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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전체글ll조회 830l 2

[VIXX/한상혁] 리버보이 | 인스티즈





01



아- 아- 아- 아아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물기가 차오르는 강가를
더러운 듯 더럽지 않은 그 강가를
소년은 달이 서는 밤마다 혼자 걸었다.
 
 
물귀신의 노랫소리인지
아님 그저 바람의 장난인지 모를
그 위태로운 가지의 흐느낌을 들으며
물기가 가득 배어오른 그 강가를 따라
소년은 혼자서 발자국을 남겼다.
 
 
그가 언제쯤 물속에 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가 언제쯤 다시 떠나온 곳으로 돌아갈지
사실 그도 모르는 일이었다.
 
 
빈 손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혼자 가기엔 너무 외로운 길이었다.
 
 
달빛이 그림을 그리듯 그 강가에 내려앉는 날이면
소년은 괜한 심술로 입을 삐죽거리며
파동이 일어나는 그 단면을 가만 바라봤고
그럴 때마다 비릿한 향기가 차올라
그의 코를 가득 매워버리곤 했다.
 
 
혼자 돌아가고 싶지 않은 소년은 노래를 불렀고
가끔 짓궂은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성공한 적 없었지만,
이 인적 드문 강가에 분명 누군가 찾아올거라 믿으며
그는 그 짓궂다 못해 끔찍한 부름을
계속 풍겨대고 있었다.
 
달밤의 유혹처럼
아무도 도망갈 수 없는 소리로
아주 작은 것들을 불러모으곤 했다.
아주 위태로운 것들을 유혹하곤 했다.
 
 
그날 밤 소녀는 훌쩍이며 강가에 빌을 담그고 있었고
그날도 어김없이 강가를 걷던 소년은
그 울음소리에 멈춰서 괜히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추적거리는 소리가 났다.
소녀는 멍투성이 얼굴로 훌쩍였고
마지막 남은 성냥처럼 희망을 불태웠다.
 
 
시야 안에 가득 차오르는 흥미로움은
그가 어디서 온 것인지 알려주려는 듯
쓸모없는 경보음을 울리며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가 걷는 길마다
진득한 비릿함이 피어올랐다.
 
 
문득 느껴지는 그 인기척에 소녀는 소스라치며 일어났고
소년은 재밌다는 듯 그런 그녀를 보며 키득거렸다.
부끄러움으로 빨개지는 그 얼굴이
어딘가 모르게 마음에 들어
그는 그걸 훔치고만 싶었다.
 
 
"나랑 놀이를 하자"
하고 그가 말했다.
 
 
"...무슨 놀이?"
소녀가 물었다.
 
 
순수와 어리석음의 기로에 서서
아직 설익은 이성으로 방황하고 있는 소녀와
비릿한 물기운을 잔뜩 흘려대며
서늘한 말을 건네는 소년.
그리고 재미없을 그 놀이. 
 
 
"너의 절망을 건 내기"
소년이 해사하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 웃음이 아주 모순되었다고 소녀는 생각했지만
자신의 절망이 너무 커 이 물가에 던져버리고만 싶었던
그 작지 않은 바람이 문득 생각나
무서우면서도 그저 그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소년이 말을 할 때마다 입술 사이로 물풀이 피어났다.

 
"내가 네 절망을 가져갈게"
소년이 소녀에게 다가왔다.
"나랑 놀아줘"
 
 
"어떻게 놀아주면 되는데...?"
놀아준다는 어감이 좋지 않았음에도
마음여린 소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중얼거렸다.
 
 
"물놀이를 하자"
 
 
소년은 서늘한듯 아닌듯 미묘한 웃음을 흘렸고
그 웃음소리는 아마 사람을 홀리는 미끼처럼
소녀를 끌어당기려 안달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혼자가기 외로운 길을, 그는 그녀와 함께 가고 싶었다.
소년이 천천히 발을 떼었다.
물기가 그의 손끝에서 뚝- 뚝- 떨어졌다.
 
 
제 발치까지 다가온 소년의 몸에서
문득 느껴지는 비릿함에 소녀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는
간신히 고개를 들어 낯선 소년을 바라봤다.
 
