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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육아 전쟁 06 | 인스티즈

여기 봐요!

 

 

육아 전쟁

W. AJK

 

언제 오던지 삭막함에 숨이 턱 막히는 이곳에 또다시 발을 들이다니.

남준은 목이 죄여오는 듯한 환상에, 항상 단정했던 제 넥타이를 거칠게 끌어내렸다. 이내 손 끝에 닿는 금속 도어벨마저 불쾌하리만치 차가운 게, 마음마저 동한다.

 

띵동.

 

 "....."

 

띵동.

 

 "..누구."

아니나 다를까, 성가심이 한참 묻어나는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제 귓전을 울린다.

 

"나다."

 

"..형?"

 ㅡ들어와.

 

 

 

 제게 있어서 불행 중 다행일까. 오랜만에 마주한 놈의 모양새는 여전했지만, 한동안 죽은 듯 지냈던 녀석이 먼저 저를 부르다니. 남준은 여기서부터 뭔가 일이 다르게 돌아감을 느꼈다. 그렇게 예측 불가의 상황속에 저의 마음이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으레 여유로운 표정을 짓곤 몸을 일으켜 데스크에 걸터앉는 녀석. 그러고는 제 검은색 셔츠 앞주머니에서 담배곽을 꺼내, 금세 한대를 물어 불을 붙이고는 연기를 내뿜기 시작한다. 남준을 향해 일직선으로 뱉어낸 연기가 곧 바닥으로 천천히 가라앉는 것이, 서서히 불안함에 잠식되어가는 제 심정과도 같아보인다면.

 

그렇게 녀석의 쭉 뻗은 손가락에 아슬하게 걸쳐진 하얀색 막대가, 필터 끝까지 다 타오르는 것을 얼마동안 지켜보았던가? 슬슬 한계점에 도달하는 인내심에 턱짓으로 그에게 본론을 재촉하자, 이미 쓰레기에 불과한 담배꽁초를 손가락으로 튕겨 남준이 서있는 방향으로 날려버린다. 순간, 남준의 눈앞에 주황색 불똥이 튄다. 뭐하는 짓거리냐고 욕이라도 해줄 참에, 그가 굳게 닫혀있던 제 붉은 입술을 연다.

 

 "나, 웃긴 짓 해보려고."

그래, 결국엔 사고를 치겠다는거군.

 

 "사람 불안하게 수작 부리지마. 너 아니어도 신경 쓸데 많아."

 

 딱 부러지게 저의 말을 차단하자, 에이,형ㅡ 하며 살살 눈웃음을 치는 녀석. 저 모습에 홀려 넘어간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얼굴 자체로도 화려한 커리어 되시겠군. 그러나 녀석은 제 뜻을 굽히지 않았다.

 

 "프로젝트, 신입 사원으로 들어가려고."

 ㅡ어차피 저번에 신입 지원팀으로 나 대신 얼굴 비췄다며. 라고 덧붙이는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서려있다.

 

제 정신이냐? 라고 묻는 제 목소리에도 개의치 않으며 한귀로 흘려버리는 그.

 

무슨 니가 암행어사냐? 직책 숨기고 사원들 감시라도 하겠다고? 상식선에서 도저히 이해불가한 녀석의 생각에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반박을 애써 누그러뜨리고, 남준은 엇나가려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유가 뭔데, 말이나 들어보자."

'재밌을거 같아서.' 라는 뭣도 아닌 대답이나 하시겠지.

 

 "프로젝트, 초기 내용만 봤는데 꽤 흥미로워서."

그러나 제 예상과는 다른 내용이 들려왔다.

 

"뭐 어떻길래."

보기 좋게 빗나간 추측에, 저도 궁금해져서 지체없이 물으니 녀석은 이제껏 짓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안건이, 임원진이 아니라 초짜 햇병아리한테서 나왔더군. 실무경험이라곤 전혀 없을 직책한테서."

ㅡ오랜만에 나랑 뜻이 같은 사람을 만났어, 하하.

 

녀석의 시원한 웃음을 끝으로, 방 안의 공기가 다시 탁해졌다.

 

 

정말이지, 도통 속을 알 수없는 놈. 아무리 이 바닥이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라지만, 녀석은 그 먹이사슬의 정점ㅡ 아니야. 너를 완벽하게 정의하기엔 이 말은 흔한 소설책에 쓰여진 진부한 수식에 불과하다. 먹이사슬 관계의 "열외". 함부로 정의하기 힘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 아, 그래. 야누스. 상대가 최상위건, 최하위건 언제 그 탈을 바꾸고 칼을 겨눌지 모르는 이중인격자.

 

 

 

 

 

 "...또라이 새끼."

 

 

 

 

[방탄소년단/전정국] 육아 전쟁 06 | 인스티즈

...김태형.

 

 

 

 

 

*

 

 

오늘이 무슨 날이냐? 바로 프로젝트 회의 날이다. 무기한으로 연기된 저번 회식을 끝으로, 근 3주의 시간동안 이 날을 위해 얼마나 준비에 준비를 거듭했었나! 해가 떠오르는 이순간에도 마지막 스퍼트를 내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국이가 새근새근 자고있는 침대 옆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중이지. 정말 끝까지 괴롭구나. 모 연예인 말대로 요단강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분이야....

 

새벽 6시 20분. 한겨울이라 그런지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실내에, 온연히 제 몫만을 다하는 옅은 조명등을 껐다. 한시간 정도 눈을 붙이자고 생각해 알람을 맞추곤 정국이 옆에 누웠다.

 

....망. 어..망.

 

아, 뭔소리야.. 뭔가 가슴께와 복부가 묵직히 짓눌려 오는 느낌에 힘겹게 눈을 뜨니 보이는 건,

 

"마마!"

 

 어슴푸레 보이는 작은 형체. 내 배위에 마주보고 올라타 누워서 나를 불러댄다.

 

"어마, 일어나요!"

 

 "..정국이 잘 잤어?"

