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땐 안 이랬던거 같은데 누굴 닮아서 이렇게 성격이 ... 하....."
민윤기의 육아일기 1
2015년 4월 8일. 수요일. 날씨는 화창함
희린이 엄마는 설거지 하고 있어서 잠깐 내가 희린이를 돌보았다. 아니 그냥 같이 거실에 있었다.
나는 여느때와 없이 가사를 생각하고 있었고, 희린이는 인형 머리 빗질하고 인형 옷 갈아입혀주고 인형들을 데리고 와서 왕국 놀이를 하고 있었다.
희린이는 혼자서도 정말 잘 논다. 그런데 갑자기 희린이가 왕국 놀이 도와 줄 사람이 필요 했는지 말을 걸었다.
"아빠 아빠!"
"어 왜"
"아빠 우리 인형 놀이 해요~"
"인형놀이? 그래 뭐... 뭐하면 되는데?"
"아빠가 인형이고 이제 가만히 있으면 되요~ 제가 이쁘게~ 꾸며줄게여~"
이때부터였다. 난 불안감과 막 막 뭐라고 설명 할 수 없는 그런 불안함에 휩싸였다.
희린이가 자기 머리띠와 고무줄 화장품 매니큐어 스티커 등을 가지고 거실로 나왔다.
아이고 이거 언제 다 치우냐..... 희린이 엄마가 보면 잔소리 할게 분명한데 ㅎㅏ이고....
"희린아. 이게 아빠 머리에 들어갈까? 안 들어갈꺼 같지 않냐?"
쓰고 싶지 않다. 매니큐어도 칠하고 싶지 않고, 스티커도 붙여지고 싶지 않고 화장도 안하고 싶다.
"내 친구 머리 엄청 큰데 이거 잘만 쓰던데?"
희린아 아빠 말은 그게 아니잖아 ㅋㅋㅋㅋㅋ 이 아이를 우짤꼬...
눈치 백단이여서 말 같지 않는 거짓말은 씨도 안 먹힐꺼고 걍 가버리면 울겠지...... 아ㅋㅋㅋㅋㅋ
그냥 나는 내 자신을 체념 하기로 했다.
"아빠 이제 내가 이쁘게 꾸며줄게~ 눈 꼬오옥! 감고 있어!"
"이쁘게 안 꾸미면 혼난다."
혼난단 말과 동시에 머리띠를 끼워줬다. 미치겠네....... 내 나이가 몇인데 지금..........
그리고 손가락에 반지와 팔찌 끼워주고 얼굴, 목, 손에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이기 시작했다......
정말 이게 이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아..........
"와아 다 끝났다!"
반응 안 해주고 싶었지만 반응을 또 안해주면 울게 분명하기에..
"우와~ 희린이 이런거 어디서 배웠어? 와 완전 이쁘다아 하하하"
"아빠 이러고 우리 지금 슈퍼 가자 나 배고파"
"배고파? 여보~ 희린이 배고프다는데"
"나 지금 저녁 준비중이야 조금만 참아 다 해가."
"희린아. 엄마가 지금 열심히 밥 하고 있으니깐 좀 만 참아."
"아이이이 아빠아아아아아ㅏ"
"아 시끄러. 아빠가 놀아줬잖아. 놀아줬으면 이제 배고픈것도 참아야지. 엄마가 밥 해주시는데 맛있게 먹어야 착한 아이지. 그치?"
".....히잉ㅇ........."
"그래 잘한다. 좀만 참고 밥 먹고 다음에 또 놀자. 알겠지?"
유치원 선생님들. 희린이와 희린이 친구들 보신다고 수고가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