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첫 번째 사랑 - …여보세요. 전화 받아줬네. 오랜만이다. 어, 그러게…. 지금 네 집 앞이야. 할 말이 있어서 왔어. 나와줄 수 있어? 네, 노래 듣고 오셨습니다. 아까 하던 얘기 좀 마저 더 할까요? 제가 조금 전에 사랑은 불시에 훅 치고 들어오는 거라고 했잖아요. 노래가 나가는 동안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첫 번째 사연을 보내주신 분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랑이 훅 들어 왔거나 들어 가고 있는 중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뭐,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수도 있고, 아니면 끝난 사랑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구요. 응, 지금 바로 나갈게. 그게 어느 쪽이 되었던 저는 전적으로 여러분들을 응원하니까요, 지금은 그저 본인의 감정에 충실하세요.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한 번쯤은 자존심 생각하지 말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먼저 말해보기도 하고 본인의 애인이 자꾸 날 속상하게 한다 싶으면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해보구요. 또, 옛 연인이 그립다면 집 앞에 찾아가…기는 좀 그런가요? 아무튼 용기내서 그 사람을 만나러 가세요. 어차피 밑져야 본전인 게 사랑이잖아요. 한 번만 눈 딱 감고 용기내서 밑지세요. 아까는 순 엉터리 말만 하더니, 뒤로 갈수록 제법 맞는 말만 하는 디제이였다. 그래, 밑져야 본전인데. 저 디제이의 말대로 나는 눈 한 번만 딱 감고 널 지금 만나러 갈 거다. 너도 제발 나와 같은 마음이기를 바라면서, 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다른 사람의 사랑보단 내 사랑을 조금만 더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저 라디오 디제이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면서 나는 신발을 신었다. 결과를 생각하지 마세요. 뒷 일도 생각하지 마시구요. 결과는 꼭 본인이 낸 용기에 비례할 겁니다. 그러니까요, 오늘만큼은 꼭 본인의 감정에 충실해지세요. …안녕, 너봉아. 응. 안녕. 거의 두 달만에 만난 민규는 그대로였다. 달라진 게 없구나, 넌.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그동안 잘 지냈어? 응. 중간고사 끝난지가 언제라고 또 기말고시가 코앞이야. 그래도 문제 출제는 다 끝내서 전처럼 그렇게 막 피곤하지는 않아. 다행이네. 좋아 보인다. 그래? …너는 전보다 더 살 빠진 것 같네. 요즘 유치원 연말 축제때문에 잠도 별로 못자고 먹는 것도 별로 못먹어서 그래. 그렇구나…. 피곤해 보여. 서로 의미없는 말만 계속 늘어 놓았다. 이거, 김민규 습관인데. 뭔가 엄청난 일이 있을 땐 쓸데없는 말만 앞에 쭉 늘어 놓는 거. 그리곤 내가 지칠 때쯤, 네가 짠 하고 말해주는 거. 그러니까, 민규야. 나 지금 많이 지쳤거든? 얼른 말해줘.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 자다가 내가 전화해서 나온 거야? 아니, 라디오 듣고 있었어. 푸른 밤. 매일 너랑 같이 듣덛 게 버릇돼서 그런가, 이상하게 너랑 헤어지고 나서도 라디오만큼은 꼭 챙겨 듣게 되더라. 나도, 나도 라디오 들었어. 아까 첫 번째 사연 듣는데 유난히 우리 생각이 많이 나더라. 그래서 그 사연 들으면서 어떻게 할까 고민도 많이 했고, 네 집으로 오면서도 진짜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했어. 근데, 오늘은 그냥 내 마음 가는대로 하려고. 내가 용기를 내면, 분명 네 대답도 내 용기에 비례하겠지? ……. 너랑 헤어지고 나서, 나 진짜 많이 후회했어. 당장이라도 너한테 달려가서 미안하다고 싹싹 빌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더라. 무서웠어. 네가 그때 나처럼 날 쳐낼까봐. 너 없으니까 뼈저리게 알겠더라. 네가 없으면 난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민규야…. 우리, 그냥 결혼하자. 제 말처럼 지금 눈 딱 감고 용기내신 분들 계시겠죠? 날이 밝으면 용기를 내실 분들도 계실 거에요. 어떤 누군가는 고백하기 위해 용기를 낼 수도 있구요, 다른 누군가는 이별을 고하기 위해 용기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사람은, 어쩌면 청혼을 하기 위해 용기를 냈을 수도 있겠죠. 무엇을 위해 당신이 용기를 냈든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꼭 용기를 내신 분들의 사연을 푸른 밤에게 들려 주세요. 당신이 용기를 냄으로써 이 라디오를 듣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으로부터 용기를 얻는다면, 그것도 꽤 멋진 일이지 않나요? 그럼 전 끝 곡 들려드리고 가겠습니다. 1129 님이 신청해주신, 샤이니의 닫아줘. …오늘은 의도치 않게 샤이니 특집이 된 것 같지만 아무튼 여기까지 전 푸른 밤의 종현이었구요, 내일도 쉬러 와요. 암호닉 신청은 감사히 받습니다. 2주 뒤에 뵐게요 :)
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 첫 번째 사랑 -
…여보세요.
