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어서오세요.
반인반수 입양하러 오셨어요?
생각보다 버려진 반인반수들이 많아요. 그 중에서도 제가 추천하는 일곱명의 아이들이 있는데요
고객님이 꼭 거기서 골라주셨으면 좋겠어요. 제발요. ㅈ베ㅏㄹ..
일곱명 다 데려가주시면 더 바랄게 업ㅆㅂ미다.
엇.
아 떠넘기는거 같다구요? 그럴리가요.
하하하. 일곱명 모두 매력이 넘치는 아이들이라 그렇죠.저는 그 아이들의 임시보호자라고 해도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답니다^^^
일단 거두절미 하시고 그 일곱명의 아이들부터 보실까요?
아 그전에
일단 여기 '맹수' 반인반수 보호센터인 건 아시죠?
보통 반려동물로 키우는 종들이 아니라 사파리에서나 볼 법한 아이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성깔들이 좀 있.. 아 아니예요. 별말 안했어요.
첫번째 아인데요.
엇.
아 씨. 석진아. 밥 줄게. 아아. 알았어. 욕하지 말고.
고객님 오셨잖아. 석진아? 석진아?
뭐?? 고객님 오셨어?
(후다닥)
어..안녕하세요. 코끼리 김석진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개xx...)
넌 들어가있어. 김석진. 방 안에 밥 넣어놨으니까.
하하하.
가끔 저렇게 과격하게 애정표현을 하는게 코끼리의 특징이라서요.
보시다시피
먹는 걸 좋아하는 애예요. 아무래도 코끼리다 보니.
좀..많이.
좀..
많이..좋아해서.
..
집 넉넉하게 사시죠?
그래도 먹을 때가 제일 귀여워요. 순해지거든ㅇ..
긍정적인 성격에다가 버려진데에 대한 트라우마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라 들이셔도 큰 어려움없이 친해지실 수 있을 거예요.
예? 집에 돈이 없으시다구요?
그렇담 포기하세요
식비 감당 못 하십니다.
이제 두번째 아인데요
까탈스럽고 예민하기가 보스급인 아이라 조심하셔..
" 꺼져. 입양 안 간다고 했지. "
아니. 고객님. 잠깐만 벌써 포기하지 마시고..
민윤기. 고객님 왔을 때 좀 상냥하게 굴라고 했지.
" 입양 안 간다는데 자꾸 귀찮게 구는게 누군데."
그럼 내가 여기서 평생 너 먹여살리리?
" 그거 괜찮네. "
아니 씨ㅂ
하하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 새ㄲ..아니 이 아이가 가장 많이 버려진 아이라서요. 다섯번인가 여섯번 정도를..
짜증나니까 남의 프로필 주절주절 대지마. 난 프라이버시도 없냐.
(인내)(인내)(인내)
일단 저 아이는 백호 반인반수 민윤기예요.
일단 저래도 한번 정을 주면 따듯한 아이니까.. 아 예? 저한텐 아직 정을 안 준 거라서.. 고객님?고객님?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이 아이를 픽업해가 주세요...
제발..제발.
" 네네. 안녕히 가십쇼. 고객님. 썩 꺼지세요. "
시부럴. 민윤기. 너 오늘 김태형이랑 같은 방 쓸 줄 알아라.
" 뭐? 아니 그건 상관없는 일이잖.. "
닥쳐.
아 죄송합니다. 고객님 많이 기다리셨죠? 다음 아이는 사실 저도..좀 많이 어려워하는 아이라.
아 민윤기요? 걔는 싫어하는거랍니다^^^!
버려진 횟수는 두번인데 크게 데였나봐요. 얘가 예의는 바르고 말은 잘 듣는데..
뭐랄까. 일정 수준 이상 다가갈 수 없는 마음의 벽이 있다고 해야하나.
저기 방에서 책읽고 있는 아이 보이시죠?
저 아이는 흑표범 김남준 이라고 해요.
머리도 똑똑하고 매너있고 사람이었다면 엄청난 젠틀맨이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본성이 엄청 착한 친군데 상처받은 게 너무 많아서 마음의 문을 여는게 힘든가봐요.
아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저희 보호소엔 고양이과 반인반수가 딱 두명 있어요.
아까보신 민윤기와 저기 남준이.
살려주십쇼.
둘이 싸울 때 미쳐버릴 것 같아요.
살려주세요.
제가 여기 주인으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죽을 것 같슴다. 다 그만두고 싶습니다.
둘이 성향이 너무 안 맞아서 죽어라 싸워요. 물과 불이 싸우는 기분이랄..
" 어 고객님 오셨네요. "
아..응응.. 금..금방 가실거야..
" 편히 둘러보다 가세요. "
... 예? 잡혀사냐구요? 아니요. 기분 탓일걸요...
이 아이까지가 이제 1년이 넘어간 성인 반인반수들이에요.
이 아이는 이 보호소에서 가장 착한 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제일 아끼죠.
이 아이는 곰 반인반수.. 아 마침 저기 지나가네요!
호석아!
" 응? "
얽!
아. 죄송합니다.
너무 귀여워서 그만.
이 아이가 이 보호소에서 제 유일한 낙이랍니다.
..근데 호석이는 치명적인 한가지 단점이 있는데요(소곤소곤)
" 호석이가 왜? "
아. 아니 호석아. 아. 음.그니깐. 아 아냐!
이만 가볼게.
.
고객님. 그건..
입양 확정하시면 들려드릴게요..
안 그랬다간 입양을 안하실까봐..
아직 일년이 안 된 아가들은 저기 있어요.
아가들이라도 한 성깔씩 하니까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