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병 걸린 너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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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남편 박찬열
11
심규선-그런계절
*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서 값진 것이다.
모든 추억도,돌아오지 않아서
더 아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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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셨으면 댓글 한 줄만ㅠㅠ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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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징이랑 찬열이는 어느덧 결혼 3주년이 되는 신혼부부야.
서로 아직도 너무 사랑하고,서로 너무나 아껴서 연애와 결혼포함 6년이 되가는데도 큰 권태없이 잘 살고 있어.
다만 서로 아쉬운 점이라면 아이가 아직도 없는 점이라고나 할까?
둘다 너무 간절히 원하긴 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생기겠지 하는 편한 마음가짐으로 지내고 있어.
이 부부에게 문제점이라곤,찬열이가 아직 철들지 않은 철부지같다는 점이야.
항상 징어는 찬열이가 치고 다니는 사고 뒷감당을 하기 바쁘고 말야.
하지만 이렇게 서로 장단점을 채워주고 사랑하느라 항상 둘은 행복해.
*
어느 날과 다름 없는 새하얀 아침이 밝았어.
그냥 다른 점이라곤,평소 먼저 잠에서 너징이 깨 찬열이 얼굴을 바라보곤 했는데,오늘 아침은 찬열이가 너징의 알람도 꺼버리곤 먼저 일어났어.
너징이 찬열이가 잘 때 그랬던 것처럼 그냥 바라봤어.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매일 봐도 다른 얼굴이라.
눈,코,입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며,그렇게 바라봤어.
어제 많이 울어선지 꽤 힘들었나봐,잠이 별로 없는 너징인데도,색색 숨을 쉬며 잠에 빠져있었어.
찬열이는 한참을 바라보다가,손끝으로 이마에서,콧잔등으로,또 작은 입술로,쓱 타고내려왔어.
하얀 얼굴이 예뻤고,발그스레한 볼에는 아직도 마냥 어린애처럼 작은 솜털이 있었어.
이렇게 예쁜데.
이렇게 도자기마냥,깨질까봐 무섭고,소중한데.
이제는 없어진단 사실이,
저를 덮쳐와 무섭게 했어.
*
너징이 잠에서 깼을 때 항상 보여야 할 찬열이의 가슴팍이 보이지 않았어.
눈이라도 내리는 듯 침실로 들어오는 온 빛이 새하얗게 빛나서 너징은 본능적으로 인상을 찌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어.
침대에는 찬열이가 없었어.
아직도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너징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안방에서 나왔어.
온 집 안에는 뭘 만드는지 음식 냄새가 가득했어.
너징이 부엌으로 걸어갔을 때,찬열이는 오므라이스를 만들고 있었어.
그런 찬열이를 본 너징은 작게 웃으면서 찬열이에게 다가가서 뒤에서 폭 안겼어.
제가 안긴 찬열이한테서 낮은 웃음소리가 났고,그 웃음소리에 너징도 함께 웃었어.
제 얼굴에 닿는 찬열이의 니트가 까끌까끌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서 몇번이고 제 볼을,제 눈으 비비었어.
"여보,밥 먹자."
"고마워,맛있겠다."
어느새 노릇노릇한 오므라이스가 완성되었고,식탁을 두고 둘은 마주앉아 서로를 바라봤어.
한시라도 놓치기 싫어서,몇번이고 몇번이고 서로를 마주보다가 멋쩍게 웃어버리곤 그제서야 식사를 했어.
따뜻한 오므라이스가 제 목을 타고,온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았어.
"찬열아,"
"..."
"맛있다."
"여보,"
"정말로,진짜..맛있다."
"울지마.왜 울어."
오므라이스 한 입을 먹은 너징이 우물거리면서 찬열이에게 말했어.
맛있다는 말만 몇번을 되풀이 한지 모르겠지만,너징은 계속해서 말했어.
어느새 제가 울고 있는지도 모르고 말야.
접시 위의 동그란 오므라이스엔 한번 먹은 자국만 있었어.
그리고 그 이후로,그 오므라이스 위엔 어떠한 숟가락질도 있지 못했어.
찬열이를 앞에 두고,너징은 계속해서 울 수 밖에 없었어.
그런 너징을 보는 찬열이도,속이 울렁거리면서 눈물이 났어.
하지만 제 자신마저 울어버리면,너징이 얼마나 더 힘들지 알기에,울 수도 없이,그냥 눈물을 삼켜버릴 수 밖에 없었어.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어서.
영원히,없을 수도 있어서.
그냥 눈물이 났어.
*
눈이 오던 날을 너무나 좋아했던 둘이라,둘은 굵은 눈이 제법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밖에 나가기로 했어.
행여나 찬열이가 추울까봐,너징은 찬열이의 니트 위에 얇은 가디건과,두툼한 겉옷도 입혀주고,목도리도 둘러줬어.
그런 너징의 모습에 찬열이는 그냥 웃으면서 입에 키스해줬어.
따뜻한 임부복을 입고,제 자신도 두툼한 겉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어.
겨울이라 그런지,날이 갈 수록 더 추워지는 느낌이였어.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폭폭 나왔고,코끝은 찬바람에 빨갛게 얼었어.
추운 날씨에 저절로 콧물을 훌쩍였고,빨갛게 얼은 제 손을 들어 눈이 내리는 하늘에 가져다대었어.
제 손바닥 위로,흰 눈이 손의 열기에 녹아 물로 흘러내렸어.
어린 아이처럼,그런 사소한 것에 찬열이랑 마주보며 헤헤-하고 웃었어.
