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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녹차 전체글ll조회 2597l 1

 

 

 

 

 

 

 

 

 

 

 


드디어 D-Day! 찬열의 생일이었다. 백현은 찬열의 생일날 아침이 되어서야 옷을 완성했다. 이틀 내 찬열의 옷에만 매달렸던 백현은 꽤 초췌해져 있었다. 눈도 퀭, 하고 피부도 퍼석퍼석했다. 거칠거칠해진 볼을 만지며 백현은 완성한 옷을 바라보았다. 오리엔탈 패턴의 셔츠에 까만 슬랙스. 백현이 뻑뻑해진 눈을 깜빡이며 옷을 다림질했다. 옷을 말끔히 입은 찬열을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려도, 눈이 뻑뻑해도 행복해졌다. 좋아해줬으면 좋겠는데! 백현이 찬열에게 메세지를 보내며 생각했다. 저녁 즘에 작업실로 오라고 메세지를 보내고 백현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리고는 눈을 감았다. 밤새 억지로 밀어냈던 잠이 이제 물 밀듯 밀어닥치고 있었다. "어, 자면 안되는데…." 하고 중얼거림도 잠시, 백현은 금새 잠에 빠져들었다.


점심을 먹을 때가 되어서야 잠에서 깬 찬열은 그제야 백현의 메세지를 확인했다. 정각 열두시에 온 메세지. '찬열아, 생일 축하해! 사랑해!' 짤막한 메세지 다음으로 온갖 이모티콘이 줄을 서있었다. 토끼가 깜찍하게 웃고 있고, 곰돌이가 깜찍하게 웃고 있고. 줄 선 이모티콘 다음에는 8시에 작업실로 오라는 메세지가 있었다. 곧장 사랑한다, 답장을 보낸 찬열이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하품을 쩍, 하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간 찬열의 눈에 커다란 보온병이 보였다. 보온병 옆에는 작은 카드도 있었다. 후다닥 러브시트에 앉은 찬열이 카드를 펼쳐 읽었다. 카드는 어머니가 쓴 것이었다. '아들, 너무 곤히 자서 안깨우고 그냥 간다. 생일 축하해. 사랑해, 아들.' 짧은 내용이지만 찬열은 카드를 읽고, 또 읽었다. 목이 메어왔다. 찬열은 곧장 어머니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차마 전화는 걸 수 없었다. 우는 목소리 다 들킨단 말야. 어머니에게 메세지를 보낸 찬열이 울컥, 울음을 터뜨렸다. 찬열은 울멍울멍하면서도 어머니가 가져다 주신 미역국 한 그릇을 간단히 해치웠다.


러브시트에 등을 기대 앉은 찬열은 오랜만의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스케줄이 비는 날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아마도 준면이 생일이라고 배려해준 것이 틀림없었다. 나른히 예능 프로그램을 보던 찬열의 핸드폰이 딸랑, 울렸다. 준면의 메세지였다. '오늘 푹 쉬어. 생일 축하해. 우리 오래가자!' 오래 가자니? 꼭 연인끼리 하는 말을 보낸 준면에 찬열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답장을 보냈다. '고마워, 형. 우리 오래가자.' 찬열은 축 처졌던 몸을 일으켰다. 자, 이제 백현을 만나러 갈 준비를 해야했다. 찬열의 얼굴에 웃음꽃이 방긋방긋 피었다. 백현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마음 속에 산들 바람이 불었다. 막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 설레! 찬열이 발을 동동거렸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잠에서 깬 백현이 으아아, 하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폈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근육이 시원한 환호성을 질렀다. 피곤했지만 깔끔하게 완성된 옷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났다. 마네킹에서 옷을 벗기다 말고 가슴께에 박은 CB 마크에다 짧게 입맞췄다. 마무리! 백현이 종이 상자에다 옷을 개켜 넣으며 활짝 웃었다. 차와 옷을 담은 종이가방 두개를 가지런히 놓은 백현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갈 준비 해야지! 백현이 부르는 노래소리가 점점 커졌다. 점점 커지는 백현의 노래소리처럼 백현의 설렘도 점점 커져만 갔다.


