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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악토버 silence

들어주시길!

 

 

 

 

 

[EXO/찬백] 49일 | 인스티즈

 

 

 

 

 

 

 

 현실감이 도저히 들지 않아 나는 울지 못했다. 울지 않은 것이 아닌, 울지 못했다는 말이다. 어떡하니, 어떻게 해. 우리의 사이를 아는 몇 안되는 사람들은, 그렇게 멍하니 서서 까만 액자 속 담긴 너의 사진만 바라보고 있는 나를 붙잡고 잔인하게도 네가 아닌 나에 대해 물었다. 어떡하니, 이제 어떻게 하니. 맙소사, 나는 아직 현실에 대해서 인정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불안정하게 서있는데 어떻게 나에게 '당장'을 물어본단 말인가. 미친듯이 오열하는 너의 어머니의 손이 나를 붙잡았지만, 그 손은 나와 너를 가장 친한 친구로 기억하는 손이기에 나는 아무런 위로도 건내지 못했다. 아니, 그것보다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위로를 해줄 수 있을리가.

 

 

 

 

 

 

 

 

 

 

 

 

 

 마치 잠이 덜 깼을 때의 그것처럼 나는 현실감을 느끼지 못해 도망치듯 '너의' 장례식장을 빠져나와 도로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아, 나는 급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벤치에 앉았다. 겨우 진정할 수 있는 상황인가 싶어서 시선을 내리니, 다리 위에 나란히 올려놓은 내 주먹 쥔 손이 사정없이 떨리고 있었다. 헛웃음이 터졌다. 울음이 아닌, 헛으로 나오는 웃음이.

 

 

 

 

 

 

 

 

 

"씨발, 이게 말이 돼?"

 

 

 

 

 

 

 

 언젠가 네가 '요요, 미운 입. 나쁜 말하는 미운 입.' 하고 내 입을 톡톡 아프지 않게 때리던 것 까지 선명한데, 너는 죽어버렸다. 그래그래, 생각해보자. 변백현. 무슨 일이 있었지? 어제 아침 평소와 똑같이 현관문에 서서 인사를 하고, 평소와 똑같이 밖에서 스쿠터에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평소와 똑같이 너의 귀가를 기다렸는데 오지 않는 너를 밤을 꼬박 새우며 기다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너의 죽음이였다. 평소와 모든게 똑같은데, 너는 죽어버렸다. 씨발 씨발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는데, 그것에 잔소리를 할 네가 없다. 그 사소한 것에 느껴지는 참담함. 뒤죽박죽 엉키는 생각과 감정에 나는 어찌할바를 모르다 순간 앞을 보았고, 그대로 멈추었다.

 

 

 

 

 

 

 

 

 

 

 

 

 

 

"…말도 안돼."

 

 

 

 

 

 

 

 

 이번엔 다른 의미의 말도 안된다는 말이였다. 죽은 네가, 도로 한가운데 서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야. 진짜로 내가 봤어."

 

 

 

 

 

 

 

 

 내 말을 듣고 있던 종대가 울어 새빨간 눈을 하고 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찬열이까지 그렇게 됐는데 너도 잘못되면 어떻게 해…. 우물거리듯 말하는 종대의 말에 이번엔 내가 기가 찼다. 당연하다는 듯 내 말을 믿지 않는 것이다. 장례식장 앞, 나는 밀려오는 허무함과 복잡스러움에 한숨을 쉬었다. 손에는 값 싼 자판기 커피가 들려 있었다. 나는 도저히 그것을 마실 생각이 나지 않았다. 너는 죽었는데, 나는 멀쩡히 살아 이런 싸구려 커피나 마시고 있다니.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커피를 바닥에 거칠게 쏟아 부었다. 신발에 튈 만큼, 화가 나 있는 것처럼. 움찔 내 눈치를 보는 것처럼 몸을 떤 종대가 자신도 커피를 내려놓고 날 바라보았다.