 

 바로 일어나 말해서 그런지 목소리가 무겁게 잠긴 내 아침인사에도 기다렸다는 듯, 방싯방싯 웃으면서 대답하는 정국이.

 

 "우응,네. 어망, 피곤해요..?"

 

..정국이가 요새 유치원에서 책을 많이 읽나? 말하는 게 단어도 그렇고 부쩍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든다. 똑똑하기도 하지. 뻑뻑한 눈가를 짚으며, 상체를 약간 일으켰다. 정국이가 뒤로 넘어가지 않게 안아주면서. 그러자 저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꽈악 안겨오며, 나에게 조심스레 물어온다.

 

"..마마. 오늘도, 늦어요?"

 

 회의 준비 기간동안 팀원들과 함께 야근만 밥먹듯이 했다. 내용이 내용인만큼 독자적으로 할 수 없었기에 전처럼 자택 업무를 핑계로 집에 올 수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집에서 내내 혼자 있었던 정국이. 내려다 본 정국이의 얼굴은 둥그런 눈꼬리가 축 내려간 게 그동안 얼마나 나를 기다렸는지 그 모습이 상상이 갈 정도였다. 오후 6시. 정상 근무가 끝나고 다들 저녁 식사로 자리를 비울 때 급히 유치원에 가서 정국이를 픽업하고, 집에 데려와 밥 먹이고. 제일 중요한 문단속 당부하고, 나는 다시 회사로 복귀. 밥은... 항상 회사에서 야식 시켜먹고. 일 하는 중에 올려다 본 창밖이 어두워질 때면, 혹시모를 걱정에 정국이에게 잘 있는지 전화를 하고. 그렇게 그날 업무 할당량을 완료하고 고된 몸으로 밤 늦게 집에 오면.

 

마마!

 

정국이는 단 한번도 저가 먼저 잠을 자고 있던 적이 없었다. 현관 앞에서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내 베개를 껴안고 얼굴을 파묻은 채로 있다가 튀어나와 반기는 정국이. 처음에는 놀람과 함께 그래도 고 작은것이 나를 기다려줬다는 생각에 기특해서 부둥부둥 해줬으나, 계속되는 야근에도 한번도 빼먹지 않고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정국이를 보자니 걱정이 앞섰다. 나랑 같이 야근하는 것도 아니고...

 

'정국아, 잘 때는 자야지. 나 올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요. 그래야 키도 쑥쑥 크고 하지.'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그 행동을 하는지 알기에 부드럽게 타일렀다.

 

'..그래도, 오는 거 보고 싶단 말이에요.'

 

 '아침에 눈뜨면 누나 항상 옆에 있잖아, 응?'

 

'걱정된단 말이에오! TV에서 봤는데, 누가 마망 잡아가면 어떻게 해요?'

 

 큭...정국아. 참 웃긴 소리구나. 날 잡아갈 사람이 어딨냐. 아 그냥 잡아가줬으면 좋겠다..하며 진지한 자기와는 다르게 비식비식 웃는 내 표정이 마음에 안 들었던 듯

 

 'ㅡ미워요. 어망은, 몰라.'

 

 하며 토라진 채 내게서 고개를 돌려버린다. 어쭈, 이것 보소? 반항 시작이냐 응? 뭘 몰라 인마. 너가 엄마 바보라는 사실은 아주 잘 알고있거든? 너 좀만 크면 마마보이라고 놀려먹을 테다. 그리고 뒷머리 붕 뜬거나 정리해 이놈아!

 

 ...라고 했던 지난 날들, 이젠 모두 안녕이다. 오늘부로 프로젝트 준비는 끝!

정국아, 많이 심심했지..! 오늘부턴 야근 해방이야.

 

 "아니야, 정국아. 오늘부터는 일찍와."

 

그렇게 지난날의 회상을 접고 정국이에게 희소식을 전했다. 몸은 다 죽어갈 지경으로 피곤했지만 뛸 듯이 기뻐하는 정국이처럼 정신만은 나도 날아갈 듯 후련했다.

 

 "ㅡ진짜요? 헤에, 기뻐요!"

나를 향한 정국이의 올망졸망한 눈동자가 더욱더 빛을 발하면서 작은 입술이 벙긋벙긋 움직인다.

 

 "흐응. 어망, 좋아해요..."

 

 내 팔에 제 콧등을 부비적거리며, 끝이 늘어지는 목소리로 귀엽게 아양을 떤다.

...이놈아, 아침부터 또 느닷없는 고백 시작이냐. 하도 많이 들어서 별 다른 감흥이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새삼스레 또 말하지만, 정국이가 요새 표현이 더 늘었다. 어린아이 특유의 솔직함은 차치하더라도, 간간히 내뱉는 말에는 대담함이 꽤 돋보였다.

 

 예를 들면, 이런거?

 

'머리 쓰다듬어주세요.'

'안아줘요.'

'어망. 이마에 뽀뽀..!'

'저 봐주세요.'

'이리 와요.'

'마망이 제일 좋아요!'

 

 여전히 나에게 관심과 표현을 갈구하는 것은 같았으나, 예전에는 제 뜻대로 안되면 배액 울기 일쑤였는데 요새는 가끔가다 명령조 비슷한 당돌한 어투로 나를 갈구는게 아닌가? 하아, 이런거 보면 은근히 내 미래가 보인단 말이지.....잡혀 살 내가 보인다. 싹이보인다 보여......! 크면 꽤나 여자아이들 마음을 뒤흔들겠다는 생각도 든다. 국이 이놈, 그러면 안돼.

언젠가 날 한번 잡고 교육을 시켜야겠단 생각에 한참 빠져선 멍을 때리고 있었나보다. 나에게 꼭 안겨 내 가디건 단추를 살살 만지던 정국이가 내 휴대폰 알람 진동소리를 듣고는 나에게 알려준다.

 

 

 

 

 아, 이제 준비해야겠다.

정국아 일어나자.

 

 

 

 

 

 *

 

[방탄소년단/전정국] 육아 전쟁 06 | 인스티즈

"........"