 
아 참..... 참 이상한 눈을 가졌다고 소녀는 생각했다.
소년이 참 이상한 눈을 가졌다고.
문득 눈물이 차오를 만큼
제 절망을 잊을 만큼
자신보다 더 습기찬 눈을 가졌다고.
 
 
"물놀이...?"
 
 
소녀의 작은 목소리 소년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거의 다 넘어온 것 같다는 그 기분좋은 예감에
소년은 속으로 비릿한 미소를 씹어삼켰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차마 그 비릿함을 소화시키기도 전에, 
자신의 승리를 예감하기도 전에,
그 불현듯 마주친 소녀의 눈동자가
한파만큼이나 강물을 얼려버리는 듯 해서
소년은 이내 웃음을 거두고
제 앞에 서 있는 작은 그 소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동자가, 마주한 그 눈동자가
달과 비슷한 무언가를 담고 그를 내리쬐고 있었다.
소년은 얼굴을 굳혔다.
 
 
소녀의 따뜻한 손끝이 소년의 얼굴에 닿았다.
온기를 잃은지 아주 오래된
그 푸르고 창백한 얼굴에...
 
 
그날은 보름달이 뜬 날이었고
소녀의 절망은 물가의 돌멩이보다 무거웠으며
소년의 속삭임은 그 어떤 것보다 유혹적이었다.
 
 
달밤의 물장구와
달빛의 눈동자 사이에서
이상한 기류가 흘렀다는 건

아마 소년에게는 아주 불행한 일일 수도 있었고
소녀에게는 감당 못할 행운이었을 수도 있었다.
 
 
달밤의 물장구.
 
 
그날 밤 소년은 돌아갈 수 없었고,
소녀는 이상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한 동안 물가에서 노래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소년은 여전히 혼자 강가를 걷고 있었다.
 

숨바꼭질
 
아- 아-
 
찾았다.
 
 
 
 
소녀가 다시

 
올까?


------------------------------


02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소년은 늘 그랬듯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오늘따라 잔뜩 풀죽은 목소리로
언뜻 들으면 음산하고
언뜻 들으면 마냥 즐거운 그 노래를
여전히도 비린내가 가득한 이 물가에서
그는 힘없이 흥얼거리고 있었다.

아- 갑갑했다.


소년은 '걸을까' 하고 생각했다.
조금 더 걸어볼까 하고,
이 그믐달을 벗어나서 
아주 깊은 숲 속으로 조금 더 걸어가 볼까 하고.


하지만 귀속된 듯 굳은 제 다리로 
그리 멀리 갈 수 없다는 것을 소년을 알고 있었다.
원해서 묶인 것은 아니었지만
원한다고 풀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소년은 짜증스러운 한숨을 뱉어냈다.
그러다 문득 달빛의 일렁임과
오래되어 아무도 쓰지 않는 대교의 그림자를 가득 끌어안고 
소리 없는 물결을 계속 흘러보내고 있는 강가를 어두운 눈으로 바라봤다.
그 속눈썹이 아주 길었다고, 아주 길고 짙었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하곤 했다.


그리고 소녀도,
그 소녀도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눈이 참 예쁘다고
그 습기 찬 눈이
절망을 잊을 만큼
예뻤다고.


걷는 일을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곤
소년은 물가에 발을 담갔다.
발바닥에 미끄러운 이끼들이 들러붙었고
이미 잠에 빠진 낯익은 생명들은
그가 만들어낸 파동에 놀라기는커녕
더 깊고 더 어두운 곳으로 파고들기 마련이었다.


허벅지까지 물에 잠길 때가 되어서야 소년은 제 발걸음을 멈췄다.

아- 참 슬픈 일이었다, 눈물이 날 만큼, 눈가가 시릴만큼 정말 슬픈 일이었다.


소년은 제 큰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괜히 시린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내리누르며
소년은 여린 신음을 흘렸다.


소년은 영원히 소년일 것이었고,
소년의 몸의 온도는 언제나 그 물과 같을 것이었다.

