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주의
"준면아, 그래서 만나는 여자는 있고?"
"무슨 여자야. 아직 없어"
이번 추석에도 똑같은 레파토리로 물어오는 우리엄마에도 과일하나를 입에 넣고는 멋쩍에 웃으며 대답하는 막내삼촌.
얼굴도 저정도면 잘생겼지 키도 작지 않은편이고 대기업다니면서 돈도 잘벌지,
무엇보다 피부가 물광이다. 열일곱살인 나보다 더 피부가 좋은 것같다.
그리고 착하기는 얼마나 착한지 엄마의 이런 잔소리를 항상들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아하며 웃어 넘기는게 천사가 따로없다.
그런데 왜 결혼할 여자가 없냔 말이다.
"결혼 생각이 없는거야, 아님 여자가 없는거야, 처남?"
"아 저야 뭐 여자만 있으면 결혼하죠"
거짓말.
아빠의 물음에 사람좋은 웃음을 띄며 말을 하나 저건 분명 거짓말이다.
가족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진짜 우리 삼촌은 뭐하나 꿀리는거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여자가 없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회사만 가도 여자가 꼬일것같은데...
"에이, 처남이 뭐가 부족해서 여자가 없어"
내말이...
아빠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능글맞게 얘기했지만 그런가요 하며 넘어가는 삼촌이다.
물론 혼기가 꽉 찼다고 말하기는 뭐한 나이지만 그래도 33살이면 결혼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지금 외가에서 유일하게 미혼으로 할머니네에 같이 살다보니 할머니는 빨리 내쫓고 싶어하는 것같기도 하고....
"삼촌"
"응?"
"삼촌은 왜 결혼을 안해?"
"뭐?"
할머니네에서 침대라곤 삼촌의 방 하나뿐이라 항상 할머니네에 오면 이곳에 누워있곤 한다.
물론 지금도.
엄마는 삼촌 업무처리하는데 방해나 하지말라고 하지만 그래봤자 나는 침대에 누워있기만 하고 삼촌은 컴퓨터만 하는 걸.
별로 방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내가 보기엔 삼촌은 뭐 하나 모자란게 없는게 왜 여자를 안만나나 싶어서"
"남들이 보기엔 아닌가 보지"
"에이- 내 친구들도 삼촌 사진 보면 다 잘생겼다고 하는데"
"네 친구들은 아직 어리잖아"
진짜 잘생겼는데....
"너가 보기엔 어떤데? 삼촌 좀 잘생겼어?"
"잘생기긴했는데 삼촌... 얼굴에서 손 떼는게 좋을것같아"
컴퓨터를 하던 손이 멈추더니 뒤를 돌아서는 턱에 브이자로 손을 대며 내게 물어오는 모습이 바보같다, 바보.
"왜? 이상해?"
"음...아니야...근데 안하는게 좋을 것같아."
"왜그러는데, 왜"
"준면아! 술 마시러가자"
잘생겼다고 해놓고 바보같다고 말하는건 예의가 아닌 것같아 대답을 피했지만
집요하게 물어오는 삼촌에 어떻게 말을 돌릴지 눈알만 돌리고 있었는데 타이밍 좋게 엄마가 들어왔다.
"술?"
"요 앞에 고깃집하나 생긴 것같은데 거기가자, 바쁘냐?"
"아니, 내가 뭐가 바빠. 징어야 넌 안가?"
"응,먹고와"
고기라니...
먹고싶지만 여기서 만약에 같이 나가면 삼촌이 물어올것같아서 나의 고기를 포기했다.
고기생각하니까 갑자기 배고파지려는게 더 배고파지기전에 잠이나 자야겠다.
"뭐야...징어야...자?"
누나와 매형의 결혼은 왜안하냐는 잔소리를 들으며 술을 연신 퍼부었더니 영 정신이 없다.
빨리 잠이나 자야겠다 싶어서 방으로 향하니 너가 누워있다.
예전엔 통통하니 귀여웠는데...
요새는 왜이렇게 예쁘냐...
어렸을 때 모습이라곤 얼굴에 밖에 남아있지 않다.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눈과 그 위로 짙에 예쁘게 난 눈썹, 아빠를 닮아 오똑하게 솟은 코, 얇은 입술.
다 그대로다.
하지만 얼굴과는 달리 어느새 부풀어 오른 가슴과 훌쩍커버려 내 어깨만큼 오는 키. 많이 달라졌다.
통통했던 어린시절과 달리 지금은 예쁘게 말라 짧게 입고 온 반바지가 퍽 잘어울린다.
"징어야...삼촌이 왜 결혼을 안하냐며는..."
너때문이야....
반응연재입니다! |
원래 추석에 올렸어야 하는데.... 재밌게 봐주시면 다음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물론 다음은 ㅅ...수위....예요..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