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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파 전체글ll조회 1917l
 
 
 
 


 
 
 
 

어둠 속에서 소리가 최대한 나지 않게, 되도록이면 바닥에 끌리지 않게 애쓰며 의자를 옮기던 나는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언젠가 확실히 사랑받아 본 적이 있을까?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준 적이 있을까? 언제부터였을까, 이렇게 감정이 없어진 것은. 이것은 모두 어머니 때문일까. 그래,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이 다 어머니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를 탓할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엾던 그 사람을 탓할 수 없었다. 거짓으로 나를 사랑했던 어머니는 ,어느 순간도 진실의 순간이 없었다. 그녀를 대하던 내 모습도 결코 진실은 아니었으니, 나는 그녀를 탓할 수 없다. 아직도 어머니의 하얗게 돌아가있던 눈동자가 기억에 선명하다. 나는 그 순간 확신하게 되었다. 그녀는 날 사랑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가슴 속에 자신의 모형정원을 품고 살아간다고, 아주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정원은, 아무것도 없는 무채색의 정원이었다. 새하얀 빛을 쥐려 손을 들어 허공을 움켜잡는 것 같은, 허무함과 아픔만 있는, 그런 아득한 곳. 다른 사람들의 정원은 모두 여러색들을 한 꺼번에 품고 있었다. 좌절과 희망과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온기를 가진 아름다운 공간. 사나운 계절이 와 정원이 온 통 시들고 망가져 그것에 실망하고 아파해도 그들의 정원에 는 다시 따뜻한 계절이 왔다. 나의 정원은… , 온통 검은색이 었다. 나는 항상 그 정원 안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눈을 떠도 보이는 것은 칠흑같은 어둠 뿐이었다. 내가 눈을 감고 있는지, 뜨고 있는지도 모르는 세상. 냄새도, 소리도 없는 공간. 어디가 끝이고 어디부터가 시작인지도 몰랐다.





그의 방문앞에 의자를 놓고 올라섰다. 자는 줄 알았던 그가 날 보며 웃고 있었다. 마주 웃어주며 생각했다. 나는 언젠가, 사랑받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던가?



 
 
 
 
 
 
 
 
 
 
 
 
 
 
 
 



*




어머니는 항상 버릇처럼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다. 스무살도 안되어 나를 낳았다는 어머니는 젊고 아름다웠다. 얼굴도 모르는 나의 아버지는 어머니보다도 어렸다고 했다. 어머니는 한국 사람이 아니였다. 아주 어렸을땐 중얼중얼 거리는 그 생소한 언어가 무슨 말인지 몰랐었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나를 보고 그녀는 화를 내기도, 울기도 했었다. 제정신을 가지고 있을 때의 어머니는 하얗고 마른 팔로 내 허리를 껴안고, 어눌한 발음의 한국말로 이것저것 말씀하기를 좋아하셨다. 어머니 본인의 입으로 말한 나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도, 나는 무덤덤했다. 다만 나를 옭아매고 있는 듯한 어머니의 하얀 팔이 싫었다. 죽어버린 마른나뭇가지 같던, 선명하게 감촉이 살아있는 그 앙상한 팔. 어머니에 대한 뚜렷한 애정은 조금도 없었다. 나는 거짓된 애정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 못할만큼의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 어머니의 죽음은 확정되어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어느 날 밤 내 방문 앞에 목을 매달고 죽어버렸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방문 앞에 대롱대롱 매달려 혀를 길게 빼고 있었던 어머니의 시체를 보며, 나는 그녀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다른 방법으로라도 나약한 어머니는 언젠가 죽어버릴 꺼라고 항상 생각해왔으므로, 나는 덤덤했다.