백현은 가는 길에 베이커리에 들려 작은 케이크를 하나 샀다. 초등학생 이후로 졸업했던 고깔 모자도 두 개 샀다. 한 개는 내 것, 또 한 개는 찬열이 것. 싱글벙글 웃으며 베이커리를 나선 백현의 발걸음은 마냥 가벼웠다. 신발에 날개라도 달린 것 처럼 백현은 팔랑팔랑 걸어 금방 회사에 도착했다. 두 손 가득 짐을 들고 나타난 백현을 수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겼다. "쉬라니까 왜 오셨어요." 수정이 케이크를 받아들며 말했다. 백현은 수정의 작은 타박에도 여전히 웃는 낯이었다. 예전 같았음 "내가 출근하든 말든 니가 뭔 상관이야." 했을 테지만.

 

 

 

"여기서 파티할 거야. 수정 씨는 퇴근해. 수고했어."

 

 

 

백현의 퇴근하라는 말에 수정은 기다렸다는 듯이 곧장 코트를 챙겨들었다. 그렇담 감사하죠. 받아들었던 케이크를 다시 백현의 손에 쥐어준 수정이 책상 위에 어질러놓았던 서류 종이들을 탁, 탁, 소리나게 정리했다. 작은 집게를 모서리에다 집고, 종이 뭉치를 돌돌 말아 백현의 팔과 몸 사이에 콕, 찔러넣었다.

 

 

 

"제가 장소 정한 거니까 검토해보시고, 맘에 안드시면 말씀해 주세요."

 

 

 

수정은 노트북 전원을 끄고 크로스백을 챙겨 어깨 한 쪽에 걸쳐맸다. 까만 털목도리를 칭칭 목에 감고, 긴 머리카락은 포니테일로 묶었다. 짜여진 기계처럼 착, 착, 퇴근 준비를 하는 수정을 물끄러미 보던 백현이 "고마워." 하고 툭, 말을 내뱉었다. 묶은 머리를 정리하던 수정이 왠일이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디자이너님이 고맙단 말을 다 하시네. 수정은 주렁주렁 짐을 든 채로 저를 물끄러미 보는 백현을 보며 생각했다. 가방을 다시 고쳐맨 수정이 활짝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저야말로 감사하죠. 찬열 씨랑 좋은 시간 보내세요. 대신 작업실 많이 어지르지 마세요."

 

 

 

약간의 잔소리를 늘어놓은 수정이 손을 흔들며 문을 열고 나갔다. 수정이 사라지고 조용히 닫힌 나무 문을 보던 백현이 제 작업실로 들어갔다. 이틀 만에 보는 작업실이지만 말끔했다. 아마 수정이 청소를 해놓은 것이겠지. 백현은 테이블에 짐을 내려놓고 패딩을 벗었다. 빨간 고깔 모자를 쓰고, 종이가방은 가지런히 테이블에 놓았다. 케이크는 꺼내서 박스 위에 올려놓고 찬열의 나이만큼 초를 꽂았다. 길다란 초 두개, 짧은 초 하나. 찬열이는 스물 한 살이었다. 새삼스레 저와의 나이차이가 실감이 났다. 여섯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댔어. 여섯 살이 아니라 네 살 차이지만 백현은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백현은 조금 비뚤어진 고깔 모자를 고쳐 쓰고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했다. 8시가 되려면 아직 한 시간은 남아있었다. 둘이서 처음 맞는 찬열의 생일에 지나치게 부산을 떨었던 백현에게 졸음이 파도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 아, 자면 안되는데. 결국 잠을 깨려 눈을 계속 깜빡이던 백현의 최후의 보루가 무너져 버렸다.


