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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08 | 인스티즈 

 

 

 

 

 

 

 

 

 

 

남성 공포증은 병이 아니다. 단지 병적인 증상일 뿐이지. 그래서 약물치료나 수술을 한다고 해서 완전히 고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혜주를 만나 지금까지 많이 좋아졌음에도 완전히 낫지 않고 그대로 멈춰버린 이유에는. 내가 있었다. 고치고 싶다는 의지가 내겐 생기지 않았다. 이미 아빠라는 사람과 그들로 인해 남자라는 것에 질릴 대로 질린 나였다. 물론 더욱 커다래진 사회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그 사람들마저도 지금껏 생각했던 남자들과 결국은 같았다. 그게 반복이 될수록 나는 더더욱 내 증상이 아무렇지 않다고, 고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들 때문에 어느 정도 고치긴 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더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굳이 눈을 맞추며 길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 서로 몸이 닿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거기까지가 딱 괜찮았다. 

내게 어쩌다 이런 것이 떨어졌나 생각하면, 생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일이 떠올랐다. 우선 바람이 나서 어린 나와 우리 엄마를 버리고 간 아빠라는 인간 때문에. 이혼을 하기 전에도 우리 아빠는 개차반이었다. 툭하면 집안 물건들을 죄다 집어던지고 늘 엄마에게 욕지거리를 해댔다. 어린 내가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러다 결국 술집 여자와 바람이 나버렸고 나 때문에라도 아빠를 힘들게 잡고 계셨던 엄마는 결국 이혼을 선택하셨다. 아빠 또한 계속해서 그걸 바라왔기에 이혼이란 것은 순식간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류가 접수되는 그 순간부터 나는 절대 결혼 따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참 웃긴 거지. 그런 결심은 빗나갔고 결국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어떤 남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꽤나 서툴렀던 나였고 웬만한 주위 친구들은 거의 다 눈치를 챌 정도로 그 남자아이를 좋아했다. 결국 불량스러운 그의 친구들의 귀까지 내 마음이 전해지자 나는 순식간에 동물원 원숭이가 되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그렇게 쓰레기가 되어 훨훨 날아다닐 줄은 몰랐다. 그 뒤로도 씹을 것이 필요했던 그들에게 나는 좋은 먹잇감이 되어 계속해서 괴롭힘을 받았다. 학교 안에서는 물론이고 어쩌다 밖에서 마주치면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피해 다니면 그들도 지쳐그만두겠지 싶었지만 그건 단순한 내 착각이라는 것을 알았고 더 이상 참기가 힘들어서 결국 선생님께 말씀드렸지만 그걸로 그들을 더욱 자극할 줄은 몰랐다. 선생님께 한소리를 듣고 잔뜩 독이 오른 그들은. 생각하기도 싫다. 엉엉 울다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맞아서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가던 사람이 없었으면 정말 큰일이 날 뻔했다고 들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집을 나가지 않았다. 나갈 수가 없었다. 세상이 무서워서, 그들이 무서워서. 티비로만 봐왔던 끔찍한 일이 내게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며칠을 방구석에 처박혀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우리 엄마가 불쌍해서, 나까지 떠나버리면 혼자 남을 우리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럴 수가 없었다. 이미 내가 이 꼴이 되고 나 못지않게 무너졌던 엄마였다. 당신의 탓이라고. 물론 나도 힘들었지만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기가 더욱 힘들어서 더럽고 무서워도 세상 밖으로 나와야 했다. 

하지만 이미 나는 그날이 있기 전과 후가 달라졌다는 것을. 꼭 그들이 아니더라도 지나가던 남자만 보이면 그 자리에 주져 앉아 소리를 지르며 엉엉 목놓아 울었다. 그렇게 몸에 수분을 다 뽑아낼 것처럼 울어재끼다 정신을 차리면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이 들다가도 또 남자가 보이면 그런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내 의지는 묻지도 않고 행동이 벌써 나가버린다. 원래 다녔던 학교는 당연히 나갈 수가 없었다. 그 끔찍한 얼굴들을 다시 마주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들과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 또한 보고 싶지 않았다.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나는 여중으로 전학을 갔고 남자 선생이 들어오는 수업은 항상 들어갈 수가 없었다. 정말 정신이라도 나간 것처럼 남자만 보이면 소리를 지르는 것이 절대 정상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래서 그건 어떻게든 내가 이겨내보려 했었다. 거리를 걸어 다닐 수가 없었으니까. 정신병자가 되고 싶진 않았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좀더 남자라는 것을 싫어하고 혐오하고 무서워하는 것뿐이라고. 


