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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아이고, 아부지 07 | 인스티즈 

 

 

 

 

 

 

 

 

 

 

 

 

"Esther~" 

 

"응?" 

 

"Where is..." 

 

"아빠아아아아아" 

 

"최단미! 아빠가 너 혼자 돌아다니지 말랬지!" 

 

 

 

'사람이 저렇게 생길수도 있구나...','저렇게 생긴 사람들도 존재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말 그대로 후덜덜한 외모와 그에 걸맞는 엘레강스한 분위기를  

뽐내며 길을 걷다가 차갑게 생긴 얼굴과는 정반대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막내딸 덕분에 봉인(?)은 깨졌다. 해맑디 해맑은 이 집 막내딸은 자기가 잘못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로 신이 나서 아빠 손을 꼭 잡고 재잘재잘 떠들기 시작한다. 

 

 

 

"아빠, 우리 지금 거기 가는 거 맞지?" 

 

"응. 우리 딸 좋아하는 거 진~짜 많은 곳이지. 먹고 싶다고 다 사면 안 돼. 그럼 아빠랑 너랑 엄마한테 혼나" 

 

"그래, 최단미. 너 저번에도 엄마한테 혼났잖아." 

 

"뭐가~ 혼 안 났거든? 그리고 나 애기 아니거든! 사고 싶다고 다 안 사" 

 

 

 

애기 짓 하면서 당당히 자기는 아기가 아니라는 딸을 보며 한솔은 그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고 싶은 게 생기면 필살애교로 살살 녹이던  

아이를 생각해내며 '이번엔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지' 하며 마음을 다 잡고 있다. 아이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아마 한 번만 더 단미가 사 달라는대로 다 사 주면  

쫓아낼거라고 했나... 

 

그나저나, 당장 스튜디오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도 될 것 같은 본 투 모델포스를 풍기며 이들은 어디로 가는걸까?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아이를 보아하니 레스토랑?  

아니면 백화점? 마트?  

 

 

 

"우와아아아아~ 아빠! 저기 핫도그 있어. 핫도그! 나 핫도그 사 줘!" 

 

"어! 나도! 아빠, 나도 사 줘" 

 

"우와, 맛있겠다. 가자." 

 

 

 

저들에게 어울리는 'Hotdog'는 아마 Sausage, onion, pickle with mustard and ketchup... 이 맞는 것 같은데 왜 저들이 먹고 있는 건 설탕과 케찹이 가득 묻은 한국식  

핫도그이며, 한 손에는 Americano와 Orange juice가 아니라 우유가 들려 있는가. 종이팩이 아니라 나무젓가락 하나씩 들고 해맑은 표정으로 걸어갈 일...? 

 

 

 

"마이써, 마이써. 아빠, 이고 완전 마이써" 

 

"응. 진짜, 이거 누가 만들었는지 너무 잘 만든 것 같지?" 

 

"나는 할머니가 해 주는 핫도그보다 이게 더 좋아" 

 

 

 

그러고보니 아까부터 조용히 있던 또다른 아이의 손에는 종이가방이 아닌 장바구니가 들려 있었고, 마트나 식당이라고 하기엔 다소 시끄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진공팩이나 랩으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어야 할 물고기들은 섹시한 자태를 뽐내며 몇 마리씩 모여 있었고, 미꾸라지와 산낙지들은 물 안에서 맘껏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할머님들이 좌판을 펴 놓고 과일과 채소들을 팔고 계셨고, 평평해야 할 바닥은 다소 울퉁불퉁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최씨네 부녀가 온 곳은, 레스토랑도, 백화점도 마트도 아닌 재래시장. 취향 한 번 토속적이고 좋네요. 시간이 꽤 지나서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재래시장이지만, 다행히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에 아직도 유지되는 시장이 있어서 한솔은 가족들과 함께 종종 시장에 놀러오고는 한다. 처음에는 한솔도 신기하고 모든 게 새로웠지만 이제는  

올 때마다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한다. 

 

 


"아빠, 나 배고파" 

 

"아까 핫도그 먹었잖아" 

 

"그걸로 배 안 부르단 말이야~ 너는 먹지 마!" 

 

"안 먹을거거든, 이 돼지야! 너는 맨날 배고프냐!" 

 

"맨날 배 안 고프거든~ 어! 저기 빵 있다. 아빠 나 빵 사 줘!" 

 

"어! 나도 빵!" 

 

"너 배 안 고프다며~ 저리 가~" 

 

"빵은 먹을거라고~ 비켜!" 

 

 

 

그래, 어째 조용히 넘어간다 했다. 이쯤해서 한 번 싸워줘야지. 이정도는 뭐 익숙한건지 한솔은 딸들이 말한 빵 파는 곳으로 먼저 향했다. 그러면 둘은 싸우다가 알아서  

아빠를 쪼르르 쫓아오기 때문이다. 어느새 아빠를 앞질러 가더니 먼저 도착해 '이 곳이 천국이로구나' 하는 눈빛과 표정으로 빵들을 살펴보기 바쁘다. 

