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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18 | 인스티즈 

 

 

 

 

 

 

 

 

 

 

 

집으로 가기 위해 다시 걸어야 했다. 조용한 밤거리를 혼자 걷고 있다 보면 그렇게 잡생각이 불쑥불쑥 튀어오른다. 이제는 그런 잡생각의 반이 넘게 김태형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부정은 하지 않겠다.
'남자친구'. 팀장이 그렇게 물어보았다. 남자친구냐고. 한번 생각은 해보았다. 김태형이 만약 내 남자친구라면. 아니, 그전에 내게 남자친구라는 것이 생긴다면. 남들처럼 항상 붙어 다니고 몸을 부대끼고 하루에 몇 시간씩 통화를 하고.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쿵쿵 뛰어댔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김태형이라면. 벌써부터 순간 크게 심장이 욱신거려 발걸음까지 느려졌다. 좋겠지. 물론 행복할 것이다. 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 한 일들을 경험할 테니까. 정말 모순적이게도 가끔씩 드라마를 보면 그저 보고만 있는데도 손바닥이 간질거릴 정도로 달콤한 모습들이 많이 나왔고 나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솔직히 부러웠다. 남자를 무서워하면서, 함께 말도 제대로 섞지 못 하면서. 그런 모습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내가 한심하고 우스웠지만 사실이었다. 그저 바라보며 부러워할 수밖에. 언제 한번 내가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연애를 해볼까 상상만 가끔 했었다. 그러면서 내가 연애를 한다니. 남자친구를 사귄다니. 사람이란 원래 모순적인 동물이라며 애써 위로를 했다. 여전히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어떻게 김석진은 그런 오해를 할 수 있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 하긴, 오해까지는 할 수 있다 치자. 나도 뭐, 김태형의 주제 넘치는 행동에 저건 남자친구만이 할 수 있는 일인데, 했으니까. 

나는 아직도 그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제 나는 확실하게 인정한다.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고 있다고. 만약 김태형이 나와 같은 마음일지라도 그 후가 어떻게 될지 나조차 잘 모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알고는 싶었다. 그의 옆으로 가고 싶다고, 그의 연인이 되고 싶다고. 그런 생각은 이제 접었지만 문득 그의 행동을 보면 그랬다. 이대로가 좋지만. 그래도 궁금한걸. 궁금해하는 것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뭘 더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알고 싶을 뿐인데. 혹시 나를 미워할까, 떠날까 불안하지 않게. 

그저 그의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좋고 행복하지만. 혹시라도 그가 내 곁을 떠날까 봐. 그와 함께 나란히 걷고 있을 때면 내일도, 모레도 늘 나와 함께 걸어줄 것 같은 안심이 들어 마냥 좋았다. 그가 내게 참견을 하는 이유도 내게 어느 정도 관심이 있어서라는 착각도 들었고 나와 걷는 이 길이 또한 즐거울 것이라는 착각도 들었고. 

하지만 지금처럼 혼자 길을 걷고 있을 때면 불안감이 몰려왔다. 아직 뭐 하나 해본 것도 없는데 내가 싫어지진 않았을까, 내가 질리진 않았을까. 만약 김태형이 나를 떠난다면 나는 그를 잡을 수 있는 어떤 핑계도 가지고 있질 않다. 내일, 아니 오늘 당장이라도 처음 본 사람처럼 서로를 지나쳐가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사이는 종잇장과 같이 가볍다. 만약 김태형에게 내가 지치고 피곤해진다면 그는 당장이라도 나를 떠날 수 있다. 그게 요즘 들어 나를 괴롭히는 이유였다. 

나는 분명 김태형의 곁을 떠날 수 없다. 내게 무서울 정도로 화를 내도 좋고, 주제넘게 참견을 해도 좋고, 나를 보며 웃어줄 때는 당연히 좋았다. 그래서 나는 그를 확실히 떠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어떨지 모르니까. 자존감이 낮은 것은 이리도 사람을 괴롭힌다.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꾸준히도 자기 자신을 괴롭힌다. 김태형이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도 나 같은 사람은 쉽게 인정하지 못 한다. 이것저것 힌트를 주고 언지를 주어도 알아차리지 못 한다. 아니, 알아차려도 그럴 리 없다고 끝내 부정을 해버린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는 만큼, 그가 내게 지니고 있는 감정을 확실히 단정 지을 수 없었다. 나 같은 애를 어떻게 좋아하겠어, 누가 좋아해 주겠어. 단지 호기심뿐이라고, 잠깐 찔러보는 장난감으로 생각할 뿐이라고. 

