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립스틱 ”
알면 알수록 참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비서가 된 입장으로서 모시는 이사님이라고는 하지만, 단정하고 훤칠한 외모, 작지 않은 키와 피지컬, 그리고 단정하고 반듯하게 자라왔다는 걸 보여주는 것 마냥 몸에 묻어나는 젠틀함과 기본적인 매너 예의까지. 과연 누가 저 완벽한 남자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지…수능 문제보다 더 궁금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이진기 이사님을 곁에서 지켜보며 남 몰래 생각해온 것들이다. 아마, 나도 모르게 약간의 이사님에 대한 호감이 있을지도. 분명한건, 호감이 아에 없다고는 절대 대답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람 자체가 완벽한 탓도 있긴 하지만, 요즘 따라, 나만의 착각인건지 자꾸만, 나에게 훅 하고 다가오는 이진기 이사님의 행동 때문일 것이다.
“ 바꿨네요 ”
“ 아, 네… ”
“ 전 것도 예뻤는데, 지금 것도 예뻐 ”
언제 확인 한거지. 서류자료에서 눈을 뗴지않은 채 저런 낯간지러운 말을 하는 이사님 때문에, 나는 온 몸 전체가 화끈 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애꿎은 입술만 매만졌다. 꼬박꼬박 존댓말과 존칭을 빼먹지 않으면서도, 가끔씩 저렇게 정신을 빼놓을 정도로 매혹적인 목소리로 반말을 할 때면, 정말 아찔해져 오곤 하였다.
“ 아 그리고 ”
“ 네? ”
“ 나 물어 볼거 있는데 ”
불쑥 물어볼게 있다며 갑자기 내 눈을 마주보는 이사님의 행동에 깜짝놀라 한껏 긴장 한 채, 침만 꿀꺽 삼켰다. 아 숨막혀. 뭘 잘못한것도 아닌데, 주인한테 혼나는 강아지마냥 낑낑 거리는 내가 웃겨서 그러는건지 살짝 낮게 웃던 이사님이 턱을 괴곤 말했다. 왜이렇게 긴장했어, 귀엽네.
“ 아…아니에요! 긴장안했어요! ”
“ 비서님이 안 그랬다면 안그런거고 ”
“ … ”
“ 아니, 다름이 아니라…, 비서님 최민호 팀장이랑 친해요? ”
또 한번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업무에 관한 질문 일줄만 알고,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잔뜩 긴장하고 있었던건데…이렇게 사적인 질문이였다니. 전혀 예상치도 못한 질문이였다. 나를 바라보시는 이사님의 눈빛이 한없이 다정하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날이선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근데 그건 왜 물어 보시는거지. 아, 저번에 최민호 팀장이랑 카페에서 같이 있는거 보고 그러신 건가…그거 그냥 우연히 만난건데
“ 아, 별로 안친해요. 혹시 카페에서 보고 그러신거면, 그떈 우연히 만난거에요 ”
“ 아 그래요 ”
“ 네…근데 그건 왜…? ”
이건 정말 궁금해서 물어 보는 거였다. 별로 안친하다는 내 대답을 듣고 살짝 안도한듯한 표정을 지으시던 이사님이, 나의 물음을 듣고 곰곰히 생각하시다가, 이내 다시 서류에 시선을 놓으며 말했다.
“ 이 회사에서 비서님이랑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나여야지 ”
“ 아… ”
“ 그게 남자든, 여자든 ”
“ … ”
“ 아니, 여자는 뭐 나름 괜찮은데, 남자는 내가 좀 질투가 나서 말이에요 ”
이사님이 또 한번 입꼬리를 올리며 매혹적인 웃음을 보이셨다.
“ 이거 떼쓰는거에요 ”
“ … ”
“ 나만 봐달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