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Romance
Real
(가상, 허구가 아닌) 진짜의, 현실적인, 실제의, 실재하는
Romance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 또는 연애 사건.
Real Romance
(부제; 서서히 알아가는 우리, 둘.)
EP 11. 비밀 연애의 원인.
태형이랑 본격적으로 만나게 됐지만 우리는 암묵적인 비밀 연애를 했다. 그 이유는 바로 탄소가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요즘 이 시대의 보수적인 사람이 됐느냐 하면,
"결혼 할 사람 아니면 손도 잡지 마!"
탄소 가족들이 굉장히 보수적 이였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탄소의 부모님은 '능력이 있으면 남자를 만나지 말고 혼자 멋지게 살아.', '청소년 때는 연애 같은 거 하는 거 아니야.'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세뇌를 당한 건지 청소년 때는 연애 하면 큰일 나는 줄 알았던 탄소는 다가오는 남자를 모두 쳐냈다. 아, 한 번 빼고. 이 이야기는 나중에…
무튼 연애도 생각 없는 애가 결혼 생각은 하기라도 했을까.
여기서 끝이 아니라 실제로 탄소의 부모님은 밤 10시 넘어서 연락하는 꼴을 보지를 못하셨다. 그 상대방이 여자라면 상관 없지만, 남자라는 게 들키는 날에는.
아주 아작이 나는 날이였다.
탄소도, 상대방도.
한 번은 숙제를 물어보던 남자아이에게 답장을 해주고 있었을까. 부모님은 보자마자 핸드폰을 가져오라고 하셨고 쩔쩔 매는 탄소의 모습에 더욱더 완강하게 가져오라고 하셨다.
결국 그 상대방이 남자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그 남자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바락바락 화를 내셨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연락을 해!"
그 덕분에 다음 날 학교에서 그 남자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빌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게 익숙한 탄소는 아무래도 보수적이게 변했을지도.
반면에 태형이는,
"엄마ㅡ! 나 탄소랑 사귄다ㅡ"
"진짜? 나중에 한 번 데리고 와! 맛있는 거 해줄게ㅡ"
연애에 대해 오픈 된 아이인지라 엄마에게도 곧바로 말했다. 태형이는 엄마를 굉장히 좋아하고 의지했다. 또한 태형이의 어머님도 태형이를 좋아하고 의지했고. 그만큼 둘에게는 거리감도, 비밀도 없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사춘기인 남자 아이가 엄마와 얼굴을 맞대고 사진 찍기는 힘든데 태형이는 뺨을 맞대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엄마 예쁘지."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아이였다.
태형이의 어머님도 아들을 믿어서 그런지 연애에 대해 굉장히 쿨하셨다.
어찌됐든 탄소는 보수적이고 태형이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탄소는 사귀기 전까지 '부모님한테 들키면…' 이라는 생각으로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래도 좋은 감정을 숨길 수 없어 만나게 되었지만.
그렇게 다른 둘이 사귀게 되고. 평소와 같이 학원이 끝나고 태형이가 탄소의 집까지 데려다 주고 있었을까,
"그럼 너네 부모님한테 인사는 언제 할까?"
"……미쳤어? 인사는 왜 해!"
"…왜? 사귀는데 인사 해야지!"
"우리가 무슨 결혼하냐?"
"아직 그건 아닌데… 그냥 너랑 만난다! 어? 당당하게 말하자는 거지ㅡ"
"……안 돼."
"왜?"
'……너랑 바로 헤어질 수도 있거든.'
이때서야 태형이에게 탄소는 상황을 말 할 수 있었고 태형이는 가만히 듣다가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후로 암묵적인 비밀연애를 하게 됐다.
"아 진짜 너랑 만나기 왜 이렇게 힘든 거냐…"
비록 태형이가 툴툴 거렸지만.
EP 12. 내가 왜 돼지라고 부르는 줄 알아?
“야 돼지.”
“돼지?…”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냐? 돼지라는 말 처음 듣는 것처럼.”