그래서 더욱 김태형의 마음이 궁금한 것이다. 그가 확실히 내게 나 너를 좋아한다 해준다면 이렇게 불안해할 이유도 없겠지. 꼭 자신의 옆에 있어달라 여자친구가 되어달라 해주지 않아도 난 괜찮다. 그저 좋아한다고. 나 역시 너와 똑같은 마음이라고. 그렇게만 말해주면 좋겠는데.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18 | 인스티즈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18

 

 

 

 

 

 

 

 

 

 


머릿속에 이리저리 잡생각을 늘어놓고 있으면 어느새 우리 집이 보였고 익숙하게도 건물 현관 앞에 누군가 쭈그리고 앉아있는 실루엣이 보였다. 오늘은 목소리 한번 못 들어봤네. 그 후로 몇 번은 더 통화를 했던 것 같다. 역시 참지 못 하고 늘 그가 먼저 걸어주었다. 그리고 항상 그에게 전화가 오는 때는 점심시간이었다. 혼자 먹어야 하니까, 잘 먹으라고 해달라고. 너도 잘 먹으라고. 그래도 딱 한번, 문득 그의 생각이 짙어지길래 내가 먼저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게 어제였나, 그제였나. 그 뒤로는 만나지도 못 했고 전화도 하지 못 했다. 하루에 몇 번씩 핸드폰을 보곤 했지만 우리가 뭐라고 꼬박꼬박 통화를 해야 하는 건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생각들이 들어서 그냥 말았다. 

오늘 저녁은 어떻게 했으려나. 또 혼자 먹었으려나. 아님 나가서. 아직도 안 먹진 않았겠지. 가까워지는 실루엣을 보며 혼자 중얼중얼 거렸다. 점점 사이는 가까워졌고 저쪽에서 또한 나를 발견했는지 웅크려있던 몸을 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나, 익숙했던 그 실루엣은 예상하고 있던 김태형이 맞았다. 근데 저 남자는 대체 이 시간에 밖에서 왜 그렇게 쭈그리고 앉아 있었던 걸까. 그는 담배도 피질 않는다. 설마 나를 기다린 걸까 잠시 기대를 해본다. 

어쩔 수 없이 드는 기대감에 슬쩍 입꼬리가 올라가려 하는 것을 그의 표정으로 다시 뚝 떨어뜨린다. 뭐가 또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또각또각, 울리던 소리를 멈추고 그의 앞에 서면 한참 동안 다물려있어 잠겨있던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지금이 몇 시야." 

 

 


설마 내게 진짜 시간을 몰라서 묻는 건 아닐 거고. 이제는 이런 김태형의 태도에도 익숙해지려는 것일까. 보통과 같았으면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며 그를 쏘았겠지만 지금 내겐 김태형이 나를 기다리느라 이 추운 곳에 쭈그리고 있었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늘 시간이 되면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텐데 시간이 슬슬 넘어가도 나는 들어오지 않았고 혹시나 내 걱정을 했을까 싶었다. 조금 의아했던 것은 늘 그랬듯 내게 참견하던 김태형의 표정과는 조금 다른 표정이었다는 것. 뭔가 내가 잡지 못 한 어떤 감정이 그를 누르고 있는 듯한데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말투 또한 그 전날보다 차분했고 얼굴에 잔뜩 드러났던 분노 또한 없는 것 같았다. 

 

 


"술 냄새 나." 

 

 


그의 말에 얼른 팔을 들어 소매의 냄새를 킁킁 맡았지만 이미 내 코엔 익숙해졌을테니 술 냄새가 느껴질 리 없었다. 회식을 하면 할수록 술이 점점 더 늘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 역시 먼젓번의 회식 때보다 조금 더 마셨고 당연히 내 몸에선 술 냄새가 날 것이다. 오는 내내 꼿꼿이 세우려고 했지만 다리도 조금 휘청거렸고. 그런 내 모습은 딱 보아도 술을 먹다 왔다며 쾅쾅 크게 써놓고 있었다. 그게 뭘 그렇게 잘못한 거라고 나는 고개를 조금 숙인 채 아무 말 않고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또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자. 어디까지 참견을 하는지 들어보자. 

 

 


"일찍 일찍 좀 다니지." 

