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쩌는 검사 민규 × 들이대는 변호사 너봉二 착각 혹은 오해 2-1"……."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미친 사람처럼 실실 웃음이 나왔다. 여기는 엄숙해야 할 재판장이고 더군다나 나는 변호사라고 아무리 머릿속으로 되뇌여도 마음속에서 깊이 우러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더라. 그러니까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냐면, 새해부터 나, 제대로 복받았다. 연초라 그런지 비교적 가벼운 사건을 하나 배정받아 담당 판사가 어떻게 판결을 내리나 재판을 보러 왔는데, 마침 김 검사님도 이 재판을 보러 온 거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김 검사님과 나는 역시 운명이라는 확신이 들어 계속 입꼬리가 광대로 올라갔는데, 그때! 바로 그! 때! 김 검사님이 많고 많은 자리 중에서도! 정말 많!고! 많!은! 자리 중에서도 하필 내 옆에 앉는 거다. 바로 내! 옆! 자리에. 그래서 재판이 진행될 동안 숨 쉬는 소리도 들릴세라 숨도 제대로 못 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는 담당 판사가 어떤 것에 특히 더 유의해 판결을 하는지는 당연히 관심도 없었고 아예 재판을 들을 상황도 안 됐다. "김변 나 재판하는 거 보러 온 거야? 김검도 있네?" 근데 또 기가 막히게 하필 그 재판의 담당 변호사가 최변이었다는 거다. 이게 바로 핵심이거든. 재판이 끝나자마자 앉은 채로 굳어 있는 나에게 온 최변은 옆에서 벗어 두었던 코트를 입고 있는 김 검사님을 보더니 나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다음 재판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요." "몇 시에 재판 있는데?" "30분 뒤에요." "많이 남았네. 재판도 이겼는데 같이 커피라도 마시러 갈까? 내가 살게. 김변, 괜찮지?" "네? 아, 네." "아니요. 저는 됐습니다." "그러지 말고 같이 좀 가지. 내가 사겠다고 했잖아. 나 오늘 재판도 이겨서 기분 좋은데 김검 이럴 거야?" 그렇게 최변의 협박 아닌 협박에 나는 지금 김 검사님과 마주 보고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잠깐 화장실에 간 최변 덕에 아주 많이 어색하긴 하지만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래도 좀 어색하긴 하네. 김 검사님이 많이 무뚝뚝하다고 듣긴 들었는데 들은 것보다도 훨씬 더 무뚝뚝한 것 같다. 김 검사님 눈치만 마냥 보며 무슨 말이라도 꺼낼까 입술만 계속 달싹였다. 그러자 이런 나를 눈치라도 챘는지 김 검사님이 내게 먼저 말을 건넸다. 진짜 웬열. "김민규 검사입니다." "김너봉 변호사에요. 김 검사님 얘기는 평소에 많이 들었어요. 어린 나이에 실력도 좋으시다고." "아, 네." 그리고 대화는 끝났다. 단 두 마디에서도 느껴지는 김 검사님의 저 철벽을 저때는 전혀 느끼지 못 했다. 그저 김 검사님과 말을 주고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으니까. 2-2 정말 사랑스럽게도 화장실에 간다던 최변은 끝내 오지 않았다. 그리고 김 검사님과 서로 통성명도 하고 다시 어색하게 앉아만 있다가 김 검사님이 시계를 한 번 보더니 재판 때문에 먼저 일어나 보겠다고 하고 나도 같이 밖으로 따라 나갔다. 김 검사님은 재판장으로, 나는 곧장 사무실로 돌아가서 권변한테 아까 있었던 일을 자초지종 말했다. 그러자 권변이 화를 불같이 내면서 그깟 김 검사님 얘기하러 온 거면 나가라고 나를 내쫓는 거다. "아 왜 그러는데요. 왜 자꾸 김 검사님 얘기만 나오면 예민하게 구는 건데." "내가 언제 예민하게 굴었는데." "저번에 술 마실 때도 그랬고, 지금도 나보고 김 검사님 얘기하러 온 거면 나가라면서요. 내가 진짜 이런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무슨 얘기." "…권변 혹시 나 좋아해요?" "나가." 그런 이유로 지금 나는 바로 옆에 있는 최변 사무실에 피신을 왔다. 아니면 그냥 아닌 거지 꼭 그렇게 나가라고 해야 되나…. 최변한테 아까 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랑 권변이랑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풀어놓았다. 