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설은 쇼콜라님의 피그말리온을 블락비 팬픽으로 리메이크 한 것입니다
01" ···저기,"안내데스크 직원에게 쭈뼛쭈뼛 말을건네는 지호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갔다.자신을 아래위로 훑어보는 시선이 불편해 식은땀이 흐르는 손을 바지에 아무렇게나 비벼대던 지호가 고개를 돌려 샵 내부를 둘러보았다.저마다 비싼시계나 고가의 목걸이하나쯤은 몸에 걸친채 벨벳소파에 앉아있는 손님들과 매끄러운 대리석에 반사되는 조명이 지호의 어깨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예약하고 오셨어요? "" 아...."···
예약이요?" 예약하고 오셔야되는데요 손님."" 아, 예약...예약하고 와야되는구나."건물내부에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피아노 선율이 어쩔줄몰라 멀뚱히서서 손가락만 꼼지락대고있는 지호의 머리속을 어지럽게 헤집었다.당장이라도 문을박차고 이곳을 벗어나고싶었지만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이런곳은 태어나서 처음일 뿐만아니라 여긴 자신과 어울리는곳이 아니었다.내가 도데체 여길 무슨 생각으로 찾아온거야···." 뭐야? "큰 키에 한일자로 굳게 닫힌입술은 다소 차갑고 무뚝뚝한 인상을주었고 멋들어지게 세워올린 머리와 몸에 딱맞는 코트가 상당히 잘어울렸다.자신과는 비교도 안되게 멋있는 남자였다. 그런남자가 아까전 안내데스크 직원과 같은 눈길로 자신을 훑어내리자 지호의 고개가 저절로 아래를 향했다.꿀꺽, 뻑뻑하게 침 넘어가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데리고 들어와.""··· 네? 이분이요?"이해할수없다는 표정으로 남자와 지호를 번갈아 쳐다보던 직원이 원장실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일단 들어가보세요."일단 직원이 시키는대로 따라 들어오긴했는데, 이거 완전히 분위기에 눌려 압사할지경이다.표지훈. 유리에 반듯반듯하게 조각되어있는 이름마저 딱딱해보였다. 자신의 어두컴컴한 작업실과는 달리 정수리가 뜨거울정도로 환한 백색조명때문에 눈이부셨다.조명도 건물내에 울려퍼지는 음악도 모두 불편하지만 가장불편한건 의자에 걸터앉아 묘한눈빛으로 저를 내려다보는 지훈이었다."....저기.."" 최악이야."" ··· 네? "정적뿐이던 방안에 지훈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퍼지자 화들짝 놀란 지호가 쇤 목소리로 되물었다. 젠장. 창피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여기오는 손님들은 적어도 흙묻은운동화며 목늘어난 맨투맨, 그리고 한치수 큰데다 잔뜩헤진 청바지를 입고오진않아.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비싼 악세사리하나쯤은 차고 온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 부스스하고 며칠안감은듯한 머리. 앞머리가 삽살개마냥 눈을 찌르는데 거슬리지도 않나? "가만히있다가 낯선사람에게 뒷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초면에 면전에다대고 독설을 날리는것에대해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따지고보면 다 맞는말이라 반박할수가 없었다. 그게 더 서러워서 하마터면 쪽팔리게 눈물까지 보일뻔했다.확실히 여긴 제가 있을곳이 아니다." 저, 틀린말은 아니지만 초면에 좀 너무하시네요. 누군 이런모습으로살길 원해서 이러고있는줄알아요? "" 그렇게 사는걸 원치않으면 적어도 달라지려는 모습정돈 보여야할거 아니야."겉모습 좀 치장해보려고왔다가 속만 잔뜩 베이고 갈것같아 문으로 발걸음을옮기던 지호가 순간 멈칫했다.매번 같은이유로 오디션에 떨어질때마다 스스로 자신을 가꿔보려는 노력조차 하지않았던건 사실이었다.자존심은 좀 상하지만, 지훈의 말엔 틀린구석이라곤 전혀 없었다. 어젯밤 거실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정말 초라하기 짝이없는 몰골이었으니까.성난 발걸음으로 씩씩대며 문고리를 잡았을때와는 대조되는 모습으로 슬금슬금 제자리로 돌아와 앉은 지호가 지훈의 눈치를 살폈다." 내일 오전 11시에 여기로 찾아와."" 저..근데 비용은..."" 후불.네가 더이상 가꿀필요가 없을정도로 완벽해졌다는 생각이들면, 그때 받도록하지."* * * * * * * * * * * * * * * * * * * * * * * *
(꺼이꺼이)
암호닉 박스 ♥ 병닭 ♥ 보라돌이 ♥ 규요미 ♥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