 

 


늘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했다.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먹으러 다니는 여자친구에게 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러댔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게 혹시 남자친구가 생기더라도 내가 놀고 싶어서 늦게 들어온 걸 혼낼 권리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잠자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건 그가 나를 걱정해주고 기다려주었다는 것에 대한 설렘이었을까, 아님 평소와 다르게 조금은 위태로워 보이는 그의 분위기에 눌려서였을까. 

말을 다 끝냈는지 그는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만 보았다. 이제 내가 입을 열어도 되는 걸까. 바람도 쌀쌀하게 불어오고 바닥도 차갑고. 이곳에서 나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걱정이 조금 되었다. 

 

 


"나 기다렸어요?" 

"응. 너 기다렸어." 

"얼마나 기다렸는데." 

 

 


핸드폰은 폼이냐고. 이러려고 내 번호를 알아간 것이 아니었나. 전화 한번 걸어주었으면 오늘 회식이 있으니 조금 늦을 것이다, 바로 말해주었을 것이고 김태형은 이 찬 바닥에서 날 기다릴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전엔 혼자 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잘도 전화를 걸었으면서 왜 오늘은 전화를 걸지 않았나 그것도 의문이 들었다. 

 

 


"많이." 

"그러게," 

"많이 기다렸어. 너 올 때까지." 

"...." 

"사람 속이 썩어 문드러지는데," 

"...." 

"여기서 계속. 찾아다니지 않고, 얌전히." 

"...." 

"왜냐면 니가," 

 

 


하려는 말을 자꾸만 밑으로 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냐면 내가 왜. 내가 뭘. 설마 내가 지난번 화를 냈던 것 때문에 그러는 건가.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화가 나서는 날 따라오는 그에게 따라오지 말라고 했던 것 때문에 그러는 걸까. 정말 많이 기다려서 화가 나는 걸까. 그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무슨 말인가 싶어 조심조심 쳐다보고 있으면 한번 움찔했던 김태형의 입술이 다시 열렸다. 

 

 


"더 말하면," 

"...." 

"도망가 버리겠지." 

 

 


내가 왜 도망을 가. 어떻게 도망을 가. 어디로 도망을 가. 이젠 떠나려 해도 그가 너무 좋아서 어디 안 보이는 곳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없게 되었는데. 행여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그가 나를 싫어하진 않을까 걱정했던 것처럼, 그도 자신의 행동 때문에 내가 자신을 떠날까 걱정이 되는 건가 싶었다. 더 생각해보려 해도 그렇게 밖에 해석이 되지 않았다. 아님, 정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던가. 말을 마치고 내게 등을 보이며 먼저 안으로 들어가려는 김태형을 잡기 위해 얼른 그에게 입을 벌렸다. 

 

 


"무슨 일 있어요?" 

"...."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갑자기 왜 저런 말을 해. 내게 말을 하는 내내 자꾸만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는 너무나 위태로워 보였다. 누군가 잡아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그런 눈빛을 보느니 차라리 내게 화를 내던 눈빛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적어도 그땐 단지 내게 화가 나서 그렇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이유가 궁금하지도, 그가 걱정이 되지도 않았으니까. 혹시 나를 미워하진 않을까 내가 걱정이 되었지,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그를 걱정하지는 않았으니까. 내 물음에 그는 가던 길을 멈추었고 여전히 등을 보인 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깨도 축 늘어져서는 무언가 크게 짖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일 있는 거죠." 

"... 없어." 

 

 


그리고 김태형은 내가 잡을 수도 없이 빠르게 다시 내게서 멀어져 갔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18 | 인스티즈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해도 눈은 말똥말똥 잠이 오질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자꾸만 김태형의 표정이 아른거려 매정하게 접어버리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똑바로 침대에 누운 채 벽을 사이에 두고 버티고 있는 결계를 풀려는 듯 고개를 돌려 김태형의 집 쪽을 빤히 보았다. 대체 그 표정은 뭐였는지. 

'쾅!'  

얼마쯤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며 가만히 누워있었을까 뭔지 모를 큰 소리가 들렸고 얼른 몸을 일으켜 앉았다. 옆집에서 나는 소리였다. 소리의 정체가 어디서부터 였는지 알아볼 필요도 없이 계속 보고 있던 옆집과 연결되어 있는 벽 쪽에서 났으니 확실했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덜컥 걱정이 되었다.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지. 혹시 다쳤나. 도둑이 들었나.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우습게도 더 빠른 건 내 몸이었다.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으면 뭐가 해결되냐며 몸은 벌써 이불을 집어던지고 현관으로 내달리고 있었고 아무 생각 없이 집을 뛰쳐나와 옆집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요?" 