 

외모를 보면 베이글과 크림치즈를 좋아할 것만 같은 이 아가씨들은 사실, 베이글은 종종 먹을 뿐 느끼하다며 즐겨 먹지 않는다. 오히려 칠봉이 베이글이나 티라미슈를  

즐겨 먹는데 옆에서 열심히 뺏어먹다가도 이내 질려하고는 다른 것을 찾기 바쁘다. 

 

 

 

"이모~ 이거 얼마에요?" 

 

"이거는 뭐에요? 맛있어요?"  

 

 

 

꼬맹이 아가씨들의 정체를 알 리 없는 빵가게 아주머니께서는 혹시나 저 아이들이 한국어를 못 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시다 아이들의 입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모' 소리에 당황하셔서는 '어? 어, 그.. 그거는 2개에 천 원. 이건 3개에 천 원', '그거 고로케야. 고로케. 맛있지. 아줌마가 직접 만드는거야.' 하며 흔들리는 동공과  

떨리는 목소리를 미처 감추지 못 하셨다. 

 

 

 

"그럼, 단팥빵이랑 꽈배기랑 찹쌀빵 각각 2천원 씩만 주세요" 

 

"아빠! 나 고로케도. 고로케 먹고 싶은데?" 

 

"고로케? 먹고 싶어?" 

 

"그, 고, 고로케는 내가 서비스로 하나씩 줄게. 우리 공주님들이 너무 예뻐서 아줌마가 주는거야. 아빠도 잘생겼네~" 

 

"어, 안 그러셔도 되는데... 미미들. 인사."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아주머니께서 '그래, 시대가 어느 시댄데. 한국에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몇 명이나 되는데...' 하며 나름 스스로를 안정시키고 있을 때 나타난 한솔에 한 번 더 놀라시고는  

결국 빵을 담는 손이 살짝 떨리고 말았다. 솔직히 애 아빠 치고 좀 많이 잘생기긴 했어요.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아빠까지 셋이서 쪼르르 고로케를 맛있게 먹으며 '이제서야'  

본격적인 장보기에 돌입했다. 

 

 

 

"소미야, 우리 뭐 사야 된다고 그랬지?" 

 

"있어 봐. 엄마가 쪽지 챙겨줬어." 

 

"우와! 아빠, 저거 봐. 물고기야 물고기. 막 움직여!" 

 

"시금치랑 당근. 파프리카랑 콩나물. 두부랑..." 

 

"아빠, 저거 뭐야? 신기하게 생겼다. 가 보면 안 돼?" 

 

 

 

어떻게 같은 날, 같은 배에서 나온 쌍둥이가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낳은 엄마마저도 의문이라고 할 정도로 둘은 많이 다르다. 4분 차이로 먼저 태어난 소미가 언니, 뒤이어  

태어난 단미가 동생. 먹는 거, 입는 거, 사는 거 하나 다를 게 없는데 어쩜 저렇게 다르게 자라는지. 두 눈 뜨고 지켜보면서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나는 쌍둥이라도 위아래가 있다는 말이 진짜인건지, 소미는 누가 봐도 큰 딸 같이 차분하고 이성적인 반면에 단미는 세상 어디에 둬도 막내 티를 팍팍  

낸다. 애교쟁이 인 건 말하자면 입 아픈 얘기이고 쫑알쫑알 할 말은 얼마나 많고 손은 어찌나 많이 가는지.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최소미는 최버논 딸이고 최단미는  

최한솔 딸이라고 할 정도로 둘의 온도 차이는 심하다.  

 

 

 

"어, 안 돼. 저거 산낙지야 산낙지. 너 저번에 저거 뭣도 모르고 먹다가 병원 갈 뻔 했잖아." 

 

"아~ 그거야? 근데 그거 맛있었어!" 

 

"최단미 조용히 해. 시끄러" 

 

"내가 뭐! 나 아빠랑 얘기했거든? 너랑 얘기 안 했거든?" 

 

"내 귀는 소중하거든! 니가 막 떠들면 내 귀에 들리잖아!" 

 

"그럼 니가 귀를 막으면 되잖아!" 

 

 

 

차분하다고 했지, 어른스럽다라고 한 적 없습니다. 장녀라도 5살은 5살입니다. 맨날 치고 박고 싸우고 니꺼 내꺼 싸우고, 레퍼토리가 겹치는 적도 없이 어쩜 저렇게 다양한  

이유로 싸우는지... 딸들의 손을 잡고 있느라 가운데 있던 한솔은 '여보 보고 싶다...' 라고 속으로만 외치며 얼른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그만, 공주님들 그만 싸우고. 근데 시금치랑 당근이랑 우엉은 왜 사? 엄마가 김밥 싸 준대?" 

 

"쟤네 반 내일 소풍 가잖아" 

 

"너는? 너네 반은 안 가?" 