그렇게 살았는데. 이제 와서 그런 나 자신을 바꿔보려는 것은 조금 웃긴 걸까. 다시 한번 그 남자는 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 등신 같은 걸까. 오기 때문이라도 내 스스로 겁내지 않고 그 남자를 잡고 묻고 싶었다. 그 자리에서 당장 물어볼 수 있었으면 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땅에 박힐 것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빳빳하게 들어 눈을 맞춰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내 증상을 고쳐보려고, 남성 공포증이라는 거지 같은 것을 떨쳐내려고 한다.
김태형, 그 남자 때문에.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08 | 인스티즈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08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돼, 뭐라고 해야 돼." 

 

 


물론 다행이라고 해야 한다. 비록 좋은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지금 내 머릿속은 보통 여자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중이니 말이다. 평범한 여자들처럼 살고 싶었다. 특정 인물, 남자만 보면 잔뜩 긴장해서 몸에 식은땀이 흐르거나 심하면 몸을 벌벌 떨거나, 그런 건 보통 여자들에게 흔히 있는 증상이 아니다. 회사생활도 그랬다. 고칠 필요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어서 그렇지 이건 내 사회생활에 굉장한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 수는 없는 거니까. 어찌 되었든 내가 완전히 고쳐보자 생각이 든 것은 정말 다행인 것이다. 단지 혜주는 갑자기 내게 무슨 바람이 들어 내적 동기가 생겼는지 그게 탐탁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남자 말이야."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내가...! 어휴...." 

"니가 그랬잖아," 

"하... 아니야, 내가 잘못했다. 내가 실수했어! 아무 말도 안 하는 건데...." 

 

 


혜주는 뭐가 그렇게 불안한지 가만히 있지 못 하고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이마에 손은 얹더니 인정하기 싫은 말이 나올까 자꾸 내 말을 먹어버렸다. 내게 분명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한 혜주는 바로 자신의 병원으로 오라며 전화를 때렸다. 하긴, 그렇게 말하고 끊어버렸으니 걱정할 만도 했다. 그날 내게 자신의 병원에 다니는 잘 아는 오빠를 소개해주려고 했단다. 아무리 들어봐도 그 남자는 자신이 처음에 생각한 대로 되질 않고 나에게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나. 그래서 자신이 많이 봐왔고 믿을만한 사람을 내게 소개해주려고 했다고. 원래는 내게 스스로 의지가 생기고 동기가 생길 때까지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보고 있으려 했더니 갑작스럽게도 그 남자가 나타남으로써 내 증상이 더욱 나빠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고 했다. 그런 나에 대한 걱정이 점점 커지자 특단의 조치로 조금은 빠른 극단적인 방법이지만 남자를 끼워보려 하는데 핸드폰에 대고 내가 그런 소리를 뱉어서 뒷골이 빠질 뻔했단다. 

 

 


"대체 좋은 건지를 모르겠네.... 물론 내가 그 남자를 잘 모르지만 말야... 그래도...." 

"혜주야." 

"그 남잔 아니야. 내가 전에 말했던 건 다 지워버려. 내가 잘못 판단했어. 너 이러다가," 

"혜주야." 

"...." 


"나 그 남자 좋아하나 봐." 

