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 OF BLOODY 004
W.수액맞는민윤기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초록색 액체가 여기저기 흩뿌려져있었고 김남준은 그걸보더니 인상을찌푸렸다.
"어제 김태형이 총질한거네. 어휴 진짜."
민윤기는 상관없다는듯 지나갔지만 왠지 미끌거리는 느낌이 날거같은 피들을 밟고싶지않았다.
"으에...으...어..아.."
하지만 사방이 초록색 천지인 마당에 어쩔수없어 그냥 밟고지나가는데 발을 뗄때마다 입에선 이상한 소리가 났다.
어릴때 하던 메이플스토리의 슬라임을 밟는느낌이었다,
미끌미끌하지만 끈적한 묘하게 기분이 나쁜 느낌이었다.
김남준역시 나와마찬가지인지 미간에 얕게 주름이 잡혀있었고 우리는 볕이 잘드는편인 창가쪽 계단을통해 내려가고있었다.
"우리 이제 뭐해요?"
"수색."
...세상의 모든 직업군인들이 저렇게 딱딱한가 라는 생각이들었다.
어떻게 딱 한마디로 대화를 끊어버리나 싶을정도였다.
나중에 탈출하고나면 꼭물어봐야겠다.
`아저씨 모솔이죠?`라고.
수색이라 함은 어제처럼 나같은 사람을 찾던지 아니면 탈출할 방법을 찾는것일텐데 굳이 셋이 한꺼번에 움직여야하나 싶었다.
그래서 물으려고 입을 떼기도 전에 민윤기가 먼저 입을열었다.
"혼자움직이면 위험하니까 같이다니는거다."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독심술도 가르쳐주나...
"가만보면 탄소는 표정에 생각이 다드러나. 귀엽게."
웃으며 내머리를 헤집는 김남준의 말에 당황했다.
나름 포커페이스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탄소 너는 표정이 참 다양해 그래서 뭔생각하는지가 다 보여. 그래서 좋아`
아. 또 그음성이다.귀에서 환청마냥 들려오는 소리에 머리가 울리는듯했다.
한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으니 옆에서 김남준의 걱정스런 시선이 느껴졌다.
"어디아파?괜찮아?"
고개를 끄덕이고 민윤기의 뒤를 졸졸 쫓으며 생각했다,
이렇게 철저하게 괴물들을 만들어 풀어놓고 우리에겐 무기를 주었으며 그어떤미션도 지령도 떨어지지않았다.
그리고 기억들은 포맷된듯 깨끗하게 지워지고 특정 정보들만 기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사이의 나...
그렇다는건 모든 문제는 아마 내가 알고있다는것이고 탈출방법또한 내가 알고있다는것인데..
사람들의 기억까지 포맷할정도의 치밀함을 가진 게임에 허투로 주어진 도구는없을것이다.
분명 물총에 뭔가있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있을때 갑자기 몸이 뒤로 확 쏠렸다.
놀라 나를 끌어당긴 장본인을보자 민윤기가 약간 화가 난듯한 표정을 하고 서있었다.
"너 미쳤어? 니앞에 뭐가있는지 안보여 지금?"
내앞?내앞에...아.아..
빛이 들지 않는곳에 숨어있는 괴물들이 보였다.
아마 한두발자국만 더 움직였어도 큰일이 났을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정신이 아찔해졌다.
"미안해요..딴생각하다가..."
"..정신좀차려."
민윤기는 걱정을하는건지 화를내는건지 모를 아리송한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당황한 내가 민윤기의 손에서 내 손을 빼내려고 하자 민윤기는 "너 위험해 그냥 가만히 있어."라며 손을 빼지 못하게했다.
김남준은 우리뒤에서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걷고있었고
나는 거의 민윤기에게 질질 끌려가다시피했다.
여기저기 햇빛이 들지 않는 사각지대에 괴물들이 침을흘리며 우릴 쳐다보고있었고
나는 차마 그것들의 눈을 마주칠수가없었다.
어제 민윤기가 한 말때문이었다.`어쩌면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라는..
만약 저것들이 정말 사람이었다면 저것들을 만든사람을 주저없이 쏴버릴수도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역겨웠다.
도대체 왜 누가 이런것들을 만든건지 단 하나도 이해가 되지않았다.머리가 너무 아팠다.
쉬고싶다 라는 생각을 끝으로 눈앞이 캄캄해졌다.
몸이 붕뜨여져있는느낌이다.
마약을 한다면 이런느낌일까.
어두운 세상에서 저멀리 남녀가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니가 일궈낸 최후의 영광이 저거야? 저딴괴물이 네 영광이냐고!!!`
`조용히해 나도 머리아프니까.`
`지금 내가 조용히 하게 생겼어? 넌 네 손으로 괴물을 만들었어. 죽은자에게 새생명을 불어넣겠다고? 그딴 개소리를 짓꺼리면서 만든게 겨우 괴물이야? 영화에나 나올법한괴물이잖아 저건..이성도 생각도없이 그냥 짐승만도 못한 괴물이야....괴물을 만들었어 우리가..`
`애초애 가짜피를 주입해 만든거니까 상처를 내서 피를 뽑아내던 될거야.그니까 망할 입좀 닥쳐. 내가 해결해.`
`...상부에 보고할거야.`
`미쳤어? 나만쫑나는게 아니라 너도 같이 끝나.정신차려.`
`아니 제정신이야. 너만끝나는게 아니라 나도 같이끝나는거 아니까 보고할거야 넌 미쳤어.그것도 제대로 미쳤어.`
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남자는 여자의 목을 조르다시피 잡아챘다.