아니 이 새끼가. 여자 친구한테 지금 돼지라고 하는 거야? 아무리 우리가 친구에서 발전 했다 해도 돼지는 좀 아니잖아? 하나뿐인 여자 친구한테 돼ㅡ지?
잔뜩 삐져 딸기 스무디를 휘휘 젓자,
“…설마 뭐 여자 친구라고 내가 돼지라고 안부를 거라 생각한 건 아니지?”
귀신이네 김태형.
“너가 여자 친구여도 돼지인 건 변하지 않잖아.”
“...”
“단지 내 돼지가 됐을 뿐.”
저 말을 하고 '흐흥ㅡ'하고 예쁘게 웃어주는데,
안 좋아할 수가 있겠어?
하지만 나도 어? 나도 여자인지라 돼지라는 말이 신경 쓰인다고!
"야 돼지!!! 빨리 안 와? 지금 몇 분을 늦는거야ㅡ!"
아니ㅡ 단 둘이 있을 때도 신경 쓰이는데 길거리에서 저러는데.
자꾸 돼지라고 하는 남친, 헤어져야 할까요?
뿐만 아니라 실제로 스스로가 살집이 있다고 생각해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는 탄소였다. 반면에 태형이는 탄소가 태형이의 뱃살을 보고 '저게 뱃살이야?'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굉장히 말랐었다.
심지어 훈훈하게 생긴 외모와 좋은 성격 때문에 인기도 많은 태형이였다. 가끔 몇 여자아이들이 태형이를 쳐다보고 고백도 하곤 했으니까.
그 덕에 불안해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건 탄소였다.
남자친구가 돼지라고 하지를 않나. 그렇다 해서 남자친구가 못생겼으면 몰라, 자신에 비해 너무 과분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나.
결국,
"김태형이 자꾸 돼지라고 해…"
-그럼 살을 빼.
"그게 쉬우면 애당초 뺏지ㅡ"
-빼려고 노력을 하라고. 듣기 싫으면 살을 빼면 되잖아? 근데 김태형도 너무 했다. 너 돼지급은 아닌데…
"크흐ㅡ 역시 친구밖에 없다. 의리!"
-그러니까 김태형 근처에 잘 생긴 남자 있으면 소개 시켜달라고ㅡ
'이번에는 진짜야. 진짜 살 빼서 태형이 입에서 돼지라는 말 안 나오게 할 거야!'
항상 마음만 먹던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탄소였다.
데이트랍시고 영화 한 편 보고 나오고 밑에 있는 고기 주는 냉면집으로 둘은 향했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태형이가 먹고 싶다고 워낙에 찡찡대야지.
그 곳에서 탄소는 물냉면, 태형이는 비빔냉면. 각각 하나씩 시켰다. 금방 음식이 나오고 고기도 함께 나왔다.
하지만 다이어트 하고 있잖아? 그래 양심상 고기는 먹지 말자. 라는 생각으로 냉면만 먹고 있는데,
"너 왜 고기 안 먹냐? 먹어ㅡ"
"그냥 고기가 안 먹고 싶어서."
"오ㅡ 종족이라고 안 먹고 뭐 그런거냐?"
"뭐래… 그냥 안 먹고 싶은 거거든?"
그 말을 끝내고 탄소는 고개 숙여 냉면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이어트 뭐 그딴 거 할 생각 하지 말어라ㅡ 오빠 잘 먹는 여자가 좋다ㅡ"
저 말을 하고 탄소 쪽으로 고기를 살짝 밀어주는 태형이 때문에 입이 쭈욱ㅡ 나온 탄소였다.
아니 지금 내가 누구 때문에 저 맛있는 고기를 안 먹는데! 나한테 돼지라고 하지 말든가! 누구 때문에 돼지 소리를 원 없이 듣는데!
"돼지라 하지 말든가."
"뭐?"
"…됐어."