 

 


그날 이후로 확실히 깨달은 게 있다면, 나는 김태형에게 단지 반한 게 아니라 그에게 꽤 깊어지려 하고 있다는 것. 끝내 부정해왔던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맞다. 나를 그냥 지나쳐갔을 때의 그 쓰림과 다시 돌아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의 그 설렘과 기대는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큰 증거가 되었다. 부정하고 싶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부정하고 있었던 이유는 나를 위해서였다. 내게 관심이 있는 듯 없는 듯한 그의 태도와 항상 보이는 그의 옆 귀엽고 예쁜 여자친구는 분명 내게 상처를 안겨 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 가지 다른게 있다면 그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이 내게 상처를 준다는 것은 그녀로 인해 내가 김태형의 옆에 설 수 없어서가 아니었다. 나는 김태형과 사귀고 싶다거나 연인 관계가 되고 싶다거나 함께 연애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내가 보통 여자들과 달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관계를 더욱 당기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자친구가 상처의 이유가 되는 것은 그의 감정에 있었다. 내게 관심이 있으면 여자친구를 만나면 안 되지. 그건 진짜 나쁜 놈이니까.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고 여지를 주는 것은 정말 나쁜 놈이까. 그래서 김태형은 나쁜 놈이다. 그는 내게 하는 행동이 관심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겐 기대로 다가오니 그는 나쁜 놈인 게 맞다. 알고 있으면서,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김태형에게 더한 관심을 받고 싶고 더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나쁜 걸까. 이미 몇 번을 그에게 상처를 받았으면서 계속 받아도 괜찮다고 느끼는 것은 나쁜 걸까. 

그래서 그걸 알아보려고. 그와 눈을 똑바로 맞추며 이유를 물어보려고. 것도 아니면 순진한 사람 꾀어내서 흔들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너의 작은 행동에 나는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지 알고 있느냐고 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일단 내가 변해야 했다. 지금 상태로는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실제로 뱉을 수 있는 말이 하나도 없으니까. 그래서 내가 만약 정말로 남성 공포증이 깨끗이 낫는다면 그에게 따지든 그와 다른 무엇을 하든 하겠다고. 

 

 


"이... 이...! 미친!! 너 제정신이야? 같이 봤잖아, 걔 여자친구 있는 거!" 

"응. 봤지." 

"뭐가 그렇게 태평해? 하... 골이야...." 

 

 


혜주가 소리를 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도 알아. 내가 제정신이 아닌 거. 그런데 말야. 사람은 하도 멍청하고 바보 같아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더 하고 싶고 더 끌리는 그런 거지 같은 마인드가 있거든. 내게 모순이어서, 혜주가 하지 말라고 해서 김태형에게 더욱 마음이 가고 더한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 마음이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하며 혜주의 반응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내겐 남자를 좋아하는 감정 따위가 생기지 않을 줄 알았더니, 그래서 마음이 복잡할 때 혜주에게 물어보려고도 했었는데 혜주의 반응을 보니 그건 아닌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그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꺼냈을 때 혜주는 소리를 지르며 나를 나무라는 대신 잔뜩 놀라야 하는 게 맞다. 니가 착각하는 게 아니냐고, 넌 그럴 수 없다고. 하지만 혜주는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푸욱 한숨을 쉬며 제 이마를 툭 칠뿐이었다. 그런 반응에는 내가 더 놀랐다. 

 

 


"어쨌거나 그 남자 때문이라도 내게 내적 동기가 생겼다는 건 좋은 거 아니야?" 

"그러니까 더 문제지, 바보야." 

"왜." 

"이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는 알고 묻는 거냐? 너 잘못하면 완쾌고 나발이고 더 심해질 수도 있어." 

 

 


말을 계속 이으면서 내 머리를 쾅 쥐어박았다. 절대 좋은 게 아닐 거라고. 더 나오려는 것들은 입을 착착 때려 막았다. 처음 내게 괜한 말을 해서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다며 말을 아껴야 겠다고. 이제 와서 그러면 뭐 해. 이미 저질러졌는데. 정작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내 증상을 고치려는 것인데 혜주는 그저 내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막상 나는 그렇게 걱정되지 않는데 말이다. 이러다 말겠지 싶은 마음이 조금은 있었다. 만약 내가 완쾌를 하게 되면 김태형보다 훨씬 좋은 나만 좋아해 주는 사람을 제대로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일단 지금만 이 남자를 동기로 삼을 뿐이지 여자친구도 있고 그저 나를 어항 속 버리기 아까운 한낱 물고기로 생각하는 것 같은 김태형에게 목을 맬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완쾌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도 없는 것이고 의지가 생긴 김에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게 김태형 때문이라는 게 조금 나쁠 뿐이지. 

