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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변백현] 애정의 미학 00 | 인스티즈

애정의 미학 

00

 

 

 

 

 

 

 

"나는,"

"..."

"여전히."

"..."

"좋아해, 너를."

 

 

 

 

 

김종인이 영국에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3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지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않고서 내 일상생활에 다시 정착해버렸다. 3년 전, 고작 중학교 3학년이였던 김종인이 영국으로 떠나는 공항에서 나를 꼭 껴안으며 말했었지. 그 때도 변함없이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을거라고. 고작 그 한 마디에 눈물이 터져버려 엉엉 울던 내 모습도 어제 일인 것 마냥 생생하다.

 

 

고등학교 3학년, 김종인은 영국에서 돌아와 내가 재학하고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한국에서 몇 년만에 맞이하는 새학기인데도 김종인은 전혀 어색해 보이지가 않았다. 어느새 사귄건지 모르게도 날이 갈수록 친한 친구들도 늘어나는 것 같았다. 늘 한국에 있었던 것처럼, 늘 우리 학교에 있었던 것처럼.

 

 

 

 

"야, 성이름."

"..왜?"

"너 김종인이랑 사귀냐?"

 

 

 

 

김종인은 전학을 오자마자 학교 대스타가 되어있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게다가 운동도 잘해. 춤도 잘 춰. 여자애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스럽게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김종인이랑 사귀냐는 짝꿍 변백현의 물음에 슬쩍 고개를 끄덕이면, 변백현은 턱을 괴고 마치 '네가?' 하는 눈빛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이내 늘 그랬듯이 책상에 풀썩 엎어져 잠에 빠지는 것 같았다.

 

 

뭐, 김종인이랑 사귀기에 내가 너무 못생겼나. 괜히 혼자 입을 삐죽거리며 다음 수업시간의 책을 꺼내러 사물함으로 갔다. 사물함을 뒤적거리며 화학 책을 찾아 꺼내고 일어서는데 큰 손이 내 머리위에 올려졌다.

 

 

 

 

"이제 수업 종 치는데.. 왜 왔어?"

"왜 왔겠어."

"책 빌리러?"

"보고싶어서 왔는데."

 

 

 

 

어째 유학 한 번 갔다오더니 전과는 사뭇 다르게 많이 대담해진 김종인이 괜히 낯설었다. 민망하게도 어버버거리며 당황해하고있을 찰나에 수업종이 울렸다. 얼른 가, 김종인의 등을 교실 문 밖으로 떠밀었다. 김종인 손에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하고 화학책을 챙겨 자리에 앉았다. 대각선 자리에 있던 여자애 두명이 나를 힐끗 힐끗 쳐다보며 속닥거리고 있는게 눈에 보였다. 쫑알대는걸 죽어도 싫어하는 변백현이 일어나서 욕이나 한 바가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변백현은 미동도 없이 잠에 푹 빠져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김종인네 반에 찾아가볼까 하다가도 고개를 저으며 다시 자리에 앉아 애꿎은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애초에 친한 친구가 없었던지라 같이 하하호호 떠들 사람이 없어 아무 알림도 없는 핸드폰만 보고 있을 때 카톡 알림이 울렸다.

 

 

 

 

- 점심 시간 종 치자마자 나올 것.

- 오빠가 오늘 맛있는거 쏜다.

 

 

 

 

김종인의 카톡에 피식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또, 내 셀카로 되어있는 프로필 사진을 두 어번 눌러보았다. 그냥 괜시리 기분이 좋아져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김종인의 소식도 모르고 연락 한 통 없던 그 무미건조한 3년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것 같다.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김종인의 말대로 교실 앞에 나왔다. 고개를 돌리면 김종인이 이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게 보였다. 본 지 겨우 몇 시간밖에 안 지났지만 반가운 마음에 팔을 힘껏 들어 폴짝거리며 인사를 했다.

 

 

 

 

"거의 천장 뚫고 날아갈 기세인데."

"..음, 근데 왜 이리로 내려가? 급식실 방향 아닌데."

"알아. 맛있는거 사준다고 했잖아."

"..나가게?"

 

 

 

 

김종인은 말없이 웃으며 정성스럽게 빗고 나온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뒷 쪽 계단으로 나와 생각보다 낮게 닫혀있는 후문을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치마를 입어서 못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있던 김종인은 입고 있던 겉옷을 내 치마에 묶어주고 나를 들어올렸다. 어, 어? 거리며 간신히 후문을 넘었다. 김종인도 가뿐하게 후문을 넘고 나와 내가 건네주는 겉옷을 받아 입으려다 다시 내 어깨에 덮어주듯 걸쳐놓았다.

 

 

 

 

"너 감기걸려."

"튼튼한거 알잖아."

"됐거든? 나 하나도 안 추우니까 너 입어."

 

 

 

 

내 말에 겉옷을 받아 입고는 겉옷 주머니에 넣고 있던 내 손을 빼 깍지를 꼈다. 지금만큼은 김종인 손이 핫팩보다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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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보고가요♥♥
8년 전
순천곰
잘 봐줘서 고마워요..♡
8년 전
독자2
신알신하고 갑니다 자까님♡
8년 전
순천곰
감사해요~~♡
8년 전
독자3
짱 잼이예요 작가님 기대되용 신알신하구 갑니다
8년 전
순천곰
감사해요♡
8년 전
독자4
신알신 하구가요 ❤️
8년 전
순천곰
감사해요!!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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