그게 피터팬의 축복인지 아니면 저주인지 소년은 굳이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다.


여기 있게 된 이유를, 아니, 여기 있게 된 이유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고라고 하기에는 너무 의심쩍었지만
고의라고 하기에는 아무 증거도 없었다.
다만 그저 선물을 주러 가던 길이었는데.
그저 다만 작은 꽃 한 송이 건네러 가던 길이었는데.


그날 물의 온도가 아주 차가웠다는 것,
그리고 그 온도가 마지막 차가움이었다는 것,
그것 밖에는.... 그것 밖에는....


이내 소년은 제 볼을 만지작거렸다.


자꾸만 볼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불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던 게 화근이었을까?
온통 차가운 제 물빛 피부 틈으로 그 따뜻함이 배어버려
아무리 씻어내려 애를 쓰고 고개를 물에 처박아봐도
다시 차가워지기는커녕 점점 붉게 변해가고 있었다.
아주 오래된 화상 자국처럼 점점 흉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게 다 소녀의 탓이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어떻게 자신을 만졌을지 모를 그 소녀의...


문득 제 볼을 쓰다듬던 그 소녀의 탓이라고.


소녀는 그날 밤, 손을 뻗어 소년의 볼을 어루만졌다.
아마, 자신의 절망보다 더 큰 어두움을
더 큰 외로움을 그의 눈에서 본 것 같다고 소녀는 생각했다.


자신의 손길에 한참을 굳어있다 이내 
'오늘은 안 놀래' 하고 말하며 저벅저벅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던 
그 소년의 뒷모습을 얼룩덜룩한 얼굴로 바라보며 소녀는 자신의 절망에 관하여 생각했다.
그러다 이내 소년의 절망에 관하여 생각했고,
분명 모두가 가지고 있을 각기 다른 크기에 절망에 관하여 생각했다.


아마 괜찮을 거라고 소녀는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물풀이라 하기엔 너무나 견고한 꽃이었다.


*


초승달이 뜬 밤이었다.
물가에 가까이 내려앉은 그 안개가
문득 숨 막히다 느껴져서, 그 갑갑함이 싫어
소년은 제 목을 어루만졌다.

산소가 모자랐다.


소녀는 다 낡아빠진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그러다 그 난간에 걸터앉아서 소매를 걷고
가방에서 거의 다 써버린 연고를 꺼내 제 팔에 발랐다.
흉하게도 번진 화상 자국은 담뱃대의 둥근 면만큼 컸고
또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는 듯했다.


소녀는 이내 고개를 들어 수평선을 바라봤다.
가득 차오른 안개에 멀어버린 시야,
아마 저 안갯속으로 들어가면
네버랜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소녀는 생각했다.
이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소녀의 발이 곧 닿을 것만 같았다.
곧 물에 닿아 영영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아주 위태로운 곳에 소녀는 앉아있었다.
누가 밀기라도 하면 순간의 물풀이 되어버릴 자리에
다시는 마른 곳으로 걸어 나올 수 없는 곳에.


문득 자신의 어깨를 잡아당기는 축축한 손에
소녀는 쓰러지듯 풀썩- 소리를 내며 난간 뒤로 엎어졌다.
낡은 다리는 삐거덕- 거리는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불만을 표출했고
분명 멍이 들었을 거라 생각하며 눈을 뜬 소녀의 눈앞에는
땀인지 물인지 모를 것을 뚝- 뚝- 떨어뜨리고 있는 소년이 있었다.


한층 하얗게 새어버린 그 피부와
헉- 헉- 숨이 찬 듯 거칠게만 들리는 그 숨소리.


소년은 여전히도 차갑고 축축한 손으로 소녀를 일으켜 세우곤
이내 죽을 것 같다는 듯이 숨을 몰아쉬었다.
손에 닿은 감각이 기묘하게도 신기했지만,
잡을 수 있다는 것에 이상한 의문이 솟구쳤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서 숨이 막혔다.
아주 가쁘게.


물가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는 죽을 것만 같았다.
한 번 더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아니, 언제 죽었던 적이 있었나?


"미쳤어? 떨어져서 죽고 싶어?"