울음 섞인 목소리는 보너스로. "진짜 권변이 왜 그러는지 몰라?" "제가 어떻게 알아요. 저를 좋아하는 게 아니면 그렇게 예민하게 굴 이유가 없는데." "아, 김변은 모르려나. 김변 제작년에 변호사 뱃지 달았지. 그럼 모르겠네." "왜요, 무슨 엄청난 이유라도 있어요?" "엄청나지. 진짜 엄청 엄청나." 최변한테 들은 권변이 김 검사님을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는 가히 가관이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권변이 김 검사님 트라우마가 있다나 뭐라나. 권변이 변호사 뱃지 달고 처음으로 한 재판의 담당 검사가 마침 같은 초임인 김 검사님이었는데, 초임 같지 않은 수준으로 그때도 권변을 영혼까지 탈탈 털었던 김 검사님 때문에 권변은 그때부터 김 검사님을 싫어했다고 한다. "저번에 권변 김검한테 털린 거 봤지. 그때는 이것보다 더 심했어." "진짜요?" "김변은 첫 재판을 이겨서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법조인 뱃지 달고 한 첫 재판에서 지는 거 완전 멘탈 깨지고 장난 아니다? 거기다가 담당 검사는 베테랑도 아닌 나랑 똑같이 초임인 검사야. 자존심 상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때는 내가 재판에서 진 결과가 오롯이 피고인한테 돌아가니까 그게 더 미치는 거지." 승률 80%에 빛나는 권변한테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은 몰랐다. 가만히 앉아서 최변의 말을 들어 보니, 권변이 여태까지 왜 그렇게 김 검사님을 싫어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괜히 그때의 권변이 상상이 돼서 울컥하긴 했지만, 나도 사랑 앞에선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때의 김 검사님도 왠지 모르게 상상이 돼서 또 한 번 발렸다. 진짜 김 검사님한테 미쳐도 제대로 미쳤다. 나. ♡암호닉♡초코 님 리턴 님 밍뭉이 님 핫초코 님 쿱승철 님너누야사랑해 님 무기 님 달마시안 님 모시밍규 님잔별 님 최허그 님
철벽 쩌는 검사 민규 × 들이대는 변호사 너봉
二 착각 혹은 오해
2-1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미친 사람처럼 실실 웃음이 나왔다. 여기는 엄숙해야 할 재판장이고 더군다나 나는 변호사라고 아무리 머릿속으로 되뇌여도 마음속에서 깊이 우러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더라. 그러니까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냐면, 새해부터 나, 제대로 복받았다. 연초라 그런지 비교적 가벼운 사건을 하나 배정받아 담당 판사가 어떻게 판결을 내리나 재판을 보러 왔는데, 마침 김 검사님도 이 재판을 보러 온 거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김 검사님과 나는 역시 운명이라는 확신이 들어 계속 입꼬리가 광대로 올라갔는데, 그때! 바로 그! 때! 김 검사님이 많고 많은 자리 중에서도! 정말 많!고! 많!은! 자리 중에서도 하필 내 옆에 앉는 거다. 바로 내! 옆! 자리에. 그래서 재판이 진행될 동안 숨 쉬는 소리도 들릴세라 숨도 제대로 못 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는 담당 판사가 어떤 것에 특히 더 유의해 판결을 하는지는 당연히 관심도 없었고 아예 재판을 들을 상황도 안 됐다.
"김변 나 재판하는 거 보러 온 거야? 김검도 있네?"
근데 또 기가 막히게 하필 그 재판의 담당 변호사가 최변이었다는 거다. 이게 바로 핵심이거든. 재판이 끝나자마자 앉은 채로 굳어 있는 나에게 온 최변은 옆에서 벗어 두었던 코트를 입고 있는 김 검사님을 보더니 나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다음 재판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요."
"몇 시에 재판 있는데?"
"30분 뒤에요."
"많이 남았네. 재판도 이겼는데 같이 커피라도 마시러 갈까? 내가 살게. 김변, 괜찮지?"
"네? 아, 네."
"아니요. 저는 됐습니다."
"그러지 말고 같이 좀 가지. 내가 사겠다고 했잖아. 나 오늘 재판도 이겨서 기분 좋은데 김검 이럴 거야?"