전화 받아줬네. 오랜만이다.
어, 그러게….
지금 네 집 앞이야. 할 말이 있어서 왔어. 나와줄 수 있어?
네, 노래 듣고 오셨습니다. 아까 하던 얘기 좀 마저 더 할까요? 제가 조금 전에 사랑은 불시에 훅 치고 들어오는 거라고 했잖아요. 노래가 나가는 동안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첫 번째 사연을 보내주신 분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랑이 훅 들어 왔거나 들어 가고 있는 중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뭐,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수도 있고, 아니면 끝난 사랑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구요.
응, 지금 바로 나갈게.
그게 어느 쪽이 되었던 저는 전적으로 여러분들을 응원하니까요, 지금은 그저 본인의 감정에 충실하세요.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한 번쯤은 자존심 생각하지 말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먼저 말해보기도 하고 본인의 애인이 자꾸 날 속상하게 한다 싶으면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해보구요. 또, 옛 연인이 그립다면 집 앞에 찾아가…기는 좀 그런가요? 아무튼 용기내서 그 사람을 만나러 가세요. 어차피 밑져야 본전인 게 사랑이잖아요. 한 번만 눈 딱 감고 용기내서 밑지세요.
아까는 순 엉터리 말만 하더니, 뒤로 갈수록 제법 맞는 말만 하는 디제이였다. 그래, 밑져야 본전인데. 저 디제이의 말대로 나는 눈 한 번만 딱 감고 널 지금 만나러 갈 거다. 너도 제발 나와 같은 마음이기를 바라면서, 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다른 사람의 사랑보단 내 사랑을 조금만 더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저 라디오 디제이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면서 나는 신발을 신었다.
결과를 생각하지 마세요. 뒷 일도 생각하지 마시구요. 결과는 꼭 본인이 낸 용기에 비례할 겁니다. 그러니까요, 오늘만큼은 꼭 본인의 감정에 충실해지세요.
응. 안녕.
거의 두 달만에 만난 민규는 그대로였다. 달라진 게 없구나, 넌.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그동안 잘 지냈어?
응. 중간고사 끝난지가 언제라고 또 기말고시가 코앞이야. 그래도 문제 출제는 다 끝내서 전처럼 그렇게 막 피곤하지는 않아.
다행이네. 좋아 보인다.
그래? …너는 전보다 더 살 빠진 것 같네.
요즘 유치원 연말 축제때문에 잠도 별로 못자고 먹는 것도 별로 못먹어서 그래.
그렇구나…. 피곤해 보여.
서로 의미없는 말만 계속 늘어 놓았다. 이거, 김민규 습관인데. 뭔가 엄청난 일이 있을 땐 쓸데없는 말만 앞에 쭉 늘어 놓는 거. 그리곤 내가 지칠 때쯤, 네가 짠 하고 말해주는 거. 그러니까, 민규야. 나 지금 많이 지쳤거든? 얼른 말해줘.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
자다가 내가 전화해서 나온 거야?
아니, 라디오 듣고 있었어. 푸른 밤. 매일 너랑 같이 듣덛 게 버릇돼서 그런가, 이상하게 너랑 헤어지고 나서도 라디오만큼은 꼭 챙겨 듣게 되더라.
나도, 나도 라디오 들었어. 아까 첫 번째 사연 듣는데 유난히 우리 생각이 많이 나더라. 그래서 그 사연 들으면서 어떻게 할까 고민도 많이 했고, 네 집으로 오면서도 진짜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했어. 근데, 오늘은 그냥 내 마음 가는대로 하려고. 내가 용기를 내면, 분명 네 대답도 내 용기에 비례하겠지?
…….
너랑 헤어지고 나서, 나 진짜 많이 후회했어. 당장이라도 너한테 달려가서 미안하다고 싹싹 빌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더라. 무서웠어. 네가 그때 나처럼 날 쳐낼까봐. 너 없으니까 뼈저리게 알겠더라. 네가 없으면 난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민규야….
제 말처럼 지금 눈 딱 감고 용기내신 분들 계시겠죠? 날이 밝으면 용기를 내실 분들도 계실 거에요. 어떤 누군가는 고백하기 위해 용기를 낼 수도 있구요, 다른 누군가는 이별을 고하기 위해 용기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사람은, 어쩌면 청혼을 하기 위해 용기를 냈을 수도 있겠죠. 무엇을 위해 당신이 용기를 냈든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꼭 용기를 내신 분들의 사연을 푸른 밤에게 들려 주세요. 당신이 용기를 냄으로써 이 라디오를 듣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으로부터 용기를 얻는다면, 그것도 꽤 멋진 일이지 않나요? 그럼 전 끝 곡 들려드리고 가겠습니다. 1129 님이 신청해주신, 샤이니의 닫아줘. …오늘은 의도치 않게 샤이니 특집이 된 것 같지만 아무튼 여기까지 전 푸른 밤의 종현이었구요, 내일도 쉬러 와요.
암호닉 신청은 감사히 받습니다.
2주 뒤에 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