 

"우리도 가지~" 

 

 

 

이...이건 뭐지? 차가운 말투에 당연히 소미의 말이겠더니 하고 봤더니 의외로 단미의 목소리였다. 새삼 말투만 다를 뿐 둘이 목소리가 참 똑같구나, 쟤도 저러니까 지  

언니랑 똑 닮았네 등등 생각하며 '너는?' 하고 물었더니 다시 제 말투로 돌아와 '나도 가지~^^' 하며 씩 웃는 딸에 같이 웃어주었다. 

 

 

 

"나 파프리카 싫은데!" 

 

"아빠, 엄마한테 전화해서 우리 통닭 먹자" 

 

"아빠, 이거 봐. 신기해!" 

 

"할머니~ 어, 떡볶이는 어디 팔아요?" 

 

 

 

내 딸들이 이렇게 에너지가 넘쳤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기본에 궁금한 건 또 뭐가 그렇게 많은지 세 걸음에 한 번씩 '아빠, 이건 뭐야?', '저거 뭐야?', '왜 저렇게  

생겼어?','아빠! 저거 색깔 봐. 되게 새로워' 등등 넘쳐나는 질문 폭탄에 한솔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그제서야 칠봉이 얘기하던 '우리 딸들은... 아들 부럽지 않지.  

아들 만큼의 몫을 하는 아가씨들이야' 하며 씩 하고 뭔가 감춰진 듯 웃던 모습이 생각이 났다. 그게 이런 의미였을줄이야.  

 

그나마 얌전할거라 믿었던 소미까지 적극적으로 통닭과 떡볶이를 찾으며, 심지어 낯 가리는 애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다니... 너도 결국 최한솔의 딸이었던 것이냐. 더이상 여기 있었다간 이대로 기절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에 한솔은 아직도 시장에 미련이 한가득 남은 공주님들을 끌고 겨우 겨우 차에 태웠다. 

 

 

 

"아빠, 나 통닭 먹고 싶은데~ 치킨 말고. 통닭~ 그거 맛있다고~" 

 

"소미가 먹고 싶다잖아~ 나도 먹고 싶다고~ 아빠, 사 주세요~" 

 

"...집에 가서. 엄마가 먹어도 된다고 하면, 그 때 사 줄게. 지금은 아빠가 너무 힘들어. 우리 집에 가자" 

 

 

 

아가씨들아, 너네 아빠 얼굴을 좀 봐 주련? 곧 울겠다.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 거실에 쓰러지고 싶다' 하고 이마에 쓰여져 있지 않니... 다행히(?) 아이들도 아빠의 애절한  

마음을 알았는지 이내 잠잠해지더니 자기들끼리 노래를 부르다 잠이 들었다.  한솔은 '아이들은 잘 때 천사야' 라는 말은 정말, 제대로 느끼고 '지금 빨리 달려서 집에 도착 

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집에 도착했다. 

 

도착할 때쯤 어느새 깬 아이들과 짐을 나눠 들고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아내의 얼굴에 한솔은 눈물이 나려는 걸 겨우 참고 장 본 것들을 식탁에 올려 놓았다.  

아이들도 아빠를 따라 낑낑대며 겨우 식탁에 물건들을 올려놓고 곧바로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아아아아아" 

 

"우리 공주들 왔어? 아빠랑 시장 갔다 온 건 재밌었어?" 

 

"응! 나 거기서 산낙지도 보고 빨간색 물고기도 봤어" 

 

"산낙지랑 빨간색 물고기? 아가, 저번에 산낙지 잘못 먹다가 큰일 날 뻔했지~" 

 

"엄마! 나 엄마가 사 오라는 거 다 사 왔어. 그리고, 또..." 

 

"우와~ 진짜? 우리 소미 똑똑하네. 엄마가 부탁한 거 다 사 오고. 역시 내 새끼" 

 

 

 

거실에 쓰러지듯 누워 있는데 한솔은 문득 서러워졌다. 오늘 하루종일 고생하고 놀아준 건 난데 엄마 보자마자 바로 달려가고...ㅠㅠㅠㅠ 아빠 많이 힘든데... 형들이 하소연  

할 때 '우리 미미들은 안 그러죠. 아빠 되게 좋아해요' 라고 당당히 말했었는데 다 똑같았던 거구만. 하... 딸들은 아빠 더 좋아한다던데 아무리 그래도 엄마는 못 이기는 건가. 

 

 

 

"헐! 오빠! 우리 오빠, 누가 이렇게 만들었어! 너네가 그랬어?" 

 

"자기야~ㅠㅠㅠㅠ" 

 

"쟤네가 우리 자기한테 무슨 짓 했어. 내가 혼내줄테니까 빠짐 없이 다 말 해!" 

