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친구가 남자로 보이는 썰 02
w. 니니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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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보자... 아까 밴드 달라고 했었나?"
"아 쌤 몇 번 말해요 두통약도 ㅡㅡ"
"어쭈, 눈 똑바로 안 떠? 어디서 야려 야리기는"
"......ㅇ_ㅇ"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건실을 방문하는 단골 여학생이 (매일 투닥거리다 미운 정들어 친해짐) 안 그래도 배고파서 예민한 3 교시에 찾아와서 이거 달라 저거 달라...
저 짜증이 늘어나는 것이 저 지지배가 아무래도 조만간 아주 나랑 맞먹으려 덤비겠어
"아 맞다 쌤!!!"
"어우... 나 귀 안 먹었다 조그맣게 말해도 다 들리거든??"
"그만큼 중요해서 그렇죠!"
"뭔데? 쓸데없는 이야기기만 해 ^^"
당장이라도 볼을 마구 늘릴 것처럼 손으로 쭉 늘리는 시늉을 했더니 얘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자기 볼을 냉큼 감싸는 거야
그게 귀여워서 막 웃고 있는데 좀 전에 찌푸렸던 얼굴은 어디로 가고 갑자기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더라?
"얘가 왜 이래? 야, 정신 좀 차려 뭐길래 그래? 남친이라도 생겼냐?"
"그렇다고 해 두죠 미래 제 남친이 될 테니"
"야 너..."
"네?"
"오늘은 진짜 아파서 왔구나... 약 더 줄까...?"
" 아 쌤 쫌!! 그런 거 아니거든요? 오늘 우리 반에 전학생 왔어요"
"전학생?"
전학생이란 말을 딱 듣는 순간, 난 바로 눈치챘지 그게 김종인이라는 걸
얘랑 같은 반이면... 우리 세훈이랑 다른 반이네? (출근 때문에 학생보다 학교에 먼저 와서 몇 반인지 못 봄)
"키도 엄청 크고 얼굴도 너무 잘생겼어요 무슨 조각인 줄 알았네..."
"으음, 그렇지 그렇긴 하지..."
"엥? 뭐야 쌤도 봤어요?"
"...어? 아니아니, 키 크고 잘생기면 조각이 맞다 그 소리지 가스나야"
응? 내가 왜 김종인이랑 아는 사이라고 밝히지 않았냐고? 이유는 간단해
오세훈이 내 친동생이란 사실도 아무도 모르는데 종인이와의 친분을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 그게 서로 생활하기 더 편하기도 할 테고? (어제 밤에 내린 결론)
"암튼 쌤... 전 제 운명을 만났어요..."
"운명 같은 소리하네 대화는 해 봤냐?"
"아, 안 그래도 말 계속 걸었는데 열 번 걸면 한 두번 대답할까 말까예요..."
"아아 님은 갔습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거든요? 두고 봐요, 꼭 애인으로 만든다 내가"
"뉘예뉘예 알게쯉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떠들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된 거야 3 교시 끝나는 종이 치자마자 그 학생은 나갔고 난 기지개 한 번 피고 느긋하게 복도로 나섰지
"어, 오 쌤~"
"아... 하하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오 오늘은 안 마주치나 했는데... 사실 나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왕따거든 물론 내가 자처한(?) 왕따지
사실 뭐랄까, 어울리기가 힘들어 내가 23 살 막낸데 나 제외하고 제일 어린 선생님 나이가 34 살...
에이 그래 나이야 뭐 그렇다 쳐도 내가 여기 오기 전부터 이미 다 끼리끼리 친하셔서 내가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어색하고 불편해서 못 있겠더라고
그래서 웬만하면 내가 그냥 피하는 편이야...
"오늘도 급식실 가서 드시게?"
"하하... 그렇죠 뭐"
"여기서 같이 드시자니까~"
"아뇨, 아니예요! 괜찮아요 급식이 맛있더라구요"
"그래요? 쩝... 그럼 뭐 별 수 있나, 식사 맛있게 해요"
...그래 정정할게
나 혼자 어색해 하고 나 혼자 불편해 응... 다들 좋은 분들인데 어렵다 어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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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쌤! 또 혼자 드세요?"