찬열이 백현의 작업실에 도착한 건 백현이 잠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냥 천천히, 여유 있게 온다는 것이 너무 일찍 와버렸다. 너무나도 조용한 분위기에 찬열은 무의식적으로 발걸음 소리를 죽였다. 진회색 벨벳 카펫에 찬열의 발걸음 소리가 먹혀들어갔다. 못 올 곳이라도 왔는 듯이, 찬열은 살그머니 작업실 문을 열었다. 꼭 닌자가 된 거 같아. 찬열이 문을 열어 고개를 빼꼼, 내밀며 생각했다. 서프라이즈! 하고 백현이 왕, 달려들 것 같았는데 의외로 작업실은 너무나도 고요했다. 어두운 작업실을 창문으로 스며 들어온 바깥 세상의 불빛이 어슴푸레하게 밝히고 있었다. 백현은 소파에 앉아 곤히 자고 있었다. 빨간 고깔 모자를 쓰고 너무나도 곤히 잠들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정성스레 차린 소소한 생일상이 있었다. 작은 생크림 케이크, 좌우 대칭으로 예쁘게 꽂아놓은 초, 케이크 옆 가지런히 주인을 기다리는 종이 가방 둘, 그리고 아마도 찬열의 몫일 파란 고깔 모자. 찬열은 부스럭거리는 작은 소리도 내지 않고 파란 고깔 모자를 쓰려고 애를 썼다. 조심스레 고무줄을 당겨 턱에 걸고, 종이 모자를 머리에 얹었다. 초등 학교 졸업하고 나서 처음 쓰는 건가. 고깔 모자를 쓴 찬열은 백현의 옆에 앉았다. 꾸벅, 꾸벅, 졸음에 하염없이 흔들리는 작은 머리에서 고깔 모자를 조심스레 벗기고 머리를 제 어깨에 뉘였다. 그리고 저도 소파에 등을 기댔다. 고급 가죽 소파가 아늑하게 제 몸을 감쌌다. 찬열도 눈을 감았다. 백현이 깜빡 잠에 들어 제 생일 파티를 못 하고 하루가 지난다해도 찬열은 행복했다. 아직 케이크의 초에 불도 못 붙였지만, 선물도 못 풀어봤지만 아무렴 좋았다. 테이블 위 가지런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케이크와 종이 가방들을 보기만 해도 찬열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무엇보다 백현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백현은 존재만으로도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는 사람이었다. 찬열이 나른한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나른한 정적. 며칠 내내 잔뜩 얼어 있던 머리 속, 가슴 속이 녹아내린다.


백현은 경기를 일으키듯 잠에서 깨어났다. 제 옆에는 찬열이 소파에 머리를 대고 곤히 잠들어 있었다. 백현은 찬열이 깰까봐 소리도 내지 못하고 발만 동동거렸다. 어떡해, 어떡해! 백현은 서둘러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열한시였다. 아직 자정을 넘기지 않은 시간에 가슴을 쓸어내린 백현이 얼른 케이크의 초에 불을 붙였다. 언제 벗었는지 모를 고깔 모자를 다시 쓴 백현은 기특하게 파란 고깔 모자를 스스로 쓰고 있는 찬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생크림이 묻지 않게 케이크 받침을 조심스레 든 백현이 찬열을 불렀다. "찬열아, 찬열아." 찬열은 백현의 부름에 부시시, 눈을 떴다. 빨간 고깔 모자를 쓰고, 케이크를 들고, 저를 보고 환하게,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예쁘게, 웃고 있는 백현이 시야에 가득 찼다. 예상했던 모습이었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벅찬 것이었다. 제 가슴이 온전하게 백현으로만 가득 찼다.

 

 

 

"소원 빌고, 초 꺼. 얼른."

 

 

 

백현의 말에 찬열은 눈을 꼭 감고 초를 불었다. 물론 소원도 잊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우리 둘이서 행복했음 좋겠다. 찬열은 그 것이면 만족했다. 우리 둘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딱 이만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백현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한 것이니 정말로 소소한 소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결국 백현이 행복하면 된 것이었다. 촛불이 꺼진 케이크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백현은 얼른 작업실의 전등을 켰다. 갑작스레 밝아진 공간에 둘 다 눈이 부셔 눈을 찡그렸다. 푸하하, 찬열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내 선물."
"고마워요, 정말."