 

"여보ㅠㅠㅠㅠ 쟤네가 막ㅠㅠㅠㅠ" 

 

 

 

인생무상을 느끼며 진짜 서러워지려고 하고 있는데 아이들과 얘기하던 칠봉이 쓰러져있는(?) 남편을 보더니 놀란 눈으로 안고 있던 아이들을 내려놓고 한솔에게 무릎 

베개를 해 주며 우쭈쭈 해 주기 시작했다.
 

진짜 이 서러움을 확 다 말 해버릴까 하다가 그래도 내가 아빠니 참아야지 하며 '아니야. 괜찮아. 자기야...나는... 괜찮아...'하고 이미 촉촉해진 눈으로 칠봉을 바라봤다. 

 

 

 

"그새 늙은 것 봐~ 너네 아빠한테 뭐 했어!" 

 

"아무것도 안 했어!" 

 

"진짜? 근데 아빠 왜 이렇게 힘들어 해? 곰곰히 생각해 봐. 아빠 좀 괴롭힌 것 같아?" 

 

"괴롭힌 건 아닌데 조금 힘들게 하기는 했어" 

 

"나도 좀 귀찮게 하긴 했어" 

 

 

 

둘이 나란히 앉아서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저런 말은 내 뱉는데 어느 부모가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 있을까.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참고 '뭐 잘못했는데?'  

하고 물어보자 각자 자기 나름대로 생각을 하나씩 얘기하기 시작했다. '질문을 너무 많이 했어','다리 아프다고 했어','닭꼬지가 먹고 싶었어','나는 떡볶이가 먹고 싶었어', 

'엄마 나 통닭 사줘' 등등 처음엔 잘 가더니 뒤로 갈수록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뱉기 시작했다. 같이 웃던 남편은 어느새 잠이 든 건지 색색 숨소리를 내뱉고 있었고,  

아이들은 배고프다며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배 많이 고파?" 

 

"응! 나 아까 점심도 못 먹었어" 

 

"그건 니가 잔다고 안 먹은 거잖아" 

 

"아무튼 나 배고파" 

 

"뭐 먹고 싶어?" 

 

"아! 나 통닭! 엄마 나 통닭 사 줘야 돼" 

 

 

 

자초지종을 알리 없는 칠봉이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을 크게 뜨고 소미를 바라보면 '아빠가 엄마한테 통닭 사 달라고 하라고 했어' 라며 당당하게 대답한다. 앞뒤 설명도  

없이 '통닭을 내 놓거라' 하는 딸의 말이 이해 될리가 없지만, 그렇다고 방금 잠든 남편을 깨울수도 없는 일이라 계속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소미야,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한테 설명 좀 해 줄래?" 

 

"그러니까 시장에서 통닭 사 달라고 했는데, 아빠가 엄마한데 허락 맡고 사 준다고 했어. 근데 아빠 자. 엄마 나 통닭 먹어도 돼?" 

 

"아~ 그랬어? 그래, 오랜만에 치킨 먹어볼까?" 

 

"아니, 치킨 말고~ 통닭!" 

 

"자른 거 말고 닭이 이렇~게 있는 거. 엄마가 뜯어주는 거" 

 

 

 

취향도 참 올드하셔라... 생긴 것 빼고는 뼛 속 깊이 한국인인 소미, 단미 미미시스터즈는 단 것 빼고는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들 다 크림파스타  

찬양할 때 둘은 봉골레가 맛있다고 적극 어필하며, 휘핑크림도 단호하게 'No'를 외치는 뭐랄까 좀... 특별한 아이? 

 

 

 

"아, 그거. 통닭... 그게 어디서 팔더라~ 찾아봐야겠네" 

 

"엄마, 여기!" 

 

 

 

다다다 뛰어가서 냉장고에 붙어 있던 치킨집 광고를 하나 떼어 오더니 엄마에게 내미는 단미. '이건 치킨 집인데? 소미는 통닭을...' 이라고 대답하자마자 짠듯이 둘이 같이  

한 곳을 가르켰다. 자매들의 손가락을 따라가보니 '옛날통닭' 이라고 선명히 적혀있는 4글자. '난 이게 좋아' '여기가 맛있어' 하고 시크하게 뒤돌아서 가는 저 뒷태들 보소.  

니네 손은 왜 잡냐?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다고. 둘 다 볼따구 살들은 빵빵해가지고...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잘 먹겠습니다~" 

 

"아가씨들 손 씻고! 아빠도 깨워서 오세요~" 

 

"네~ 통닭 먹자!!!" 

 

 

 

늦은 저녁, 따님들의 적극 권유(라 쓰고 일방적 선택이라고 읽는다)로 주문한 통닭 2마리를 상에 올려두고 4명이서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 못 한  

관계로 직접 뜯어서 손에 쥐어주고, 딸들은 아이들이라 또 찢어서 쥐어주면 똑닮은 셋이서 오물오물 잘도 먹는다. 졸지에 챙겨 줘야 할 사람이 3명으로 늘어난 터라  

한 입도 못 먹고 노동(?)을 계속 하고 있으면 양 옆에 있는 딸들이 비록 '엄마 하나 나 하나, 나 하나 엄마 하나, 나 두 개 엄마 하나.' 같은 이상한 계산법이라도 엄마를  

챙겨주고 반쯤 감긴 눈으로 먹고 있던 남편은 가만히 보더니 닭다리를 뜯어서 내밀며 

 

 

 

"김칠봉! 내가 널 위해서 준비했다! 내 마음이야 받아!" 