 

 

 "........"

 

 

어깨에 메인 빨간색 가방끈이, 힘을 가하는 제 주먹진 손에 의해 비틀어진다.

앙증맞은 크기의 노란색 신발 끄트머리로는 애꿎은 아스팔트 땅바닥만 걷어찬다.

고개를 숙인 채 반쯤정도 보이는 얼굴은 왜인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다.

 

 

유치원생 전정국.

입술을 삐죽이며, 뜸 들이는 중이다.

 

 

 "우음, 보내기 싫은데...."

 

 

 

..웃긴놈일세? 니가 나를 보내는 거냐?! 내가 너를 유치원에 보내는 거지!!

 

 흡사 거대토끼의 모습이 연상되는 분홍색 토토유치원 버스를 타기 전, 마지막 인사를 주고 받는 나와 정국이. 주고 받기보단, 일방적인 정국이의 당부에 가깝지만..... 어쨌든 많이 컸네 이자식. 내가 토끼가 아니라 호랑이놈을 키웠어. 삐져나오는 실소를 삼키며 옆에 계신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세진 선생님, 수고하세요."

 

그러자 산만한 덩치와는 다르게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정국이를 이끄신다. 정국이는 선생님이 내민 손을 멀뚱히 쳐다 보다 곧 고개를 홱 돌리곤,

 

"어마, 오늘 약속했죠? 무조건 빨리와오! "

 

 .....나는 왜 한낱 유치원생한테 잡혀사는 것인가. 아니, 애초에 처음부터 내가 저인간 한테 잡혀있었나...? 엄마, 오늘도 보고싶어요.

 

 

 

 

*

 

 

 

 ".....감사합니다."

 

 "여주 씨, 오늘 정말 멋졌어."

 

 "김 대리, 역시 최고였네."

 

프로젝트 발표는 성공적이었다.

직상 상사, 동료들의 인정. 그리고 후배들의 존경의 눈빛. 그래도 제일 좋은건, 끝났다는 생각의 개운함 아닐까. 그렇게 과분한 칭찬을 받으며 프로젝트 종료 후 3층 우리 부서로 내려왔다. 준비한 건 몇 주인데, 이렇게 순식간에 끝나다니. 약간 허탈하기도 한 마음을 추스리며 자리에 앉아있자니, 그제서야 컨퍼런스룸에서 이동하여 내려오기 시작하는 듯한 우리 부서 인원들. 비워져 있던 데스크 자리가 차츰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상해 보일 정도로 시끌벅적한 우리 부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종료가 한 몫 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간간히 괴성 속 탄성이 들릴정도로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나도 좀 알아 봅시다.

 

 

 

궁금증을 풀기에는 그닥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단상 위 일렬로 빠릿빠릿하게 쭈욱 서있는 사람들. 우리 부서 신입사원들이었다. 지금은 신입직원들 자기소개 중. 남녀 총 여섯명의 인원들 중, 눈에 띄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가운데 저 남자. 연예인 뺨 치는 얼굴이다. 일단 그것보다는, 다들 긴장에 식은땀이라도 흘려보이는 표정인데 홀로 저만 웃는 표정이다. 벌써 그 모습에 넘어간 우리 부서 여직원들...갑자기 파우치를 찾는 손이 많아지네.

모두들 목소리를 떨며 제 소개를 하기 시작하는 다른 신입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제 소개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 앉아있는 저 남자만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래. 생김새가 생김새다 보니...

이쯤되면 뭐 얼굴로 들어온건가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마저 든다. 임원진 중에 여자가 있던가 하는 생각을 곰곰이 하며 눈동자를 굴렸을 때,

 

 

 

[방탄소년단/전정국] 육아 전쟁 06 | 인스티즈

 

 언제부터 나를 보고있었는지. 바로 마주치는 시선이 당황스럽다 느껴질때쯤, 신입사원 신고식 종료를 알리는 팀장님의 목소리를 끝으로 모두가 일어섰다.

 

드르륵ㅡ

습관적으로 스커트 뒤를 툭툭 털고, 자리에 일어나니 보이는 건 방금 전 시선이 마주친 남자.

설마...?

 

 "안녕하십니까? 다시 한번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김 대리님 바로 밑에서 일하게 될, A팀 사원 김태형이라고 합니다."

 

정중한 인사 내용과는 달리 히, 하고 천연덕스럽게 웃는 소리로 제 소개를 끝맺은 남자는 내게 악수를 청해왔다.

 

 

아, 내 직속 후배라니....

사실을 알자마자 복잡한 감정과 여러 생각이 얽혀진다. 일단 난 태형씨에게 상냥한 선배가 되지는 못할 거야....큽, 미리 사과할게. 나는 팀내에서 채찍 역할이니까. 그리고 A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요업무를 맡는 우리 팀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걸. 그런 연유로 웬만하면 신입을 받지않는 우리팀에 당신이 오다니, 왠지 신기하기도 하고 고생길이 빤히 보여 내가 다 안타까,

 

"ㅡ아아?"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만히 서 있는 나를 말없이 보다 오른쪽 손을 확 잡아채 억지로 손을 흔드는, 김 사원의 길다랗고 큰 손에 잡혀져 어느샌가 악수를 하고 있는 내 손.

곧이어 화사하게 이를 내보이며 짓는 미소에, 화를 낼 수도 없게 만든다.

 

 "제가, 잘할게요."

 

유쾌해보이지만 저음의 힘있는 목소리가, 스스럼없어보이지만 맞닿은 차가운 온도의 손이, 이질감을 불러 일으켜.

 

생각보다, 더 힘들지도.

 

 

 

 

*

 

 

 

생각보다 힘들기는 개뿔이.

아주 복덩이다, 복덩이.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하는것 같지만, 속으로는 얼굴 구기면서 입 찢어지게 웃고 있다구. 김태형 사원 덕에 눈에 띄게 줄어든 업무량, 날마다 0건을 찍는 후처리 업무. 칼퇴근과 더불어 자잘한 잔업마저 없어져 여유 시간까지 생겼다. 부하 잘만나서 내가 아주 현실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구나..! 저번 애들은 아주 그냥 개차반이었는데, 역시 사람 인생은 길게 봐야돼.