 

 

 

백현이 수줍게 내민 종이가방을 찬열이 받아들었다. 첫 번째 종이가방 안에는 곱게 포장된 상자가 두 개 들어 있었다. 아, 그리고 편지. 찬열이 얼른 편지를 꺼내들었다. 꽤나 두툼한 것이 정성들여 쓴 것 같았다. 복숭아빛 분홍색 봉투에 찬열의 마음도 복숭아빛처럼 물들었다. 기대감과 긴장감, 온갖 감정이 뒤섞인 찬열이 얼른 봉투를 열어 안에 곤히 들어있는 편지를 꺼냈다. 봉투 안에 곤히 잠들어 있던 편지도 역시나 복숭아빛이었다. 찬열이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이 활짝, 아주 활짝 웃으며 편지를 펼쳤다.


백현의 삐뚤빼뚤한 초등학생 같은 글씨가 편지지를 가득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예전에 처음 백현에게 짤막한 메모를 받았던 게 생각이 났다. 못난 글씨체는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 것마저도 참 귀여워보였다. 매일 그림만 그리던 손으로 편지지에 오로지 저만 생각하며 글을 써내려갔을 백현의 모습이 상상이 됐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마음이었을까. 찬열의 커다란 눈동자가 도록도록 굴러가며 백현의 편지를 담아가고 있었다. 백현의 편지는 꽤 활기차게 시작을 열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편지에서 눈물 냄새가 났다. 백현의 글에서, 백현의 글씨에서 백현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편지 속 백현의 감정에 괜히 제가 울컥했다. 그랬구나, 디자이너님은 이런 감정이었구나. 처음 겪는 감정에 많이 힘들었구나. 키우는 꽃에 물을 주듯 자연스럽게, 익숙한 양 백현에게 사랑을 쏟았던 제 행동이 괜히 백현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 같아 찬열은 코 끝이 찡해왔다. 찬열은 가만히 백현을 끌어안았다. 찬열의 커다란 손이 백현의 등을 쓸어내렸다.

 

 

 

"나도 너무 고맙고, 사랑해요. 혼란스럽게 해서 미안하고, 바빠서 자주 못 찾아와도 이해해줘서 고맙고."
"찬열아, 미안해."
"그런 말 하지마요."
"난 너에 대해서 전부 모르고 있었어. 나 너무 이기적인 거 같아…."

 

 

 

백현이 곧 울음이라도 터뜨릴 듯이 울먹울먹거렸다. 찬열이 백현의 이마에 짧게 입맞췄다. 찬열의 입술이 도장을 찍듯 백현의 이마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리고는 다시 품에 끌어안았다. 괜찮다, 괜찮다. 백현의 등을 토닥이는 찬열의 작은 손길에 백현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디자이너님은 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사람이에요. 늘 나한테 힘을 주고, 위로가 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미안해하지마. 디자이너님 울면 나도 너무 슬퍼요."

 

 

 

찬열은 백현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사랑했다. 제 취향을 모른다고 해서 백현이 미워진다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터였다. 그건 정말 장담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런 것으로 백현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했다. 찬열의 취향이 박찬열의 전부가 아니다. 찬열의 전부는 오로지 백현이었다. 백현과 함께 있는다면 싫어하는 것들도 금새 좋아져버리곤 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박찬열이던, 커피를 싫어하는 박찬열이던, 변백현을 사랑하는 박찬열은 바뀌지 않는다. 이 것은 세상이 뒤집혀도 바뀌지 않는 법칙이었다.