 

 


초인종을 누를 생각은 들지도 않았다. 그냥 쾅쾅 아무렇게나 문을 두드렸다. 이 한밤중에 누가 시끄럽다며 소리를 지를 만도 했지만 내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저 안에 있을 김태형이 걱정이 될 뿐. 내 소리침과 두드림에도 아까의 그 큰 소리 말고는 안에서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혹시 나올 수 없을 만큼 다쳤거나 쓰러지진 않았겠지. 이럴 때면 매사에 너무 크게 일을 부풀려 걱정부터 하는 내가 참 싫었다. 아무 일 아닐 수도 있는데 미리부터 못된 생각이 들어지는 게 나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다. 선반에 올려놓았던 무거운 게 떨어졌거나 그런 단순한 것도 있는데 멍청한 머리가 꼭 위험한, 안 좋은 생각들을 그려냈다. 하지만 이번엔 일리가 있었다. 아까부터 마음에 자꾸 걸렸던 김태형의 표정을 떠올리면 꼭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듯했으니까. 

 

 


"김태형! 무슨 일이냐고!" 

 

 


결국 반말까지 나가는 거지. 그렇게 급했던 것이다. 이 남자가 안전한지, 별일 없는지만 알면 이웃들이 시끄럽다고 나를 신고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무시한 채 무작정 소리를 지를 이유가 없는데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대체,"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병원에 전화를 해야 하나 정리가 되지 않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털어놓고 있는데 다행히도 문이 열렸다. 철컥하고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래도 살아는 있구나 다치진 않았구나 마음이 훅 놓였다. 하지만 더욱 열리는 문으로 보이는 김태형의 꼴은. 이게 대체 무슨 꼴이냐고. 

 

 


"뭐야." 

 

 


다친 곳은 없어 보였지만 잔뜩 비에 젖은 생쥐처럼 온몸에 뚝뚝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머리를 감다 나왔다 할 수도 없게 입고 있는 옷도 축축하게 다 젖어있었다. 아까 들었던 잠겨있는 목소리보다 한층 더 낮아진 목소리는 쩍쩍 갈라지기까지 했다. 뭐가 문제야. 뭐 때문에 이러는 건데. 

 

 


"뭐 하는... 거예요, 지금?" 

"상관하지 마." 

"아까 그 소리는 뭔데." 

"상관하지 말라고." 

 

 


상관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왜 그 말을 뱉고 있는 목소리는 나 좀 봐달라고, 안아달라고 애원하는 듯이 들리는지 모르겠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그의 눈은 초점을 잃고 불안한 듯 흔들리는 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서, 무너질 것 같아서.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겼을까 침대를 박차고 나왔고 그래도 다치진 않았으니 이만 집으로 돌아가도 될 것을 무언가에 발목이 잡혀 그 앞에 멈춰 서있었다. 차마 이런 꼴을 한 김태형을 두고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우리 집으로 데려가 뚝뚝 물이 흐르는 머리를 말려주거나, 아님 그의 집으로 들어가 다 젖어 몸에 달라붙어 말라버린 그의 맨몸을 보여주는 옷도 갈아입으라고 하고 싶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손을 올려 괜찮다고 그를 끌어앉거나 토닥토닥 다독여 주고 싶었다. 하지만 답답하게도 뭐 하나 하지 못 하고 공중에서 움찔거리는 손만 어색하게 떠있었다. 

 

 


"너는," 

"...." 

"너는 뭐 해." 

"네?" 

"신발도 안 신고 뭐 하냐고." 

 

 

 

언제 아래로 시선을 내려서 내 발까지 봤는지 지금 자신의 꼴이 아닌 내가 신발을 신지 않고 나온 것에 대해 그는 늘어놓았다. 그 잠깐 슬리퍼를 신을 정신도 없었는지 막 뛰어나온 것 같다. 가뜩이나 걱정이 되었는데 정체 모를 큰 소리까지 들려왔고 어찌나 놀랐는지 모르겠다. 그제야 나도 시선을 내려 어색하게 나와 있는 맨발을 보았고 괜히 멋쩍고 부끄러워서 발을 뒤로 조금 뺐다. 

 

 


"아... 급하게 나오느라." 

"... 너란 애는," 

"...." 

"너 때문에, 나는." 