 

그렇게 히히덕 대며 데스크에 앉아 오늘 끝나고 정국이랑 뭐 먹지, 하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비스듬히 하는데, 결재를 받으러 온건지 복덩이 김태형 사원이 다가왔다.

 

훅 끼치는 향수 냄새. 제 이미지와는 안맞는, 무거운 느낌의 도발적인 향이다. 뭐, 취향 존중.

 

문서를 받아들어 표지를 넘겼다. 오늘도 소름돋을만큼, 무수한 타이핑의 향연에도 오타 하나 보이지 않는 말끔한 텍스트. 그 내용마저도, 내가 신입 때 실패와 실패를 반복하며 터득한 방법들을 완벽히 올려서 내보냈다. 속으로 이자식 진짜 뭐지 하며 감탄을 하며 훑는데, 귓가에 나직히 들리는 태형 씨의 낮은 목소리.

 

"김 대리님은, 참 대단하신 거 같아요."

 

"...?"

서류에 집중했던 시선이 어느 한곳에 멈춘다.

 

"어떻게 그 생각을 하셨는지 해서요."

 

 아, 프로젝트 얘긴가?

어, 그냥 뭐ㅡ 내가 그런 인간이다보니. 라고 가볍게 받아쳐주자,

 

 "아아,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진행한다. 마음에 드는 거면. 그렇죠?"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왜 갑자기 여기서 그 얘기야... 내겐 별달리 중요한 얘기가 아닌거 같아서 김 사원의 말에 대충 대답해줬다.

 

"ㅡ저도 그래요."

 

"뭐라고? 못 들었어."

 

방금 김 사원이 뭐라고 한 거 같은데.. 마침 딱 서류에 싸인을 하느라 못 들었다.

김태형씨, 나는 말이야... 그 한 달전 프로젝트 다시 하라면, 절대 안해. 힘들어 뒈질뻔했거든.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끝났으면 다야! 하하! 내 손을 떠났으니 이젠 나랑 상관 없는 얘기지.

 

"아니에요, 흐. 대리님, 커피 한 잔? 옥상?"

 

 이제 며칠 됐다고 벌써 나의 패턴을 완벽히 파악한듯 너스레를 떨며 말을 거는 모습이 얄밉게 보이지 않는다. 일단 일을 잘하니까, 오히려 그 모습마저도 싹싹해보여. 붙임성도 좋고, 일처리 속도도 빠르고. 허둥지둥 해야 하는게 정상아닌가. 고문관 예약일줄 알았는데...

이제보니까 녀석, 진짜 신입 맞아?

 

 

 

*

 

 

..그렇게 복덩이 후배의 덕으로, 칼퇴근 후 집에 왔지만. 아니 어째 회사가 잘돌아가니 이젠 집에서 곤욕을 치르는 중 되시겠다.

 

"정국아, 잠깐마안ㅡ,"

 

"시러요. 빨리 와요."

 

아이가 말이 늘어서 좋은 점은 의사소통이 어느정도 되니 말로써 다룰 수 있다는 것이겠지만, 나와 정국이는 논외인가보다. 의사 소통을 너무 확실히 해서 문제야....의사 전달이 너무 단호해....다루기가 힘들어....

 

"아니! 그걸 못 기다리고! 잠깐 기.."

 

"어망 지금 안오면 울거에오."

 

 아니 이놈이 진짜...! 부엌에서 한창 저녁 준비를 하던 것을 멈추고 성큼성큼 발소리를 내며 거실로 나왔다. 너 누구 닮아 성질머리가 이러냐. 적어도 난 아닌데, 응? 전에 울고 불고 하면서 나한테 말하고 싶었던 내용이 저 말들이었을까? 그렇다면 충격과 공포다. 그냥 말없이 울면서 떼 쓸때가 좋았던건가...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을 때가 좋았어...큿..!

얼굴을 구긴 채 한숨을 내쉬며 정국이에게 다가가자, 제 쪽으로 나를 확 이끈다. 어린놈이 힘이 왜 이렇게 세? 넘어지듯이 거실 바닥에 앉자, 어이없는 내 표정을 흘끔 보더니, 이제는 '마망, 꾸기 무릎 베개 해주세오!' 같은 요청도 생략하곤 제 멋대로 내 무릎에 머리를 뉘인다. 그래도 '잉차,잉차!' 같은 귀여운 소리를 내며 정자세로 고쳐 눕기 시작한다. 정면으로 보이는 얼굴에, 나만 보면 제 눈을 접으며 방실 웃는 표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밑에서 내 얼굴을 올려다보더니, 작은 입술로 조곤조곤 말해온다.

 

"어마, 정국이 부엌에 못가게 하잖아요. 그런데 정국이는 마망 보고싶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마마가 와야지."

 

......예전에, 정국이가 부엌에서 정신 사납게 졸졸 따라다녔을 때 어쩌다 한번 실수로 그릇을 깨트린 적이 있었다. 아이가 다칠 뻔해서, 그 이후로는 아예 정국이를 내가 요리하는 중에는 오지말라고 접근 금지 시켜버렸다. 그런데 지금, 그걸 빌미로 나한테 오라 가라 한거야? 너 진짜 대단하다......

 

 이 호랑이 새끼야.......

 

 

"...호랑이..."

 

 "마망?"

 

 아, 마음 속으로 생각하던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뜬금없는 호랑이 소리에 정국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실내 형광등에도 별빛을 머금은 것처럼 반짝이는 동공.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통통한 볼이 하이얀 찹쌀떡 같다. 역시, 귀여워..! 정국이가 마망? 마마? 어망? 하며 큰 눈을 깜빡일때면 흰 아기토끼가 귀를 쫑긋대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 우리 정국이는 귀여운 토끼지?