 

 

 

 

 

 

 

 

 

 

 

"괜찮아?"

 

 

 

 

 

 

 

 사람들은 이렇게, 네가 없는 날 묻는다. 나는 널 물어보고 싶은데, 사람들은 이렇게나 잔인하다.

 

 

 

 

 

 

 

 

 

 

 

 

 

 

 

 

 

 

 

 

 

 

 

 

 

 

 

 

 

 

 

 

 

 

 

 

 널 기다리다 밤을 새우고 있었다. 나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시간으로라도 돌아가고 싶다. 어떻게든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나에게 있었으면. 그 기다림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그 끝에 얼마나 칼날같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았다면. 새벽, 여름이여서인지 긴 해가 벌써부터 아른아른 떠오르려 하고 있었던 그 시간. 나는 전화를 받게 된다. 평소같으면 반가웠을 그 벨소리가, 왠일인지 그 날만큼은 쨍하다고 느껴졌다. 사람은 감이란 것이 있으니, 나에게도 그것이 있었나보다. 여보세요, 받는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무슨 말을 했더라, 그 여자가. 아, 통화목록보고 배우자신줄 알았는데…. 세브란스 병원이에요. 빨리 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 그 병원에, 너는 하얗게 누워 있었다. 말 그대로 하얗게. 하얀 시트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씌어져 있었으니까. 인적이 드문, 언젠가 네가 지름길이라 하였고 나는 위험하다 잔소리하였던 그 길에, 일이 늦게 끝나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내가 걱정돼 결국 그 길을 타고 가던 스쿠터를 탄 너를 SUV, 그 큰 차가 쳐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도주해버렸고 너는 튕겨나가 그 가드레일 넘어 차가운 흙바닥에 몇시간을 누워 있다가 발견 됐다고 했다. 일찍 발견됐으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너는 이미 가버렸는데, 그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사고 자체가 아닌, 늦게 보여 안타깝다고 했다. 나는 울지 못하고 찬열이를 덮고 있는 시트 너머로 나온 손을 잡았다. 이 세상 사람의 것이 아닌, 그 감촉. 아침과는 확연히 다른 그 느낌.

 

 

 

 

 

 

 

 

 

 

 

 

 

"내가 위험하다고 했잖아. 찬열아. 나 혼자 있을 수 있다고 했잖아. 내가 스쿠터 위험해서 싫다고 했잖아. 내가, 내가 그랬잖아…."

 

 

 

 

 

 

 

 

 

 윽, 윽 울음이 밀고 나오려는데 문이 열리고 찬열이의 가족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곧바로 나는 옆으로 물건처럼 치워지고, 찬열이의 손마저 놓쳤다. 찬열이의 부모님들의 통곡 소리를 들으며 나는 뒷걸음질쳤다. 그렇게, 너의 죽음이 나에게 왔다.

 

 

 

 

 

 

 

 

 

 

 

 

 

 

 

 

 

 

 

 

 

 

 

 

 

 

 

 

 

 

 발인이 끝나고, 한참동안 나는 이제 나무가 되버린 너의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돌아왔다. 집 문을 열었더니, 그리운 향기가 나에게 끼얹어졌다. 아, 정말 잔인하구나. 세상은. 그 잠깐동안에 벌써 먼지가 쌓인 너와 나의 단칸방을 바라보며, 나는 이것을 어디부터 어떻게 청소해야하나 막막함에 휩싸였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백현아.' 종대의 말이 생각이 나서 나는 큰 상자에 우리의 물건을 하나씩 담기 시작했다. 함께 찍은 사진이며 정리를 하다가 나는 허리가 아픈 느낌에 으쌰, 하고 작게 소리를 내며 일어서 물이라도 마시려는 생각에 부엌으로 향했다.

 

 

 

 

 

 

 

 

 

 

 

"내가 이걸 어떻게 버려…."