 

"고맙다. 살도 많이 붙여서 잘 뜯었네. 잘한다 최한솔" 

 

"내가 좀 잘 해. 어이, 딸들. 이렇게 챙겨주는거야. 한 방에 뙇!" 

 

 

 

저 뿌듯해하는 얼굴이란... 또 그걸 아이들은 '아~ 알았어! 한 방에 뙇! 다음부터는 그렇게 해야겠다' 하며 고개까지 끄덕이면서 경청하고 있다. 아이고...
 

 

 

 

 

 

 

 

 

 

[세븐틴] 아이고, 아부지 07 | 인스티즈 

 

 

 

 

 

 

 

 

 

 

 

 


"찬아아아~ 로우니 아부지이이이~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일어나세요~ 해야지" 

 

"아부지~ 일어나요~ 엄마가 때려요" 

 

"야,엄마가 언제 때려! 아들, 너 말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엄마가 때려? 어디를! 내 새끼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때려! 아들, 아빠한테 와" 

 

 

 

허! 이거 뭐 서러워서 살겠나. 한참을 흔들고, 다정하게 깨워도 '우으응~' 하며 꾸물대더니, 자기 때린다는 걸 아들 때린다는 말로 잘못 알아 듣고서는 벌떡 일어나 아이를  

제 품에 꼭 안고 미처 다 뜨지 못 한 눈으로 자신을 째려보는 남편의 모습에 칠봉이는 그저 헛웃음만 지었다. 

 

 

 

"내 새끼 안 때리거든! 아내보다 아들이 더 소중하다 이거지? 와.. 인생 헛 살았네. 매일 깨워주고 아침 먹여주고 챙기는 건 난데 정작 아들보다 못 한 존재라니..." 

 

"내리사랑 몰라? 내리사랑? 이 쪼꼬미 때릴데가 어디 있다고 때려. 그치, 아드을~" 

 

"으응~" 

 

 

 

잠이 덜 깬 건지 계속 헛소리를 하는 남편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다가 '얼른 씻고 밥 먹어. 늦었어' 하고 방을 나오면 아들을 안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찬이 보인다. 이내  

화장실에서 아이 웃음 소리가 들리더니 말끔해진 모습으로 남편과 아들이 식탁 앞에 앉는다. 

 

 

 

"이로운, 너도 엄마가 앉으라고 할 때는 안 앉더니 아빠 오자마자 옆에 딱 붙어서는..." 

 

"아빠랑 같이 밥 먹어야지~ 엄마도 밥 먹어" 

 

"먹어야지. 2대 1로 싸우려면 체력을 많이 길러둬야 돼" 

 

"엄마 싸워? 왜! 누구랑 싸워!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진짜? 도와줄거야? 우리 아들이 도와주면 엄마가 이기는데" 

 

"응! 내가 도와줄게. 엄마 걱정하지마!" 

 

 

 

뿌듯한 표정으로 밥을 먹는 아들을 바라보다 옆으로 눈을 돌리니 큰 아들이 '나도 관심을 가져달라' 하는 일명 '강아지 눈빛'을 보내며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다. 그래,  

내 새끼. 내가 널 챙겨야지 누가 챙겨주니... 

 

 

 

"우리 여보는 밥 맛있어요? 입에 맞아요?" 

 

"응! 자기 요리 잘 하잖아. 형들이 그러는데 아침 얻어먹고 아내가 요리 잘 하면 복 받은 거랬어" 

 

"잘 배웠네. 아주버님들이 잘 가르치셨어" 

 

"아빠, 지금 8시야" 

 

"헐! 자기, 나 늦었어! 어떡해!" 

 

 

 

마지막 남은 밥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욱여넣고 허둥지둥 하는데 괜히 칠봉이가 더 마음이 급해져서 남편을 챙기느라 바쁘다. 어제 잔소리해서 가방을 챙겨놨길  

망정이지 아니였으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 일어났을지도... 거의 뭐 진짜 아들 챙기듯이 옷 입히고 머리 정리 해 주고 겨우 시간에 맞춰 나갈 수 있게 됐다. 

 

 

 

"자기, 수고했어. 진짜 고생했다" 

 

"그러니까. 아침부터 이게 뭐야~" 

 

"그럼 나 갔다올게~^^ 로우나~ 아빠 간다~" 

 

"아빠 안녕~ 안녕히 갔다오세요" 

 

 

 

아침부터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밥상을 치우러 돌아서는데 삐삐삐 하고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찬이 황급하게 들어왔다. 뭐 놓고 간 거 있나 싶어 '왜 왜? 뭐?  