 

 

 

 

 

 누구의 방해로 생각보다 늦게 저녁 식사를 마쳤다. 그때문에 자연스레 모든 할일도 뒤로 미뤄졌지만, 김 사원 덕택에 잔 업무를 볼 일이 없어져 그 시간에 집안일을 끝냈다. 지금은 자기전 침대에 누워서 농땡이를 피우는 중이다. 음, 내일 정국이랑 외식이나 한번할까? 아니면 쇼핑? 이번에는 절대 손을 놓지 않겠다,같은 자잘한 계획을 늘어놓고 있는데, 한시도 내 옆에서 가만히 있질 못하는 정국이가 또다시 나를 불렀다.

 

 

 

"저기, 마마. 나...."

 

"응, 왜. 정국아."

 

 이번엔 또 무슨 퀘스트냐.

 

"...입에, 뽀뽀해주세요."

 

 

 

...허이구. 뜬금 없어서 기침 나올뻔. 너는 무슨 뽀뽀 안하면 죽는 그런 병에 걸렸냐? 아니, 원래 이 나이되면 애가 스킨쉽이 늘어나나요? 갈수록 당돌해지고 대담해지네 그려. 뭐, 그래도 한참 클 때인데 부모한테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겠지. 정국이는 그중에서도 특히 애정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이지 싶다.

저가 말하고도 낯부끄러운듯 고개를 살짝 돌린 정국이에게 이리와. 하고선 몸을 낮춰 가까이 다가갔다.

점점 가까워지는 입술.

 

"....흐,마마!"

 

 갑자기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제 몸을 뒤로 빼는 정국이.

 

"ㅡ정국아?"

 

응? 뭐야, 왜 피해? 갑작스러운 반응에 놀라 이름을 부르니,

 

 "으....,못하겠어요."

 

작은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며 홱 뒤돌은 정국이의 뒷모습에서 터질듯이 빨개진 두 귓바퀴가 눈에 띄게 보였다. 아니, 이젠 나름 컸다고 부끄러워 할줄 아는건가....? 이까지 생각이 미치자 어휴, 뭔가 감격스러운 마음에 정국이가 진정하고 다시 내게 오기까지 감동에 젖은 눈빛으로 바라봤다.

다 컸어, 전정국...!

 

"내, 내가 어마 볼에다 할래요..!"

 

 부끄러워도 뽀뽀는 절대 포기 못하겠는지, 저가 하겠다며 내 손목을 두어번 흔든다. 허허, 내 자식이지만 참 애교도 많고 좋아. 내 볼은 참 값싸고 말고, 자. 내줄테니까 맘껏 하려무나. 할배 미소를 지으며 정국이에게 얼굴을 내줬다. 귓가 언저리에 닿아오는 아이의 따뜻한 숨결. 잠시 뜸을 들이는가 싶더니, 이내 뺨에 조심스레 닿아오는 아이의 말캉한 입술. 말랑한 촉감과 더불어 따뜻한 온기가 기분좋다. 요 귀여운게!

 

 "아휴, 이 귀여운것! 누나도 볼뽀뽀해줄까,응?"

 

너 좋아하잖아! 라고 하니 예상외로 대답을 망설이다 '아니요.' 하는 정국이.

잉? 왜..? 내가 더럽냐. 양치도 했다구. 아니면 너 좀 컸다고 벌써 거부하는 거냐? 라는 암울한 생각을 잠시하는 사이에 정국이가 말을 덧붙인다.

 

"ㅡ그러면 꾹이 잠 못자요."

 

라고 툭 내뱉자마자 이불을 제 쪽으로 확 끌어당겨 머리끝까지 덮어쓴다. 분홍색 이불을 꼬옥 쥔 흰 손가락 끝마디가 붉다.

 

 

..뭐야. 잠을 니가 왜 못자냐? 항상 내가 못잤지, 이 애물단지야! 그래, 그 이불 잘 뒤집어썼다. 덮은 김에 다시 나오지말고 얼른 자라, 이 말썽쟁이야.

 

 

 

 

 

*

 

 

다음날 아침.

 

 

 "야, 너 요새 팔자 폈더라?"

 

 

넥타이에 떨어지는 부스러기 따윈 신경도 안 쓴다는 듯, 과자를 우적우적 씹으며 정호석이 내 자리로 찾아왔다.

 

"어. 완전 개이득. 근데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님?"

 

바로 수긍하는 내 말에, '그건 그래, 우리팀이니까. 내가 할일이 없어서 짤릴 수도.' 라며 오버스러운 제 유머로 받아친다. 그렇게 오랜만에 화기애애하게 서로의 말에 맞장구를 치던 우리는 그 분위기의 장본인인 김 사원에 대한 주제로 흐름을 바꿨다.

 

 야, 완전 인기 대박이여. 태형 씨 말이야.

 

감탄사를 내뱉으며 주절대는 정호석.

음, 당연히 그렇겠지. 뭐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키도 크고 호리호리 하지. 일도 잘해. 성격도 남자치곤 애교도 많아 보이고. ..어쩌다 보니 칭찬 일색인데, 나는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다. 사실인걸 어떡해. 오래 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일주일 넘게 김 사원을 지켜본 결과는 그러하였다.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니, 자칭 회사 마당발로 정보통을 자처하는 호석이 나에게 그에 대한 소식을 늘어트려놓는다.

 

우리팀 여사원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영업부, 개발부, 저 멀리있는 지원부서의 여자 직원들이란 직원들 모두 싹 다 요새 최대의 관심사는 김태형 사원이라는 게 정호석의 결론이었다. 그렇겠지. 내가 생각하던 것과 일치해서 그러려니 하고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정호석의 말을 가만히 듣고있을 때,

 

"ㅡ그래서, 넌 어떠냐?"

 어떠냐니.

 "뭔 소리여."

 "김 사원, 어떠냐고."

 "일 잘하지."

 

망설임 없이 대답하자, 야유를 흘려 보내곤 앞뒤로 손을 내젓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해오는 녀석.

