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절단
1.
결국엔 연락을 하겠다며 기다리고 있으라던
민윤기의 말은 공중분해가 되었는지 지켜지지 않더라
"김탄소 학교가야지"
"....."
"노트북 뺏기 전에 밤늦게까지 게임 그만하고"
"....."
"아침은 먹을거야?"
"아니여..."
"얼른 씻고 학교갈 준비해"
일어나자 마자 핸드폰 홀드키를 누르고 확인한 배너에는
역시나 문자라던지, 부재중전화라던지, 카톡 하나 없다.
"내가 뭘바라겠냐 너한테"
남자는 바뀌기 힘든 존재라는걸 다시 깨닫는거지 뭘
"탄소야 과자먹자 과자"
"쏘리 나 오늘 안가져왔업"
"....."
오늘은 간식거리나 뜯어먹으며 살을 찌우기에는 뭔가 아닌 듯 싶어
책상위에 올려져있는 간식거리들을 무시하고 학교에왔다.
"무슨일있어? 무슨일이야 탄소야"
"아무일도 없독...."
내가 간식거리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말에
7명이 주르륵 다가와 무슨일이 있냐고 걱정을 해온다.
아. 내가 간식거리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게 그렇게 해괴하고 난해한 일이였던가.
이리 한꺼번에 모여 무슨일이 있냐고 걱정하는 걸 보면...?
"나 김탄소가 간식거리 안가져오는거 처음봐.."
"뭐래"
"진짜 어디 아픈거나 무슨일 있는거 백퍼"
거기다가 김남준이 입을 막고 놀라는척을 하는 탓에 애들도 맞장구 치며
내게 무슨일이 있다고 확정을 내려버리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는 매점아줌마를 해야하는 건가.
-
"탄소야"
"아, 누구세요"
"아진짜 내가 연락하고 자려고했는데"
"아침에도 안보내놓고선 무슨"
"나 지각할뻔했어 오늘 진짜"
"아 네"
점심시간이나 되서야 나를 찾아오더라
또 내가 지네반에 찾아가기를 바랬나보지
"진짜 어제 하루종일 친구 연애상담해주느냐고"
"야 너나 잘...아 진짜"
"진짜 미안해"
"진짜 미안하긴해?"
"어 엄청 진짜 엄청엄청"
"..또 무슨일이라서 연애상담을 해줬는데"
"아, 그 반장이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그리고 매일같이 그 친구이야기만 들어주다가 끝나기만 하고
"너진짜 또 그러면"
"진짜 친구보다 니가 훨씬 중요하다니까?"
".....입에 침이나발라"
"진짜 진심이야"
"가서 점심이나 먹어, 너네반 먹을시간이잖아"
"오늘은 집 같이가자 기다리고있을게"
"어"
또 아무렇지않게 친구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고 하는 널보고
또다시 그렇게 굳게 믿겠다고 생각했던 내가 조금 미련했지
2.
"탄소야 진짜 무슨일 없어?"
"응? 나?"
"과자는 솔직히 장난이였는데, 표정 안좋아서"
급식실에와서 묵묵히 밥만 먹었더니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온다.
그렇게 표정이 좋지 못했나
나름 표정관리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무슨일 없어?"
"음...."
"진짜 무슨일 있는거 같은데"
"...내가 진짜 애인이 나보다 친구 더 생각하는 거 그거 진짜 싫다고했잖아."
"응응"
"민윤기가 그래 그냥."
"헐..그게 진짜였어? 난 김남준이 장난치는건줄..."
"...어제 친구랑 논다고 먼저갔잖아"
"그거까진 상관이 없는데 집 데려다주는거 그거 다하는 일 아니니까"
"야 그래도.."
"하루종일 연락이 없으니까"
"......"
"그냥 짜증나더라고"
아무렇지 않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니 얘들은 뭐라해야하지.
대신 감정이입을 하듯 그렇게 내게 괜찮냐며 걱정을 해왔다.
"예전에 해어졌던건도 그 이윤데, 생각안하고있나봐"
"민윤기 안그러게 생겨서 되게 좀그렇네"
"ㅋㅋㅋㅋㅋ괜찮아 그래도 뭐 그거 아니면 잘해주니까"
"뭐야 민윤기 편들어?"
"남자친구편은 여자친구가 되어줘야지"
"아뭐야 걱정할 필요없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까지는 참을만 했으니까
또 그냥 흐지부지하게 넘어가버렸다.
-
"아아아아ㅏ 과자 괜히 안가져왔다"
"과자사줄테니까 오늘 피파좀 도와줄 김탄소 구함"
"네 다음 게임폐인 꺼지세요"
교실에 돌아오니까 완벽하게 풀렸다.
아니 꿀꿀했던 기분도 언짢았던 마음도
기억저편으로 잊으려 노력하니 그렇게 되더라
점심을 먹고 나서는 다시 그냥 평소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다른사람이 내 걱정을하면서 괜히 이상한 분위기를 만드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편이였기에
기분이 좋지않음을 감추어버렸다.
3.
한달이 지나고 꽤 잔잔하게 흘러갔다.
