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원우와 연락도 하면서
다시 친해지게 되었어.
동창회 후 한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오늘 원우를 만나러가.
막상 얼굴보면 또 어색할것 같긴 하지만...
준비를 하다보니 약속시간이 다가왔고,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갔어.
"아직 안왔네..."
따르르릉
"여보세요."
"너 어디야~나 도착했어."
"나도."
"너 어딨어?"
고개를 돌려 여기저기 둘러봐도 원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없는데..."
"화단봐바."
"하~이"
원우를 만나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해가 져버렸어.
"벌써 해가 떨어지네."
"겨울이니까..."
"집에 데려다줄게."
"아냐~나 혼자 갈수있어~"
"예전 동네도 한번 가보고싶고,위험해 데려다줄게."
원우와 한참을 걷다보니
고등학교때 다녔던 학교앞을 지나치게 되었어.
"성이름."
"응?"
"우리 학교 가볼래?"
"가서 뭐하게?"
"그냥...한번 가보고싶어서."
"그래...뭐 한번 가보지뭐~"
오랜만에 가본 학교는 많은것이 달라져있었고,
원우와 나도 많은것이 달라져있었어.
원우와 운동장 벤치에 앉아 조용히 운동장을 바라보다,
문뜩 옛날 생각이 나서
원우와 옛날 얘기를 나눴어.
"성이름."
"왜."
"너 남자친구 없냐?"
"..."
"없나보네...난 있는데."
"뭐어?!"
"뭘 그리 놀래."
"아니...너...나볼라고 동창회 온거라며...여자친구도 있는게...그런 말 해도 돼는거야?"
"..."
"사람 설레게 그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냐...이뻐졌다느니 뭐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웃어..."
"역시 너 놀리는건 시간이 지나도 재밌다."
"뭐어?전원우 죽을래?"
"설레였어~?"
"..."
"그랬구나~"
난 원우에게 토라져서 한마디도 하지않고,
원우를 등지고 있었어.
"야."
"..."
"삐졌냐?"
"..."
"야아아~삐졌냐고오~"
"누구세요."
"이름아아~그러지마~"
"뭘요."
"화났어~?"
"아뇨."
"왜 존댓말 하고 그러냐..."
"..."
난 원우를 무시한채 핸드폰만 바라보고있었어.
한동안 원우가 아무말이 없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핸드폰만 만지다가
신경쓰여서 옆을 보니 가만히 날 보고있었어.
"이제야 돌아보네."
"..."
"그거 알아?"
"뭘."
"2학년때..."
"뭐."
"나..."
"아 뜸들이지말고 빨리 말 해."
"너 좋아했다."
"어...?"
"그것도 아~주 많이."
"허...허참!또 장난이야...!"
"진짜거든."
"뻥치지 말라고오!"
"강슬기한테 물어보던가!"
"에...?"
"말했잖아!너 보려고 동창회 간거라고."
"그랬지..."
"좋아했어."
"했던거지 지금은 아니잖아...좋아했으면 뭐해...과거일 뿐이잖아."
"그럼 이렇게 말하면 좀 달라지나?"
"뭐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니가 좋아."
"...?"
"넌 모르겠지만,나 니가 좋아."
"정말...?"
"응,정말."
"니가...날 좋아한다고?"
"응."
"왜?"
"뭐...?"
"왜...?"
"왜냐니...좋으니까..."
너무 갑작스러워서
원우를 보고있던 채로 굳어버렸어.
"야...뭔 말 좀 해봐..."
"..."
"나 지금 이래보여도 엄청 부끄럽거든."
"어..."
"야..."
"니가 날 좋아한다고?"
"그렇다니까...되물어보지마...엄청 부끄럽다니까..."
"이거 꿈 아니지...?"
"아닐껄..."
"있잖아."
"없는ㄷ...왜?"
"나도...니가 좋아...많이..."
"뭐어어어어어?!"
원우는 원래 자기 눈 보다 두배는 더 크게 눈을 뜨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야!!!!!!!"
"으응...?"
"정말이지????????"
"...아마도."
"나 이거 좋아해도 되는거지?"
"그럴껄..."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이름아!!!!!!!!!"
"시끄러워..."
"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뭐야 갑자기."
"이름아."
"왜..."
"나 니가 더 좋아졌어."
라더니 나를 와락 안고 놔줄 생각을 안해.
"좀 놓지..."
"싫어!!!!!"
"..."
"우리 사귀는거지?"
"..."
"사귀는거다?"
"..."
"3초만에 대답 안하면 사귀는거."
"에?"
"1,2,3 땡."
"아?"
"싫어?"
"아니...그런건 아니고..."
"그럼 됐지 뭐."
"..."
"집앞에 데려다줄게...가자!"
그제서야 날 놓더니 이젠 내 손을 잡고 안놔줘.
"이러고 걷는거야~알았지?"
"..."
"커플들은 원래 다 그래~"
"아닐껄..."
"싫어?"
"아니...뭐..."
"그럼 가자."
뭐가 좋은건지 계속 실실 웃으면서 우리집 앞 까지 데려다줘.
"아아아 가기 싫다~"
"난 가고싶어."
"너무하다...너 변했어."
"고마워."
"성이름...너 진짜..."
"뭐!"
나를 한참 째려보다 내 입에 입을 쪽 하고 맞추고 달아나.
"어...야!전원우...!"
"헤헤 잘가!전화할게!"
"전...전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