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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김종인] 키스미 | 인스티즈

KISS ​ ME

W. 봄꽃날밤

 

 


01

 

“같이 가요.”

“응.”

“같이 가자니까요!”

   

  

하루종일 시내를 쏘다닌 통에 다리가 아파 천천히 걷긴 했다. 시원한 바람을 쐬며, 종인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가고 있다 말하니 쏜살같이 튀어나와 준건 정말 감동이었다. 근데 데려다준다고 해놓고는 왜 이렇게 빨리 걸어. 다리 긴거 누가 모르나. 같이 가요. 휘적휘적 보폭이 큰 종인 선배는 잘도 걸어간다. 옆모습을 봐야 하는데 뒷모습을 보고 있어. 대답은 또 잘해놓고 발걸음은 여전히 빠르다. 같이 가자니까요! 그제서야 온전히 뒤를 돌아 본 선배가 가만히 서있다. 먼 거리에 있는 선배를 따라잡으려 발을 다시 내딛는 순간, 발 스텝이 꼬여 앞으로 고꾸라졌다.

 

     

“아, 선배가 빨리 걸어서 그렇잖아요. 아야...”

 

  

순식간에 내게로 발걸음 한 종인선배가 무릎에 묻은 흙을 털어준다. 그런 선배를 보며 투정부렸다. 아, 선배가 빨리 걸어서 그렇잖아요. 아야... 아프다는 내 시늉에 미간을 한껏 구긴 선배가 나를 일으켰다. 무릎에 피가 고여 쓰리는 것 빼고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넓다란 종인선배 등에 업혀보고 싶어 다리를 절뚝이는 척 했다. 이런 내 상태를 본 종인선배가 마른세수를 했다.

 

   

“버려, 반바지.”

 

 

기껏 돌아온 말은 입은 반바지를 버리라는 거? 업어줬으면 좋겠는데, 손도 아니고 상의 셔츠의 옷깃을 슬며시 잡은 선배가 나와 보폭을 맞춰 걷는다. 옷깃...뭐,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거지 뭐.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라서 확 헤어지고 싶은데 헤어지면 아플건 나니까. 꾹 참아본다. 근데 뭐야. 고백한 건 선배면서.

 

 

 

 


  

 

02

 

 

“얘 왜이래?”
“아 형. 혼자 되게 많이 먹어가지고.”

 

  

오랜만에 갖는 동아리 술자리에서 홀짝홀짝 들이키다 보니, 선배 생각나고, 선배 생각나니 모든게 서운하기만 했다. 손도 안 잡아주고 뽀뽀도 안해주고 말이야. 그럴거면 왜 나한데 사귀자고 했어! 많이 마신 통에 고개가 주체가 안되서 비틀비틀 거리니까, 동기 세훈이가 내 머리를 저의 어깨로 뉘였다. 딸랑- 종소리가 울리고 가게 안으로 누군가 들어온 것 같은데... 얘 왜 이래? 들리는 목소리가 딱, 종인 선배다. 아 형. 혼자 되게 많이 먹어가지고. 나 안취했는데. 안취했어. 정말... 눈꺼풀이 도통 무거운게 아니어서 눈을 못뜨겠다. 종인 선배 보고싶은데... 고개가 자꾸 앞으로 쏠리니 세훈이가 다시 저의 어깨로 뉘인다. 이 어깨가 종인 선배면 얼마나 좋을까.

 

   

“세훈아아, 나도 하고싶어.”

“뭘.”

“키스......”

 

 

종인 선배랑 손 잡고, 뽀뽀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술 취한 와중에도 종인 선배에게 들릴까 아주 은밀하고 낮게 속삭였다. 오세훈은 다 이해해줄거야. 내 오래된 친구니까. 내가 속으로 삭히다가 죽을 것 같아서 그래. 세훈아아, 나도 하고싶어. 내 목소리보다 더 작게 대답한다. 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게 느껴진다. 키스...... 정말 하고싶어 종인 선배랑!