 

 

-

 

 

홍차와 커피 선물까지 모조리 풀어버린 찬열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두 번째 종이가방을 열었다. 안에는 또 종이상자가 두 개 들어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종이 상자의 뚜껑을 연 찬열의 얼굴에 커다랗게 물음표가 그려졌다. 옷? 생각지도 못했던 옷의 등장에 갑자기 멎은 찬열의 손을 대신해 백현이 셔츠와 바지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크리스마스에 장난감 선물이라도 받은 아이처럼 잔뜩 신난 백현이 셔츠의 가슴께에 박힌 'CB' 마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찬열, 백현. CB." 그제야 찬열은 이 옷을 백현이 디자인한 것이라는 걸 알아챘다. 쇼 준비로 바쁘다면서, 언제 이런 걸. 이제 겨우 가라앉았던 벅찬 마음이 다시 솟구쳐올랐다. 그래서 오늘 그렇게 골골거렸구나. 작업실에 딱 도착했을 때 약 먹은 병아리처럼 졸던 백현의 모습이 아른아른거렸다. 괜히 눈가가 시큰거렸다.

 

 

 

"내가 잘하는 건 옷 만드는 거 밖에 없어서."

 

 

 

백현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할 수 있는 건 옷 만드는 것 밖에 없었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말로 제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도 아니었다. 선물로 표현하는 건 더더욱이 그랬고. 무슨 방식으로든 제 감정과 마음을 표현해내는 것에 누구보다도 어색한 백현이었다. 마음 속에서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아우성을 치는데도 그 울림은 목구멍까지 솟구쳤다가 이내 곧 막히곤 했다. 어쩌면 그래서 서럽게 울었는 지도 모르겠다. 너에 대해 잘 몰라서, 너에 대해 더 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아서 너무나도 미안했다. 이렇게 말을 못해 달랑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를 겨우 하고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 옷에는 모두 다 담겨 있었다. 미안한 감정, 고마운 감정, 애틋한 감정, 찬열과 함께 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뒤섞여있었다. 니가 나를 안아주던 품 그 만큼, 내게 달려오던 그 다리 그 만큼, 내 어깨를 감싸주던 팔 그 만큼.

 

 


"얼른 입어봐."

 

 

 

백현이 손짓했다. 찬열의 품이, 팔이, 다리가 저에게 얼마만큼의 크기로, 길이로 느껴졌는지 궁금했다. 셔츠와 바지를 든 찬열이 탈의실로 향했다. 찬열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백현의 마음은 붕, 하늘 끝까지 떠올랐다가, 다시 땅 끝까지 내려앉기를 반복했다. 괜찮을까? 팔 길이가 너무 길지는 않을까? 찬열이에게 어울릴까? 온갖 걱정들이 한데 뒤섞여서 백현의 머리 속을 꾸역꾸역 채우고 있었다. 먼지 덩어리처럼 뒤섞인 걱정들은 찬열이 나타나자 청소기에 빨려들어가듯 쏙 사라졌다. 화려한 오리엔탈 패턴의 셔츠를 입고 까만 슬랙스를 입은 찬열이 활짝, 어느 때보다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근데 좀 커요."

 

 

 

찬열의 말에 백현이 시무룩해졌다. 정말로 셔츠의 품은 컸다. 이게 아닌데. 몸에 꼭 맞아야 예쁜 셔츠인데. 백현의 얼굴에 먹구름이 몰려와 그림자를 드리웠다. 시침핀을 가져와 찬열의 허리부분의 옷자락을 집은 백현이 한숨을 쉬었다. 나는 네 기억을 되듬어서 옷을 만들었는데, 내 기억이 잘못된 던 모양이다. 백현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져갔다.

 

 

 

"왜, 옷 사이즈가 안 맞아서 그래요?"

 

 

 

찬열이 무릎을 살짝 굽혀 고개를 숙인 백현의 눈높이를 맞추며 물었다. 사이즈가 안 맞다는 그런 1차적인 이유보다 찬열에 대한 제 기억이 잘못됐다는 것에 백현은 너무나도 실망했다. 날 안아주던 찬열이의 품은 정말로 이 정도였는데. 그런데 실제로 찬열이의 품은 더 작았구나. 백현에게 따뜻하게 저를 안아주던 찬열이의 품은 너무나도 컸었다. 적어도 제 기억에는 그랬다. 백현은 여전히 얼굴에 걱정을 달고 저를 쳐다보는 찬열에게 웅얼거리며 털어놓았다. "나한텐 니 품이 너무 컸었거든." 백현의 말에 찬열이 푸하하, 크게 웃었다. 다시 와락. 찬열이 백현을 끌어안았다. 커다란 찬열의 품이 백현을 폭 감싸안았다. 또 크게만 느껴지는 찬열의 품에 백현이 더 파고들었다.