안개 가득 찬 이 강가에서
단 한번 마주하였던 소년이 그렇게 윽박질렀기에
소녀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는 한껏 상기된 목소리의 소년을 바라봤다.
점점 창백해지는 얼굴과는 다르게 뜨거운 그 목소리가
소녀의 가슴을 쿵- 쿵- 때리는 것만 같았다.


"여기서....헉.....떨어지면...죽어..."
숨이 모자란 듯 소년이 말했다.


소녀는 그런 소녀으 올려다보다
이내 제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는
"미안해 다음부턴 조심할게" 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소녀의 입술을 소년은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그 가는 손목을 잡았고,
느껴지는 체온에 이번에는 아마 손바닥이 다 데어버리겠다 생각하며
물가로 발길을 옮겼다.


물가에 가까워지자 소년은 숨이 트이는 듯 얕은 기침을 했고
소녀는 커다란 손에 붙들린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들어 소년을 얼굴을 바라봤다.


문득 느껴지는 그 시선에
그리고 타들어가는 손바닥에 
소년은 얼른 소녀의 손을 놓고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한참 동안 아무도, 어떤 말도 없었다.


"물놀이는 했어...?"
하고 소녀가 물었다.


참 순수한 질문이었다고
참 바보 같은 질문이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아니"


소녀는 그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곤 입을 꼭 닫았다.
소년은 답답한 듯, 뭔지 모르겠는데 그냥 답답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다 말려올라간 소녀의 소매를 바라봤다.
이윽고 꽃 피듯 피어오른 화상 자국을 바라보며 인상을 구겼다.


"누가 그런 거야"
소년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저번에 얼굴도 그렇고"


소녀는 멋쩍은 듯 소매를 내리며 미소를 지었고
소년은 그 미소가 싫어서 입술을 잘근거렸다.

그래서 더 나쁘게 말했고,
또 그래서 더 상처를 줬는지도 몰랐다.


"여기 오지 마"


"...?"


"죽을 생각으로 오는 거라면 오지 말라고"


"무슨..."


"모르는 척하지 마"
소년은 말했다
"죽고 싶어서 오는 거잖아"


소녀는 얼굴을 구겼다
무슨 끔찍한 이야기를 듣기라도 한 듯이
안개에 숨이 막히기라도 한다는 듯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다 알고 있으면서 소녀는 물었다
자신이 들은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라는 듯
부질없는 외면을 하고 있었다.


"죽고 싶어 다 쓰러져가는 난간 위에 앉는 거잖아"

소년의 눈이 소녀의 상처투성이인 팔을 훑었고
이내 간지럽게도 딱지가 앉은 그녀의 입가를 흘겼다.

소년은 여전히도 뻔하다는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소녀는 한숨을 내뱉었다.


"너야말로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그녀의 질문은 보기 좋은 그 입술과는 다르게 날카로웠고
그 솔직함이 칼이 되어 마침내 소년에게 닿기라도 했는지
소년은 조금 의문을 띤 채로 소녀를 바라봤다
어쩌면 소년은 처음으로 소녀를 제대로 바라본 것 같았다

소년의 볼에는 작은 화상이 나있었다.


"죽을 생각 한 적 없어"
소녀는 말했다
"나는 이겨낼 거야"


소녀의 그 한마디.

물풀이라 하기엔 너무 단단한 그 뿌리.


"나는 이겨낼 거라고"

그렇게 말하는 소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소년은 그 눈동자를 바라보다 이내 얼굴을 굳혔다.

이제는 눈동자까지 화상을 입는 것만 같았다.
뜨거워서 차마 쳐다보지도 못할 것 같았다.

눈물이 소녀의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게 언뜻 결연해 보여서, 다시는 없을 희망으로 보여 소년은 제 눈을 의심했다.
재가 되어 흩날릴 때까지 태워버린 줄 알았던 소녀의 희망은
사실 아주 깊은 곳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타고 있었다.


아마 그래서 그런 거라고 소년은 문득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이렇게 화상을 입고 있는 거라고.

소녀의 의하여.