 


  

   

촉-

 


순식간에 말랑말랑하고 뜨거운 열기가 닿았다 떨어진다. 급기야 내 볼을 쓰다듬기도 한다. 잠시 다가온 그 향기는 아주 익숙한 것, 이를테면 선배라던가...? 술 기운이 다 날아간 듯 눈을 떠보니 내게 어깨를 내준 주인공은 오세훈이 아니라, 선배였다. 잠깐 휴대폰을 바라보다 다시 내게로 눈빛을 쏘길래 얼른 눈을 감았다.

  

 

“아, 형 뭐에요. 집가서 하세요.”

“진짜 취했나봐. 나한데 니 이름 부른다. 내가 너인줄 아나봐.”

 

 

오세훈이 종인선배에게 짜증과 부러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 형 뭐에요. 집가서 하세요. 오세훈의 말에 선배가 푸스스 웃는다. 어깨가 살짝 들썩인다. 내 머리도 흔들린다. 진짜 취했나봐. 나한데 니 이름 부른다. 내가 너인줄 아나봐. 고개가 자꾸 앞으로 쏠려 세훈이가 다시 저의 어깨에 나를 뉘인줄 알았더니만, 그새 종인 선배가 자리를 바꿔 나를 어깨에 뉘인줄은. 정말.

 

 

“진짜, 존나 예뻐....너무 좋아.”
“아까 쟤가 뭐래요.”

“나랑 키스하고 싶대.”

 

   

진짜, 존나 예뻐....너무 좋아. 종인 선배의 입에서 나온 말마다 놀라울 따름이다. 일반적인 사귀는 사이에서는 당연한 거지만, 손도 잡아주지 않고 옷깃 잡는 선배가 나한데 이런 사랑스러운 눈빛을 쏜다는게. 아까 쟤가 뭐래요. 오세훈이 묻는다. 아, 나 키스하고 싶다고 했었지...쪽팔려 이야기 하지 마요. 으엉. 나랑 키스하고 싶대. 선배가 대답한다. 오세훈이 우웩 시늉을 한다.

 

   

“마음만으론 하루종일 물고 빨고 싶은데 매일 참아. 자제 못할까봐.”

 

 

 

 

 

 

 

03

 

 

그렇게 업히고 싶던 종인 선배 등에 업혀있다.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에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잠꼬대인줄 알았는지 상관 쓰지 않고 선배는 묵묵히 걷기만 했다. 무거울텐데. 여름이라 시원하게 입은 종인 선배의 검정 티셔츠가 업힌 나로 인해 엉망이다. 자꾸 눈에 쇄골이 들어와... 뒤에 업혀서 눈을 보란 듯이 뜨고 있는 것도 모르는 선배는 내 엉덩이를 갑자기 톡톡 두들긴다.

 

 

“쬐끄만게. 키스는 뭔 키스야.”

 

   

그러면서 왜 피식 웃는건데요. 사람 설레게. 계속 입맞추고 싶던 종인선배의 쇄골에 고개를 묻어 촉- 소리를 내며 뽀뽀하곤 떨어졌다. 그제서야 내가 깬걸 알아차렸는지 종인선배가 흠칫 했다. 업힌 나를 갑작스레 내려놓더니 미간을 꾸깃 구겼다. 낮은 한숨과 함께. 아, 뭐야. 표정 무서워요 선배. 내가 잘못했어요. 내 어깨를 저의 두손으로 잡더니 곧이어 한 손이, 내 목 언더리로 자리한다. 바로 목 밑에 있던 티셔츠를 쇄골 부분까지 조심스레 내린다. 입술이 닿는다. 쇄골에 선배의 입술이 닿았다는 걸 인지하기도 전에, 선배가 내게서 등을 돌렸다.

 

 

“쬐끄만게.....”

 

 

 

 

 

 

04

 

 

술을 진탕 마셨다. 유난히도 오늘은 술이 땡기는 날이었다. 오락가락 거리는 정신을 붙잡고 한잔만 더 줘를 외치며 술잔을 높이 들었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내 얼굴은 빨갛게 익어있을 것이 뻔했고, 그런 내 손을 제지한 오세훈은 나완 아주 다르게도 멀쩡했다.

 

 

“이제 집에 가야지. 시간이 몇신데.”
“아직 두시거든? 야아- 이제 시작이야.”
“형이 걱정 안하냐?”