두고 간 거 있어? 차 키? 지갑? 충전기? 뭐 뭐 갖다줄까?' 하고 동동 발을 구르며 물어보니 '있지 있지. 잊어버린 게 있어' 

 

 

 

"그러니까 그게 뭔데?" 

 

"로운아! 우리 아들! 빨리 와 봐!" 

 

"네에에에에~ 로우니 가요~" 

 

 

 

거실에서 놀고 있던 아들은 아빠 목소리에 들뜬 목소리로 현관 앞까지 다다다 뛰어오더니 아빠 품에 안겨들었다. 칠봉이는 '빨리 챙겨서 보내야 되는데, 늦으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 해서 찬이가 빨리 말을 해 주기를 기다리면서 남편의 얼굴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아들은 왜? 뭐 놓고 갔냐니까?" 

 

"여보. 하루의 시작은 뭐다? 모닝뽀뽀다~ 모닝 뽀뽀를 받아야 진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거야" 

 

"뭐? 자기 지금 늦었잖아?" 

 

"괜찮아! 뽀뽀!" 

 

 

 

허둥지둥 하던 칠봉이의 손목을 딱 잡고 뽀뽀를 하더니 안겨 있던 아들에게도 뽀뽀를 해 준 다음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지~' 하며 입술을 내미는 남편을 보며  

혹시나 늦을세라 한 번에 끝내자는 마음으로 아들은 받아 들고 양 쪽에서 쪽 소리나게 볼에 뽀뽀를 해 줬더니 '그러면 힘이 안 나지~' 하며 기어코 입술에 한 번씩 더 받고  

나서야 집을 나섰다. 

 

 

 

"나 진짜 갈게~ 안녕! 나 보고 싶어도 참고!" 

 

"그래,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안녕~" 

 

"아빠, 안녕~ 잘 가요~" 

 

 

 

진짜로, 정말로, 남편을 보내고 아까 하던 설거지를 마저 한 뒤에 방에 들어가 누우려는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했나 싶어 발신자를 보는데  

'호옴'. 집이었다.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안 봐도 알 것 같아서 일부러 벨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거실에서 꽤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전화 오는데 안 받아?" 

 

"응. 안 받아도 되는 전화야" 

 

"왜? 집에서 전화하는데 왜 안 받아?" 

 

"집에서 전화 온 건지 우리 아가가 어떻게 알아?" 

 

"어? 나는 알아!" 

 

"어떻게 알아? 우리 아들 천재네?" 

 

"응. 나는 천재야. 그러니까 또 전화 오면 받아~" 

 

 

 

받으라면 받아야지. 아무렴, 누구 말씀인데... 방에 들어가서 TV를 켜고 누우니까 다시 들리는 벨소리. 먼저 터지는 웃음에 애써 입술을 꽉 깨물고 칠봉이는 모르는 척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말씀하세요. 누구세요?" 

 

"로우니~ 저는! 이로운입니다!" 

 

"이로운 씨에요?" 

 

"응! 엄마, 나야" 

 

"제가 엄마에요?" 

 

 

 

아직 아가인지라 이런 거에는 서툴기만 하다. '제 아들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다고 그러세요~' 하고 장난을 한 번 더 쳤더니 금세 목소리에 물기가 가득 차서는 전화를  

끊고 방으로 뛰어온다. 아직 이런 장난을 이해하기에는 어린 나이인지라 엄마 품에 안겨서는 '엄마 왜 그랬어ㅠㅠ','나 이로운 맞는데 엄마는 왜ㅠㅠㅠㅠ' 하며 넘어갈  

듯한 목소리로 하소연 하기 시작했다. 

 

 

 

"우리 아들 뚝! 이제 그만 울자~ 엄마가 장난친거지" 

 

"엄마 너무 했어!" 

 

"그래, 엄마가 잘못했네. 엄마도 당연히 알지~ 우리 아들 목소리를 어떻게 몰라" 

 

"근데 왜 그랬어. 나빴다 진짜" 

 

"엄마는 이렇게 놀아주면 로운이가 좋아할 줄 알았지. 이렇게 상처 받을 줄은 몰랐어. 미안해~" 

 

 

 

삐친 아들 달래주느라 남편한테도 안 보여준 애교까지 꺼내서 정성껏 아양을 떨어준 끝에 겨우 마음이 풀린 아들은 옆에서 방방 뛰며 놀다가 잠이 들고, 칠봉이는 조용히  

TV를 보다가 청소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기가 예민한 탓에 청소기 소리에 깰까 겨우 비질만 한 다음 저녁거리를 사러 잠깐 슈퍼로 향했다. 혹여나 나간 사이 깨진 않을까  

최대한의 스피드로 장을 보고 들어오는데 다행히도 아들은 제자리에서 쿨쿨 자고 있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 몇 가지를 만들어 놓고 뿌듯한 마음으로 냉장고에 넣은 뒤, 잠시 눈 좀 붙여볼까 하는 마음으로 칠봉이도 아들 옆에 누워 쪽잠을 청했다. 