 

 

 

 

 

 

 부엌에는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때 나란히 두개씩 샀던 컵이며 수저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나는 난감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가 이걸 어떻게 버려. 찬열아, 내가 너를 어떻게 버려. 나는 결국 그대로 부엌을 나왔다. 그러고보면 장례식 이후로 물도 제대로 마신 적이 없다. 넘어가지 않았으니까. 살짝 어지러움을 느끼며 옷이라도 편한 것으로 갈아 입자, 싶은 생각에 옷장 문을 열었다. 옷장을 여니 너의 옷이 가득했다. 나는 손을 뻗어 너의 옷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 옷에 얼굴을 묻고, 숨을 들이켰다. 너의 향이 가득찬다. 무심코 시선을 돌렸는데, 그곳에 네가 있었다. 너의 흔적이 아닌, 네가.

 

 

 

 

 

 

 

 

 

 

 

 불을 키지 않아 햇빛이 뽀얗게 들어오고 있어 먼지가 둥둥 떠다니는 것이 다 보이는 그 곳, 네가 우뚝 서있었다. 까만 바지에 흰색 셔츠를 입은 네가. 도로 한가운데 서있던 그 모습처럼 걱정스러운 듯한, 짜증이 난 듯한 표정으로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아…."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 내가 입을 열었을때, 너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그 날 정리를 하던 나는, 장례식장에 갈 때 급하게 빼고 갔던 너에게 받았던 반지가 사라지고 없는 것을 알았다.

 

 

 

 

 

 

 

 

 

 

 

 

 

 

 

 

 

 

 

 

 

 

 

 

 

 

 

 

 

 

 

 

 

 

 

 

 

 

 

 

 

 언제였던가, 봄이였었다. 너의 스쿠터 뒤에 타 날리는 꽃잎들을 맞으며 집에 가던 길이였다. 같이 살게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 잔뜩 신이난 내가 부릉부릉-, 하고 유치하고 떠들석하게 효과음을 넣었고 너는 웃었다. 내가 꼭 안아쥐고있던 너의 허리가 떨렸으니까.

 

 

 

 

 

"아, 왜! 웃지마!"

 

"애기같잖아."

 

 

 

 

 왠지 부끄러워져 소리치는 내 말에 너 또한 소리치며 대답했다. 심통이 나서 너의 등을 앙앙 깨물자 너는 스쿠터를 멈춰세우고 헬멧을 쓰고 있던 내 머리를 톡톡 쳤다. 거짓말같고 꿈같이 느껴지는 그 때를, 나는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때의 네가, 모든 순간의 네가 너무나도 선명하다. 그러고나서 옆을 보니 신기하게도 꽃집 앞이여서 나는 우리 꽃이라도 사갈까? 물었었고, 너는 웃었다. 그리고 꽃보다 좋은 거 줄게. 하고 내 손에 반지를 올려놨었다. 내 손을 잡고 끼워준 것은 아니였지만, 그 무심한 로맨틱함에 나는 감동을 받아서 엉엉 울고 말았다. 그것이 너와 나의 2년 전 봄이였다.

 

 

 

 

 

 

 

 

 

 같이 사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우리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그렇게 좋았던 때가 더 많았다. 그리고 나는 그래서 지금 더욱 아프다. 모든 계절에 있는 너를 내가 어떻게 잊어야할까.

 

 

 

 

 

 

 

 

 

 

 

 

 

 

 

 

 

 

 

 

 

 

 

 

 

 

 

 

 

 

 

 

 

 

 

 나는 조깅을 시작했다. 달리고 달리다보면, 생각이 하얗게 없어지기 때문이다. 직장에는 휴가를 내고, 나는 무작정 아침마다 저녁마다 미친 사람처럼 달렸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그것을 참고 또 달리고. 무식할정도로 나는 달렸다. 너와 함께 산책을 한다며 손을 잡고 장난을 치고 입맞춤을 했던 그 길을 달렸다. 아직도 울지 못해, 나는 달리면 줄줄 흐르는 그 땀을 눈물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무작정 달렸다. 언젠가 단순하다며 놀리던 너의 말처럼, 이것은 나의 방식이다. 단순한 나의 방식.