 

 

 

"이거 봐. 정말로 크게 느껴진단 말야."
"아, 그럼 앞으로 제 옷은 크게 만들어줘요. 나 맨날 디자이너님한테 큰 사람, 따뜻한 사람될게."
"그럼 안돼. 옷은 몸에 꼭 맞아야 예쁘단 말야."

 

 

 

투정을 부리는 백현을 꼭 끌어안고 찬열이 크게 웃었다. 백현을 품 안에 안을 수 있어서, 백현이 제 품 안에서 편히 쉴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백현을 만난 뒤로 찬열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됐다. 백현을 안을 수 있는 두 팔이 있어서, 백현에게 달려갈 수 있는 두 다리가 있어서, 백현을 볼 수 있는 두 눈이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다. 같이 있는 이 짧은 시간도, 힘든 하루를 보듬어주는 짧은 메세지도, 어느 것 하나 소중하고 감사했다. 서로 이렇게 끌어안고 심장박동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같이 체온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찬열은 깨달았다. 선물로 받은 셔츠가 커서 우스꽝스러워도, 생일날 같이 있는 시간이 몇 시간이 안되어도, 작업실에서 만나 소소하게 생일 파티를 열어도, 찬열은 둘이서 같이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그 것만으로도 찬열은 충분히 행복을 느꼈다. 바쁜 스케줄에 지쳐도 백현을 생각하면 다시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생일 축하해, 찬열아."

 

 


백현이 찬열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땡. 작업실 벽에 걸려있던 시계의 초침이 움직여 12를 가리켰다. 생일 축하한다, 찬열아. 내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

우와 찬열이 생일이에요...!

아 드디어...ㅠㅠ 이 부분 쓰면서 왜이렇게 힘이 들던지...;ㅇ;

갑자기 글이 안써져서 막 불안하고 그랬어요...흑흑

그래도 그럴 때마다 댓글 보면서 힘을 냈답니다...

 

저번 17편에 댓글 달아주신 패릿님, 립밤님, 맹구님, 아봄님, 아몬드봉봉님, 라임녹차님, 니은님, 날다람쥐님, 행쇼님, 레몬에드님

그 외 세 분!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아 그리고 왜 갑자기 새벽에 글을 올렸냐구요?

그냥요.

기습공격.

 

노래는 제가 요즘 매일같이 듣는 노래!

가사가 좀...안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한데...

그냥 들으세요. 노래 좋아요.ㅋㅋㅋ

 