 

 

 

"여보~ 여보 일어나아~ 나 왔는데 이렇게 자고 있으면 어떡해!" 

 

"어... 어, 왔어? 수고했어~" 

 

 

 

반쯤 뜬 눈으로 팔을 쭉 하고 벌리니 품에 들어와 등을 토닥거려준다. 안겨서 다시 졸고 있는데 '자기야, 내가 멋있게 들어서 옮겨주고 싶은데 그건 안 되겠다' 하는 말에  

등을 아프지 않게 한 번 때려준 다음 제 발로 내려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들이 보이지 않아서 로운이를 찾으니 태연하게 아이 방을 가르킨다. 

 

 

 

"아들은 아까 일어나서 나 반겨주기도 하고 지금은 방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을걸?" 

 

"밥은? 밥 먹었어?" 

 

"아니! 자기 나 돈까스 먹고 싶어. 돈까스!" 

 

"돈까스? 갑자기 그게 왜 먹고 싶어?" 

 

"모르겠어. 그냥 오는데 먹고 싶더라고." 

 

"엄마, 나도 돈까스!" 

 

 

 

어느새 방에서 나와서는 칠봉이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로운이다. 거기에 힘을 얻은 찬이까지 가세해 4개의 매우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무장해제가 될 것만 같아서 시선을 아닌 척 돌리면 어떻게 알고 그 시선을 쫓아온다. 

 

 

 

"집에 돈까스 없는데..나중에.." 

 

"나가서 사 먹으면 되지!" 

 

"그러면 되지!" 

 

"방금 들어와서 피곤하잖아" 

 

"아빠 괜찮아?" 

 

"괜찮지. 아들 뽀뽀 한 방이면 바로 힘낼 수 있지" 

 

"진짜? 그럼 내가 뽀뽀 해 줄게~" 

 

 

 

이로운 애교는 진짜.. 언제 품에 안겼는지 아빠 품에서 애교는 물론이고 노래까지 불러주면서 재롱 한 번 제대로 부려주고 있다. 덕분에 신난 남편은 광대가 내려올 줄  

모르고 '10분 뒤에 출발~' 이라는 말과 함께 거실에 앉아서 본격적으로 재롱 감상 타임에 들어갔다. 

 

저녁을 하는 수고도 덜었고, 저 기세라면 오랜만에 여유롭고 편안한 식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에 옷을 챙겨 입고 나섰다.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인지라 차를  

타지 않고 걸어가는데 밤에 같이 다니는 건 오랜만인지라 두 남자는 신이 나서 재잘재잘 떠들기 바쁘다. 

 

 

 

"엄마, 저번에 여기서 자전거 탔지~" 

 

"응. 우리 아들 자전거 잘 타는데. 그치?" 

 

"진짜? 나중에 아빠랑 같이 타러 오자~" 

 

"그래! 엄마랑 아빠랑 나랑 같이 자전거 타자" 

 

"아~ 좋다. 우리 이렇게 나온 거 오랜만이지 않아? 밤엔 계속 차 타고 다니고" 

 

"그렇지. 이렇게 셋이서 손 잡고 걸어다니는 건 오랜만일걸?" 

 

 

 

그렇게 아련해지기도 하고 곳곳에 있는 추억들 얘기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돈까스 집에 도착했다. 칠봉이도 오랜만에 오는 곳이라 기대감에 들뜬 표정으로 자리에  

앉고 주문을 했다. 어린이 세트를 한사코 거절하시는 이로운 군 때문에 고생을 하긴 했지만 겨우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데 질문 폭탄이 터졌다. 

 

 

 

"엄마, 이거는 왜 이렇게 생겼어? 다른 집은 다 은색이잖아" 

 

"이런 돈까스 집에서는 나무로 된 젓가락을 써서 그래" 

 

"이거 나무야? 집에 있는 나무 젓가락은 이렇게 안 생겼어" 

 

"그러니까 그 나무 젓가락을 더 예쁘게 깎고 코팅하고 색칠해서 이렇게 만든거야" 

 

"아~ 그럼 왜 우리 집에 있는 나무젓가락은 예쁘게 안 해? 예쁜 게 좋은 거잖아" 

 

"어? 그거는...그러네. 왜 안 그랬을까." 

 

 

 

제 앞에 놓여져 있는 수저는 물론이고 주위 테이블에서 먹는 메뉴까지, 궁금한 건 종류를 불문하고 어찌나 이렇게 많은지 아들을 위해서 다시 공부를 해야 할 판이다.  

