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엔, 이미 당신은 살해당해있었다.
또 죽어버렸다. 아니, 또 죽여버렸다.
당신의 피는 홍수처럼 바닥에 흘러 넘치고 있었고, 방 안에 벽과 바닥엔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당신의 피로 추정되는 붉은 액체가 퍼져있었다.
당신의 따뜻한 봄날의 날씨처럼 포근하고 은은한 꽃향기는 온데간데 없고, 방 안엔 지독한 피냄새밖에 없었다.
정말 죽은걸까.
당신의 입술은 갈라져서 피가 나고 있었고, 당신의 몸은 마치 식어버린 난로같았다.
혼자 남기 싫어 일어나봐라고 소릴 쳐보고, 흔들어봐도 당신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정말 죽었다.
그리고 난 또 혼자가 되었다.
당신은 정말 착한 양의 탈을 쓴 여우였다.아니, 천국에서 내려온 악마 같았다.
그 악마의 속삭임에 유혹 되어 난 잠깐 천국을 맛 보았다.하지만, 천국은 잠시. 바로 지옥으로 낭떨어졌다.
경계선 성격장애. 그게 바로 나다. (애정을 갈구, 애정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분노하고 공격적으로 변함)
사랑이란게 뭔지도 몰랐다. 받기만 했다.
제발 사라져라, 이제 떠나줘라 소리 없이 당신을 계속 밀어냈지만, 어느새 사랑해 달라고, 사랑을 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왜 사랑이 끝나고 난 후에야 알게 되었을까. 같이 사랑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사랑을 시작할려고 꽃을 피우자 마자 금방 시들어버렸다.
그리고 그 꽃은 이슬을 흘리는 대신 피를 흘렸다.
사랑이 다 그런거지. 뭐. 상처가 더 큰법이지.
살인을 한것도 깜빡 잊어버린채, 옛날 생각에 잠겨 있을때쯤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누가 우리 집 초인종을 눌러 맑은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옛날 생각에서 깨어버렸다.
사람이다. 우리 집에 누군가가 찾아오는건 정말 오랜만이다. 반가운 마음에 인터폰 앞으로 달려가서 누군지 보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 서 있다.
약간 하얀 피부에, 갈색 머리. 안에 흰색 티셔츠를 입고 바깥엔 교복 셔츠를 풀어헤치고 멋을 조금 부린 모습이 정말 영락없는 고딩이다.
찾아와도 왜 하필 지금 찾아온담.
난 서둘러 방문을 닫고, 지독한 피냄새가 나는 집 안에 페브리즈를 황급히 뿌리고, 향수를 거의 뒤집어쓰다시피 뿌렸다.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밑 집으로 이사 온 전정국입니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이걸 어떻게 이어나가야할지 막막...
저도 제가 언제 글을 올릴지 모르겠어요 하하 T_T
삭제했다가 다시 올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