 

 

 

 

 

 

 

 

 

 

 

 

 

 나는 그 늦여름, 널 잊기 위해서 미친듯이 달렸다. 숨이 턱까지 차면 주저 앉아 숨을 몰아쉬면서도 나는 달렸다. 그날도 그렇게 달리고 있는데, 종대에게 전화가 왔다. 숨을 고르며 전화를 받으니 어느새 모든게 걷힌 듯한, 하지만 여전히 날 신경쓰는 듯한 그 배려가 느껴지면서도 가증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뭐해? 하고 묻는 말에 나는 왠지 모르게 화가 올라와 쏘아 붙이려다가, 금새 삼켜냈다. 그래, 종대는 잘못이 없어. 나는 그렇게 모든걸 삼켜내고 있었다. 나의 감정을, 사람들의 감정을.

 

 

 

 

 

 

 

 

 

 

 

 

 오늘 뭐하냐는 종대의 말에 머뭇거리게 됐다. 당장 하는 것이 없었는데도, 그렇게 됐다. 그 이후로 나는 모든 것에 감정이 추춤거렸으니까. 이렇게 뛰는 일 말고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 모든 순간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은 사치같았고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뛰는 코스의 종착점에 가는 사이에 긴 다리가 있었는데, 나는 그 중간에 서서 종대와 전화통화를 했다. 숨을 고르며 핸드폰을 들고 서있는데, 나는 핸드폰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다리 난간 밑으로 아슬아슬하게 놓여있는 핸드폰을 줍지도 못하고 나는 멍하니 서있었다. 꿈을 꾸는 듯한 느낌에 눈을 비비며 급하게 핸드폰 화면을 키고 이것저것 열어보니, 너와 찍었던 사진이 깨끗하게 사라져있었다.

 

 

 

 

 

 

 

 

 

 

 

 

"찬열아."

 

 

 

 

 

 

 

 네가, 또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망연하게 서서 너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신기하게도 정신을 차리니 핸드폰이 내 손에 쥐어져있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너는 또 사라졌다. 백현아, 백현아? 나를 부르는 종대의 목소리만이, 아무도 없는 아침의 다리 위에 울려퍼졌다.

 

 

 

 

 

 

 

 

 

 

 

 

 

 

 

 

 

 

 

 

 

 

 

 

 

 

 

 

 

 

 

 

 

 

 

 

 

 

 

 

 

 

 

 

 

 

 

 

 

 결국 종대를 만나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술을 꽤 마셔버려 물먹은 솜처럼 침대 위에 축 쳐져 누워있는데, 장롱 위 너와 나의 추억을 정리해놓은 상자가 보였다. 쉽게 보이지 않게 일부러 장롱 위에 올려 놓은 것인데, 갑작스럽게 내 눈에 보인 것이다. 그것은 물건을 정리한 상자일뿐이였는데, 나는 그것이 꼭 너와 내 추억, 그 실체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갑작스럽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그런 것. 그 때 내가 누워있는 침대 옆이 푹 꺼지는 것이 느껴지고 너의 모습이 보였다.

 

 

 

 

 

 

 

 

 

 

"나 이제 놀라지도 않아, 찬열아."

 

 

 

 

 

 

 

 

 

 까만 방, 흰색 셔츠를 입은 너는 그렇게 말하는 나를 여전히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바라보았다. 있잖아, 찬열아….

 

 

 

 

 

 

 

"그렇게 하나씩 가져가지마. 제발."