소년은 가만히 소녀를 바라봤고,
소녀는 끌어내린 소매로 제 눈물을 훔치며
다시 한 번 다짐하듯 입술을 꾹 깨물었다.


소년은 한숨을 내뱉었다.

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왜 내가 아직도 여기에 묶여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

아마 꽃을 주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미안해"
하고 소년은 말했다.


괜히 씁쓸한 마음에 소년은 물기가 뚝 뚝 떨어지는 제 손을 들어
가볍게도 소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너무 서툴러서 웃음이 날 정도의 위로가, 그 사과가 
소녀는 물기 가득하다고 생각했다.


소년의 머리칼에서는 비릿한 물 내가 났고,
소녀는 그걸 별로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말이 진심 같아서 크게 화가 났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래, 미안하다 했으니까 용서해줄게-' 하고 말할 뿐이었다.


소년은 물가를 바라봤다.
초승달이 비춰 그림처럼 퍼지는 그 물가를.
왜 달빛은 이리도 밝고 맑은 건지...
왜 달은 우리의 주위에 맴돌고 있는 건지...

아 - 참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소녀는 소년을 바라보다 이내 가쁜 숨을 삼켰다.
속눈썹이 아주 긴 소년을 소녀는 바라봤다.


물가의 비린내도
소년의 젖은 머리카락도 또 창백한 그 피부까지도.
소녀는 가만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눈이 마주치고
또 그러다 문득 괜히 마음이 시렸으며
또 그러다 갑자기 읽고 있던 생각들이
마음에 차고 흘러넘쳐 강을 뒤로한 채
범람하곤 하였다.


소녀는 이윽고 눈을 돌려 함께 걸어온 길을 바라봤다.
오직 한 사람의 발자국만,
그 축축하고 물기 가득한 발자국만 남아있는 
안개 낀 오후의 강가, 그 흔적들을 보며
그녀는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소년을 바라봤다.


소년은 아직도 숨을 고르고 있었고,
소녀는 그 물기 가득한 발자국의 진위를 파악하려 애를 쓰고 있었다.

아니, 애를 쓸 필요도 없었다. 

그의 머리칼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졌고,
그의 기도에서는 말하지 못한 더러움이 존재하곤 했다.
소년의 맨발은 하얗게 새어있었고,
눈에 익은 그의 교복에는 이미 다 헤져버린 명찰만 덜렁거릴 뿐이었다.


소녀는 흔들리는 눈으로 소년을 바라봤다.
물기 가득 차오른 소년의 눈가와
매번 일렁거리는 의문의 비릿함.
얼음장같이 차가운 그 피부와
마른 제 머리에 그 손이 닿는 순간 떨어지던 물방울.

그리고 저 콘크리트 바닥 위에
마치 낙인처럼 찍혀있는 발자국.

축축한 그 발자국.


"너.... 너는 누구야"


소녀의 질문에 소년은 뒷걸음질을 쳤다.
문득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소리를 냈다는 건
어쩌면 조금 두려웠기 때문인 것 같았다.


소녀의 눈은 덧없이 깨끗했고
소년은 왜 자신이 아직도 여기에 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뒷걸음질 치는 그의 보폭을
아무렇지도 않게 따라잡으며
소녀는 다시 한 번 손을 뻗었다.
소년은 볼에 번진 화상 자국이 문득 뜨거워
한쪽 눈을 찡그리고는 숨죽여 다가오는 소녀의 손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체 바라만 봤다.

소녀의 손은 소년의 가슴팍에 걸려있는 낡은 명찰에 닿았고
그걸 애써 읽어내려 소녀는 제 눈을 찌푸렸다.

"한...상혁"


더듬더듬 소녀는 말했다.
소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 목소리를 들었고
자신보다 한참 작은 그 어깨를 꽤나 파동치는 눈으로 내려봤다.
자신보다 한참 작은 그 소녀를
소년은 꽤나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봤다.


"한상혁"
하고 소녀는 그 이름을 불렀다.
"너는 누구야?"

소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살짝 벌어진 그 입술 사이로
다시 한 번 물풀이 피어나고 있었기에
소녀는 이내 소년을 붙잡은 손을 내리고는 
가만히 가만히 소년의 눈을 바라봤다.