민윤기가 딱히 잘못하는 것도
내가 잘못하는 것 없이
그렇게 조용하게 흘러갔다.
"탄소야, 나오늘도 걔 연애상담해주기로 했는데"
"집가서 연락은 할거야?"
"당연하지 진짜 연락 꼭 할게"
"연락안하면 나 진짜"
"알았어 알았어"
또 다시 그 친구 연애상담을 해주어야 한다며
오늘을 집을 같이 못갈것 같다는 민윤기에
조금 표정을 굳히고 이번에도 집에들어가서도 연락을 하지 않으면
싸울거라는 투로 말하니 내 볼위에 손을 올리고 이리저리 흔들면서 알았다고 하더라.
"우리도 조만간 놀러가자"
"우리둘이?"
"다른사람도 같이 가 그럼?"
"아. 아니지 어디로 놀러갈까?"
"그냥 내가 정해서 말해줄게"
"가고싶은데 생각해 놓고있어 내일봐"
우리 집 앞에서 헤어지고
나는 다시 예전처럼 민윤기의 친구사랑
그 크디큰 우정의 힘에 밀리지 않게부단히 노력했다.
나로써는 아주 많이 노력한 편이였지.
-
따르릉_
"여보세요"
'탄소야, 주말에 시간있어?'
"주말에?? 데이트하게?"
우리는 데이트가 잦지 않았다.
서로 서로 밖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중학교 때 부터 쭉 같은 학교이다보니 보는 날이 많아
딱히 데이트를 할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아 물론
데이트가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였지만
'어, 데이트하자고'
"니가 무슨일이야, 나보고 장소정하라고 할땐 언제고"
'ㅋㅋㅋㅋ ㅋㅋㅋ아, 근데 내친구네도 같이하자 더블데이트!'
"같이? 누구랑"
'내가 어제 말했지 그 내가 요새 연애상담해주는 애'
"근데"
'걔가 자기좀 도와달라고 데이트 같이하자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자주하지않는 데이트를
제 친구때문에 하자고하는 민윤기가 너무 미웠다.
"....."
'주말에 시간 없어?'
"야."
기분이 가라 앉았다.
너무 한것같아서 단 둘만 하는 데이트가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데이트라서 그것마자
나때문이 아닌 다른사람을 위한 목적이라서 너무 싫었다.
'여보세요?'
"진짜 6개월 가까이 사귀면서 어떻게..."
'....야 탄소야'
"우리 헤어졌던 이유 기억안나?"
'....'
"너는 나보다 친구가 중요하다는걸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느끼게 해주니,"
'야 김탄소'
"진짜 싫어"
전화를 끊고,
계속해서 오르는 화에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길 집어던졌다.
분명히 내가 친구보다 중요하다고 그렇게 말해왔지만
그말에 나도 늘 알겠다고 대답해왔지만
늘 똑같았다.
나보다는 친구가 훨씬 중요했고
전에 헤어졌던 이유도 내가 화가난 이유가 같음에도
바뀌지를 못하다는것 그리고 조금이라도 바뀐게 하나도 없다는 점
그게 내화를 부추겼다.
-
"야, 지 친구때문에 더블데이트 하자는게 말이돼?"
"더블데이트하자고해? 왜??"
"아니, 지친구 연애도와준는데 왜 내가 그래야하냐고"
"헐 미친, 왜 그래 걔??"
"에바다 진심"
"그치 진짜, 어이없는게 단둘이서 데이트도 잘 안하는데 더블데이트는 하자고 하는게 난 진짜 어이가 없는거야 ㅋㅋㅋ"
지금의 민윤기와 내관계가 굉장히 위태롭다.
아무도 바뀌지 않는 턱에 우리관계는 아주아주 위태로웠다.
"야, 김탄소 오늘도 민윤기랑 같이가냐?"
"같이안가"
"야 그럼 오늘 피방가자"
"안가, 미친놈아"
하루종일 기분이 나빴다.
어젯밤부터 종일 생각을 해봐도
왜 내가 그 친구들 관계회복을 시켜주려 잘 하지도 않는 데이트를 해야하는지,
그리고 민윤기는 왜 나보다 친구들을 더 우선시 하는지
도대체 언제까지 그럴까 하는 게 한꺼번에 몰려왔다.
나보다 친구들을 더 우선시했던 그 설움이 한꺼번에 터져버렸다.
4.
애들앞에서 그렇게 울분을 터트리고 나니
단톡에는 민윤기 욕밖에 없다.
-민윤기 최소 노답
-여자친구생각 왜 1도 안함 ㅋㅋㅋㅋㅋ
-진짜 참고있던 너도 대단하다 사귀는 내내 그랬다며
그냥, 헤어졌던 이유가 그거였으니까-
-아솔직히 헤어진 이유가 그거면 바뀌어야되는거 아니야?
