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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 두 번째 사랑 -

 

 

 

 

[세븐틴/원우] 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 두 번째 사랑 (1/1) | 인스티즈 

푸른 밤 종현입니다. 

 

 

아, 피곤해. 회사 일이 바빠 6일 연속의 야근으로 잠도 잘 못 자고 먹는 것도 잘 못 먹어 내 체력은 바닥을 보인지도 오래다. 

 

 

 

왔어? 그래도 일찍 왔네. 회식이라서 늦게 올 줄 알았는데. 

 

중간에 빠져 나오느라 죽는 줄 알았어. 아니,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들 붙잡고 회식은 왜 한다는 거야. 

 

피곤하겠다. 얼른 씻고 와. 

 

 

 

눈에 졸음을 한가득 담고 있으면서도 졸린 내색은 안 하는 내 남편은 어쩌면 나보다도 더 피곤했음 피곤했지, 덜 피곤하진 않을 거다. 회사가 늦게 끝나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 하는 나를 위해서 대신 아침도 해주고, 퇴근하고 오면 나대신 밀린 청소랑 빨래도 해주고, 또 날 기다린다고 매일 밤 소파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원우였으니까. 오늘도 그래. 황금 같은 토요일까지 회사에 나와서 잘 되지도 않는 일을 붙잡고 있는데, 부장님이 사원들 수고한다며 회식을 잡았다. 원우에겐 회식이라 늦을 것 같으니까 먼저 자라고 말은 해두었지만, 또 안 자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게 뻔했다. 그래서 회식 중간에 눈치껏 난 빠지고 집으로 온 거고. 

 

 

 

머리 다 말렸어? 

 

응, 다 말렸어. 푸른 밤 틀어놨네. 이것도 진짜 오랜만에 듣는 것 같다. 고작 6일 안 들었는데도 되게 그러네. 

 

 

 

외국의 한 사이트에서 언제 집에 들어왔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요,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고 해요. 신발을 막 벗어서 집어 던진 후, 소파에 쓰러졌을 때. TV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 광고를 멍하니 쳐다만 볼 때. 그리고 고양이가 나와서 슬쩍 눈길 한 번 줄 때, 정말 처량하지만 그래도 그때 '여기가 집이구나' 라고 느낀다고 합니다. 

 

 

 

나는 이렇게 자기랑 같이 누워서 푸른 밤 듣다 잘 때 집이구나 하는데. 

 

 

 

뭐야, 부끄럽게…. 괜히 민망해진 마음에 쓸데없는 말하지 말라고 타박을 하자, 조그맣게 '진짠데.' 하는 원우를 애써 못들은 체하고 라디오의 볼륨을 올렸다. 

 

 

누가요, 위로라는 건 그 사람의 마음을 미리 읽어서 그가 원하는 걸 미리 해주는 거래요. 하지만 우리한텐 미리 알아서 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우리만의 대체물을 찾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파도, 홈쇼핑 광고도, 고양이도 우리한텐 다 위로의 일부가 되는 거구요. 

 

 

 

나 오늘 일하다가 회사에서 울 뻔 했다? 

 

왜? 

 

팀장님이 자꾸 내 보고서만 까잖아. 내용이 어디가 안 좋아서 수정해달라고 하는 거면 몰라. 매번 이상한 걸로만 트집잡아. 오늘만 해도 띄어쓰기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고 까고, 문장 호응관계가 이상하다고 까고, 문단 줄간격이 너무 좁다고 까고. 내가 얼마나 짜증났는데. 그 보고서만 열 번은 수정한 것 같아. 

 

그랬어? 그 팀장이 잘못했네. 별 것도 아닌걸로 우리 너봉이 괴롭히고.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든, 말이 너무 많아서 새는 사람이든. 또는 무덤덤한 사람이든, 세심한 사람이든 누군가한테 위로를 받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잖아요. 혹시나 괜스레 마음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지신다면 볼륨을 조금 올려보세요. 작은 위로지만 그래도 라디오도 꽤 위로가 될 겁니다. 

 

 

디제이에겐 미안하지만, 난 다시 라디오 볼륨을 작게 낮췄다. 내 대체품은 우리 남편이거든. 라디오가 아니라. 

 

 

12월 12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이구요, 저는 푸른 밤의 종현입니다. 

 

 

 

오늘 하루 종일 뭐했어? 집에만 있었어? 

 

김민규가 점심 같이 먹자길래 가서 점심은 김민규랑 같이 먹었어. 밥 먹고 오는 길에 장도 보고, 설거지랑 청소도 했어. 

 

안 힘들었어? 설거지는 내가 해도 되는데….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한테 어떻게 설거지를 시켜. 

 

 

 

일요일의 푸른 밤은요, 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밤입니다. 저번주에 이 코너가 새로 시작이 됐는데 다행이도 청취자 분들의 반응이 좋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작가님이나 저나 이 코너에 대해서 걱정도 많이 했고, 마지막에는 무산 직전까지 갔는데 보상을 이렇게 사연들로 받았네요. 많은 사연들 중에서도 작가님들이 하나의 사연만을 고르기가 어려웠다고 해요. 

 

 

 

심심하진 않았어? 

  

많이 심심했지. 원래 오늘 같이 영화보러 가려고 했는데. 