다시금 눈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이러다가 이유를 찾기도 전에 눈이 멀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아마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다고.


바람이 불었다.
소년의 머리카락에서 물가의 비린내가 풍겨왔다.
소녀는 눈을 감았고 이내 천천히 다시 눈을 떴다.
아른거리는 물풀과 코끝을 간지럽히는 습기.
안개로 가득 찬 강가와 숨 막히는 정적.

 
"너는..."
마침내 소녀가 입을 열었다.


"너는... 인어구나"


*


5년 전,

차가운 강물
낡은 다리
그리고 소년.


살았니?

죽었니?


------------------------------


03



파란 하늘,
파란 하늘 꿈이



해가 수평선 너머로 기어올라 올 때면
소년은 그 반짝임이 싫다는 듯 
매번 다 기울어져가는 다리 밑에 앉아,
그 어스름한 그늘에 앉아 심술궂은 물장구를 치곤했다.



아무도 찾지 않아 심심했던 건지
아무도 데려갈 수 없어 언짢았던 건지
그런 건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오늘따라 파란 하늘.
이상하게도 파란 하늘에 소녀가 아른거렸다.
소년은 은근슬쩍 손을 뻗어 햇빛에 제 몸을 비춰보았다.
그러다 문득 투명하게도 자신을 투과하는 그 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럼에도 소녀의 손목을 꾹- 움켜쥐었던 감각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서,
그저 아이러니한 마음으로 벌겋게 데여 흉터투성이인 제 손바닥을 바라봤다.



볼에 번진 흉터도,
손바닥의 그을림도,
낙인처럼 지워지지가 않았다.

그걸 축복이라 불러야 하는 건지
아니면 시험이라 불러야 하는 건지
도통 가늠이 가지 않아 소년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옮겼다.



소년은 다시 그늘 속에 몸을 감췄고
강물이 흐르는 소리에 이내 눈을 감았다.
한껏 젖혀진 고개는 낡은 다리의 다리에 닿았고,
그 축축한 머릿결이 좋았는지 다리는 삐그덕- 거리는 소리를 내며 몸을 기울였다.

아- 이상한 일이었다.

매번 두 손끝에서 뚝- 뚝- 떨어지던 물이
이제는 한 쪽에서만 흐르고 있었다.

소녀를 잡았던 손에서
더 이상 물이 떨어지지 않았다.
축축함이란 게 어떤 거였는지
그제야 소년은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그 마른 손으로.
그 화상 입은 손으로.




"인어라니..."
문득 소년은 중얼거렸다.

그냥 혼잣말이었다.
그러고는 가볍게 "풋-" 하고 웃었고,
이내 조금 즐거워졌는지 휘어지는 그 눈꼬리는
강물 아래를 유영하는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아름답게만 보였다.



존재의 이름을 묻는 소녀의 물음에,
가여운 입술로 지어준 인어라는 그 예쁜 어감에,
소년은 조금 벙-쪄서는 그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소녀를 내려다봤다.



농담 하나 담겨있지 않은 그 흔들림 없는 눈동자에
소년은 잠시 마음을 빼앗겼다가 이내 다시 돌아와서는
'아- 어떻게 해야 네가 도망가지 않을까-?' 라는
전에는 해본 적 없던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고인 물처럼 탁하고,
썩은 물처럼 비린내 나던 그런 생각들 말고,
그저 어떻게 하면 네가 다시 나를 찾아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생각이었다.
그저 순수하게, 소녀가 다시 오기를 소년은 바랐다.

계기는 소녀의 손길이었고,
이유는 소년의 화상이었다.

그냥 그거면 됐다.



소년은 유혹에 넘어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였고,
소녀는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어 보였다.



"인어구나-"
하고 소녀는 말했다.



소녀는 바보가 아니었지만
소년은 어쩌면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별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소녀를 생각하고 있으면
문득 가슴에 파동이 일었다.

어느 날은 그 미소처럼 아주 가벼운 울림이었고,
또 다른 날은 그 눈물처럼 아주 커다란 흔들림이었다.