 
 
 




장례식장에는 생각대로 사람 한 명 찾아오지 않았다. 담임 선생님이 찾아왔었지만, 형식적인 방문이었다. 위로하는 척을 하다가 조심스럽게 꺼내는 학교는 어쩔꺼냐는 물음에 나는 덤덤하게 자퇴할 생각이라고 대답하였다. 어머니의 하얗고 앙상했던 팔에서 벗어난 그떄의 나는 해방감에 들떠있었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어떻게든 될거야. 난 '어떻게' 생겨서 여태 '어떻게든' 살아왔으니까. 잘 생각 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담임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나는 멍하니 앉아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올려다보았다. 최근에 찍은 사진이 단 한장도 없었기에 사진 속 어머니는 내 또래의 어린 모습이었다. 나를 낳기 전, 나를 낳고 집에서 쫓겨나기 전. 모든 것을 가진 평범하고 행복한 웃음을 입가에 가득 띄우고 있는 낯선 모습이었다. 친가에서 쫓겨났다고는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매달 들어오는 생활비도 모두 분에 넘칠 정도로 넉넉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늘 초조해하고 항상 안타까울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내가 어머니의 거짓된 사랑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어머니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눈을 감고 나는 나의 정원으로 걸어들어갔다. 산산조각이 난 어머니의 새하얀 정원이 공중에 둥둥 떠있다가 이내 어둠 속으로 가라앉아버린다. 나의 세계는 처음과 끝을 모르고, 새하얀 다른 세계는 산산조각이 나 끝나버렸다. 나의 정원도 언젠가 산산조각 나버릴까 하지만, 그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 나는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생각했다. 하얗게 창문 너머로 내리쬐는 햇빛이 기분이 좋았다. 아, 이렇게 나는 혼자구나. 다시 눈을 뜨고 나는 웃으며 분향소로 들어갔다. 엄마, 안녕?

 

 

 

 

 

 

 

 

 

 

 

 




¨





복도끝 쪽에서부터 울리는 구두소리에 나는 눈을 뜨고 얼굴에 웃음을 지웠다. 현실의 모습이 따가울 정도로 눈에 박힌다. 어쩐지 무겁게 들리는 구두소리는 이제 더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고, 그 구두소리와 함께 내 심장은 쿵쿵 뛰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어서, 몸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커다란 운명이 그 구두소리와 함께 다가오는 듯한, 그런 두려운 무엇. 구두 소리가 바로 내 뒤에서 멈췄다. 엉거주춤하게 일어선 나는, 왠지 모르게 뒤를 돌아볼 수가 없어서 그대로 서있었다. 뒤에 서있는 누군지도 모르겠는 그 사람의 느낌이 너무나도 강해서, 두려웠다.

 

 

 

 



"데리러 왔어."

 

 



무거운 공기 속으로 그 사람의 목소리가 울렸다. 우습지만, 있는 용기란 용기는 다 쥐어짜내어 나는 간신히 뒤를 돌아 볼 수 있었다. 새까만 정장을 입은 그 사람은 입가에 근사한 미소를 걸고 있었다. 즐겁다는 듯이, 들떠보이는 표정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 남자였지만 아름다운 얼굴이였다.  

 

"누구세요?"
 

내 말에 그 사람은 다시 환하게 웃었다. 분명 멋있는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에 왠지 초조해져서 나는 살짝 윗입술을 핥았다. 까슬까슬하게 말라있는 입술의 느낌이 혀끝으로 느껴졌다.




 



"내가 네 아빠야."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온 그 말에 이번에는 내가 웃었다. 말도 안돼. 거짓말. 내가 웃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자 그 사람은 구두를 벗지도 않고 문지방을 넘어와 성큼성큼 나에게로 걸어왔다. 당황한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 사람은 내 팔을 잡고 다짜고짜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큰 체격도 아니었는데 잡힌 팔로 전해지는 굉장한 악력에 당황하며 그대로 끌려가다가 문지방에 걸려 밑으로 넘어지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아까의 표정과는 상반되는 무표정을 짓고 나를 다시 잡아 일으키려는 그 사람에게 나는 작은 공포감을 느끼고 주저앉아 버티기 시작했다.




"난 당신 따라간다고 안했어요. 그리고 아직 엄마 장례식도 안끝났어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내뱉은 말이, 상황과는 다르게 굉장히 차분했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놀라버렸다. 내 말에 그 사람이 주저앉아 나와 눈높이를 같게 한 후 짜증이 잔뜩 나있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왠지 오기가 생겨 나도 지지않고 그 눈을 마주보았다. 그 사람은 어이없다는 듯 작게 웃은 후, 내 볼에 손을 얹어 내 눈 밑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쓸었다. 손은 큰 편이었고, 소름끼치게 차가웠다. 마치 파충류의 피부에 닿기라도 한, 그런 소름끼치는 기분이 들었다.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다시 웃고 있었다.




