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nsor은 정신적 성우, 육체적 현성입니다. *
"야, 김성규-"
이 미친 새끼야. 나와-. 술에 취해 이리저리 비틀거리다 도착한 곳은 성규의 집이었다. 가누지 못하는 몸을 이끌고는 대문 앞으로 섰다. 손으로 벽을 짚은 채 우현이 성규만을 불렀다. 나와! 안 나와? 우현이 철로 이루어진 대문을 두 손으로 짚다가 이윽고 철컹, 소리가 나게 세게 문을 때렸다. 이 개새끼야! 문 열라고!
"…무슨 일이야." "어, 김성규네?" "불쑥 집에 찾아오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보는데." "야 이 미친년아, 너 때문에. 응? 되는 일이 없다고. 너 때문에!!! 알아?" "그래서 할 말이 뭔데."
시발년이, 문이나 열어. 우현이 문 손잡이를 잡고는 앞뒤로 흔들자 시끄러운 소음이 울렸다. 문 너머에 선 성규가 자리에 쪼그려 앉아서는 흔들리는 문을 바라보았다. 후우…. 자켓에서 담배를 꺼내 손에 한 개비를 쥐고는 한숨을 쉬었다. 다시 자켓을 뒤지던 성규가 담배를 바닥에 던졌다. 시발, 라이터도 없냐.
"김성규, 솔직히 말해." "뭘." "나 없으니까 죽겠지? 네 그 뒷구멍이 근질거리지?" "미친놈." "왜. 너 걸레잖아."
정신 나간 새끼…. 성규가 무릎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털었다. 그리고는 더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뒤를 돌아 다시 집 안으로 들어서려던 찰나였다.
"그, 왜. 너희 아빠 죽었잖아." "……." "교통사고라고 했던가?" "……." "그거, 교통사고 아닌데." "닥쳐."
끅끅, 문 너머로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네 아빠가 죽으면 재산이 다 너한테 갈 거라고 생각했지." "그 입 닥치라고!" "근데 다 기부하셨더라고?" "남우현!!" "그럼 내가 죽인 의미가 없잖아. 안 그래?"
괜히 내 손에 피 묻힌 셈이 된 거지. 기분만 더럽게.
"시발,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야!!" "내가 죽였다고, 네 아비." "내, 내가 두 눈으로 봤어. 내가, 내가 봤다고. 그 차에 있는 사람은 즉사했다고 했어. 근데…." "네가 죽은 사람을 직접 봤어?" "게다가 넌…."
아, 성규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시선을 멈췄다. 어쩐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모습을 감추고 나타나지 않았다, 했다. 병원에 있을 때 우현이라고 이름을 꺼낸 간호사가 바로 입을 닫으며 내 눈치를 본다,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남우현이 내 아버지를 죽였다. 남우현이, 죽였다. 남우현이…. 성규가 자꾸만 불안해지는 기분에 손톱을 물어뜯었다. 아, 남우현을 짓밟을 수 있는 나인데 뭘 고민하고 있지? 손톱을 물어뜯던 성규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네가 내 아버지를 죽이든 말든, 어차피 짓밟혔어야 할 사람은 그렇게 짓밟혀 주는 거야. 그냥 넌 처참히 무너져 내리기만 하면 돼.
"우현 씨가 내 험담을 그렇게 한다며?" "예?" "둘러댈 생각 말고. 내 험담을 늘어놓는 건 상관없는데, 내 귀에는 안 들어오게 해야지." "아니….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아니, 그건 됐고. 그냥 다음부터는 같이 작품 하지 말자고."
감독님, 감독님! 우현이 대답 없이 가는 감독의 뒷모습을 허탈한 듯 보다가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뭘 했다고…. 그리고 방송국 복도를 걷다가 마주친 한 여배우에게 인사를 하자 못 들었다는 듯 지나가려던 여배우를 우현이 붙잡았다.
"저, 저기 왜…." "잡지 마요." "네?" "허, 진짜. 잡지 말라고요." "…예? 왜, 왜요." "몰라서 물어요? 우현 씨가 나를 보면서 더러운 생각 하신다면서요." "…누구한테 들으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닙니다." "괜한 변명 마세요. 듣기 거북하니까."
여배우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우현의 손을 떼어냈다. 그러고 보니 지나가는 사람마다 모두 저를 이상하게 훑어보기 일쑤였다. 하루 사이에 바뀐 사람들의 행동에 우현이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휘청거렸다. 이제 막 바닥에서 계단 두 칸 정도를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자신을 보자니 다시 바닥에 떨어질 위험에 놓여있지 않는가.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때가 떠오르자 우현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자신은 위로 올라가야 한다. 다시 바닥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그렇게 정신을 다잡고 방송국을 나가자 김성규 차가 방송국 앞에 있었다.
"남우현?" "예?" "타. 갈 데가 있어."
우현이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옆 좌석에 올라탔다. 성규가 운전대를 잡다 말고 눈동자를 돌려 우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무렇지 않게 안전띠를 매는 우현을 보니 어제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참 웃겨. 성규가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근데 어디 가십니까." "딱히 어디 가는 건 아니고, 오늘이 우리 아버지 제삿날이라." "아…." "아버지 묘지."
우현의 표정이 살짝 굳은 것을 보고는 성규가 코웃음을 쳤다. 어떤 반응이 나오나 궁금했다. 아무렇지도 않을까, 당황할까. 표정이 살짝 굳기는 했지만, 딱히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는 성규가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성규가 속력을 올리자 자동으로 자동차 문이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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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후하 이제 결말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둑흔둑흔!
가슴이 떨리네요 둑흔둑흔 아 그리고 다른 연재물 열여덟은 음... 아마 다음주부터 올라오지 않을까요?
아무튼 이제 곧 끝난다니...또르르.... 스토리 짤 때는 정말 혼신을 다해서 짰는데 제 똥손으로 인해 분량은 얼마 안 되네요 (^0^)/
아무튼 여보들 항상 말하지만 항상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