그럼 이만 저는 물러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오늘 밤에 또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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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패릿이에여!이번에도 일등하고싶습니당
10년 전
독자2
야호 1등!!레녹님 안녕하세여 패릿입니다!이시간까지 안자길 잘했네여ㅠㅠㅠㅠ는 사실 수행평가때문에 인티랑 숙제랑 왔다갔다 하면서 안자고 있었는데 안그래도 졸려서 잘까 말까했는데 작가님 신알신이 뙇!! 오늘도 작가님 글 보고 힐링하고 가여ㅠㅠㅠㅠㅠ드디어 찬열이 생일이네여!헝 찬열이 말 하나하나가 다 명대사네여 진짜ㅠㅠㅠㅠㅠ백현이도 그렇고 작가님 정말 필력이....대.다.나.다(찡긋) 이번편도 잘봤습니다!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제가 레녹님 응원하고 있어여ㅠㅠㅠㅠ힘내세여!!
10년 전
레몬녹차
패릿님! 새벽까지 수행평가 한 거에요? 고생이 많으시네여...;ㅅ;...진짜 기다리고 기다리던 찬열이 생일이에여...근데 왜이렇게 안써지던지...;ㅇ;...오늘도 1등으로 댓글 달아주셔 감사합니다...제 글이 힐링이 되었다니 정말정말 영광이에요!ㅠㅠ 칭찬도 정말 감사하고...몸둘바를 모르겠네요...ㅎㅎ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늘 힘이 되고, 그래요!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3
날다람쥐에요! 찬열이생일이에욤! 찬열이옷이 생각외로 커서 삐쭉대는 백현이 모습이 상상되서 설레는 새벽입니다(↗_↖) 오늘 밤에 또 뵈요♥ 흐흥
10년 전
레몬녹차
날다람쥐님;ㅇ; 네 찬열이 생일이에요ㅠㅠ 디데이ㅠㅠ 분명히 찬열이한테 안겼을 때 생각하고 옷을 만들때는 꼭 맞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찬열이의 품이 작았죠...ㅠㅠ 그정도로 백현이에게는 찬열이 품이 크게 느껴졌나봐용;ㅇ;...오늘도 댓글 감사합니다 이따 밤에 뵈요!
10년 전
독자4
행쇼입니다~ 오늘은 둘의 마음처럼 달달하고도 짠 글이네요! 찬열이가 생일이라 진짜 행복했겠어요. 제가 찬열이였으면 애인과 보내는 첫 생일이라서도 행복했겠지만 제 생일을 준비하고 선물은 뭘로 할까 끙끙 거렸을 백현이를 떠올리며 더 행복해 했을 것 같아요! 찬열이도 저와 같은 마음이겠죠?ㅎㅎ 비록 백현이가 만든 옷은 결국 조금 컸지만, 그래서 너무 달달한 나머지 안면 가득 미소가 번졌던.. 어떻게 그런 말을 생각해 내셨어요? 진짜 대단하세요ㅠㅠ 나한텐 니 품이 너무 컸다니!ㅠㅠ 아유, 진짜 제 마음이 다 콩닥콩닥한데 찬열이한테는 얼마나 귀여웠을까! 찬열이 말대로 백현이가 찬열이 취향쯤 몰라도 괜찮아요. 같이 있다보면 무의식 중에라도 차근차근 알게되고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면 많은걸 알고 있다고 느낄 테니까! 그리고 찬열이 취향은 백현이잖아요ㅎㅎ.. 부럽.. 큽.. 아침부터 달달한 글 봐서 공부할 힘이 납니다! 달달함에 눈물의 짠 것이 들어가서 더 단 것 같아요.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10년 전
독자5
아, 그리고 배경음악 너무 좋아서 그런데 무슨 음악인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ㅎㅎㅎ
10년 전
레몬녹차
행쇼님!;ㅇ; 행복한 찬열이와 백현이를 표현하려고 진짜 용을 썼는데 어째...잘 표현됐나 모르겠네요...ㅠㅠ 어렵다 어려워...ㅠㅠ 그리고 사실 그냥 편하게 꼭 맞았다고 쓰려다가 진짜 그건 너무 클리셰같아섴ㅋㅋ 다시 마음 잡고 썼어요...;ㅇ;...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편은 마냥 아쉽네요. 요즘 너무 바쁘고 몸도 지치고...그래서 그런가봐요ㅠㅠ 어어어어엉 힘들어요ㅠㅠ 행쇼님한테 하소연하고 싶었어요...ㅠㅠ 요새 몇 편이 좀 아련아련 돋았다면 오늘 올라갈 건 다시 달달 기운 회복한 편이랍니다...서로서로 마음도 확인하고 알아가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온 찬백이들을 보실 수 있을거에요...;ㅇ;...아침부터 제 글 봐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늘...ㅠㅠ 아 그리고 노래는 시크릿-줄듯말듯 이에요!
10년 전
독자6
아몬드봉봉입니다!! 이번편은 정말 아련하면서도 달달함의 끝을 보여주네요!ㅠㅠ백현이의 진심이 찬열이에게도 너무나 잘 전해져서 제가 다 기쁘네요ㅠㅠ이번 생일을 계기로 둘이 더 애틋해지고 맨날 붙어다녔으면 좋겠다ㅎㅎ 이번편 쓰시느라 고생하셨어요ㅠㅠ 글이 안써질땐 제 댓글 보고 힘내세영♥작가님♥ 시험기간인데 작가님 글 보고 힘 얻고갑니다!
10년 전
레몬녹차
아몬드봉봉님;ㅇ; 어떻게 달달했나여...전 아무래도 좀 아쉬운 거 같아...그래도 서로의 감정을 잘 나타내려고 많이 노력했답니당.. 아무래도 이번 찬열이 생일을 계기로 서로 더 많이 알아가고, 맞춰가는 성숙한 찬백이들이 될 거 같네요...! 이번에도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몬드봉봉님 댓글 보고 힘 얻어 가요! 근데 시험기간이시구나...벌써 시험을 쳐요?;ㅇ;...힘들겠당...힘내서 시험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랄게요! 힘쇼
10년 전
독자7
우리 찬열이랑 백현이 꽁냥꽁냥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
항상 잘 읽고 갑니다!!!!!패션패션화이팅♥