잡았던 그 피부의 온기가 아주 뜨거웠다는 건,
소년의 온도가 아주 차가웠다 말하는 것과 같았다.



소년의 머리칼은 늘상 강물을 뚝- 뚝- 떨궜고,
그 몸에서 풍겨오는 비린내와, 입술 사이로 피어나는 물풀은
조금 무서울지 몰랐지만 그래서 더 신경 쓰였지만
정작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어구나-

인어.



자신을 인어라 불러준 그 소녀는
아니, 그 이름 세 글자를 불러준 그 소녀는
소년의 말을 너무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는지
정말, 몇 번의 밤이 지나도록 강가에 나타나지 않았다.



소년은 부질없다 생각하면서도
낮에는 숲 속의 성당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었고,
밤에는 여전히 조금 풀죽은 노래를 부르며 강가를 걸었다.



소년이 문득 낡은 다리 위를 본다는 것은,
다섯 발자국마다 고개를 돌려 그 위를 쳐다본 다는 것은,
사실 오직 검은 강물 속 숨은 친구들만 아는 
아주 은밀한 비밀이었다.



소년은 소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와주기를.




보름달이 뜨는 날이었다.

15일은 길었고, 소년은 여전히 강가를 걸었다.

아직도 왜 자신이 여기에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고,
기억하려 애를 쓸수록 더 가슴만 닳을 뿐이었다.

다만 그저 꽃을 주고 싶었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다만 꽃을 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오늘따라 노래부를 마음이 들지 않았기에
소년은 강가로 걸어들어가 어두운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봤다.
검은 거울처럼 희한한 달빛에 그 얼굴이 선명히 그려졌다.
낮에는 단 한순간도 비춰줄 생각을 안 하던 그 강물은,
꼭 그가 형태 없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려는 듯
밤이 되면 섬뜩한 외로움과 함께 꽤나 아픈 방법으로
서로의 연관성을 단단히 엮어가고 있었다.

밤과 영혼의 연관성을.

그렇다면...

소녀와 화상의 연관성은?

살아있던, 만질 수 있던 그 피부는?



소년은 이내 기분 나쁘다는 듯 손을 휘저었고
그 움직임에 강물은 이례 없는 파동을 만들며 흐트러졌다.

허리까지 강물에 담그고 있던 소년은
발이 닿지 않는 곳까지 들어가 두어번 고개를 내 젖고는
여전히도 마음에 안 드는 얼굴로 기슭으로 걸어 나왔다.



낡은 다리의 삐그덕 거림은
갓 태어난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고,
막 찾아온 손님의 초인종 소리 같기도 했다.

후자였으면 좋겠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소녀였으면 좋겠다고

상혁은 생각했다.



그날은 보름달이 뜬 날이었고,
달빛은 언제나 강물보다 너그러웠다.
그 빛은 언제나 어둠보다는 따뜻했다.



위험한 난간에 몸을 기대는 소녀를
소년은 아주 불안한 눈으로 바라봤다.
다시 소녀를 붙잡으려 소년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강가에서 멀어질수록 소년은 숨이 막혔고,
그건 그의 희미한 기억 가장 마지막 느낌과 너무 비슷해서
원래부터 차가웠던 몸의 온도가 
얼음처럼 얼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도 소녀는 난간에 걸터앉지 않았고,
대신 천천히 그 눈동자를 굴리며 무언가 찾고 있었다.



소녀의 얼굴은 여전히도 얼룩덜룩했지만
이미 다 떨어진 입가의 딱지가 보드라운 새 살을 돋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꼭 잠긴 소매 단추는 그 담배 자국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암시하는 듯하기도 했다.



다 나아가는 상처들은 뒤로하고
새로운 푸른 멍은 소녀의 무릎에 꽃처럼 피어있었고,
아마 사라지면 다시 생길 버짐처럼
온몸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소년은 그런 소녀를 숨죽여 바라봤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강가를 에둘러 바라보던 그 눈동자가 
이내 소년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조금 더 밝은 빛을 띠었다.

