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바이스 (Edelweiss)
02
꽃들과 함께 있으면 뭐랄까.
숲 속에 누워서 자는 듯 한 편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꽃집을 하는 걸지도 모르지,
그리고
눈을 감은 채 있으면 옆에 너도 같이 누워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눈을 뜨면 현실에는 내 옆에 너는 없었다.
그런 생각이 아프다기보다는 그 통증마저 가슴이 설레는 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꽃을 사가는 사람들을 보면 집에 장식용, 선물용, 고백용 등을 많이 사러 온다.
그리고 하나같이 꽃을 사러 온 사람은, 항상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더 더욱 여기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걸지도.
벌써 밤이 된 건지, 조금 어두운 하늘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다가,
카톡소리에 핸드폰을 바라보니, 출발했냐는 수정이의 톡이 보였다.
늦었다가는 또 애들이 잔소리 할게 뻔해서,
나는 바로 가게 문을 닫고 그대로 나왔다.
근데 유난히 오늘 밤하늘이 이쁘네,
나는 옆으로 멘 가방을 다시 한번 고쳐 메고 가려 했는데,
저 멀리, 살짝 꺾어져 위태롭게 숙여져 있는 꽃이 보였다.
나는 그대로 다가가서 가방을 뒤져서 연필과 실을 꺼냈다.
그리고 꽃 뒤편에 연필을 놓아 기대게 한 뒤 조심스럽게 실로 묶고 있었다.
그런데,
“ 그렇게 하면 꽃이 살아요? ”
갑자기 들려온 남자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난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너와는 다른 모습을 한 남자가 있었는데,
순간 너가 겹쳐 보였다.
“ 그러면 꽃이 다시 살아? ”
“ 네 꽃줄기는 사람 피부와 같아서 저렇게 해주면 다시 붙거든요. ”
“ 오 신기하네요. ”
신기하게 닮지 않았는데, 너가 생각이 난다는 게 웃겼다.
약속시간이 늦을 것 같아서 잠시 앉아있던 다리를 펴고 일어나
날 바라보는 그 남자에게 가벼운 고개 인사를 한 뒤에
그 자리에서 나올 수 있었다.
인사를 하니 기분 좋은 웃음으로 인사해주는 남자를 보고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걷다가 나도 모르게 왜 인지 몰라도 뒤를 돌아봤는데,
내가 세워놓은 꽃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난 느꼈다.
저 사람도 이제 사랑이 시작되고 있구나라고.
달달한 향기가 가득 났으니,
-
“ 또! 후식으로 아메리카노 먹냐? ”
친구들하고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커피 중에 고르라는 걸 커피를 골라서
한 모금씩 먹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뭐라 하는 정수정에 의해 애들이 다 나를 바라봤다.
“ 아이스크림만 먹는 애가... 이별이 큰 변화를 주는구나 ”
애들에 말에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나는 커피를 바라봤다.
여긴, 어떤 원두를 쓰는 거지? 신맛이 나지만... 상큼한 신맛이 나서 뭔가 더 좋다.
좋은 원두를 쓰는가 보네, 맛있다.
“ 내버려 둬, 우울해하는 것보다 받아들이는 게 더 낫지. ”
“ 여기 원두 뭐 써요? ”
원두에서 나는 향과, 끝 맛이 좋아서 웨이터를 붙잡고 물어봤다.
적어놨다가 나중에 사러 가야지.
“ 우리 말도 안 듣고 하이야, 내가 남자 소개해줄까?? ”
“ 응? ”
“ 소개! ”
남자 소개라 생각해본 적 없는데.
그 아이를 잊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적 없고.,
아무 대답 없는 나를 바라보는 애들은 한숨을 쉬고,
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미안 나 먼저 일어날게. ”
“ 왜 또? ”
“ 그냥 좀 걷고 싶기도 해서, 미안 ”
애들의 모습에 한번 웃어 보인 뒤
나는 다 마신 커피잔을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가방을 챙겼다.
좀 걷고, 가서 원두도 알아봐야지.
그리고 밖을 쳐다보니 아직까지도 밤하늘이 예쁘게 보였다.
그래서 더 걷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집 방향 쪽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발을 내디뎠다.
내 발자국 소리에 맞춰 울리는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가 좋아 더 발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걷다 보니 내 눈에 띄는 곳, 바로 악기 상점이었다.
예전에 너랑 여기 와서 피아노를 구경 했었는데,
그리고 너가 처음으로 만든 곡으로
처음으로 나에게 피아노 하나를 사줬었지,
지금은 없지만,
“ 윤기야.. 피아노가... "
“ 됐어! 병원부터 가자 ”
아직도 그 피아노만 생각하면 그 순간이 떠오른다.
너의 걱정 어린 그 눈빛, 그리고 피아노 보다 날 먼저 바라봐준 너의 눈.
옛날 생각 때문이었을까? 언제 문을 열고 들어 간건지 나는 이미 악기 상점 안에 발을 들인 후였다.
수 많은 악기들 중 눈에 띄는 피아노에 나는 그 쪽으로 다가갔다.
지금 다시 하면, 나는 피아노를 칠 수 있을까?
- 어서 오세요 그 피아노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습니다.
“ 한번 쳐 볼 수 있을까요? ”
내 말에 피아노 앞에 의자 하나를 내 주셨다.
오랜만에 치는 거라서 그런지 조금 어색함이 있긴 했다.