"응 고독을 즐기는 편이라 ^^... 많이 먹으렴"
"웬열... 쌤 오늘 메이크업 잘 됐어요"
"웬열... 이 눔 시키야 드라마 그만 봐 너도 고 3 이다"
"아 쌤 미워!! 야, 우리 가자"
그렇게 간단히 방해꾼들을 처치(?)하고 느긋하게 젓가락을 들어 밥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 내 앞에 식판을 턱하고 놓고는 앉는 거야 또 누가 장난치나 싶어 한숨 쉬고는 고개를 딱 드는데...
"고독 즐기는 누나 안녕?"
조 조... ㅈ... 종인이... 종인이가 갑자기 내 눈 앞에...
내가 한 말은 언제 또 들었는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으면서 나한테 인사하는 거야 아니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누나래...!
"아 놀래라......"
"아 미안, 많이 놀랬어요?"
"니가 왜 여깄어 얼른 안 가?"
"뭐라고? 잘 안 들려요 누나 크게 말해"
"...진짜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얼른 가서 밥 먹어"
"같이 먹으면 안 돼요? 나도 먹을 친구 없는데..."
아악 그런 불쌍한 표정 지으면서 말하지 말란 말이야...!!!
무슨 강아지 마냥 친구 없다고 시무룩하게 중얼거리는 종인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같이 먹자고 소리칠 뻔했어
"왜 친구가 없어, 오세훈은 어쩌고?"
"걔 나 안 놀아줘요 그러니까 누나가 놀아줘"
"뭐라고? 이 샊... 아니 이 자식 이거 안 되겠구만? 누나가 혼내줄게"
"에이 그건 나중에 하고, 아 배고프다! 얼른 밥 먹자 누나"
그렇게 여차여차 해서 종인이랑 단 둘이 밥을 먹게 됐지
사실 먹는 동안 종인이가 자꾸 날 쳐다봐서 괜히 민망해 밥이 귀로 넘어갔는지 코로 넘어갔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말이야
아무래도 종인이가 나랑 다시 전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이러는 것 같은데... 아 적응이 안 돼 ㅠㅠ
"진짜 변한 게 하나도 없네 누나는"
"...응?"
계속 나한테 머물러 있는 시선을 애써 피하면서 열심히 밥 먹고 있었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어 시선을 종인이 쪽으로 옮겼어
"먹는 모습 귀여운 게 옛날 그대로야"
4 살이나 어린 동생한테 귀엽단 소리를 들었기 때문인지 아님 종인이의 꾸밈 없는 저 미소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기분이 결코 나쁘지 않았어
"밥 같이 먹어줘서 고마워요"
"에이 무슨 그런 걸로... 아니야"
"그럼 누나 이따 봐요"
"아... 저기 종인아"
"네?"
"학교 안에서 호칭은 누나가 아니라 선생님이지?"
"아, 맞다... 미안해요 익숙치 않아서"
"...아냐 그럴 수 있지! 어, 저기 오세훈이다 얼른 가"
"응 그럴게요 쌤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막상 종인이한테 쌤이라고 불리니까 또 기분이 이상하네...
에라 모르겠다 배도 채웠겠다 오후 업무하러 슬슬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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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오후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없어서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3 시간 잔 건 안 비밀) 해가 뉘엿뉘엿...
기대에 가득차서 얼른 시간을 확인해 보니 할렐루야!!! 벌써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오세훈은 야자가 끝나고 나서야 집에 들어올 테고 그렇게 되면......
"자유다!"
얼른 집에 가서 엄마가 해 주는 저녁을 먹고 잘 생각에 난 벌써 들떠있었다
...그래 나 하루종일 먹고 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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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첫 편을 쓰고 반응이 없어서 삭제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완전히 잊어버린...
그러다 어떤 분께서 다음 편 언제 나오냐는 댓글을 남기신 것을 보고......
기다리신 분을 생각해서라도 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밤 새어서 올립니다 용서해 주세요 :(
+노잼과 분량 적음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