“괜찮아. 괜찮아.”
“야, 휴대폰 줘봐.”
“진짜루 괜찮다니까?”


 

왠지 모르게 자존심도 상했다. 나는 이렇게 어지러워 죽겠는데, 오세훈 너는 아무렇지도 않냐. 아, 뭐야뭐야. 짜증나. 한잔 더 달라니까 절대 안주고.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오세훈의 손을 뿌리칠 수도 없다. 이제 집에 가야지. 시간이 몇신데. 휴대폰의 홀드를 켜 시간을 보던 오세훈이 탁자를 탁탁 쳤다. 정신 차리라는 듯이. 몇시나 됐다구 그래. 아직 두시거든? 야아- 이제 시작이야. 정말로 더 마실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야. 철 없는 내 말에 오세훈이 한숨을 낮게 쉬었다. 형이 걱정 안하냐? 종인 선배? 걱정하겠지...그래도 뭐 종인 선배는 이해해주실거야. 괜찮아. 괜찮아.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알겠으니까 야, 휴대폰 줘봐. 오세훈의 말에 손에 쥐고 있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려 했다. 툭- 아 뭐야, 이게 왜 땅에 떨어져. 힘이 없는 나머지 주머니에 넣는다는게 그만 땅에 떨궈버렸다. 휴대폰을 주우려 몸을 굽히려는 찰나였다. 진짜루 괜찮다니까? 오세훈이 재빠르게 땅에 떨어진 휴대폰을 낚아챘다.

 

 

“아, 줘!”

“시끄러워.”
“달라니까!”
“알겠어. 그럼 나 휴대폰 한번만 빌려줘. 친구한데 전화 좀 하게. 형 한데는 절대로 전화 안할게. 나 믿지? 친구잖아.”

 

 

달라고 떼를 썼다. 애처럼 떽떽거리며 난리치자, 오세훈이 시끄럽다는 듯 귀를 막았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체념을 한 듯한 오세훈이 내 어깨를 토닥거렸다. 알겠어. 휴대폰을 달라고 손을 뻗자, 오세훈이 내게 물었다. 그럼 나 휴대폰 한번만 빌려줘. 친구한데 전화 좀 하게. 형 한데는 절대로 전화 안할게. 나 믿지? 친구잖아. 맞지. 우린 친구지. 의리가 있지, 믿어믿어!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그리곤 어지러워 탁자로 고개를 처박았다. 세상이 빙빙 돌아.

 

   

“아, 뭐하는거야!”

“너야말로 뭐하는건데.”

 

 

딱 이대로 잠들고만 싶었다. 속이 갑자기 울렁거리고, 열도 나는 것 같고...무엇보다 졸려. 졸려죽겠는데 오세훈이 내 어깨를 쥐고 흔들었다. 벌써 전화 다 하고 온건가. 근데 나 좀 내버려두지. 짜증나게. 아, 뭐하는거야! 몸을 가까스레 일으켜 성을 내자, 내 앞에 있는건 오세훈이 아니라 선배였다. 너야말로 뭐하는건데. 오세훈 자식, 전화 안한다더니. 다 구라였어...나쁜놈.

 

   

“업혀. 집에 가자.”

“제가 걸어갈 수 있어요.”

“너 못 걸어. 말 좀 들어. 응?”
“아니, 이거 봐봐요! 저 잘걷...”

 

 

내게 뒤돌아서 등을 돌린 선배가 나를 힐끗 바라보곤 말했다. 업혀. 집에 가자. 나 되게 무거울텐데..... 제가 걸어갈 수 있어요. 이 정도로는 끄떡없어요. 무엇보다, 선배...저 되게 무겁다구요. 선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 못 걸어. 말 좀 들어. 응? 다정한 선배의 목소리에도 굳이 내가 걸어가겠다면서, 잘 걷는 시범을 보여주려 했다. 아니, 이거 봐봐요! 저 잘걷... 죠. 말을 흐리며 콰당 앞으로 고꾸라졌다.

 

 

“미안. 만지려고 한 건 아닌데.....”

“.......”

“이제 업혀.”