10년 전
레몬녹차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독자님이 좋으셨다니 저도 좋아요...!ㅠㅠ
10년 전
독자8
아봄이예요~ 너무댓글을 늦게달았죠ㅠㅠ 흑흑 요즘 정신이 하나도없어서 엑소가 뭐하구있는지도모르겠어요 ㅋㅋㅋ..ㅠㅠ 어서 이시간이 지나갔으면 ㅠㅠ잠든 백현이가 넘귀여워요 ㅋㅋㅋㅋ 저두 백현이같은 남자친구있었으면좋겠네요 ㅠㅠ 나만을 위한 옷두 만들어주구~ 박찬열 쨔식 부럽다 ㅋㅋㅋㅋㅋㅋ 백현이를 안아주ㅆ던 찬열이의 품이 매우컸다는게..ㅎㅎㅎ 와 진짜 너무너무 맘에들어요 너무너무좋고 ㅠㅠ .. ♥♥ 역시 레녹님 체고시다!ㅎㅎ 이번편도 잘보고가요~ㅎㅎ 빨리 다음편읽으러가야겠닿ㅎㅎㅎ슝슝
10년 전
독자9
레녹님 ㅠㅠㅠㅠㅠㅠ 니은이에요ㅠㅠㅠ 저 오늘... 열 두시 지났으니까 어제네요 어제부터 알바를 시작해서 금요일에 일찍 자고 토요일에 알바하고 좀 전에 들어왔어요..^^ 밀린 쪽지를 보는뎅 아니 레녹님 쪽지가 두 개나 와 있네요ㅠㅠㅠㅠ 패션패션 날이 갈 수록 너무 재밌어요... 백현이가 나한테 니 품이 너무 컸었거든 이렇게 말 하는데 왜때문에 이ㅜ 말이 좋은거져...ㅏ그냥 설렜어요.. 흡.. 다음 편 지금 읽고 싶지만 너무 피곤한 관계로 자고 일어나서 읽을게요 일어나면 봬요 ㅛㅏ핳핳
10년 전
독자10
안녕하세여 레몬에이드에요~ 어휴 진짜둘이너무이뻐서 보는 제가 달달하고 간지럽고 그러네여ㅠㅠㅠㅠ 너무뭐라해야되지 순수하다고해야하나ㅠㅠㅠㅠ 그냥 행동이랑 말자체가너무이뻐여ㅠㅠㅠㅠ작가님이이뻐서그른가 어휴이뻐ㅠㅠㅠㅠ 진짜저렇게 자기만을위한 옷이든뭐든 만들어주는사람이있으면 평생사랑할듯하네여ㅠㅠ 낮에읽어도 설레고가요...♥ 저지금당장내일이시험이라 공부해야되는데 작가님글읽으니 가기가싫네여 어휴 이 마성의자까님...♥ 전 다음 19편 읽으러갈게용 히히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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