"당신이 아니고 나는 네 아빠야. 그리고 너…"



손을 목으로 내려 귓볼을 만지작 거리는 손길이, 나는 왠지 모르게 어머니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허리를 감아 오던 징그러울 정도로 말랐던 새하얀 그 팔….



"저 여자, 사랑하지도 않았잖아?"



자, 이제 다시가자. 즐거운 듯이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그 사람을 올려다보며 나는 현기증이 나는 듯한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동시에 느꼈다. 이 사람의 정원은, 붉은색이다.

 

 

 

 

 

 










그 사람의 이름은 루한이었고, 나이는 서른다섯.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외국인인 그는 어머니와 같은 언어를 썼다. 하지만 그걸로는 정말 나의 아버지인지는 모른다. 의사소통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지만 가끔씩 정극에서나 쓰일 듯한 말투로 위화감을 느끼게 했다. 마른듯한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잔근육들이 굉장히 많고, 남자다운 몸매였다. 햇볕이 굉장히 잘 드는 좋은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차도 좋은 외제차였다. 거의 강제로 끌고 온 주제에 집을 자주 비웠고 별다르게 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늘 기분 좋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집에서는 밥을 잘 먹지 않는다. 가끔 남자든 여자든 집으로 데리고와 섹스를 한다. 하지만 항상 파트너가 바뀐다. 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싶었다. 나는 그게 사실은 조금 분했다. 특이한 점은 집에 전화가 없다는 것, 그리고 나를 시우민이라고 부른다는 점. 불량하고 억지로 끌고 온 주제에 아빠 노릇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나는 그게 싫다.

 



 
 
 
 
 
 
 
 





눈을 뜨니 '아빠'가 눈 앞에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흔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이 광경이 신기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시였다. 아, 지금 이 시간에 있을만도 하구나. 그는 항상 밤에 나가고 새벽에 집에 들어와 늦은 오후까지 자고 다시 밤이 되면 나가버린다. 잠에서 방금 깬 그 나른한 기분에 침대에 누워 바삭거리는 이불의 감촉을 즐기며 누워있었더니, 그는 퍽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오랜만인데 얼굴 좀 보자."


오랜만인게 누구때문인데. 기어코 이불을 끌어내리는 그때문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더니 그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내 턱을 쓰다듬는다. 애완동물이라도 대하는 듯한 그의 행동들이 짜증스러웠던터라, 나는 신경질적으로 그 손을 쳐내었다. 그러자 그의 손이 다시 턱을 쓰다듬는다. 나는 다시 신경질이 가득 들어있는 손길로 그 손을 쳐내고, 다시 쓰다듬고, 쳐내고. 여러번 반복되자 그의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시우민. 낮게 부르는 목소리에 나는 눈을 가늘 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야수같은 모습. 그는 항상 그랬다. 온순하게 있다가도 내가 무언가 작은 반항이라도 하려고 하면 무섭게 화를 낸다. 그와 함께 살게된 후 며칠 안되어 내가 말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을 때, 나는 처음으로 뺨을 맞아봤다. 어이가 없어서 올려다보는 내 머리칼을 우악스럽게 잡아채며 그는 웃었다. 머리카락을 한웅큼 잡혀 끙끙 거리 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그는 말했다. '맘대로 외박하고 그러면 안되지, 시우민. 아빠가 걱정하잖아.' 라고.
 

미친놈.

 
 
 





"난 당신 애완동물이 아니야. 집에 모셔놓고 밥이나 주고 맘에 내킬때 데리고 놀기나 하는 그런거 싫어. 그리고 나는 시우민이 아니야. 김민석이야. 애완동물한테 이름 붙이듯이, 그렇게 당신 맘대로 부르지마."




