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시작
1.
"오늘 자리바꿀거니까, 한줄씩 나와서 종이들고가"
민윤기와 헤어지고
며칠동안은 익숙하지 않은 느낌에 어색했다.
정말 어색하기만 하더라.
친구들은 잘 헤어졌다고 하고,
그리고 김남준은 그만큼 오래사귀었으면
내성격에 그만 헤어질때도 됐다며 위로도 해줬다.
그리고 나도 정말 많이 좋아하는 편이 아니였는지 딱히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슬프지도, 그렇다고 계속해서 생각이 나는 것도 아니였으니
"야, 김탄소 니차례야 빨리 뽑아"
"아."
뒤에서 계속 빨리 종이를 뽑으라는 김남준의 말에
쓸데없는 생각을 접고 종이를 뽑으니
'18'이라고 써있는 종이가 내 손 위에 올려져 있었다.
뒤에서 '제발 17만 아닐길 빈다 제발제발!!'
이란 소리를 듣고 김남준 등을 후려치고
칠판위에 적혀있는 대로 18번 자리에 앉아
이번 내짝은 누가 될까 하고 기다리다보니
김남준이 내앞자리에 앉더라.
"와, 진짜 넌 나한테서 언제 떨어질래"
"니가 나한테 달라붙는거잖아"
"에베베베베ㅔ베"
"우이에에에에ㅔ"
아 원래 이러고 놀았다 어렸을 때 부터
둘이 그렇게 장난을 치다가
꽤나 지루해 책상위에 엎어져
지나간 시간에 대해 한탄을 하고있을 무렵
"...뭐야 왜니가 내 짝이냐"
"나도 별로 안좋거든"
"야, 김남준이랑 친하게 지내는 주제에"
"넌 걔랑 부랄이라며"
전정국이 내옆자리로와 앉았다.
그니까 우리가 처음 제대로 친해지게 된 그 자리
전정국이 내 짝지가 되었다.
2.
오늘도 과자 여러봉지를 가져와 교실에서 먹었다.
그중 70% 이상을 김남준에게 빼앗기고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아미, 길동이, 징어에게 모두 빼앗겼지만
그래 솔직히 말하면 다털렸다. 탈탈탈
"야 급식아줌마, 오늘은 뭐가져옴?"
"그딴식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지"
"아ㅏ아ㅏ....빨리 과자 빨리 과자!1"
과자를 책상위에 꺼내 올려놓고 내가 한조각씩 집어먹을때
한웅큼씩 집어먹는 그 무리들을 열심히 째리면서 쉬는 시간을 보냈다.
아 자리배치는 왜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8명 다 붙었다.
그냥 떠들라고 만들어 놓은 그런 자리배치
-
수업시간에는 지루함에 눈이 풀리지만
목표를 위해 억지로 잠에 깨어 있다가
결국엔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잠에서는 깨어있되 딴짓을 하게 되었다.
"야. 손좀 줘봐"
"뭐?"
"손줘봐"
필기를 하다가
내말에 어이가 없었는지 계속해서 되묻는 통에
왜냐는 물을을 무시하고 어서 한쪽손을 내게 달라고 말했다.
결국엔 내게 한쪽 손을 맡기고 어정쩡한 자세로 필기를 하는 전정국을 보고
지금 상태가 굉장히 멍청스럽다고 하니 그 손을 빼려는게 보여
미안하다고 빨리 필기를 하라고 등을 토닥였다.
"야 뭐..."
"아 가만히좀, 쫌"
"뭐하는데"
"그림 그리잖아 내가 너 닮은 토끼 그려줄게"
"....뭐라는거야"
그렇게 어렵사리 빼앗은 손을 붙잡고 수업시간 내내 토끼를 그렸더니
꽤나 이쁜 모양이 나오더라, 내가 그리던 토끼 그림중에는 제일 이쁘게 그려졌다.
"......이게 토끼야?"
"ㅇㅇ 내가 그린 그림중에는 제일 잘그렸다"
"ㅋㅋㅋㅋㅋㅋ 진짜 그림 못그리네"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처음 이를 보이고 웃은것 같다.
전정국은 꽤 낯을 가리는 탓에 친하기보단 그냥 아는 남자애
같은 느낌이였는데, 이 계기로 좀 친해질 것같다는 느낌을 받았지.
그리고 나서는 30분이나 남은 수업시간동안 둘이서 그림만 주구장창 그렸던것 같다.
"너 개구리 그려봐"
"나 토끼밖에 못그리는데"
"..."