마치 하얀 입김을 처음보는 아이마냥,제 손에 녹는 눈을 처음본 것 마냥,그냥 그렇게 웃었어.
그렇게 집 앞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한참을 서있던 둘이,차로 향했어.
시동을 켠 찬열이가 얼른 히터를 틀고,따뜻한 제 손으로 차갑게 얼은 너징의 손을 잡아줬어.
하지만 너징의 손은 결코,찬열이처럼 따뜻해지진 못했어.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 안에선 별다른 말이 오고가지 않았어.
그냥 라디오의 잔잔한 노래와,낮은 목소리의 디제이만 말하고 있을 뿐이였어.
'오늘은 눈이 와서 조금 춥죠.
춥지만 이렇게 눈 오는 날,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맞는 것도 추억으로 남을 거 같아요.
추억은,항상 생각나고,아픈 거 같네요.
추억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거니까.
흔히들,그리움이라고 하죠.
추억에 잠기면 그리움에 사무쳐 사람들은 모든 일에 미련을 갖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미련이 생기기에 그리운 거고,미련이 생기니까 추억이 생기는 거겠죠.
슬픈 것도,좋은 것도.
남겨진 사람이던,떠나간 사람이던.
모두 너무 아픈 추억이에요.'
*
말 없이 차안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둘 앞에는 겨울 바다가 있었어.
추운 바람에 시퍼런 바다가 출썩거렸어.
파도가 한번 해변에 밀려올 때마다,찬열이의 가슴도 밀려들어왔고.
파도가 다시 쓸려나갈 때마다,너징의 가슴도 쓸려내려갔어.
"우리 여름에 바다오는 거보다,겨울에 오는 걸 더 좋아해서 겨울에 더 많이 왔었는데."
"..."
"겨울바다가 차가워서 좋다고,시린데 뭔가 따뜻한 구석에 좋다고."
"찬열아"
"그랬었는데."
"나는 아직도 겨울바다가 좋아."
"나는 싫어."
"..."
"우울해져서,앞으로도 영원히 싫을 거 같아."
찬열이가 침묵 속에서 먼저 입을 떼고 말했어.
찬열이의 말에 너징이 고갤 돌려 찬열이를 바라봤어.
하지만 찬열이는 너징이 자기를 바라보는데도 그저 제 앞 바다에 시선을 고정했어.
앞으로도 싫을것 같단 말을 끝으로 찬열이는 너징을 한번 쓱 쳐다보고는,그대로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어.
밖은 여전히 추웠고,바닷바람에 제 귀가 얼어버릴 것만 같았어.
따뜻한 커피를 방금까지도 머금던 입에선 아까보다도 더 짙은 입김이 나왔어.
열이 오른 눈은 귀만큼 춥지도 않은데 빨갛게,눈 주위가 변해있었어.
차 안에선,들썩이는 찬열이의 등을 보던 너징이 그냥 조용히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
겨울바다는,겨울은,
여전히 추웠어.
하지만 이렇게 추운 겨울바다도,
추억의 어느 한 부분에 자리잡겠지.
깊고,아프게.
*
찬열아,오늘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네가 내 옆에 없어서 가슴이 철렁했어.행여나 꿈 속에서 네가 날 버리고 떠났던 것처럼 날 두고 없어질까봐,무서웠어.아침에 네가 만들어 준 오므라이스는 정말 맛있었어.잊고 싶지 않은데,내가 잊어버릴까봐 겁이나.뿐만 아니라,내가 너랑 했던 모든 걸,너랑 있던 모든 순간을 잊을까봐 겁이나.나는,그냥 아무런 추억도 없이 한 줌의 빛으로,재로 살아지면 어떡하지.나는,정말..어떡하지.찬열아,나는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날 보면서 슬퍼하지도 않았으면 좋겠고,울지도 않았으면 좋겠어.그냥 아무일 없었던 듯이 그냥 나한테 웃어줬으면 좋겠어.나는 네가 웃는 모습을 많이 담아 기억하고 싶어.네가 울면,내 빛이 울면,나는 그냥,주저 앉을 수 밖에 없어.네가 내 빛이고,희망이고,사랑인데.네가 그렇게 아파하면,나는 그냥 무너져 내려 버릴것만 같아.찬열아,떠날 사람은 떠나야 되는 거래.그러니까,우리 슬퍼하지말고 그냥,예전처럼 웃으면서,더 많은 추억을 쌓으면서.하나하나 정리하자.정리하자.그러니까 아파하지 말자,우리.찬열아,나는 항상 네 곁에 있잖아.항상 사랑해,찬열아.
*
엉엉 제가 왔어요..시험공부도 안하고 왔어요.
오늘은 심규선의 그런계절입니다.
민트초코 님께서 저번 글에 추천해주셨는데 그 날 듣자마자 울고 빠져가지고,매일 듣고 있어요.
노래 속의 계절은 봄이지만,목소리가 너무 아련해서 이번편에 넣어봤는데 어떠셨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항상 노래를 들으면서 글을 쓰는데,노래에 따라서 글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제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아휴 차기작도 골라야 하는데 생각해둔건 많고 고민이 많아요.
그리고 결말을 어떻게 낼지도,아직 갈팡질팡해요.
아,저번편에 못 달아드린 답글은 이제 차차 달아드릴게요.달아드린다 하고 계속 못 달아드려서 죄송해요..ㅠㅠ
그리고 앞으로는 전 편까지만 답글을 달아드리려 해요.
제 주제에 무슨..이긴 하지만 제가 예전 글까지 답글을 다 챙겨드릴 자신이 없네요ㅠㅠ죄송합니다.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댓글달아주시는 분들.너무 감사드려요.
암호닉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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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