 

 


초라한 내 발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시선을 올리다 슬쩍 보인 김태형의 손은 꽉 쥔 채 부들부들거렸다. 무언가 참으려는 듯. 그는 항상 무언가를 참는다. 아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아니, 다른 어느 때도 그랬고. 날 보며 가끔씩 주먹을 꽉 쥐곤 했다. 그 이유는 말해준 적이 없다. 자신이 뭘 참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이내 다시 평소처럼 행동하는 그였기에 따로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번 역시. 보지 말라고 뒤로 발을 뺐음에도 똑같이 따라오며 여전히 부끄러운 내 발을 쳐다보다 그는 중얼거렸다. 나 때문에 왜. 내가 뭘 잘못한 걸까. 내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얼른 들어가. 발 시렵겠다." 

"아, 저기...!" 

 

 


그 소리의 정체는 무엇이었는지, 그 말의 뜻은 무엇인지 아직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김태형은 무심하게 다시 문을 닫고 자신을 가둬버렸다. 그래도 다친 것 같아 보이진 않으니 괜찮은 거겠지. 정말 선반에서 커다란 것이 떨어져서 그런 거겠지. 애써 아무 일 아닐 거라며 나 자신은 안심시켰다. 얼른 머리 말리고 옷 갈아입어요. 그러다 감기 걸려.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18 | 인스티즈 

 

 

 

결국 날밤을 까버렸고 피곤해진 김에 잔뜩 깊어진 쌍꺼풀을 장착한 채 하는 수 없이 터덜터덜 출근길에 올랐다. 꼭 회식 다음날이면 이러는 것 같아 회사 사람들에게 나 술 엄청 약해요, 하고 광고를 하는 듯했다. 이제는 오렌지 주스 대신 달달한 커피 음료를 건네던 박지민이 숙취해소 음료를 조심조심 내미는 것을 보니 말이다. 숙취 때문에 꼴이 이렇게 망가진 것이 아닌데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아무 말 않고 받아 들었다. 

역시 점심시간이 되어도 김태형에게 전화는 오지 않았다. 물론 나도 따로 전화를 먼저 걸진 않았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딱딱 손톱을 물어뜯으며 고민을 하다가 시간만 흘러갔다. 그 대신, 어떻게 안 것인지 혜주에게 전화가 왔고 액정에 그녀의 이름이 뜨자마자 기겁을 했더란다. 

 

 


[야.] 

"왜." 

[너 별일 없어?] 

"... 무슨 일." 

[있네.] 

"아니야." 

 

 


여전히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만 그녀에게 털어놓았고 아직 말하지 못 한 것들이 내 등 뒤에 꽁꽁 감춰져 있었다. 물론 바로 어제의 일은 말하자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별일 없느냐는 물음에 뭔가가 찔려 잠시 침묵했고 그 사이에 혜주는 나를 파악해버렸다. 차라리 업무 시간이라 바쁘다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를 주고받았으면 들키지 않았으려나 생각도 해본다. 

 

 


[너 또 숨길래?] 

"알았어. 내일 내가 들를게." 

[뭐야. 웬일이야.] 

"숨기지 말라며." 

 

 


물어볼 것도 있고. 자꾸 숨기고 속으로만 끙끙 앓다 보니 나도 힘들어서 죽겠다. 물론 어젯밤의 일을 털어놓는다면 좋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그냥 누군가에 털어놓고 싶었다.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혜주의 목소리에 뭔가 울컥했던 것도 있었다. 슬슬 몸과 마음이 지친달까. 나도 걱정, 김태형도 걱정. 뭐 하나 달라지질 않는 우리 관계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어젯밤 내게 상관하지 말라며 나를 밀어버렸던 김태형의 말에 가슴 한켠이 꽉 막혔더란다. 나 역시 그럴만한 자격이 없는 것 같아서. 그를 보듬어줄 자격도 없는 것 같아서. 좋아질만하면 다시 멀어졌다 조금 지나면 다시 가까워졌다. 이러고 있는 우리 사이가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었다. 늘 좋을 수만은 없는 것인지. 원래 사람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이리도 힘이 들어지는 것인지. 혜주는 물론 정신과의사지 연애상담가가 아니지만 연애 또한 사람과 사람의 만나 감정이 생기는 것이니 나보다는 훨씬 더 잘 알 거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지금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당당하게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고 답답한 마음에 여전히 바라는 것이 없다고 주장질을 해댔지만 어제를 생각해보면 내게 무슨 자격이라도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웠더라면 무슨 일이 생기든 김태형은 내게 털어놨을까. 그런 생각이 들수록 점점 욕심이 드는 것이다. 그저 옆에만 있어도 좋다고 느꼈던 감정에 이룰 수 없는 욕심들이 덕지덕지 붙어버리는 것이다. 우리 사이에 무언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선을 조금 더 넘었으면 좋겠다고. 