"……"
쭉 나온 입에 냉면을 와구 밀어 넣으며 먹고 있는데, 태형이는 젓가락을 놓고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기대어 삐딱하게 날 쳐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숙였지만 느껴지는 태형이의 뜨거운 눈빛에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먹다 체하겠네 정말.
"…뭘 그렇게 쳐다봐. 나 뚫리겠네. 냉면 불어. 어서 먹어라."
"에휴ㅡ 탄소야."
낯설게 왜 목소리를 깔고 그래...
“내가 유치원 때 돼지를 실제로 봤거든.”
“…….”
“그 때 돼지가 너무 귀여웠어. 그래서 난 돼지가 좋아.”
“그래서 귀여운 너가 좋아.”
EP 13. 누가 우리 돼지를!
"야 김탄소."
"응?"
"나 뭐 물어보고 싶은데…"
"뭔데?"
카페에서 궁금한 게 있다며 갑자기 내 손을 덥석 잡아오는 태형이 때문에 뭐냐고 묻자 아까 그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지 입을 삐쭉 거리며 한참을 고민하는 태형이가 있었다. 그래서 '응?' 하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을 때,
"너 나 말고 남자 있었어?"
"……"
"솔직히 좀 궁금해. 이런 거 묻는 거 아니라해도 궁금한데."
"……"
"있었, 아니지 우리 돼지 없었지? 우리 돼지ㅡ 나밖에 못 데려가잖아. 하도 무거워서."
뭐야 김태형. 진짜ㅡ 나를 뭘로 보고.
"…있었거든?"
"자존심에 있었다고 하기는!"
"근데 별로 좋은 기억 아니니까,"
"……"
"꺼내지 마."
탄소의 첫 연애는 정말 아픈 기억이었다. 누구에게도 밝힌 적 없는. 그런 연애. 그래서 사실 태형이가 사귄 남자가 있냐고 물었을 때 그냥 없다고 할까. 고민을 할 정도로 좋은 기억이 아니였다. 그런데 자존심 상하게 하는 태형이 때문에 덜컥 있었다고 말해버린 탄소였다.
"왜 좋은 기억이 아닌데?"
"왜 아니냐고."
약간은 매서운 눈빛으로 취조하듯 물어오는 태형이 때문에 결국 탄소는 입을 뗐다.
"…그러니까,"
대충 이런 일 저런 일이 있었다. 탄소 혼자서 주절주절 이야기 하고 있었을까. 탄소의 손을 덮고 있던 태형의 한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뭔가 답답하고 짜증난다는 듯이.
모든 이야기를 끝내고 태형이의 첫 마디는,
"…씨발놈이네."
"야,야! 너 왜 욕해!"
"그 새끼가 너무 쓰레기라 욕이 나오는데?"
"야 갑자기 욕… 놀라게."
"아 그래서 누군데."
"아 그거까진 안 물어보기로 약속 했잖아ㅡ"
반박하는 탄소 때문에 태형이는 답답한 듯 자신의 가슴을 한 두번 치더니 '아 짜증나ㅡ' 라며 있는 힘껏 얼굴을 찌푸렸다. 그 모습에 탄소는 '그니까 내가 별로 좋은 기억 아니라고 했잖아…' 눈치를 보기 바빴다. 뭔가 자신이 잘못한 건 없지만 눈치가 보였나보다.
그러다 카페 테이블을 주먹으로 쾅 치더니,
"누가 우리 돼지를! 어?"
라며 탄소의 두 볼을 꽉 잡았다. 뚫어져라 탄소의 눈을 쳐다보던 태형이가,
"누가 건들여!"
화를 냈다.
이거 보고 설레기는 해요?… 진짜 궁금해서 그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al Romance를 안 쓴지 너무 오래 되가꾸... 올려용 >〈*
그나저나 태형아 미안해 예쁜 너의 입에서 욕이 나오다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나저나 중간에 뜬금없는 사진은 또 그냥 제 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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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뷰알라뷰알라뷰~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