너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누가 듣기라도 할까 소리내어 말하지 못해 너의 이름을 써보고 싶은데, 너라는 아이가...너의 이름이 너무나 낯설어서 차마 종이에 새기지도 못해. 내가 감히 쓸 수 있는 이름이 아닌 것 같아 연필을 들고도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다시 내려놓고 말아. Y,Y,Y. Y.... 부르고 싶다. 손 잡고 싶다. 마주보고 싶다. 다시 한 번 너의 목소리를 듣고싶다. 아니.... 너를 보기만이라도 하고싶다. Y, 비록 소리내어 부를 수도, 새하얀 종이에 적을 수도 없지만 너를 부르지 못하는 만큼 내 마음에 새기고 새길게. Y. 네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너를 기억하고 있어. 다음 주에 또 너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너를 못 보는 주말이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다음 주가 있어 다행이다. 너를 다시 보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어. 네가 나를 마주보고 말을 걸어준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나도 커다란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더 이상의 큰 설렘을 느끼고 싶다는 기도는 올릴 생각도 못해. 그냥.... 볼 수만 있었으면. 멀리서라도 너를 쳐다볼 수 있었으면. 네가....나를 쳐다봤으면. 내가 바라기엔 큰 소망이란 걸 알지만 '보는 건 괜찮겠지...' 하며 조심스레 적어보는 나를,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Y. 많이 보고싶고 그립다. Y,Y,Y. 부를 수 없는 너의 이름을 오늘도 속으로 되뇌이며 삼킨다. 이룰 수 없는 사랑도 사랑이라는 걸, 네가 알아주기를. Y. ㅡ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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