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짐을 챙겨 여권을 들고 공항으로 향했다.
스위스 제네바공항까지 비행시간 14시간. 그 긴 시간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무작정 하늘의 소리를 듣고 곧 정택운이 온다는 스위스로 향하고는 있지만, 내가 그곳에서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니, 내가 뭘 할 수는 있는지.
정택운이 아무말없이 회사에만 알리고 아무도 모르게 공항을 지나 비행기를 타고 스위스까지 온다?
현실적으로 누군가 한명쯤은 공항에서 그를 알아보고 sns에 올리겠지. 그럼 난 그 소식을 듣고 해외까지 쫓아온 소름끼치는 사생팬이 될 뿐이고..
물론 스위스는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여행 중 오는 나라여서 그곳에서 자신의 팬을 마주치는 것은 아무렇지 않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건.. 정택운의 단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것.
그런데 그냥 수많은 팬들 중 하나처럼 "우와!! 정택운이다!!! 완전 계탔다!!!!" 이러고 사진한번만 같이 찍어주세요. 하고 헤어질 수 있겠냐고.
그렇다고 내가 밤마다 하늘에 기도했더니 자기가 스위스에 일주일간 머무른다는걸 알려줬어요.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스위스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