나 역시 지지않고 으르렁거리며 말하는데, 그가 큭큭 웃다가 결국 숨넘어가게 웃어댄다. 미친놈이다. 그저 다시 자고 싶어서, 이상하게 피곤한 느낌이 온몸을 감싸서, 나는 다시 이불을 쥐고 누우려했다. 다시 누워서 몸을 그가 있는 쪽 반대쪽으로 돌렸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그의 웃음소리가 뚝 끊겼다. 동시에 이불이 확 걷혀지고 몸이 똑바로 돌아 눕혀지는가 싶더니 그가 배위에 올라타있었다. 나도 상당히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던터라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꺼져.' 라고 말했다. 화낼 줄 알았던 그는 내 말에 또다시 웃으며 날 내려다보았다. 새파란 새벽빛이 그의 얼굴에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이상한 광경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김민석은, 그 여자가 붙인 이름이잖아. 그 여자는 내가 만들어낸 너를 안고 도망간 여자야. 내가 만들어냈으니 너는 날 위해서 살아야해."




방안을 가득 매우고 있는 푸른빛이 나를 숨막히게 했다. 방처럼 파랗게 아픈 빛으로 물들어있는 그의 모습이 나를 아프게 했다. 내 위에 앉아있는 그가, 날 아프게 했다. 이대로 잠식당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에 나는 발버둥쳤다. 이대로 있으면 나도 푸르게 물들어 버릴 것이다. 마구 발버둥을 치는 날 즐겁다는 표정으로 짓누르는 그가 악마처럼 보였다. 놔달라고 나는 울며 발버둥쳤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무서웠다. 그럴수록 그는 즐거운듯 웃으며 더 조여왔다. '시우민, 내 아들아. 진실을 말해줄까?' 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이는 그가 무서웠다. 어느때부터 놓으라는 내 말은 부탁조로 바뀌어 있었다. 제발 놔줘. 제발. 부탁이야, 제발.






그가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고,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한 나는 곧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자, 들어봐. 울지말고, 아들아. 난 네가 이럴때마다 즐거워 미칠 것 같아. 넌 원래 내 것이었어. 내가 가지기 위해서 만들었어. 난 너의 아버지가 맞아. 그리고 동시 에 너의 외삼촌이기도 하지. 너의 어머니는 나의 누이였어. 나는, 내가 굉장히 근사하다고 생각했어. 쉬쉬, 그만울어. 숨 넘어 가겠다, 아가. 여하튼 나르시즘이든 뭐든 나는 내가 굉장히 근사하다고 생각했고 나의 누이는 나만큼 매력적인 존재라고 생각했어. 아, 사랑했던건 아니야. 그저 궁금했지. 나와 내 누이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얼마만큼 근사하려나. 그래서 내가 너의 어머니를 강간했어. 즐거워? 왜 이렇게 몸을 떨어. 그렇게해서 태어난게 너야, 시우민. 유감스럽게도 누이는 너의 외할머니랑 짜고 너를 품고 도망가버렸지만, 그래도 괜찮아. 내가 너를 이렇게 찾아냈잖아?


시우민, 내 아들아. 키스해도 돼?



 
 




나는 꼬박 하루를 잤다. 꿈처럼 들려온 그의 말에, 나는 잠에 깨어서도 현실로 되돌아오지 못했다. 시간도 가늠할 수 없 는 깜깜한 밤이었다.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 추스리며 일어나 앉자, 새하얗게 말라있는 나의 팔목이 보였다. 어머니의 팔목과 겹쳐보이는, 소름끼치는 순간이었다. 그의 말이 오롯이 진실이라면, 어머니는 나때문에 죽은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의 방문앞에 목을 매달며, 죽어가는 순간까지 나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그녀를 세상과 단절시킨 것도 나였다. 그녀를 비참하게 만든 것도 나였다. 그녀는 사랑한다는 말로 필사적으로 자신을 몰아세운것이다. 십몇년을, 그녀는 그 세월을 나를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충동 속에 살았을까. 내 목을 졸라버리고 싶은 순간이 하루에도 몇번이나 있었을테지. 하얀 이불 위로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것이 보였다. 나는, 살아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대로 있으면 그에게 물들고 말것이다.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당신에게 지지않아.