 

 "에이~그런거 말고. 지금 니가 일선에서 제일 가깝잖냐. 뭐, 어떻게 해버리고 싶다던가?"

 

 "야 꺼져."

 

역시 이자식이랑은 길게 대화하면 안된다. 잘 나가다가도 제동을 안 걸면 삼천포로 빠진다니까. 그렇게 개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하는 정호석의 등짝을 때리며 녀석의 자리로 밀어버렸다. 동시에 내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

 

 "대리님들 아침부터 즐거우시네요, 흐."

 

끝머리에 제 특유의 웃음소리를 흘리며 말하는 사람은 한명밖에 없다.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흰 치아를 드러낸 해사한 미소를 짓고서는 나에게 인사하는 김태형 사원.

 

"아아, 태형씨 안녕."

 

 

....저 미친소리 못 들었겠지?

 

 

 

 *

 

 

 

오후 3시.

늘어지면 늘어질수도있는 이시간에, 우리 팀은 업무가 한창 진행중이다.

원형 탁자에 둘러앉아 모두들 코를 박고선 서류에 집중하고 있을 때,

 

[방탄소년단/전정국] 육아 전쟁 06 | 인스티즈

"김 대리님, 저희 잠깐 쉬었다하죠.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해요~"

 

눈꼬리를 살살 접으면서, 예의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나를 꼬시는 김태형 사원.

 

아니, 김 사원. 그래도 여기까지 하는게 낫지 않아?

 

완곡한 내 거절에도,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나를 회유한다. 아, 갑자기 키우지도 않는 애교많은 대형견이 눈앞에 아른거려....! 옆에 있는 박 사원과 신입들은 이미 홀린 듯 지갑을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아니 이봐들, 내가 상사 아니냐?

 

 

 

 

 

 

'25층입니다.'

 

그렇게 옥상에서 난생 처음인 조합으로 신입들과 함께 휴식시간을 잠깐 갖고, 승강기를 타고 다시 내려가는 중이다. 이따금씩 마주친 타 부서 직원들은 나를 보고 인사를 하더니, 뒤에 있는 김 사원을 보곤 일동 선망의 눈빛으로 잠시 그를 감상하다 떼지지 않는 발걸음을 어렵사리 옮겨가곤 했다. 이 세상, 황금 만능주의와 더불어 외모지상주의인 더러운 세상...!

 

 

 '15층입니다.'

 

 '10층입니다.'

 

오늘도 역시 곱게 내려가질 않는군. 좀처럼 바뀌지 않는 엘리베이터 계기판의 붉은 숫자를 힐끔 쳐다봤다.

 

 '8층입니다.'

 

 

우르르ㅡ

뭐, 뭐야.

8층에서 갑자기 몇십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와 탑승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발 디딜틈 없이 비좁아진 자리. 공간 확보를 위해, 이리저리 몸을 틀었지만 결국에는 뒤로 계속 밀릴 뿐이다. 그렇게 차츰 뒤로 발걸음을 옮기다 이내 정착한 곳은. 전에도 맡아본 익숙한 향취가, 공기의 흐름을 타고 훅 끼쳐온다. 자극적인 내음과 더불어 엉덩이에 닿는 탄탄한 허벅지의 감촉. 게다가 고개를 숙인 김 사원 탓인지, 뒷 목에 닿아오는 태형의 숨결이 간지럽고도 뜨거워 미칠 것만 같다.

 

 이, 이런..!

이렇게 밀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쾌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떨어지려 애쓰기 시작했다. 무리하게 손을 뻗어 옆의 손잡이를 잡으려 하는데ㅡ,

 

 

 '괜찮아요.'

 

 올라가는 내 손을 다시 바닥으로 잡아 쥔 태형의 악력이,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와는 달리 거칠게 느껴졌다.

 곧이어 나만 들리게끔, 낮은 소리로 속삭여오는 말 한마디는.

 

 

'ㅡ저는, 김 대리님께 어떻게 당하고 싶으니까.'

 

 

 

 정신을 번쩍들게 만든다.

....그 말, 들었던 거였어....

 

 

 

 

 

 

 

 

 

*

 

 

마망님들, 신정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일부러 떡국 안먹음요.

흐어엉 나이 먹기 싫어오!

 

[영원한 미성년자 아들램 어머니회 명단] (5화까지 정리했습니다. 막둥이의 일기에서 신청해주신 분은 7화 명단에 계실거에요!)

 