`닥치라고 말했어.해결방안 내가 마련해.그니까 넌 조용히 입닫고 가만히 있어.`
시야가 잠시 흐려지더니 다른 장면이 영화처럼 이어졌다.
괴물들이 이리저리 날뛰며 사람들을 할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고통스러운소리를 내며 죽어갔다.
참혹했다. 살려달라며 소리를 치는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공격하는 괴물들 그리고 내 눈앞에떨어진 종이뭉치를 홀린듯 들어 읽기시작했다.
[제1실험보고서]
...
.
처리방법: 은과 면역자의 피가 희석된 물로 처리 가능
2차실험에서 전쟁무기로써의 사용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신체조건이 뛰어난 인간들 및 연구원들의 기억 조작후..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꿈인지 현실인지 가늠이 안되는 꿈을 또 꿨나. 꿈이라고하기엔 내용이 너무 생생했다.
"고딩 괜찮아?어디 아파?"
"탄소야 괜찮은거야?"
두남자의 걱정어린 시선과 말이 나에게 닿으므로 알수가 있었다.
아까 내가 정신을 잃었었다라는걸 창밖을보니 아직 해가 떠있었고 나는 내꿈을 시험해봐야했다.
몸을 갑자기 일으키니 머리가 살짝 띵했지만 일어나 두 남자를 밀치고 물총을 들어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곧장 물을 틀어 물을채우고 급한대로 면도기를 왼손에 대로 가로로 그어 피를 짜냈다.
"아..흐.."
상처부위가 따가워 얕게 신음이 새어나왔지만 나에게 그것은 아무 문제도 되지않았다.
피를 어느정도 넣은뒤 물총을 흔들어 들고 나왔다.
민윤기와 김남준 둘다 나를보며 이상한표정을 지었지만 아랑곳하지않고 문앞으로 걸어갔다.
문옆에 있는 책상위에서 총을들어 장전하고 민윤기와 김남준이 있는쪽으로 던졌다.
"나 잘못되지않게 뒤좀 부탁해요."
대답은 듣지도 않고 문을 열어재껴 괴물을 두눈으로 쫓았다.
창문이 없는쪽에 괴물들이 기괴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눈을 살짝 감았다 뜬후 그것을 향해 물총을 들어 쐈다.
"무..뭐야..."
뒤에서 들려오는 김남준의 목소리에는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있었고 나역시 당황스러웠다.
괴물은 고통스러운소리를 내더니 곧 쓰러졌고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김남준은 여전히 그자리에서서 멍하니 움직이지 않는 괴물을 바라보았고
민윤기만이 화난 표정을 하고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민윤기가 내어깨를 잡아채 벽으로 밀쳤고 나는 힘없이 그에게 밀쳐졌다.
"넌 도대체 여자애가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아까도 위험할뻔해놓고 또 이래? 앞뒤설명없이 니맘대로 하면 다야? 만약 너 그 물총 안통했으면 어쩔뻔했어. 저것들이 빛에서 아예 활동 못하는지알아?"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민윤기가 내는 화를 그대로 다 받고 있는데 김남준이 나를 자신의 등뒤로 데려가 감추더니 민윤기를 달랬다.
"형 화나는건 알겠는데 일단 얘 치료부터해요 피나잖아 지금."
그제서야 나도 민윤기도 내 손을 보게되었고 내손에서는 아까 면도날로 밴 상처에서 게속해서 피가 흐르고있었다.
아. 따갑다.
손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따가웠다.
괴물을 죽일 또다른방법을 찾아내서 칭찬받을줄알았는데 되려 혼만 난거같아 마음이 따가웠다.
김남준이 이끄는대로 안식처로 들어와 멍하니 치료를 받았다.
꿈에서 본 상황들이 이질적이지 않고 익숙했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과 목소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분명 무슨말을했는지 어떤상황이었는지가 생생한데 유독 남자의 얼굴과 목소리가 기억이 나지않았다,
게다가 그 보고서의 내용이 전부 다 사실이라면 지금 우리는 실험대상인거나 마찬가지었다.
게다가 저 괴물들을 전쟁의 무기로 쓰겠다는건..거의 인류의 멸망수준이었다.
우리가 탈출하지못한다면 탈출해서 세상에 이것들의 존재를 밝히지 못한다면...인류는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치료가 끝난듯 김남준이 내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곧 내앞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괜찮냐..?"
민윤기가 붕대가 살짝 감겨있는 내손을보다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애 손이 이게 뭐냐..내가 다 속상하네."
민윤기가 손을뻗어 내손을 만지려다 손을 거두었고 나는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민윤기역시 내눈을 바라보았고 공중에서 시선이 얽혔다
"..미안하다 화내려고 한건 아닌데...표현이 서툴렀어"
그는 다시 고개를 푹 숙였고 나는 손을 들어 그의 머리위에 손을 얹었다.
"아저씨 내가 신은 아닌데"
그와 나의 시선이 다시한번 공중에서 얽혔다
"내가 아저씨 잘못은 사해줄수있을거같아요"
그 이후로는 그와 나 둘다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어쩐지 서늘한 기분과 함께 해는 점점 지고있었고
내 불행하게도 불안한 예감은 빗겨가질 않았다.
빛보다 어둠이 많아졌음에도 김태형과 전정국은 돌아오질 않았다.
한동안 노트북 인터넷 연결이 되질않아 글을 못올렸어요ㅠㅠ
혹시나 기다리신분들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댓글쓰고 포인트도 돌려받으시고 작가 사랑도 받아가세요~!
*암호닉*
천재짱짱맨님 다람이덕님 돌하르방님 커피우유님 0418님 뽐뽐님 토마토님 소뿡님
사랑합니다!!
(노트북에 왜 하트가 없을까요..)
오늘도 역시 마지막은 윤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