 

 


"내가 잘못했다.... 내가 진짜 잘못했어." 

"내가 조금 더 잘못했다고 치고. 이제 어떻게 해야 되냐니까?" 

 

 


그런 나를 혜주는 표정을 잔뜩 구긴 채 빤히 보았다. 너 못생겼어, 그건 아냐. 그리곤 푹 한숨을 쉬었다. 혜주가 나에 대해 뭘 걱정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해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혜주가 걱정한 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것,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미 김태형에게 휘둘려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걱정은 되지 않는다. 혜주 말대로 김태형에겐 이미 여자친구도 있을뿐더러 나는 보통 여자들과 꽤 다르니 아직 모르고 있는 그가 나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더 이상 나를 흔들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니까 조금만 이용하자고. 그도 나를 가지고 놀고 있으니 속아주는 척, 흔들리는 척 그를 이용해보자고.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08 | 인스티즈

 

 

 

 

평소와 달라진 게 있다면 김태형을 생각하는 시간이 하루의 반을 넘어가는 것과 회사에서 내가 참고 노력하는 점이 더 많아졌다는 것. 내게 도움을 주는 대신 서두르지 않고 김태형에게 더이상 깊어지지 말라는 것이 혜주의 조건이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해주는데 무슨 조건이 붙어. 하지만 혜주가 심히 걱정을 하고 날 못 믿으니 그냥 그렇다고 해주었다. 내가 마음먹는다고 해서 깊어지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름 혜주의 말대로 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김태형이 내 머릿속을 온통 헤집고 다녀서 어지러울 대로 어지러워지긴 했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고. 

 

그녀의 조언이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다. 뻔히 내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어려운 말로 돌려서 말하는 것 같은 건 내 착각인 걸까. 우선 나에겐 적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킨십에 관한 것은 오랫동안 내가 벽을 쌓아두고 있었으니 차근차근 그 벽을 깨는 것이 먼저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먼저인 것은 남자와 눈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볼 때 눈을 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그 사람을 결정짓는 데에는 눈빛과 표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힘들고 부담스러워도 한번 맞춰보려고 노력해보라고 내게 말해주었다. 그건 뭐, 김태형에 대한 오기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니 오래 걸리진 않겠구나 싶었다. 나도 실은 매번 사람을 똑바로 보지 못 하고 죄지은 것도 하나 없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기는 했었다. 그래서 회사에선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일단 제일 미안한 박지민에게. 다른 남자 직원들과는 마주칠 일이 별로 없기도 했다. 우리 부서엔 여직원들이 더 많기도 하고. 눈을 마주 보고 이야기해야 할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팀장과 스스로 내게 말을 걸어오는 박지민이 거의 전부였다. 

 

 


"...꽤 중요한 프로젝트니까..., 지금 나 째려보는 겁니까?" 

"네, 에?" 

 

 


그런 이유로 요 며칠간은 팀장과 마주할 때 숨을 꽉 참고 힐끔힐끔 올려다보고 있었다. 처음은 턱까지, 좀 나아졌다 싶으면 코까지, 더더 올라가서 눈을 지나쳐 이마까지. 그렇게 며칠, 힘들어도 참다 보니 눈을 마주할 수 있었다. 오래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꽤 나아졌다 싶었는데, 째려보는 건 좀 아닌데. 그렇게 보이는구나. 팀장이 느끼기에는 내가 자신을 째려보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날 자신의 앞에 불러놓고 괴롭히고 싶은 건지 아님 이 중 내가 가장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야근을 하라는 말을 돌려 하고 있는 팀장의 입에선 내 눈을 키워줄 말이 흘러나왔다. 어쨌든 망할 야근이 잡힌 것에 대해 짜증은 났지만 그렇다고 째려보진 않았다고. 내가 그럴 능력이 되질 못 한다. 

 

 


"아닙니다." 