나의 검은 정원이,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의 자식이므로, 어머니의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 . 증오하는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죽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의자를 끌고와 그가 자고 있는 방 문 앞에 놓고 올라섰다. 매달아 놓은 줄의 매듭이 눈 앞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자고 있는 줄 알았던 그가 침대에 앉아 날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나는 마주 웃어주었다. 당신에게 지지않을꺼야. 눈을 감고 매듭을 목에 걸었다. 발로 의자를 차려는 순간,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가 내 다리를 꽉 안고 있었다. 소름끼쳤다. 어머니의 팔이 죽은 나무같았다면, 그의 팔은 거미의 다리같았다. 꽉 옭아매는, 벗어날 수 없는 그것.






"기대한 것보다는 실망적인 선택이다, 아들."


의자 위에 올라선 그가 내 목에 매듭을 벗겨내고 있었다. 나는 다시 절망스러운 기분에 빠졌다. 내 앞에 서있는 그가 두려웠다. 몸까지 덜덜 떨며 우는 날 그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너무나도 소름끼쳐서, 나는 더 서럽게 울었다.

 

 

 



"나를 위해서 살아, 아들. 너의 삶은 내 욕구로 만들어졌고, 그러니까 이제 다시 내가 가져갈 차례야."

 

 



입술에 닿는 그의 입술을 느끼며 나는 눈을 감았다. 키스하는 사이에 계속해서 울음소리가 새어나와서, 나는 그게 더 서러워서 더 큰 소리로 울었다. 살짝 뜬 시야사이로 목을 매 달고 혀를 길게 빼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원망스러운 듯 나를 노려보는 눈. 갈구하는 듯 더 깊게 들어오는 그의 혀를 정신없이 느끼며 나는 눈을 꽉 감았다.
 
 
 나는,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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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근친을 굉에에에엥자아아앙히이이이 싫어합니다
진짜에요 믿어주세요 잇쯔뜨루
 
 
쓰는 글에 보통 실제 나이같은건 잘 대입을 안시켜요
그래서 읽는데 몰입도가 없었다면 죄송합니다 미안,미안,미안
 
 
곧 태풍이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태풍같은 글을 올려봤어요ㅇㅇ 루한이 나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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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은 돌이킬 수 없는 걸음.
고전적이지만 이 글에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석의 어머니가 민석을 품고 도망을 간 것도
민석이 루한에게 끌려간것도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 되겠죠
 
루한은 그냥 망나니...ㅇㅇ......내가 미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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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우와 분위기...bb완전 제스타일이에요 잘 읽고갑니다!!나중에 또 읽고 싶어지는 글일거 같아요!ㅠㅠ
10년 전
독자2
뭐요?태풍?태풍이온다고요? ㅡㅇ어.....작가님 글잘봤어여 아무래도 싱알신을해야겠네여
10년 전
독자3
좋아요ㅠㅜㅜ이거 다음편없나요??아아 취향저격 ㅠㅠ
10년 전
독자4
호미호미...이거슨 무엇인가요ㅠㅠ몇시간뒤면시험인데 엄마야ㅠㅠ헤어나올슈없어요ㅠㅠㅠㅠ신알신하구갑니다
10년 전
독자5
털썩...헐ㄷㄷㄷ루한이 미를 친 남자야ㄷㄷㄷ 그래서 민석이는 어떻게 되는걸까여ㅠㅠ 붉은색정원으로 물드는건가여?ㅠ 담편이 시급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6
다음편쫌 시급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제발요ㅠㅠㅠ더써주세요ㅠㅠㅠㅠ아작가님사랑합니다 신알신하고가염
10년 전
독자7
아 루한 소르음...ㅠㅠㅠㅠ너무 매력있는 설정이네요ㅠㅠㅠ다음편이 시급해요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소름끼치네요, 내 아들 하는 부분에서ㅠㅠㅠㅠ 소재가 참신하고 너무 좋아요ㅜㅜ 신알신하고 갑니다!
10년 전
독자9
루한 완전 무섭ㅠㅠ민석모자만불쌍하네요ㅜ
10년 전
독자10
아 대박ㅠㅠ 누이라니ㅠㅠ 루한 캐릭터가 너무 무섭네요ㅠㅠ 소름끼쳐요ㅜㅡ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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