-내말이 남자친구가 되서는 어째 여자친구보다 지친구들 챙기고다니느냐고 바쁘냐
아몰라, 그냥 지금 모든게 짜증나고 모나보임ㅋㅋㅋ-
-그럴만도 하짘ㅋㅋㅋ 아 난 진짜 더블데이트가 제일 어이없엌ㅋㅋㅋ
걱정을 해주는 애들에게 고마워 내일 과자 많이가져간다고하니
환호가 빗발치는 단톡에 이제그만 잔다고하고
그만 핸드폰을 내려놓고 자려는 순간
카톡_
카톡이 울리더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자야겠다는 마음으로
홀드키를 눌러 패턴을 해제하고 내용을 보니
-내일 시간표 뭔지 아냐
이렇게 전정국한테 연락이 와있었다.
-내일 시간표 뭔지아냐
반장한테 물어봐 멍청아-
-반장 번호 없음
노답-
(사진)-
-ㄱㅅㄱㅅ 내일봐
그렇게 마지막으로 전정국과 카톡을 하고 애들덕에 그나마 풀어진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아마 내일 찾아올 민윤기를 어떻게 대해야하나 싶은 생각을 하면서
-
"탄소야"
"......"
"말 안할거야?"
"말을 하게 생겼어 내가?"
"그냥 부탁한거였잖아, 해줄 수 있겠냐고"
"그게문제가아니라 니가 지금까지 나한테 했던게 쭉그랬으니까 문젠거잖아"
교실로 찾아온 민윤기에게 계속해서 큰소리를 내니
반아이들이 결국엔 싸우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이따가 말해, 괜히 우리반에서 이러지말고"
"연락할테니까 받기나해"
"연락할 마음이 생기게끔 하던가"
우리 관계는 굉장히 위태로웠다.
민윤기가 반에서나가고, 계속해서 짜증이 올라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찬손으로 붉은기를 가리려 올린 손이였지만
"야, 우냐? 니가 울어???"
친구라는, 그래 불알친구라는 김남준 그게 아주 내상황을 참
우습게 만들었다.
"탄소야 울어??"
"헐, 아진짜 민윤기 진짜 못됐다"
"울지마 탄소야..."
내 앞에 있음에도 김남준 말을듣고
내가 우는 줄 알았던 아이들은 나를 달래려
내 등을 토닥이면서 울지말라고 한다.
난 울지 않는데, 괜히 남자친구와 싸우고 찌질하게 우는 애가 되버렸다.
"나 안우..."
"울지마 진짜...괜찮아 탄소야?"
"나 안우는..."
"진짜 저런새끼가 무슨 남자친구야"
"나 안울어...."
"울지마 탄소야 그래 그래..."
가뜩이나 북받치는 화가 더 올랐다.
김남준. 하....
"나 안울어 진짜 얼굴 뜨거워져서 손올려 놓은거야"
"괜찮아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 건지
계속해서 위로를 해주는 친구들에
넋이 나가 이상황을 만들어준 김남준을 쳐다보니
"안우네? 뭐야 찌질이처럼 우는 줄 알았지"
"...."
"수고"
내 저새끼를 죽이지 않고선 못배길 것 같았다.
5.
집으로 돌아와보면, 게임만 주구장창 하고 있는 동생들에게
한소리를 내뱉고 방에들어가 가방을 아무데나 던져 놓은뒤
침대위로 쓰러져 눕듯 그렇게 누워있었다.
카톡_
한참을 누워있다가, 카톡이 왔다고 울리는 핸드폰을 보면
남자친구가, 민윤기가 한다던 연락이 와있다.
-싫으면, 안가도 돼
하지만, 그 연락이 저 몇 글자들이 왜이리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지
화면을 켜 카톡을 보자마자 좋지 못했던 기분에 배로 더 좋지 못하다.
내가, 싫은게 뭔지 몰라?-
-싫은게 있으면, 그냥 말하면되지 왜이리 꼬아서 말을 하는데
내가 매일 같이 눈치주고 몇번 말했던거잖아-
-그래서 내가 여자애들이랑 놀았던 것도 아니잖아
니가 여자애들이랑 놀았던 안놀았던 내가 싫다고 했잖아-
-뭐가 그렇게 싫은데
너가 나보다 친구 우선시 생각하는거-
-내가 언제 그랬다고 지금 이러는 건데
진짜 너....-
아. 진짜 우리 안맞는 것같아-
홧김이였다.
그리고 그 홧김은 만든게 지금까지 쌓여있던 설움들 때문이였고,
-그래서 어떻게해, 헤어져?
후회하지않을 선택이였다.
헤어져 우리, 그만 끝내 너는 니친구들이랑 잘 살아-
나는 니가 싫어하는 행동 안하려고 그렇게 노력했던거 알면서-
어떻게 너는 하나도 안바꿔-
-나도 노력한거 너도 알잖아
-후회안해 너? 니가한말?
어-
민윤기와 나는 두번의 연애를 시간으로 장장 1년의 시간을 끝마쳤다.
민윤기와나는 그렇게 끝이났다.
+)
ㅂㄷㅂㄷ 별거 아닌 것같지만 전 겁나 짜증이 났습니다.
매일 지친구 챙긴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헤어졌을 때도 그이유였는뎈ㅋㅋㅋㅋㅋㅋㅋ
저주나 받아라 평생 여자친구 못사겨라
++)
제가 정국이랑 한 카톡을 왜넣었을까요오호호 맞춰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