 

 

 

 

 

 

 너 마저도 나에게 네가 아닌 네가 없는 나를 걱정하는 것처럼, 그러지 마. 눈을 느리게 깜빡이는데 너는 또 사라지고 없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나는 직장을 다시 다니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너를 더이상 나에게 묻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아직 나는 울지 못했으므로, 전과 같이 나는 땀을 내 눈물로 생각하며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렸다. 현관에 서서 신발끈을 조여 묶는데 조깅을 위해 샀던 운동화가 벌써 여기저기 낡아 헤져있었다. 너덜너덜하구나, 너도. 나는 괜시레 헛웃음을 지었다가 현관문을 열기 전 집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너는 없다.

 

 

 

 

 

 

"막막하네."

 

 

 

 

 

 문을 여니 정말 막막할 정도로 안개가 껴있었다. 이런 날씨는 흔치 않은데, 어쩐일이지. 보통 이정도면 달리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데, 나는 비가 와도 달렸으므로 게의치않고 걸음을 내딛었다. 이제 달리는 것이 익숙해졌는지 나는 다리까지 한번에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는데 오늘은 다리 중간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숨이 정말 턱끝까지 차올랐다. 조금만 더 달리면 숨이 멎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멈춰서서 손을 들어 내 입과 코를 막아보았다. 바보같은 생각인줄 알았지만, 왠지 그래보고 싶었다. 정말, 숨이 멎을 수 있으려나? 그리고 그 때, 다리 저 너머로 또 너의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흰색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너의 모습. 안개때문에 흐릿하게 보이는 너의 모습. 나는 왠지 마음을 굳게 먹고, 손을 내리고 입을 열었다.

 

 

 

 

 

 

 

 

 

"찬열아, 괜찮아."

 

 

 

 

 

 

 

 

 안개가 아른아른, 구름처럼 너와 내 사이를 가르고 있었다.

 

 

 

 

 

 

 

 

"나 살게. 살아볼게. 너 없어도, 살아볼게."

 

 

 

 

 

 

 

 안개가 살짝 걷히면서 너의 얼굴이 보였다. 예전과 다르게 너는 웃고 있었다. 너는 나에게 손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어린 아이들이 안녕-, 하는 것처럼. 나는 마주 손을 흔들었다. 안녕. 안녕 찬열아. 미안해. 신경 쓰이게해서, 정말 미안해. 그렇게 예쁘게 나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던 너의 모습은 어느새 또 없어져버렸고, 나는 엉엉 울면서 집에 돌아왔다. 출근할 생각도 못하고 침대에 엎드려 나는 여태 울지 못했던 것이 억울했던 것처럼 엉엉 울었다. 그리고 장농 위 올려놓았던 너와 나의 추억이 가득 담긴 상자는 사라졌다.

 

 

 

 

 

 

 

 

 네가 죽은지 딱 49일이 되는 날이였다.

 

 

 

 

 

 

 

 

 

 

 

 

 

 

 

 

 

 

 

 

 

 

 

 

 

 

 

 

 

 

 

 

 

 

 

 

 

 

 

 

-

49제에 관해서는 말이 많죠. 저는 그냥 죽은 사람의 혼이 그 49일까지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글을 적었습니다.

 

 

 

만약 저 상황이 계속 됐으면 백현이는 말그대로 돌아버렸을꺼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죠. 찬열이의 배려아닌 배려라고 생각해주셔도 될 듯 합니다.

 

 

그런 찬열이가 백현이는 고마웠을까요 미웠을까요.

 

 

그나저나 밝은 글로 찾아오기로 해놓고 뎨송합니다

이런 되도않는 단편을;;;;;;;;;;;;;;;;;;;;;;;후

 

 

다음엔 정말로 밝은걸로..........뵙기로...해여...몰라 자신없엉...

여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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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정말눈물이날뻔했어요글분위기도너무먹먹하고그러네요ㅠㅠ..
그래도찬열이는백현이가행복해한다면행복해하지않을까요?
백현이가찬열이없이스스로살수있어서찬열이는슬프기도하지만고맙기도할거같네요..49일이 혼이자신을돌아보는시간이라는게너무와닿았어요..멋진글잘보고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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