근데 더 중요한 건 내가 아는 노래는 별로 없다는 것, 너와 함께 맞췄던 그 노래
마음이, 머리가 기억하듯, 내 손도 기억하는지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피아노에서 음이 흘러 나왔다.
- 민윤기 시점 -
아직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그냥 친구로서 만나자는 말에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만났지만 낯을 가리지 않고 편한게 있을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꼭 너처럼.
홍대에서 같이 저녁을 먹고, 밤하늘을 보며 걷고 있는데.
“ 어. 꽃이 꺾였네 ”
뒤에서 들려온 여은씨의 말에 눈을 따라가 보니 고개가 꺾인 꽃이 보였다.
안 그래도 연약해 보이는데, 바람 때문에 꺾였나 보네.
나는 그대로 다가가 그 꽃 뒤에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를 꽂았다.
“ 혹시 실 있어요? ”
“ 네?? 아 반짇고리 있어요 잠시만요 ”
나의 물음에 당황하더니 곧 있어 있다면서 찾는 여은씨를 바라봤다.
다행히 실이 있어서 나는 그 꽃과 뒤에 있는 나뭇가지랑 같이 묶어주었다.
그러니 숙여있던 고개가 다시 하늘을 향해 바라봤다.
“ 그렇게 하면 괜찮을까요? ”
“ 아마도요? 꽃줄기도 사람 피부처럼 약해서 저렇게 묶어도 붙어요 ”
그렇게 말해줬거든요. 그 애가,
“ 이렇게 뒤에 나뭇가지로 받치고 실로 묶으면. 며칠 뒤면 다시 붙어 ”
항상 가던 길에 꽃이 숙여져있으면 같이 묶어줬으니깐
그렇게 꽃을 바라보고 다시 걸었다.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서.
“ 어? 우리 저기 가요! ”
여은씨에 말에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역시 홍대라서 그런가, 기타와 또는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 여자와 함께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남자가 보였다.
서로 바라보면서, 서로 좋아하는 눈빛을 하면서
우리도 다른 사람 눈에는 저렇게 보였을까?
흘러나오는 노래를 조용히 듣고 있는데,
연주가 끝난 후 남자가 ' 피아노 쳐 보실 뿐 ' 이라며 말하기에
나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왜? .... 이유가 뭘까? 그냥 치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때 생각이 나서?
이 쪽으로 와서 쳐 보라해서 여은씨에게 기다리라 말하고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아 피아노 위에 손을 얹었다.
수 많은 음표가 내 머릿속을 지나갔지만,
그 중 딱 하나만 보였다.
그리고 나는 조심스럽게 피아노를 쳤다.
그때 너와 처음으로 피아노를 쳤던 그때를 생각하며,
-
홍대를 구경을 하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핫 초코를 사서
아메리카노는 벤치에 앉아있는 여은씨에게 건넸다.
“ 감사합니다 ”
옆에 앉아서 나도 핫 초코를 한 모금 마셨다.
역시 달아서 좋다
지금 내 머릿 속에 든 생각이었다.
“ 전 여자친구분이 핫 초코를 좋아하셨나 봐요 ”
따듯한 핫초코가 몸을 녹이는 기분이 좋아서
더 먹으려 하는데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내 고개는 옆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를 향해 바라보는 여은씨의 손에 있는 아메리카노를 한번 바라보다가
나는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지금은 모르겠지만. ”
정말로 모르겠네, 아직 핫 초코를 즐겨 마실까?
아님 안 먹고 있으려나? 한편으로는 먹고 있었으면 좋겠다.
먹으면서 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래서 그런데 정하이 넌 뭘 먹고 있니?
내 대답에 커피를 마시던 여은씨는 나를 웃으면서 바라봤다.
“ 보통 이별하면 아파서 잊으려고 하는데, 윤기씨는
전혀 그래 보이지가 않아요. “
“ ......... ”
“ 뭐랄까. 기다리는 느낌?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해내려는 듯 한 느낌이에요.
아까 그 노래도 그런 것 같고, 맞죠? “
기억해내려 한 다라, 그렇기 보다는 기억이 난다.
" 왜 지금 와서 헤어지자 해? 저번에 싫다면서 "
" 너와의 시간이 소중한 추억이 됐으면 하거든. 슬픈 상태에서 헤어지는 건 아프니까
제일 행복할 때 헤어지면. 소중한 추억이 되잖아. "
“ 기억해 내려는 게 아니라 그냥 신경 안 쓰는 거예요.
그것 또한 저에겐 소중한 추억이니까요 “
나에게는 아픈 상처가 아닌 소중한 추억이거든요,
그 아이와 있었던 모든 일들은,
사소한 것 하나 하나
써놓은 걸 수정하는 게
더 힘든 걸 지금 알았어요..
아니 무슨 1년 차이 일뿐인데..
고칠게 이렇게 많다는 걸 지금 알았어요ㅜㅜ
지우고 다시 쓰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장편이 되지 않을 거예요
이건 단편으로 끝나는 게 이쁘니까
오래전에 쓴 거라서 그런지 살짝
어색함이 없지 않아 있어요 ㅠㅠㅠ
그래서 맘에 안 들기도 하는데 ㅋㅋㅋㅋㅋ
썩게 두기엔 싫어서 이렇게 내요 ㅋㅋㅋㅋ
암호닉은 적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