소년은 소녀의 빛나는 눈동자를 응시했고
소녀는 수줍게도 손을 흔들었다.
소년은 조금 머뭇거렸다.



아- 그러니까...

가슴에서 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눈동자는 어느새 조금 뜨거워졌는지도 모르겠다.

화상을 입은 듯, 낙인이 찍힌 듯.

그 얼굴이 계속 아른거렸던 건
다 이유가 있다는 거겠지...



"인어....님-?"
하고 소녀가 말했다.



그 어감이 어색했는지 소녀는 미간을 조금 찌푸리고는
잠깐 제 목을 긁적이다가 이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웃어 보였다.
소년은 강가에 서서 소녀를 올려다봤다.

그게 참 좋았다.



"인어왕자님!"
소녀가 말했다.



그 말이 우스워 소년은 웃었다.
감히 얻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인어' 아니 '왕자님' 그 둘 다.
그렇게 불리기엔 아까운 이름이었다.

그는 인어가 아니었고,
왕자님도 아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소녀는 바보가 아니었다.



소년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저었다.
물방울이 후드득- 머리칼에서 떨어졌다.
소녀는 밤을 울리는 소리를 내며 웃었고,
그게 듣기 좋았는지 그 어떤 어둠도 소녀를 방해하지는 않았다.



소녀의 웃음소리가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자신이 매일 불러대던 그 조금은 섬뜩하고 또 언뜻 들으면 마냥 즐거운 노래들보다,
훨씬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자신도 이렇게 빨려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자신이 부르던 그 못된 유혹은 노래가
그 물가로 사람을 홀리던 노래가,
소녀의 웃음소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소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그의 파동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화상 자국들이.



그리고 소녀의 목소리는...
재앙을 다 태워서 희망을 만드는 그 부드러운 목소리는...

생각나지 않는 이유와,
조각나버린 기억들과,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온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은 그 목소리는...


짧은 정적

작은 웃음과
밤의 목소리
강의 노랫말


"한상혁-"

소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 이름이 소년은 가장 좋았다.



한상혁-

네가 불러주는 그 이름이

나는 가장 좋았다.

*

너무나 기다렸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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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애니예요!!!!:D 독방에서 보고 무지개님인거 바로알았어요^0^ 선댓글후감상!
8년 전
무지개
오♥애니 진짜 신기하다... 어떻게 알았어요?ㅎㅎ
8년 전
독자2
뭔가 작가님은 작가님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ㅋㅋㅋㅋㅋ 문체라고 해야되나? 글 읽으면 삘이 오는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무지개
진짜요???ㅋㅋ신기하다! 읽어줘서 고마워요 애니! 이른 새벽인데... 8ㅅ8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요♥
8년 전
독자3
저 사실 외국살아요...♥무지개님도 좋은 하루 보내요!!!!
8년 전
독자4
독방에서 보면서 혹시 작가님인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맞았네용! 이제는 작가님 특유의 묘함이 보이는 가봐요 8ㅅ8 뭔가 작가님 문체는 달빛 같은 느낌이에요 뭐라고 해야하나...흠...볼때마다 밤하늘에 떠있는 달빛이 자꾸만 연상되는...하하...오늘도 잘 봤습니다 써주셔서 감사해요!♡
8년 전
무지개
표현 너무 예뻐요! 진짜 감사해요 ㅠㅠ 희한하네욬ㅋㅋ 다 들키는 것 보니 티가 나나봐요♡
8년 전
독자5
꼬이에요!역시 작가님이셨네욯ㅎㅎ
상혁이가 소녀를 기다리는 모습이 많이 예쁜데 또 그만큼 먹먹한 것 같아요 본인도 알지못하는것 같은 이유로 차갑고 어두운 강물에 갇혀있는것 같단 생각도 들고요 (눈물) 다음화이자 마지막화를 보러 가야겠어요!

8년 전
무지개
꼬이♡ ㅎ리버보이 읽어줘서 고마워요!
8년 전
독자6
넘나 좋은것... 작가님 글 언제나 사랑이에여... ( 운다 ) 잟 보고갈께여 헿헿
7년 전
독자7
엣 오타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사랑함당!!!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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