"어쨌든 오늘은 남아서 수고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네."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는데 팀장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고 애써 올려놓은 시선을 다시 뚝하고 떨어뜨려야 했다. 하여간 도움이 안 돼요. 이래가지고 고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뜻밖의 오해와 피로를 풀 시간도 없이 잡혀버린 야근에 후- 한숨을 쉬고 팀장에게 까딱 고개를 끄덕였다. 뭐, 늦게 들어가면 김태형을 볼 확률은 줄어들 테니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래, 나는 여기서 팀장이 늦게까지 잡아놀 만큼 능력이 좋은 직원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야 늦은 밤까지 일을 할 수 있는 기분이 생겼다. 

 

 


"나랑 늦게까지 남는 게 그렇게 싫습니까?" 

 

 


와. 팀장도 같이 남는 거구나. 혼자 남아 업무를 보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팀장이 직접 남아 나와 함께 야근을 하려 할 줄은 몰랐다. 나는 또 자기 일은 나에게 맡기고 튀어버리려는 줄 알았지.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예전처럼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내 증상을 고치려 노력하는 중이었고 좋은 연습을 할 기회가 생겼다 생각이 들었다. 야근이라 해봤자 각자 자리에서 키보드나 두들기는 게 다겠지만 말이다. 혹시나 나를 불러 몸이 가까워질 타이밍이 생겨도 한번 참아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아까부터 오해를 하는 모양인데 나는 째려본 게 절대 아니라고요. 물론 당신도 마음에 안 들고 야근도 싫지만 난 주어진 상황에 순응할 뿐 불평은 하지 않는다. 물론 팀장과 함께 남는다면 보통 때보다 공기가 더 묵직해져 숨이 턱턱 막히는 작업환경이 생길 것은 맞지만 싫지는 않다. 단지 나는 상사라서 이 사람이 싫은 것이지 사람으로서 싫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실은 싫은 것도 아니다. 미운 거지. 싫은 거랑 미워하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그러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닙니다." 

"그럼 째려보지 말고." 

 

 


내가 방금 본 게 잘못 본 건 아니겠지. 나름 열심히 올렸던 시선은 팀장의 말로 한번 뚝 떨어졌다 다시 입까지 올라가있었다. 아니라는 내 말에 슬쩍 올라간 입꼬리는 내가 잘못 본 게 아니겠지. 정말 슬쩍, 아주 조금 올라갔지만 분명 올라간 것 같았다. 거의 처음이지. 팀장의 입꼬리가 올라가거나 입을 벌려 웃거나 그런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참 딱딱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방금은, 아니었다. 단지 내 착각인가. 다시 또 금방 내려가는 것을 보니 착각인 거 같기도 하고. 뭐, 이 사람이 잘 웃든, 웃지 않든 그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 그냥 넘겨버리련다. 

다시 한번 고개를 까딱여 짧게 인사를 하곤 자리로 돌아왔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08 | 인스티즈 

 

 

 

 

퇴근 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하나둘 빠지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과 관계없이 나는 일을 끝내고 얼른 집으로 가자, 눈길 한번 안 주고 미친 듯이 탁탁 업무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사무실에 남아있는 사람은 나와 팀장, 여직원 한 명, 그리고 가라는 대도 끝까지 남아서 사무실을 정리하고 서류철을 정리하며 굳이 버티고 있는 박지민이 있었다. 팀장님과 다른 직원분들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자기 혼자만 어떻게 퇴근을 할 수 있냐며 참으로 넘치는 착한 마인드를 지니고 있었다. 가만 보면 자기 몸을 참 고생시키는 것 같다. 방금은 혹시나 우리가 배가 고플까 먹을 거라도 사 온다며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조잘조잘 무어라고 혼자 사무실을 채웠던 박지민이 나가니 공기는 금세 딱딱해졌다. 이런 분위기가 쉽게 잡힌 것은 팀장 때문이라고 굳이 말하지 않겠다. 그러다 함께 남아있던 나머지 여직원마저 먼저 가보면 안 되겠냐는 말을 꺼내 사무실을 유유히 빠져나갔고 사무실의 공기는 정말 숨이 턱턱 막힐 듯 답답해졌다. 차라리 혼자 남아있는 게 마음이 편하지. 얼른 박지민이라도 돌아왔으면 했다가 그렇게 되면 남자 둘 사이에 나만 남는 것인데 눈앞이 깜깜해졌다. 갑자기 이렇게까지 높은 레벨의 문턱에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이 미치자 아까와는 다르게 잔뜩 긴장이 되었다.
말씀드리는 순간, 선수는 입장한다. 

