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그녀와의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데려다 주던 길이었다. "세훈아." "어? 왜, 좀만 걸으면 돼. 다 왔어." "아니, 그거 말고..." "뭔데, 말할 거 있어?" 답지 않게 말을 아끼던 그녀였다. 얼굴에 웃음기는 희미해져있었고, 나는 그녀가 뜸을 들일수록 불안감만 커져갔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게 맞는 건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리 헤어질까?" "...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게." "아니, 우리 헤어지자." "너는 무슨 헤어지자는 말을 그렇게 쉽게..." "쉽게 말한 거 아니야. 장난도 아니고." "..." "그러니까, 내가 생각을 해 봤는데 우리는 사귀기 전이 더 나은 것 같아. 친구였을 때. 솔직히 나 지금 너랑 사귀는지 친구끼리 놀러다니는 지 모르겠어. 솔직히 우리 너무 편하잖아. 너랑 있을 때 설레고... 그런 거 잘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그게." "나도 지금 정신이 없어서 무슨 말을 지껄이는 지 잘 모르겠다. 일단 미안해." "너 나 놀라게 만드려는 장난이라면 충분히 성공했으니까 그만 둬." "장난 아니야." "뭐?" "... 아니라고, 장난." "넌 지금... 그래, 친구하자는 거지? 알았다. 그래, 헤어져." "그... 있잖아. 우리 연락은 하고 지내면 안될까? 전처럼 친구사이로 지내자는 말이었어, 난." "어, 그래. 집 들어가서 연락해라, 친구야." "오, 생각보다 쿨하네. 역시 오세훈. 잘 가!" 얘는 뭐, 눈치가 없는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뒤 돌아서서 가는데 우리가 다시 친구가 되었다고, 그간 너를 좋아했던 5년간의 내 사랑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솔직히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 어쩌면 나도 무의식중에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을 거라고, 연인보다는 친구가 우리 둘에게는 더 잘 어울린다고 그렇게 애써 나를 달랬다. -잘 들어갔어? 집에 도착해서 그 카톡을 본 순간 심장이 미친듯이 뛰며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난 너를 친구로 생각한 게 아니었다. 너는 몰라도 적어도 나는, 나는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달려가 너를 안고 말해주고 싶었다. 너랑 함께하던 매 순간이 난 설레었고, 떨렸었다고. 지금 이 카톡을 받은 순간에도 내 가슴은 미친듯이 뛰고 있다고. 그래도, 그녀가 친구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기로 했다. -어, 잘 들어갔어 -내일 아침에 강의니까 얼른 자 -오냐ㅎㅎ -나 걱정해 주는거 너밖에 없네! -너도 얼른 자~ -그래 사실 문자를 보내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 내일이면 우리가 진짜 연인이 아닌 친구가 되어 있는 건가. 이제 너 없는 삶은 어떡하지. 우린 정말 이루어질 수 없는 건가. 지금 당장이라도 네가 달려와 장난이라고 안아주기를 바랬다. 그렇게 1분, 2분, 3시간, 4시간이 지나고 아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너와 내가 끝난 채로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었다. * 응앍아ㅏㅏㅏ아ㅏㅏㅏㅏ이게뭐여ㅠㅠㅠㅠㅠㅠㅠ 아 저 갑자기 센치해져가지고 이런 망글을 남기고 떠납니다... 너무 오랜만이죠!!ㅠㅠㅠㅠㅠ 저를 그냥 매우 치소서... 여주랑 세훈이는 오랫동안 친구였다가 연인이 된 지 얼마 안 되었고, 세훈이가 많이 좋아했어요. 읽을 때 이해가 안 되신다면 질문 남겨주세요! 사랑합니다ㅎㅎㅎㅎㅎ♥
숨소리 - 샤이니 종현&소녀시대 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