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평소보다 조금 늦은 아침, 언제나 그렇듯이 넓은 침대 옆자리엔 온기가 사라진지 오래였고 나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짝 열린 창문 틈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던 커텐을 완전히 젖히고 내리쬐는 햇살을 그대로 받아내다가 기지개를 폈다. 어느정도 잠에서 깨어나 방에서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텅 빈 냉장고를 확인하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용하다 못해 냉기까지 흐르는 집 안에서 잠시 생각에 빠져 멍하니 서있다가 씻기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김종인' 그와 결혼한지 2년째. 3년이란 긴 연애끝에 결혼이라는 도착지점에 도달했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서로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버렸다. 그래 남보다 못한 사이.
"뭘 사다 놔야하지?"
대충 샤워를 마친 후 옷을 챙겨입고 다시 냉장고 앞에 서서 마트를 가기 전 사올 목록을 생각 중이였다. 사실 장을 봐와도 제대로 밥을 해먹은 적이 없다. 그는 밥을 챙겨먹기는 커녕 집에 들어오지않은 날이 더 많았고 나도 혼자 챙겨 먹기 귀찮고 쓸쓸했으니까. 그래도 항상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가 없어 바람이라도 쐴겸 무작정 집 밖으로 나섰다. 거리로 나서자 가디건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에 몸에 작게 떨렸다. 더위에 고생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이 다가왔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걸 새삼 느꼈다. 마트에 가기 전 따뜻한 커피라도 마실까 싶어 눈에 보이는 카페로 바로 들어갔다. 늘 마시던 카페모카를 주문하고 건네받은 뒤 홀짝홀짝 마시며 밖으로 나가려는데 마침 안으로 들어오던 남자와 그만 부딪치고 말았다. 덕분에 손에 들고있던 커피는 모두 내 옷에 쏟아버렸고 내 표정을 울상이 되었다.
"아,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아… 괜찮아요."
"커피가… 화상 입으신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 진짜 괜찮아요."
"세탁비는 제가 따로…"
"안그러셔도 되요, 괜찮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잠시만요."
난 정말 괜찮았기에 그냥 넘어가려는데 이 남자가 자꾸만 내 앞을 막았다. 사람이 너무 착해도 피곤할텐데 말이야. 옆으로 피해 남자를 지나쳐 카페 밖으로 나가려는데 남자가 내 팔을 붙잡아 막무가내로 내 앞에 섰다. 그리고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3만원과 명함을 내밀었다. 이렇게 많이 안주셔도 된다며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 손에 억지로 쥐어주고는 나를 카운터로 데려가 내가 마실 커피까지 계산해줬다.
"저기… 이렇게까지 안해주셔도…"
"제가 잘못해서 그런거니까 신경쓰지마세요."
"커피, 잘마실게요."
"혹시 데여서 상처생기셨으면 연락주세요."
"아… 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몇 번이나 인사를 건넨뒤에야 그 남자와 헤어졌다. 아까 받은 명함을 확인 해 보니 '김준면' 이라는 세글자와 함께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회사이름에 잠시 몸이 굳었다가 들고 있던 명함을 그대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적당히 식은 커피를 한입 마시고 이 상태로는 도저히 마트까지 갈 수 없을 것 같아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한 뒤 다 마셔버린 빈 컵을 버리려다가 깨끗하게 씻어 찬장에 넣어두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받아본적이 너무 오래되서 그런가, 그냥 버릴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집에 먹을만한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쩌지 싶어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그는 밖에서 먹고 올걸 알고있었기에 나만 대충 혼자 때우기로 했다. 딱히 배가 고픈건 아니였기에 식탁 위에 먹다 남은 빵을 마저 먹어버리고 거실 쇼파에 눕듯이 편히 기대 앉았다. 이렇게 여유를 부리는게 얼마만인지도 모르는채 티비를 틀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전원을 꺼버리고 핸드폰을 찾아 전화번호부를 뒤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지 오래였고 좀처럼 말을 걸 사람이 없어 고민하다가 용기를내서 대학다닐 때 가장 친했던 지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ㅇㅇ이?
"어, 여보세요?"
- 세상에 웬일이야? 그 동안 뭐하고 지낸거야.
"아… 그게, 그냥 잘 지내고 있어."
- 그 동안 연락이 안되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응, 미안해 지은아."
- 됐어, 지금 이렇게 통화하고 있으니까 된거지.
"응…"
- 그나저나 너 대학 졸업하고 바로 김종인이랑 결혼했다며.
"어… 좀 급하게 했어."
- 김종인은 어때? 아직도 둘이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거야?
"뭐, 그렇지. 아, 지은아 나 전화 끊어야겠다."
- 뭐? 벌써? 알았어. 나중에 꼭 한번 만나자!
"응 알겠어. 안녕."
아직도 그와 알콩달콩하냐는 지은이에 물음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니, 하기 싫었다. 내가 정말 나와 그의 사이를 인정하기 싫었으니까. 급하게 전화를 끊은 뒤 혼자 옛날 생각에 푹 빠져버렸다. 어쩌면 오늘 밤은 울다가 잠이 들지도 모르겠네.
산소 |
안녕하세요 산소에요!!!!!!! 뜬금없이 regret이 올라와서 놀라셨..나요..?! (깜짝등장) 사실 제가 리그렛을 삭제한 이유가 꾸준히 연재보다는 간단한 썰을 쓰고싶었고 반응도 그저그랬고 무엇보다 제가다시 읽어보니까 이게 완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가뭔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킄케케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그랬습니당 근데 리그렛은 이제 안쓰냐는 비회원독자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혼자 고민을 하긴했는데 안쓰는걸로 결정했다가 어제 공지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까 아시는분이 되게..많으세요...(놀람) 제가 글삭할때 따로 텍파로 옮겨놓지 않고 바로 삭제한거라 없☆졍☆ 아예 없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이 없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흔적도 없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다시 씁니다....분량이 적은건 어쩔 수 업써... 김종인 오빠→동갑 으로 설정 바뀔거구요 결말은 애초에 생각했던 그대로 그냥 이어질거 같아요 새로 쓰는거라 예전이랑 다른내용이 있을수가 있어용 감안해서 봐주시구요 저는 이만 사라집니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