 

 


"저 다녀왔습니다-." 

 

 

밝고 명랑하게 사온 것들을 흔들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박지민의 등장에 모니터를 보고 있음에도 손이 끼익 끼익 부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어? 왜 두 분밖에 안 계세요?" 

"진세원씨는 일이 있다고 먼저 들어갔어요." 

 

 


팀장의 입이 열릴 리는 만무했고 내가 대답을 해야 하는데 혹시 긴장한 몸이라 삑사리가 날까 싶어 큼큼 목을 다듬고 시선은 여전히 모니터에 꽂은 채 박지민에게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박지민은 아- 하며 받아들이는 듯했다. 이제 박지민은 내게 자신이 사온 것들을 먹으라며 권할 텐데 어떻게 거절을 해야 할지 머릿속을 굴려야 했다. 대체 그거 고민 안 하고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네. 애초에 뭘 사러 간다는 박지민을 말렸어야 했지만 나도 배가 고플 즘이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배가 고플 것이고 나 말고 팀장과 다른 여직원이 있으니 내가 거절해도 되겠다 했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먼저 퇴근을 해버릴지 누가 알았겠냐고. 항상 내게 저 둘에게 꼬리를 치는 것이 아니냐며 뒷말을 뱉어대던 사람들이 일하기는 또 싫었는지 먼저 내빼는 것을 보고 약간은 야속하단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자기들이 놓치는 거면서 왜 나한테 뒤집어 씌우냐. 나쁘네.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해야 하냐고. 

 

 


"여기요, 선배님. 늦게까지 남아서 업무 보시느라 출출하시죠?" 

 

 


사무실 중앙에 가끔 회의를 하느라 놓여있는 커다란 테이블에 늘어놓고 같이 먹자며 나와 팀장을 부를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박지민은 내 자리로 다가와 똑똑 소리를 낸 뒤 작게 포장된 샌드위치와 카라멜마끼아또를 건네주었다. 늘 보이는 그 환한 미소는 잊지 않고.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열심히 움직이던 손도 멈추고 잔뜩 복잡한 머리를 굴리고 있었는데 정말 다행인 것이다. 

 

 


"고마워요." 

"... 네!" 

 

 


이제는 조금이라도 그의 눈을 마주 볼 수 있다는 것을.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었다. 굳이 남지 않아도 되는데 나서서 간식거리도 사들고 올만큼 착하고 고마운 사람인데. 이번은 그를 보고 살풋 입꼬리를 올려주며 감사의 인사를 해보자 다짐을 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샌드위치와 마끼아또를 받아들며 시선을 그의 선한 눈으로 옮겼다. 그리고 아주 빠르고 짧았지만 슬쩍 입꼬리를 올려 보이며 감사의 인사를 뱉었다. 그런 그는 처음 본 내 모습에 놀랐는지 살짝 입을 벌리다 이내 씨익 웃으며 씩씩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뿌듯해. 뭐 그렇게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괜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잘했어, 잘하고 있는 거야. 그래도 나름 발전하지 않았는가. 

 

 


"여기, 팀장님도 드세요!" 

 

 


내게 간식거리를 건네주고 박지민은 다른 배달을 하러 팀장의 자리로 옮겨갔다. 그 모습을 보고 저녁을 건너뛰어서 그런지 허기가 지었던 배에 음식을 좀 집어넣으려 마끼아또를 한 모금 들이킨 뒤 샌드위치의 포장을 벗겼다. 맛있겠다. 침이 꾹꾹 흘러나왔다. 요새 또 한동안 끼니를 대충 때웠더니 좋아하는 음식을 보자 군침이 절로 나왔다. 누구 때문에, 김태형 때문에. 밥 좀 먹으려고 하면 하루 절반을 내 머릿속에 살고 있는 김태형이 튀어나와 입맛을 떨어뜨리니 밥이 넘어갈 리가 없었다. 망할, 여자친구가 되고 싶은 생각도, 그와 사귀고 싶은 생각도 없으면서 그가 여자친구와 함께 마주 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 왜 자꾸 생각이 나고 그것 때문에 기분이 나쁜지 모를 일이었지만 그럴 때면 화가 났다. 내가 뭐라고 화가 나냐고. 그와 동시에 나 자신에게도 한심한 감정이 들어서 먹던 음식도 치워버렸다. 뭐, 결국은 그래서 지금 내 눈앞에 샌드위치가 매우 맛있어 보인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 

 

 


"읏차-." 