 

 

하얀 치마가 온통 더러워졌다. 내 정신이 치마에 팔려있는 사이, 재빠르게 다가온 선배가 내 무릎을 털어주었다. 미안. 털어주다, 아차 싶었는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만지려고 한 건 아닌데..... 사귀는 사인데, 더군다나 무릎을 털어주려다가 손 댄 것 뿐인데 뭐가 그리 미안하다구. 큼큼 거리며 선배가 다시 뒤돌았다. 이제 업혀. 끙차. 나는 조용히 업혀주었다. 걸을 힘이 정말 없었기에.

 

 

“진짜 술 꽤 좋아해.”

“네에....”
“세훈이래도 안돼.”
“.........”
“거기다 이런 늦은 시간까지 술을 먹어?”

 

 

저번에도 술에 취해 종인선배 등에 업혔었는데. 이번에도 그렇네. 진짜 술 꽤 좋아해. 그런가봐요.... 네에.... 대답이라도 하지 않으면 잠이 들것만 같았다. 희미해지는 정신을 겨우겨우 잡고 있는데, 선배의 아주 낮은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세훈이래도 안돼. 거기다 이런 늦은 시간까지 술을 먹어? 저번처럼 내 엉덩이를 툭툭 두들긴다. 괘씸하다는 듯이.

 

 

“움직이지마.”
“싫어요. 히.”

“내려.”

 

 

아, 진짜 너무 좋다. 어느새 잠은 다 달아나버리고, 새벽 공기도 지금 이 상황도 종인 선배도 모두 좋아서 나도 모르게 다리를 흔들었다. 움직이지마. 무겁나? 그래도 난 기분이 너무 좋다구요. 싫어요. 히. 오늘 하루만 고생좀 해요. 업어준다던 선배가 잘못이야! 내려. 극저음의 목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왜 그러시는거지... 많이 무겁나. 순식간에 나를 등에서 내리게 한 선배가 나를 벽으로 밀었다. 다리에 힘이 없어 주저앉아 버리려고 하자, 선배의 단단한 허벅지가 나를 받쳐 들었다.

 

 

“뽀뽀해.”

 

 

선배가 저의 입술을 톡톡 두들기며 내게 말했다. 뽀뽀해. 너무 가까운 거리에 숨을 참았다. 으아, 미치겠어 내가... 숨을 참으며 눈을 내리깔자, 선배가 내 코를 툭 쳤다.

 

 

“잘못했잖아.”

“..........”

“안그래?”

 

 

푸흐- 선배가 고요히 웃더니, 내 두 손을 저의 한손으로 결박해 잡아 올렸다. 그리곤, 내 목덜미에 고개를 묻곤 말했다. 잘못했잖아. 여태까지 들었던 목소리 중 가장 낮은 목소리로. 술은 깨버린지 오래였다. 곧이어 목덜미에 선배의 입술이 닿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따끔한 느낌과 함께 고개를 젖히자 선배는 그제서야 내게서 떨어졌다. 내 목덜미를 매만지며 다시 물었다. 안그래? 목덜미가 새빨갰다. 다시 내 입술 한번, 키스마크 한 번 바라보던 선배가 손으로 다정히 내 아랫입술을 쓸었다.

 

 

 

  

 

[EXO/김종인] 키스미 | 인스티즈

“진짜...하루종일 물고 빨아도 돼?”


 

 

 

 

 

 

 

+

두번째 글이네여. 반가와여. ^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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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아...발렸읍디다.... 제목부터 제꺼스럽구요..예... 넘나좋은것.... 잘읽고갑니다.....I LOVE YOU....
8년 전
독자2
아 맞당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작가님♡
8년 전
봄꽃날밤
감사합니다 자주 봬요 ♡ㅅ♡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8년 전
독자3
평생 물고 빨아된다고 전해라~

심쿵하다못해 상상해버린 징어입니다ㅋ

8년 전
봄꽃날밤
좋은 상상입니다 ㅋㅋㅋㅋ❤️
8년 전
독자4
하루종일해도좋어ㅠㅜㅜㅜㅜㅡㅜ종인아ㅜㅜㅜㅠ
8년 전
봄꽃날밤
저두요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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