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온다.
앞자리 여자애의 말에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창문쪽으로 향했다.우산안가져 왔는데.어떡하지.하는등의 말소리로 교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항상 가방속에 우산을 가지고다니는 나는 별 감흥이 없어 무심하게 고개를 돌렸다.호우주의보도아니고 살짝오는거가지고 왜저렇게 호들갑이야.시끄러워지는 분위기에 선생님이 조용히하라며 주의를 줬고,언제그랬냐는듯 교실은 다시 가라앉았다.비가 오는날을 싫어하는 나라 기분이 안좋다.찌뿌둥한 느낌에 턱을 괴고 있던 손을내려 기지개를 펴고 고개를 돌렸는데 내시선의 끝에 있는 표지훈과 눈이 마주쳤다.놀란마음에 아,하고 바보처럼 감탄사를 내뱉곤 다시 칠판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아주잠깐 마주쳤는데도 심장이 터지는듯 뛰었다.내가 쟬 진짜 좋아하나.
표지훈은 무서웠다.이 얘긴 나뿐만 아니라 우리학교를 다니는 거의 모든아이들,그리고 선생님들 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였다.중학교때 부터 강자들의 서열싸움에서는 지는 일이 없던 아이로,같은 중학교를 나온 나로써는 더욱 더 잘알고있었다.나는 그런것들이 유치하다고 생각했다.몰려다니고,약한 아이들을 괴롭히고.하지만 표지훈은 달랐다.그런 치사한 일에는 관여하는 법이 없었다.그저 저에게 시비를 거는 아이들을 처리하는게 저애의 유일한 싸움이였다.언제부턴진 모르지만 나는 그런 표지훈을 좋아하고 있었다.물론 한번도 말을 섞어본적은 없다.내가 생각해도 답없는 짝사랑이였다.말이 안되잖아.말한번도 못해보고 사랑에 빠진다는게.그런데 그렇게 좋아한게 벌써 3년째다.여전히 말은 못해본채로.친한 친구들에게 이얘기를 하면 백이면백 나를 보고 한심하다고 했다.병신.좋아하면 말이라도 걸어보던가.좋아하면 꼭 말걸어야되?난 그냥 바라보는게 좋아.내 대답은 항상 이거였다.나는 정말 바라보는게 좋다.항상 진중한 저애의 눈.그러다 가끔 웃는얼굴.친한아이들 끼리 있으면 제법 재밌는얘기도 많이하는 모양이였다.그런애들 사이에선 지훈이가 분위기 메이커라고 했다.그나저나,지훈이도 우산 안가지고 왔을텐데.섬세하지 못한성격이라 우산같은걸 챙기는 모습을 본적이없다.비가 올때마다 여자친구들이랑 같이 쓰고가던 그애지만,내가 알기로 지금 현재 표지훈은 솔로다.3개월째.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다보니 어느새 수업은 끝나고,종례를 위해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야야,다앉아!"
체육선생님인 담임선생님답게 아이들은 말을 안듣는 법이 없었다.왠지 급해보이는 선생님이 속사포같이 잔소리를 뱉은후 종례를 끝냈다.출장을 가야한다는게 그이유였다.쏟아지는 빗소리에 우울했던 기분이 더우울해 지는것 같다.비오는날이 제일싫어.정말싫어.맘속으로 중얼거리며 터덜터덜 복도를 나섰는데,걸음이 느려서인지 이미 아이들은 뛰쳐나가고 없었다.현관에 다다라 신발을 갈아신다가 우산없이 혼자갈 지훈이가 생각나 맘을 졸였다.비맞으면 어떡하지,감기걸릴텐데.저번에 보니까 한번앓으면 크게 앓던데.신발을 가방에 넣고 우산을 꺼내 펼쳤다.젖어오는 운동화가 찝찝해 걸음을 떼기를 망설이는데,누군가 내 우산속으로 들어와 내 어깨를 감싸고 앞으로 나아갔다.
"야,우산좀 같이쓰자.괜찮지?"
"..아,어..응.."
표지훈이다.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다시 심장이 터질듯 쿵쾅거리기 시작했다.지훈이가 내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순간이다.목소리에한번,내어깨에 두른 팔에 또 한번 설레어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어떡하지,말이라도 걸어야 되는데..아 어색해.
"왜 안가고 가만히 있었어?우산도 있었으면서"
"..그게.."
"아,설마 나기다려 준거야?감동인데?"
"그,그게아니라...비오는날..싫어해서.."
"에이,뭐야.괜히 기대했네"
처음말을 해보는 사인데도 그는 능청스러웠다.먼저 말을 거는 지훈이 덕분에 어색한 분위기는 어느정도 풀린듯 했고,내심장도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었다.당황해하는 내반응이 재밌는듯 지훈이가 끅끅대며 웃었고,나는 역시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꿈을 꾸고있는것 같았다.불과 3분전까지만해도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말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를 지훈이가 빤히 내려다보더니 입을열었다.야너진짜귀엽다.아무렇지않게 뱉은 지훈이의 말에 순간 사고회로가 정지할것만 같았다.이내 다시 명치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귀엽데,귀엽데.지훈이가 나보고 귀엽데!나는 이미 폭발 직전이였다.
"아,고마워.."
"ㅇㅇㅇ,너 나랑 같은 중학교 였잖아."
지훈이의 말에 놀라 눈을 크게뜨고 그를 올려다 봤다.나를 내려다보며 웃고있었다.그런데,지훈이가 나를 기억하나?어떻게 기억하지?워낙 무관심한 성격의 지훈이라 나한텐 관심도 없을줄 알았는데.어떻게 나를 기억하는 걸까.
"응.같은반,이였는데.."
"근데 왜 너 고등학교와서 나한테 말한마디도 안했냐?서운하다,ㅇㅇㅇ"
"그건..!니가.."
"내가 뭐?"
니가 너무 무서웠으니까.하고 대답하기엔 나를 바라보는 지훈이의 얼굴이 너무 순진했다.정말 무슨이유인지 모르는 듯.소심하게 웅얼거리는 나에게 지훈이가 너진짜귀엽다.ㅇㅇㅇ.하며 머리를 헝클었다.나는 생각했다.지금이게 무슨상황일까.말한번못해본 지훈이가 나에게 귀엽다니.이거 꿈인가?비와서 안개에 홀린건가?혼란스러운 잡념이 머리를 채우고,날 기억하냐는 나의 질문에 답하는 지훈이의 말이 나를 완전 패닉상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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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가 나에게 무슨말을 했을까요.아근데 쓰고보니까 똥이네요....^_T 그냥난설레는 지훈이가보고싶었을뿌니고.내가써논건똥일뿌니고.시험은일주일 남았고.내눈에서흐르는것은 물이아니라 육수고.반응은 안바래요 난그냥 내가쓰고시퍼...자급자족....ㅎㅎ...ㅎ..........ㅜ...........나름다음편도있어여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