 

 


넘치는 침을 꼴깍 삼키고 이제 그것을 입으로 넣으려는 순간, 박지민은 내 옆자리의 의자를 꺼내더니 내 쪽으로 돌려 그 자리에 폭 하고 앉았다. 자신이 먹을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샌드위치와 초코우유를 양손에 들고서. 그래서 입을 벌려 그 안에 샌드위치를 넣으려다 말고 얼음 되어 눈만 반짝이며 그를 보았다. 

 

 


"저 여기 앉아도 되겠죠? 비밀, 쉿!" 

 

 


그런 나를 보며 씨익 웃더니 샌드위치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쉿이라니. 참, 얘도 친화력 하난 최고구나 싶었다. 근데 왜 하필 여기에 앉는 것인지. 양손이 차있던 걸 보면 마주 보고 나와 먹겠다는 뜻인 것 같은데. 그럼 나는 숨이 막혀서 한입 먹을 수도 없을 것이다. 아님 먹다가 체하거나. 이건 너무 하이레벨의 난이도라고. 매 점심시간마다 박지민을 피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는데 그건 묵사발로 만들 듯 더 어려운 관문에 부딪히고 만다. 점심이 되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구내식당에서 대충 때웠다. 식단이 나쁜 편도 아니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혼자 먹는 직원들도 있어서 그렇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구내식당이 편했다. 하지만 가끔씩 박지민은 자신을 따르는 다른 여직원들과 구내식당을 찾았고 불안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이내 나를 발견하고 내가 있는 테이블로 곧잘 왔다. 그럼 나는 다른 사람들은 상관이 없어도 박지민 때문에 먹던 것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건만 그런 그가 떡하니 내 앞에 앉아버렸다. 그때처럼 벌써 다 먹었다는 핑계도 댈 수 없었고 내 자리니 일어나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왜 하필 여기 앉냐고 따질 수 있는 능력도 없고. 애초에 잠깐 쉬자며 의자를 조금 뒤로 빼고 몸을 돌려놓았던 내가 잘못이었지. 이제와 그를 피하는 것을 당당히 보여주듯 몸을 돌려 모니터와 마주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자꾸 막히는 목에 마끼아또를 밀어 넣을 수밖에. 

계속 입을 벌리고 있기도 뭐하고 그래서 이미 입안 반쯤 들어간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었다. 그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잔뜩 긴장한 몸과는 다르게 꽤 맛있는 샌드위치를 오물거렸다. 그럼 내 앞에 앉아있는 박지민도 초코우유에 빨대를 꽂아 넣고 샌드위치의 포장을 벗겨내 한입 물었다. 오물오물, 부담스럽게 자꾸만 사람 먹는 것을 쳐다보았다. 하긴 어디 다른 시선을 둘 곳은 없겠지만 왜 하필 나였는지 정말 체할 것 같았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침까지는 아니어도 왜 자꾸 쳐다보냐며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방글방글거리는 그 얼굴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간간이 맞추는 시선을 내리면 좀 나을까 눈만 내리깔고 먹는 것에만 집중을 하려 했다. 그럼 그것에도 집중을 하지 못 하게 그는 쫑알쫑알 입을 움직여댔다. 

 

 


"어때요? 입에 맞으세요?" 

"네." 

"혹시 맛없는 거 사 왔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그래도 서로 마주 보고 어색하게 있느니 그렇게 분위기를 풀어주는 게 다행이기도 했다. 아무 말없이 서로 다리를 맞대고 있는 것도 참 어색하고 웃기는 광경이었다. 그래서 그냥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대답을 해주었다. 그럼 박지민은 쉬지 않고 뭐라고 조잘거렸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는 못된 소리가 아닌 예쁜 말만 꺼내니. 