♡치킨의 요정♡베베♡젤리♡두둠칫♡슈팅가드♡ㅈㅈㄱ♡두부엄마♡올림포스♡디보이♡인생배팅♡뚜르르♡ㅈㄱ♡르래♡샐리♡첼리너스♡전국정국♡마틸다♡영덕대게♡아이닌♡미름달♡전정꾸내꾸♡막둥맘♡밥버거♡민트초코♡코코팜♡니니♡밤비♡김데일리♡현♡레몬사탕♡포도♡피카츄보틀♡월령♡야쿠♡섹시석진색시♡쭈뿌쭈뿌♡슈몽♡기린♡젱둥젱둥♡하누월♡뚜따뽀♡국정전♡미융♡막둥베베♡뜌♡태블리♡워더아이♡하늘하늘해♡정국아♡꾸꾸까까♡망개야♡#방치킨♡화양연화♡비비빅♡슈갭♡하리보♡마늬♡전정구기♡규짐♡스티치♡너와나의거리♡1116♡미니미니♡식염수♡서나안서나♡이사♡꼬꼬♡윤기모찌♡키코♡전정국(BTS/19)♡자판기♡아춰♡설탕형♡꾸꾸기♡세젤예세젤귀♡0801♡봄봄♡설탕♡키딩미♡꾸기까비♡무미니♡포도가시♡국쓰♡미자정국♡뉸뉴냔냐♡뿌쮸♡일일구1♡꿈틀♡미자♡펄맛 ♡사이다♡살구빛♡시나몬♡헤르츠♥️♡탱탱♡라임오렌지♡뾰로롱♡지블리♡찌이민♡빠이닝♡이리다♡건강한돼지♡옥수수♡꾸꾸키♡잔디♡탄산수♡애플릭♡당근♡정국아내♡됴됴애기♡방밤♡독자1♡달달구리♡경찰청♡너를 위해♡호시기호식이해♡쿠야쿠야♡쿠키♡쀼쀼♡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지안♡꾸기쿠키♡도라에꾹♡칰칰♡정쿠야♡마늘♡뭉게♡오하요곰방와♡모지민♡챔짱♡정국아블라썸♡피카피카♡0609♡이끼♡여동생♡초슈♡황금꾸키♡벌꿀레몬♡마망♡찌꾸♡양념치킨♡박력꾹♡지니♡벨♡보석들♡뀨앙뀨가♡쁘띠젤♡화냥♡동휘♡녹차♡카라멜마끼아또♡휘휘♡솨앙♡정근이♡탄쏘♡골드빈♡즌증구기♡고슈가♡너와나의연결고리♡꾸기맘♡민윤기 코딱지♡정구깅♡777♡골룸♡현지짱짱♡넌봄♡팜팜이♡인연♡베베꾹♡꾸야♡ㄴㅎㅇㄱ융기♡오레오♡무리♡프우푸우링♡핑쿠몬♡망고♡꿔바로우♡J♡부엉이♡몽뜨♡마이쮸포도맛♡판도라♡두둠두둠♡라코♡노을♡레인보우샤벳♡정국♡히님♡춘천닭갈비♡꾸꾸♡초록♡창작♡쥬스♡♥️지뚜쮸♥️♡육포♡증원♡침침보고눈이침침♡꼬깔콘♡#미리내♡뻐꾸기♡반짝여보♡호구하트♡땁답♡풀♡샤샤♡짝짝♡채영♡육아태태♡채꾸♡정구가사랑해♡월남쌈♡벚꽃난♡하트♡@육전♡베베지애♡와와♡슈가민천재♡지민이와함께라면♡파란우산♡작가님이 암호닉중에 제일 아끼는 시나몬♡미숮가루♡현이♡8788♡도비도비❤️♡초코쿠키♡황금올리브유♡됼됼♡퍼플♡0608♡Hello♡꽃단♡리다♡밍쩡♡0809침침♡윈다♡쵸코두부♡8개월♡레드벨벳 여덕♡로봇♡머루♡아가♡천상여자♡아킴♡웃웃웃♡맨투맨♡아카짱♡❤️꾹꾹이❤️♡초코칩꾸기♡자몽자몽♡디즈니♡꾸꾸꺼야♡복숭아모찌♡꿈빛♡애자쀼♡김태태♡D.시걸O.♡배뜌♡뻐꾸기♡모찌♡다람이덕♡바나나♡버거킹알바생김태형♡젊음의행진♡망고마이쩡♡쿠야♡정국이사랑해♡민빠답없♡뱁새♡혜령♡전정뱅♡국윈♡☆수액☆♡이연♡랑방♡빙그레♡꾹꾹이♡발꼬락내♡초코송이♡달님♡호빗♡오예스♡곰지♡짐쟁쿠♡월남쌈♡자몽♡까만콩♡#원슙♡꾹꾹♡솜니움♡소녀♡1016♡슙쿵♡룬♡라블♡빠밤♡블락소년단♡까치♡에뜨왈♡어도라국♡꾸기♡담비♡줌바♡97꾸♡요정♡으앙♡정쿠키♡프레시♡모찌모찌해♡미니미니♡어항♡뚱스♡레몬망고♡삐약삐약병아리♡쿠키쿠키♡플랑크톤회장♡지민쓰짝사랑♡동도롱딩딩♡우리사이고멘나사이♡체리블라썸♡계피♡치즈♡부산의 바다여♡태정태세♡진부♡목캔디♡에델♡4124♡꾸기런♡하늘하늘해♡정국아♡♡모래♡♡좀비야♡짐니꾸♡콩나물국밥♡충전기♡딘시♡쿠키♡꾸기마망♡마무♡루이비♡꾸치미♡뾰로롱❤️♡정콩국♡망고스틴♡찐찐♡화장실♡섬유탈취제♡날봐태태♡체리리♡미인윤기왕님♡너와나의연결고리♡버블버블♡구아바구아바망고를유혹하네♡슙슈♡피호지♡끼부림♡정꾸한테인생배팅♡봄인♡부농젤리♡언제나 맑음♡모모밍♡복숭아모찌♡사람♡전정국오빠♡93♡큄♡쿠키야♡유월의 봄♡아덜♡너랑나랑너랑나랑너랑나랑너랑나랑너랑나랑너랑거시기해잉♡메로르♡☆☆☆심쿵☆☆☆♡라즈베리♡정전♡이부♡찌꾸♡태형마망♡호올스♡시나브로♡Whalien 52♡까랑꿀랑♡전정뱅♡밤하늘♡짱짱맨뿡뿡♡꾸기평생미자소취♡멜로우♡후르츠스타♡마이쮸포도맛♡곰리♡몽실주인♡슙슙이♡짐그래♡하콧♡현블리블리♡고딕♡다소니♡☆이현☆♡민트초코♡빤짝이♡유쟌♡두부♡모찜모찜해♡yjin♡꾸기꾸기♡똥띄♡빠네빠네♡1013♡0418♡본시걸♡2반♡쌍디♡좋아요♡꾸기헬로♡거창아들♡민트♡보석호석♡복숭복숭아♡작가님사랑해요♡쭈꾸미♡정전국마망♡비키트박뿡♡꿀떡맛탕♡자몽잔디♡됴르르눈동자굴러간당♡곧미자탈출♡♡수저♡국그릇♡☆♡블리쉐T♡복사꽃♡짐니야♡연꽃♡찬뷔♡블리♡됴종이♡쑥쑥이♡여동생♡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태태쿠키♡아이누누♡뿌링클♡미낭소리♡짐짐♡모찌♡토토리♡상처♡부릉부릉♡레인보우샤벳♡오아시스♡밀크티♡돈까스♡짐니짐니♡보나♡어멈♡젖소무늬♡홈런볼♡콧구멍♡전기장판♡소화불량♡흐노니♡요정이야사람이야♡은노른자♡핫초코♡여누♡RMJ♡시레♡뿡뿡이♡꾸꾸야♡계훤♡짐잼쿠♡정꾸기냥♡홍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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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 누락, 오타, 중복은 20세 성년자 전정국에게 컴플레인 거시길 바랍니다.