차라리 음식이 빨리 나왔으면 하고 기도 하고 있는데 들어주신건지, 타이밍이 훌륭함이었는지 주문한 돈까스가 나왔다. 제 몫으로 시킨 치즈 돈까스 한 조각을 잘 식혀서  

포크에 찍어 아이에게 건네주자 신기한지 탄성부터 지른다. 

 

 

 

"우와~ 엄마 이거 다 치즈야?" 

 

"응. 그 안에 있는 거 다 치즈야. 맛있어. 먹어 봐"  

 

"아빠, 아~" 

 

"어? 이거 아빠 주는거야?" 

 

"응! 아~" 

 

 

 

저 감동한 눈 좀 보세요 여러분. 자기 몫의 돈까스를 자르고 있다가 생각치도 못 한 감동을 선물 받은 아버지의 표정이란... 받아 먹으면서도 '내가 감히 이걸 먹어도 되나'  

하는 표정이랄까. 울겠다 울겠어... 꼭꼭 씹어 삼키고는 말똥말똥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들의 머리를 감격한 표정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아빠, 맛있어?" 

 

"응~ 우리 아들이 줘서 훨~씬 더 맛있어. 아빠 것도 먹어볼래?" 

 

"응! 나 줘!" 

 

 

 

돈까스 한 조각을 로운이 포크에 찍어서 건네주자, 그걸 '엄마 아~' 하며 엄마 입에 넣어주는 아들을 보면서 또 한 번 감동. '고마워~' 하며 웃어주는 아내를 보면서 '이  

얼마나 아름다운 생명체인가'를 적극 어필하고 있는 남편을 '아이고~' 하는 한숨과 함께 칠봉이는 바라 봐 주었다. 

 

 

 

"자기야. 우리 아들 다 컸다 진짜." 

 

"다 크긴 뭐가 다 커. 아직 한참 남았지. 학교도 안 갔는데" 

 

"아니야. 벌써부터 부모를 먼저 챙길 줄 알고 다 큰 거지" 

 

"이런 걸로 감동하면 나중엔 감당 못 할 걸? 숨은 쉴 수 있을까 걱정이네..." 

 

"진짜. 나 얘 학교 들어가면 울지도 몰라. 너무 감동해서" 

 

"아니, 내가 장담하는데 여보 얘 유치원만 들어가도 하루에 한 번씩 감동할 것 같아" 

 

 

 

'여보! 들었어? 아가가 나보고 아버지래!','펴...편지... 여보ㅠㅠㅠㅠ 이거 우리 아들 글씨 맞지? 우리 아들이 나한테 편지 써 준거지? 세상에...','자기야ㅠㅠㅠㅠ 우리 아가  

원복 입은 거 봐ㅠㅠㅠㅠ' 등등 아마 수 많은 것들을 이유로 눈물과 감동의 나날들을 보낼 남편의 모습이 뻔히 그려지는 칠봉이다. 

 

 

 







 


(별)암호닉(별)

[볼그레][일공공사][너로정한녀][여니][스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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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공공사 / 한솔이네 딸들 완전 새침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ㄱ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찬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이 아들바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잘 보고 갑니다!
8년 전
Hyunn
새침한 거 다 아빠 닮아서 그런 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 찬이는 뭐... 자기 꼭 닮은 아들이면 좋아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저라도 아들바보 됐을거에요ㅋㅋㅋㅋ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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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8년 전
Hyunn
오랜만이에요!!! 매번 봐 주시다니 감사해용~^^ 아가들은 항상 귀엽죠. 아가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3
오랜만이에요 자까님! ㅠㅠㅠㅠㅠㅠ 애기같은 찬이가 아빠라니...상상이 안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 넘나 좋은것이죠 ㅠㅠㅠㅠㅠ 한솔이 같은 아빠.. 얼마나 다정할지 흑ㅎ그
8년 전
Hyunn
우리 찬이는 아직 아간데... 이제 고1인데 언제 커서 애가 있...ㅠㅠㅠㅠㅠㅠ 최한소류ㅠㅠㅠㅠㅠ 갖고 싶다..(아력)
8년 전
독자4
ㅋㅋㄲㅋ한솔이와 찬이가 아빠라니!!!뭔가...좋은데요?ㄲㅋㅋㄱㄱ
8년 전
Hyunn
좋죠? 저도 쓰면서 행복하고 그랬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독자5
어휴ㅠㅠㅠㅠ둘 다 넘나 카와이한것..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
8년 전
Hyunn
카와이함이라는 게 폭발했따!!! ㅋㅋㅋㅋ 맘껏 우셔도 봐 드릴게요
8년 전
독자6
한솔이 애기들 토속적이고 카와해요ㅋㅋㅋㅋㅋㅋ찬이는 의외로 아들바보 음 아들이 크면 잘 맞을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8년 전
Hyunn
아빠 닮아서 그래요. 비냉에 육수 부어먹는 아빠 딸들이라서ㅋㅋㅋㅋㅋ 찬이네는 이미 뭐 소울메이트죠ㅋㅋㅋ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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