"색칠하게 손줘봐"
전정국은 내게 그림에 소질이 진짜 없다며
그림을 자기앞에서 절대 그리지 말라는 식으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야, 너 진짜 그림 내앞에서 그릴생각하지 마랔ㅋㅋㅋ"
"니가 뭔데그러세요"
"난 그림 진짜 잘그리거든"
"..? 안보여 내토끼? 나도 잘그려"
"이게 무슨 토끼야 ㅋㅋㅋㅋㅋ"
"너는 얼마나 잘그리길래 나한테 그러시나"
"난 진짜 잘그려"
자꾸만 자신은 그림을 겁나 잘그린다고 하는 전정국에 내가 그림을 한번그려보라했더니
정말 잘그리더라, 특히 아이언맨 진짜 잘그리더라.
"헐, 야 나는 그럼 손등에다가 강아지 그려줘"
"강아지?"
"ㅋㅋㅋㅋ김태형같은 갴ㅋㅋㅋㅋ"
"야 나 개 안닮았다고!"
"멍멍아 뭐라고? 우쭈쭈"
"손이나줘"
"색칠도 내가 이따가 할거니까 빈공간 많게 크게그려줘"
"손좀 가만히 놔둬라"
김태형과 장난치는 탓에 약간 움직임이 있자 가만히 있으라고 핀잔을 주는 전정국에
알겠다며 조금 움직임을 자제하면서 김태형과 박지민 그리고 길동이와함께 장난을쳤다.
수업시간
공부
내 의지는 이미 첫날 그날에 다 불타올라 사라진 것 같지
3.
수업시간이 끝나고 전정국과 내 손등위에는 동물그림으로 꽉차 있었다.
나는 애들에게 돌아다니면서 손등위에 있는 그림들이 내가 색칠한것이라며 자랑하고 다녔고,
전정국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그리그리는 것에 삘을 받았는지 여러개를 그려내더라.
"전정국 내가 시계 만들어줄까"
"시계?"
"나 그럼 도라에몽 하나만 그려줘"
"아, 기다려봐"
우리는 아마 그날 하루종일 수업다 제끼고 그림그리면서 놀았다고 장담 할 수 있다.
전정국이 그려준 도라에몽이나 동물들을 오려서 테이프로 코팅 같지 않은 코팅을 하고
길이가 길고 시계줄같은 모양으로 공책을 잘라내어 그위에 코팅한 그림을 붙여서
또 이리저리 자랑하고 다니다보니 자기도 만들어달라고 하는 애들이 많아져
그렇게 여러개 만들다가 8명 것까지 모두 만들고 나니 그제서야 학교 끝날 시간이되더라
모두들 나와 전정국이 만든 시계를 손목에 차고 그렇게 집에 가려 할때쯤
"와 김탄소 전정국 손등 개더러워"
김남준이 저렇게 태클을 걸어왔다.
그래도 나는 만족하는 그림이나와서
"나름 만족함 강아지 완전 내스타일"
"태형이가 니스타일이라고?"
"......"
"와 남자친구랑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죽여버릴거야"
손등에 크게 그려진 강아지 그림이 마음에들어
손등을 내보이며 김남준에게 자랑을 해보니 저리 말하길래
오랜만의 추격전을 시작했다.
모두가 우리를 한심하게 쳐다봤지만
-
"다녀왔습니다"
"저녁은"
"안먹어요"
집에와서는 가방을 집어던지듯 벗어 놓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책상에 앉아서는 그림이 그려진 손등을
사진으로 찍고 전정국에게 먼저 카톡을 보냈다.
(사진)-
땡큐쓰해-
"나 샤워한다"
"아 누나 내가 먼저!!!!"
"미안 이미 들어옴"
샤워를 하는내내 노래를 불렀더니 동생은 듣기 싫다
작작부르라며 화장실문을 한번 발로 차고 갔다.
폭력적인 자식
"야 들어가"
"다른사람 귀좀 생각해라"
동생에게 엿을 한번 날리고,
머리를 말리며 노래를 또 크게틀고
거기다 부르기까지 하니
"아,부르지 말라고!!!!!!"
라는 목소리가 화장실에서부터 아주 잘 들리더라.
머리를 다 말리고 방에들어와 핸드폰을 보니,
여러 연락중, 전정국에게 온 카톡이 있길래
제일 먼저 확인했던 것 같다.
-나는 이미 다 지움
-토끼가 토끼 다워야 토끼지
-그림연습좀하고 와라
-(사진)
카톡내용은
자기는 이미 다 지웠다고 말하며 이제는 깨끗해진 손등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었다.
그래서 나도 이제 손등이 깨끗해 졌다고
저 이제 그림 잘그려여 매일 그아이 손등에 그리면서 놀음
아 슬퍼......
++++)
정국이랑 언제 쯤 사귈까여
큰사건은 두개? 3개 남았을거욯
우리 사귀기까지 저때문에 핰ㅋㅋㅋㅋㅋ
우리 정국이 맨날 날라다니는 날 붙잡아 줘서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