*비회원님 암호닉 신청은 스무살 전정국에게 강한 항의와 함께 신청하시면 됩니다.

*기타 모든 클레임은 성인 전정국에게 접수바랍니다.

*전정국 군이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 글에서 마음대로 갖고 놀겠습니다. 아무도 나를 건드릴 수 없어요. 합법적 쇼타콤을 즐깁시다. (실버 브레이슬릿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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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81
....잠깐...잠깐만요....제 심장이 제 기능을 하고있는지 의심스러워서 한번 보고 와볼게요.........후아...입에 뽀뽀하기 부끄러워서 볼에 자기가 해주고 숨어버리는 꾸기와 매혹적인 태태....심장거덜난거같아요
8년 전
독자882
아..........김태현에 전정국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883
아흐힝정국이진짜너무귀여운거아닌가여ㅠㅠㅠ볼뽀뽀라니ㅠㅠ
8년 전
독자884
와...강력하네요..태형이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어요ㅠㅠㅠㅠㅠ그래도 정국이가 짱 귀여워요ㅠㅠㅠ꾸가ㅠㅠㅠㅠ
7년 전
독자885
정국이도 좋지만 태형이도 참 .. 좋다 .. 저렁ㄴ 이중인격 컨세부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태형이에게 발립니다 ㅠㅠㅠㅠㅠ 후 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886
와 세상에 김태형은 그래서 정체가 뭐래요? 발려... 크... 잘 읽었습니다!
7년 전
독자888
아머 세상에 김태형 뭐야 진짜..... 태태 생각보다 아니 역대급 무서운데요..? 정국이도 소름이야 와ㅠㅠ
7년 전
독자889
또 읽어도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정국아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너의 마망이야ㅜㅜㅜㅜㅜㅜㅜ 내가 잘 키워줄게ㅠㅠㅠㅠㅠㅠㅠㅠ 나에게 와라
7년 전
독자890
하.. 태형이 발린다... 정국이도 역시 귀엽네요ㅠㅠㅠㅠㅠ 근데 정국이 하는 짓 보면 애기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네욯
7년 전
독자891
[오빠]
아하ㅏ아ㅏ하ㅏ아ㅏㅏㅏ아ㅏ 김태형 위험한 남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위험해ㅠㅠㅠ 뜬금없지만 꾹이의 저 봐주세요 소리가 너무 좋으,ㅂ니다

7년 전
독자892
히익 태형이..... 그나저나 정근이 넘 기요어요...
7년 전
독자893
으아ㅏㅏㅏㅏ 잼써오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894
헐 태형아.....? 뭐야 홀린것같은 이 기분은...정국이가 있어서 안되는데...근데 김태형 너무 음..섹시큐티하다..
7년 전
독자895
헐 어떡해 성인이라니 아ㅏ쥬거요.....!!!! 아아아ㅏㅏ!!!!!!
7년 전
독자896
어머어머 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897
태형아..발리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898
..........들었던거?????? 과거에 뭔 일 있었나봐요............아 어떡하지.. 빨리 다음화 보러갈래요.. 아아아 안 돼.........
7년 전
독자899
아가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왜이렇게 귀여워요 미치겠다 하아 아카... 꾹아 아가야... 8ㅁ8 막둥이의 일기도 보고 올게요 .. (주섬주섬)
7년 전
독자900
김태형.....!
태태도 좋고 울 아가 꾸기는 두 말 할것도 없고 ㅠㅠ

7년 전
독자901
정국이 부끄러워하는거 너무 귀여워요ㅎㅎㅎ 일단 망태기를 준비하고 납치게획을 세워볼까 합니다^^
7년 전
독자902
아ㅠㅠㅠㅠㅠㅠㅠ 정국이 넘나 귀엽고 태형이는 넘나 섹시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903
꾹이로도 벅차거 감당이 안 되는데 태형이까지...그것도 너무 섹시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904
와 ...와 ..상상만해도 넘나오예인상황아닙니까 ㅎㅎㅎ 진짜 오예에요 ㅎㅎㅎㅎㅎ 앞으로 엘리베이터에서 저런상황들이많았으면 좋겠네요 ^^♡
7년 전
독자906
태형이 여주를 경쟁자로 보는 건가요?? 아무튼 정국이 부끄러워 하는 거 귀여워요
7년 전
독자907
헐 대박 헐 와우...... 말이 필요 없네요 작가님 대박...... 진짜 대박...... 8ㅅ8
7년 전
독자908
와 자고 일어나서 이어서 읽는데 아침부터 작가님.. 워후.. 다음편 보러 갑니다ㅠ
7년 전
독자909
워후 ㅜㅠㅠㅠ너무 재밌어요ㅠㅠㅠ 다음화보러갑니당
7년 전
독자910
[슉아나의슉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꾸가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넘나구ㅏ여운것ㅠㅠㅠㅠㅠㅠㅠㅜㅜ

7년 전
독자911
와 현실 소름. 김태형 위험하다 진짜 위험한 인물이야...세상에, 그나저나 우리 꾸기는 날로날로 말이 늘어요 예뻐라 표현은 거침이 없고 아주
6년 전
독자912
아 태형이 발린다....
6년 전
독자913
아니김태ㅐ형 겁나 섹시하ㅏ!!!!!!!
6년 전
독자914
호엥????????... 김사원,,,,,당신,,,왜이래 근데 나 왜 웃고있짘ㅋㅋㅋㅋㅋㅋ좀.. 무서운데 좋네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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