그렇게 최변의 협박 아닌 협박에 나는 지금 김 검사님과 마주 보고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잠깐 화장실에 간 최변 덕에 아주 많이 어색하긴 하지만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래도 좀 어색하긴 하네. 김 검사님이 많이 무뚝뚝하다고 듣긴 들었는데 들은 것보다도 훨씬 더 무뚝뚝한 것 같다. 김 검사님 눈치만 마냥 보며 무슨 말이라도 꺼낼까 입술만 계속 달싹였다. 그러자 이런 나를 눈치라도 챘는지 김 검사님이 내게 먼저 말을 건넸다. 진짜 웬열.
"김민규 검사입니다."
"김너봉 변호사에요. 김 검사님 얘기는 평소에 많이 들었어요. 어린 나이에 실력도 좋으시다고."
"아, 네."
그리고 대화는 끝났다. 단 두 마디에서도 느껴지는 김 검사님의 저 철벽을 저때는 전혀 느끼지 못 했다. 그저 김 검사님과 말을 주고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으니까.
2-2
정말 사랑스럽게도 화장실에 간다던 최변은 끝내 오지 않았다. 그리고 김 검사님과 서로 통성명도 하고 다시 어색하게 앉아만 있다가 김 검사님이 시계를 한 번 보더니 재판 때문에 먼저 일어나 보겠다고 하고 나도 같이 밖으로 따라 나갔다. 김 검사님은 재판장으로, 나는 곧장 사무실로 돌아가서 권변한테 아까 있었던 일을 자초지종 말했다. 그러자 권변이 화를 불같이 내면서 그깟 김 검사님 얘기하러 온 거면 나가라고 나를 내쫓는 거다.
"아 왜 그러는데요. 왜 자꾸 김 검사님 얘기만 나오면 예민하게 구는 건데."
"내가 언제 예민하게 굴었는데."
"저번에 술 마실 때도 그랬고, 지금도 나보고 김 검사님 얘기하러 온 거면 나가라면서요. 내가 진짜 이런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무슨 얘기."
"…권변 혹시 나 좋아해요?"
"나가."
그런 이유로 지금 나는 바로 옆에 있는 최변 사무실에 피신을 왔다. 아니면 그냥 아닌 거지 꼭 그렇게 나가라고 해야 되나…. 최변한테 아까 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랑 권변이랑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풀어놓았다. 울음 섞인 목소리는 보너스로.
"진짜 권변이 왜 그러는지 몰라?"
"제가 어떻게 알아요. 저를 좋아하는 게 아니면 그렇게 예민하게 굴 이유가 없는데."
"아, 김변은 모르려나. 김변 제작년에 변호사 뱃지 달았지. 그럼 모르겠네."
"왜요, 무슨 엄청난 이유라도 있어요?"
"엄청나지. 진짜 엄청 엄청나."
최변한테 들은 권변이 김 검사님을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는 가히 가관이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권변이 김 검사님 트라우마가 있다나 뭐라나. 권변이 변호사 뱃지 달고 처음으로 한 재판의 담당 검사가 마침 같은 초임인 김 검사님이었는데, 초임 같지 않은 수준으로 그때도 권변을 영혼까지 탈탈 털었던 김 검사님 때문에 권변은 그때부터 김 검사님을 싫어했다고 한다.
"저번에 권변 김검한테 털린 거 봤지. 그때는 이것보다 더 심했어."
"진짜요?"
"김변은 첫 재판을 이겨서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법조인 뱃지 달고 한 첫 재판에서 지는 거 완전 멘탈 깨지고 장난 아니다? 거기다가 담당 검사는 베테랑도 아닌 나랑 똑같이 초임인 검사야. 자존심 상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때는 내가 재판에서 진 결과가 오롯이 피고인한테 돌아가니까 그게 더 미치는 거지."
승률 80%에 빛나는 권변한테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은 몰랐다. 가만히 앉아서 최변의 말을 들어 보니, 권변이 여태까지 왜 그렇게 김 검사님을 싫어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괜히 그때의 권변이 상상이 돼서 울컥하긴 했지만, 나도 사랑 앞에선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때의 김 검사님도 왠지 모르게 상상이 돼서 또 한 번 발렸다. 진짜 김 검사님한테 미쳐도 제대로 미쳤다. 나.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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