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설은 쇼콜라님의 피그말리온을 블락비 팬픽으로 리메이크 한 것입니다
02
···후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샵의 문고리를 잡은 지호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다시 오라고해서 찾아오긴했는데, 막상 문앞에 도착하니 또다시 망설여진다.
어제 자신을 훑어보던 지훈의 오묘한 눈빛과 눈물이 찔끔 날정도로 심장을 쿡쿡 쑤시는 독설을 다시 들을생각을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아직 오전이라그런가, 어제와는 달리 샵안에 손님이라곤 지호 하나밖에 없는듯했다. 뭐, 사실 아무도 없는쪽이 편하긴 하지만.들어오세요. 상냥하게 영업용미소를 지은채 손짓하는 직원을 따라 방안에 들어가자 그토록 마주하기 껄끄러웠던 지훈이 자신을 기다리고있었다.
지호의 시선이 저도모르게 바닥을 향했다.
" 머리는 감고왔지?"
··· 당연하죠.
" 네."
" 그럼 앉아."
향이 좋은 스프레이가 머리위에 몇번 칙칙 뿌려지나 싶더니 싹둑싹둑 머리가 제멋대로 잘려나가기 시작했다.눈을 덮었던 앞머리가 비스듬하게 잘리자 그동안 숨어있던 눈매가 새초롬하게 드러났다. 바닥에 쌓여가는 머리카락의 양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자불안해진 지호가 입술을 잘근잘근 물어댔다.
" 으아아아아아아!!!!!! 자, 잠깐만요!!! "
" 왜,"
뭐야.지훈의 미간이 짜증스럽게 구겨졌다. 자신이지른 괴성에 더러놀란 지호가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지훈에게 소심하게 항의했다.
" 저.. 거기, 귀옆에.. 거긴 자르지마세요.."
" ···시끄러. 그냥 내가 해주는대로 가만히있어."
...네 시발.
자신의 의견은 무참히 씹힌채 계속되던 가위질이 멈추자 부루퉁하게 있던 지호가 고갤들어 거울속을 쳐다봤다.
달라진 거울속 자신의모습에 눈을 동그랗게뜨고 머리카락을만지작거리던 지호의 머리위에 무언가 차가운것이 얹혔다. 코를찌르는 약냄새.뒷통수를타고 올라오는 서늘한 감촉에 지호가 짧은 비명과함께 몸을 비비 꼬아댔다.
" 으아앗,"
" 움직이지마."
이거 냄새 이상해요. 독한 약냄새에 지호가 코를 비벼댔다. 발갛게 변한 코를 훌쩍이는 지호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지훈이 코를 문지르던 지호의 손을 잡아내렸다.
" 염색한번도 안해봤어? "
지호가 얼굴을 붉히며 입을 꾹 다물었다. 지훈도 대답을 들을 목적은 아니었는지 소파에 걸터앉아 그저 지호의 옆모습만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무래도 좀,
" 좀 어두운것같은데, 한톤 밝게해봐."
아아, 따가워. 처음엔 지훈의 시선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피가 화끈거리며 아려왔다.지훈이 무서워 아픈내색은 차마 하지못하고, 그렇다고 가만히있기엔 점점 타들어갈듯 아려오는 두피에 지호는 마냥 눈썹만 찡그려댔다.3시간 같았던 30분이지난뒤 샤워기에서 흐르는 온수가 염색약을 씻어내자 그나마 따가움이 덜했다.
" 맘에 들어?"
완성된 머리를 감상하던 지호의 벌어진입이 다물어질줄 몰랐다.
와, 머리모양 하나로 사람이 이렇게달라지다니. 남자는 머리빨이란 말이 괜히 생긴게 아니구나.
한참 거울속의 자신을 보며 감탄하던 지호를 불러낸 지훈이 에센스와 트리트먼트를 잔뜩 챙겨와 지호의품에 던지듯 건네주었다. 이게 뭐야.
" 잘들어. 이건 트리트먼트고 이건 헤어에센스야.트리트먼트는 머리감을때 사용하면되고, 헤어에센스는 100원자리 동전만큼 짜서 모발끝을중심으로 발라주면 돼.
무식하게 막 칠하는게아니라 빗어내린다는 느낌으로 바르라고. 잘못하면 떡져보일수있으니까. "
지훈이 설명해주는 에센스인가 뭔가의 사용법따윈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않았다.
그저 머리모양하나로 확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놀라울뿐. 100원이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것같았는데. 그런것 따위 지호가 새겨들을리만무했다.
"오늘은 일단 헤어만 손질하는걸로 하고, 목요일 오전에 다시 찾아와. "" 오전이요..? 오전은 안될것같은데···. "" 그럼 그날 저녁에 오던가."* * * * * * * * * * * * * * * * * * * * * * * *그전에 댓달아주신 독자님들 제가 다 기억하고 있어요 (눈물)
암호닉 박스 ♥ 병닭 ♥ 보라돌이 ♥ 규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