 

 


"어!" 

 

 


듣는 듯 안 듣는 듯 고개만 끄덕이다가 중간쯤 온 샌드위치의 소스가 입에 묻는 느낌이 들었다. 닦으려고 샌드위치를 입에서 떼는데 박지민은 깜짝 소리를 냈고 자신이 닦아주려는 듯 샌드위치를 잡고 있던 한 손을 내게 내밀었다. 그가 다가오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썹이 꿈뻑 움찔했고 그것을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박지민은 다가오던 손을 갑자기 멈추고 다시 자신에게로 가져갔다. 

 

 


"휴지 가져올게요." 

"아, 여기...!" 

 

 


설마 휴지도 준비 안 해놨으려고. 칸막이 때문에 그에겐 보이지 않았던 휴지를 뽑아 입을 닦으려고 했다. 하지만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박지민은 먹던 것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뜩이나 작은 목소리는 박지민의 귀에 들어갈 리 없었고 이미 그는 일어나버렸는데 휴지가 있음에도 그냥 모른 척 받아주기로 했다. 금방 자신이 다녀온 샌드위치 집에서 넣어준 휴지를 뭉텅이로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고는 아까 자신이 닦아주려는 것과는 다르게 내게 닦으라며 휴지를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날 내게 손을 댔다고 소리쳤던 것이 생각이 나서 멈췄을까, 아님 내게 다가오는 손길에 움찔거리는 표정을 봐서였을까. 어쨌든 내게 자신의 몸이 닿는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을 해서 그랬을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조심조심 내게 휴지를 내밀었던 그의 손도 그렇고. 그렇다고 나는 너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를 싫어해서 몸에 닿는 것조차 소름이 끼친다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더욱 미안했다. 꼭 그렇게까지는 아니어도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내가 그를 쳐버린 것은 맞으니 무어라 입을 열 수가 없다. 방금 또한 놀란 내 눈을 그가 보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가 건네준 휴지로 입을 톡톡 닦으며 입술을 앙 다물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리고 나서 박지민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샌드위치를 들어 제 입에 넣고 있었다는 것을. 

 

 

 

 

 

 

 

 

 

 

 

 

 

 

 


암호닉

 

통통님 눈부신님 태태님 인사이드아웃님 령아님 초딩입맛님 슙디님 태형오빠님 군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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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느으ㅡ으어ㅓㅠㅠㅠㅠㅠㅠ기다려써요ㅠㅠㅠㅠㅠㅠㅠ엉엉
늘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아 '♡'

8년 전
비회원47.115
어..! 다시 연재해주시는 건가요..?ㅠ 암호닉 받으시면 [도손]으로 신청하겠습니다!
8년 전
노란 딸기
지금 글에 적혀있는 암호닉분들은 그 당시 신청해주셨던 분들이고 재업 후 시즌2에서 암호닉은 다시 받겠습니다!
8년 전
독자2
ㅠㅠ 지민이 상처받고 그런거아니게쪄ㅠㅠ
[연이] 로 암호닉싵청되나요?

8년 전
노란 딸기
지금은 재업중이라 시즌 2가 시작되면 다시 받을 생각입니다~
8년 전
독자3
저 이제야 봤어요 ㅠㅠㅠㅠ 으어 분량도 엄청많고 오늘은 지민이가 다했네요...하 배려해주는거 진짜 너무설레오 ㅠㅠㅠㅠㅠ다음화땐 빨리올께요!
8년 전
독자4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이글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왜이제서야봤나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재업하시는거 정말ㅜㅜㅜ다행이라고 생각하고 ㅜㅜㅜㅜㅜㅠㅠㅠ한편한편읽으면서 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정주행하고있네요 ㅠㅠㅠㅠ진짜 너무너무 ㅠ재밌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암호닉은 시즌2에 신청하면 되는건가요?...아...진짜 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쭉 계속 읽어갈게요 ㅠㅜ!!!!!!ㅠㅜㅜㅜ시즌2도요!!!!!
8년 전
독자5
취민... 넘나 스윗 그래도 여주가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읍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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