  

진짜? 미안해. 나도 오늘까지 회사 나오라고 할 줄은 몰랐어…. 뭐 보러 가려고 했는데? 내일 가자. 내일은 진짜로 회사 안 가도 돼

 

 

 

익명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위로가 절실하게 필요한 여대생입니다. 저한테는 다섯살 연상의 직장인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친구의 어른스러운 면에 반해 사귀게 되었지만 직장인이라는 게 점점 미워지고 있어요. 항상 뭘 해도 회사 일이 우선이 되는 사람이에요. 남자친구 회사가 중소기업인데다 직원 수도 별로 없어서 다른 회사보다도 더 많이 바쁜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말에도 회사한테 시간을 빼앗기기도 하구요. 그래서 2주 가까이 남자친구 얼굴을 못 보는 때가 허다하기도 해요. 그래도 저는 그냥 참았어요. 남자친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연말이 다가와서그런지 더 바빠졌어요. 아무리 바빠도 연락은 꼬박꼬박 했었는데 이제는 연락도 잘 안 돼요.  

 

 

 

그냥 집에서 쉬어. 일주일 내내 잠도 잘 못 잤으면서. 영화는 다음주에 봐도 돼.  

 

 

 

그냥 보자고 하지. 더 미안해지게…. 다시 라디오 볼륨을 높였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그 카톡 하나 보내는 시간도 정말 없을 만큼 바쁜 걸까요? 하루 종일 제 연락만 기다리는 저는 생각도 안 하는 남자친구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밉습니다. 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일단 위로의 말씀부터 먼저 드리고 시작할게요. 많이 힘드셨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괜찮아질 거에요. 사연을 보내주신 분 말대로 곧 연말이 다가오잖아요. 이맘때 쯤이면 많이들 바쁠 때죠. 지금은 그냥 남자친구를 믿고 기다리는 게 어떨까요. '올해가 특히 더 바쁜가 보지' 라던가 '남자친구 회사가 더 잘 돼서 이렇게 바쁜 건가 보지'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어릴 때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말을 저렇게 예쁘게 할까. 오빠. 얘 말 진짜 예쁘게 하는 것 같지 않아? 

 

…어. 그러네. 

 

 

 

…또 삐졌다. 가끔 내가 심심하게 종현이를 찬양하면 바로 삐져 버리는 남편이었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예쁜 짓만 계속 했는데, 오늘은 내가 예쁜 짓 좀 해봐야겠다. 

 

 

 

 

[세븐틴/원우] 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 두 번째 사랑 (1/1) | 인스티즈 

사연만 하나 전해드렸는데 오늘 앞에서 제가 말을 많이해서 그런지 벌써 시간이 다 되었네요. 굉장히 급하게 마무리하는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며 이 시간만큼은 위로를 얻었길 바랄게요. 수고하셨습니다, 오늘도. 그리고 고마워요. 그럼 끝 곡은 특별히 지치신 분들을 위해 제가 선곡한 노래 띄어드릴게요. Travis Garland 의 Didn't stand a chance. 여기까지 전 푸른 밤의 종현이었구요, 내일도 쉬러 와요. 

 

 

 

 

 

마무리가 마음에 안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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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ㅠㅠㅠ 푸름밤 분위기랑 되게 잘 맞는거 같고 그리고 뭔가 직장인 위로 같아서ㅠㅠ 감동받고갑니다ㅠㅠㅠㅠㅠ 항상 힘이되요ㅠㅠㅠ 서랑합키다ㅠㅠ
8년 전
독자2
민규야
8년 전
독자10
힐링글 짱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힐링글 감사해여
8년 전
독자3
아 진짜ㅠㅠㅠㅠㅠㅠ너무 설레는 것 종현님더 말 이쁘게 잘하시지만 이글의 원우도 말 진짜 이쁘게잘하네요ㅠㅠㅠㅠ 아 진짜 넘나 두근두근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8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 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5
헐 두 번째 사랑이라니 ㅠㅠ 좋아요 완전 좋아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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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8년 전
춘자댁
넹 원우가 남편이에요.
8년 전
독자7
이런 좋은작품을 이제서야 보다니...라디오형식으로 진행되는 글이 되게 이뻐요ㅎ! 브금도틀고 같이 들으면서 보면 힐링되는기분ㅠㅠ신알신하고가요~ 아그리고 [홉푸]로 암호닉 신청하겠습니다!
8년 전
독자8
글이 나긋나긋하니 좋네요ㅠㅠㅠ 편안하게 볼 수 있어서 넘 좋아요...
8년 전
독자9
아 진짜ㅠㅠㅠㅠㅠㅠ너무 설레는 것 종현님더 말 이쁘게 잘하시지만 이글의 원우도 말 진짜 이쁘게잘하네요ㅠㅠㅠㅠ 아 진짜 넘나 두근두근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8년 전
독자11
으아ㅜㅠㅠ 제가제일좋아하는 푸른밤ㅠㅠㅠ 진짜 푸른밤같아서 너무좋아요ㅠㅠ 작가님 혹시 암호닉받으시나요? 받으신다면 [최허그] 로 신청할게요! 진짜 글의분위기가 잔잔하면서도 마음한편을 울리는 그런 무언가가있어요. 말로는 딱히 표현할순 없지만! 잘 읽고갑니다♡
8년 전
독자12
분위기 짱이네요ㅠㅠㅠㅜㅜㅠㅜㅜ이런 분위기 정말 좋아요ㅠㅠㅠ♡♡
8년 전
독자13
너무설레네요ㅜㅜㅜㅜㅡ♡
8년 전
독자14
분위기갑이에요..!♡
8년 전
독자15
으아ㅜㅜㅜㅜㅜㅜㅜ정말 직장다니는사람들이 듣기엔 위로될것같네오 아이고ㅜㅜㅜㅜ암트뉴ㅜㅜㅜㅜ분위기ㅜㅜㅜㅜ가부ㅜㅜㅜ
8년 전
독자16
푸른밤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173.236
푸른밤...! 노래 제목이 궁금해요 ㅜㅜ 아 그리고 원우 너무 다정해요 꿀 떨어지는 글...❤️
8년 전
춘자댁
Travis Garland - Didn't stand a chance 입니다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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