자꾸 숨겨두었던 것들을 이제 꺼내야 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부정했던 것들을 혜주에게 말해주고 김태형에 대한 걱정을 덜기 위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없으니 나 혼자 때려 맞추며 괜한 걱정을 더 부풀리고 있었다. 별일 아니겠지, 생각해도 자꾸만 불어나는 걱정은 잡아 눌러버릴 수 없었다. 아직도 아무 소식 없는 김태형은 내내 나를 걱정시켰다. 어젯밤처럼 또 무슨 일이 생기진 않았을까. 더 생각을 해보아도 그 소린 수상했다. 선반에서 무언가 떨어졌으리라 넘겨버리고 싶어도 벽을 치는 소리였기에 그런 핑계는 쓸 수 없었다. 무언가 벽 쪽으로 던졌다, 그게 끝내 나온 결론이었다. 

내게 했던 말들도 꽤나 마음에 걸렸다. 김태형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곁에서 보살펴주시던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다고 했다. 말은 태연하게 했지만 그 외로움이란, 나 또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아니라고 해도 마음에서, 몸에서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향기를 찾는다. 가장 버티기 힘든 것이 외로움과 고독이라고.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부모님의 부재로 그는 많이도 외로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 빈자리를 내가 채워주고 싶었다. 기꺼이 그렇게 해줄 수 있었다. 가라고 밀어내도 꼭 붙어있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정작 김태형은 제대로 알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언제 한번 말해주지 않았으니 모를 수도 있겠다. 내게 허락만 해준다면 언제까지고 그의 곁에 있어줄 수 있는데 말이다. 내게 자격이란 게 주어진다면. 

이것저것 그의 행동들을 다시 꺼내보면 조심스럽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그도 어떤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무척이나 걱정이 많은 내가 한참 앞서나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그러길 바란다. 처음 혜주에게 김태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녀도 그런 말을 했었다. 마음의 병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지금까지 겪어본 김태형은 내게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집착을 보여주기도 했다. 혼자 있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고, 무엇을 하든 내게 인정을 받길 바랐다. 그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일 거라 넘겨버렸지만 그게 김태형이 받은 상처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심장 어느 구석이 쓰려왔다. 

'애정결핍'. 흔히 들어왔던 말이다. 정도에 차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겪고 있다 들었고. 겉으론 부족한 것 없이 완벽한 그였지만 속사정을 듣고 나면 한없이 가엽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내가 뭐라고 그런 김태형을 안쓰럽게 여기는가 싶겠지만 말이다. 

혜주는 가끔 그런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뭐, 다른 여러 증상들도 이야기해주었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은 딱 그것이었다. 그래서 더 걱정이 되었다. 나는 상관이 없다. 김태형에게 정말 애정결핍증이 있든 아님 내 착각이든. 하지만 만약 맞다면, 그 증상의 정도에 대해 들어봤기 때문에 김태형이 걱정되는 것이다. 더 깊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기에. 

내 이유가 아닌 김태형에 관한 이유로 그녀를 찾아가면 혜주가 또 뭐라고 큰소리를 늘어놓을지 모르겠지만, 정확히 한번 물어봐야지 불안해서 더 못 참겠다. 일단 김태형에게 잔뜩 빠져있는 나로선 나보다 김태형이 더욱 중요했으니까.

 

 

 

 

 

 

 

 

 

[방탄소년단/김태형]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18 | 인스티즈

 

 

 

 

당장이라도 혜주를 만나 이러쿵저러쿵 김태형에 대한 이야기와 그동안 말하지 못 했던 것들을 털어놓고 싶었지만 하필 이럴 때면 나보다도 더 바빠지는 혜주였다. 결국 약속은 토요일 늦게 즘으로 잡혔고 회사에 가지도 않고 따로 약속도 없는 어정쩡한 오후 시간인 지금, 그저 침대에 누워 오지도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남들처럼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 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그렇다고 그들처럼 뭐 다른 것을 하진 않지만 그래도 꼴은 얼추 비슷했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먼저 전화 좀 해보라고 그렇게 혼을 내보아도 마치 속에 다른 두 사람이 있는 듯 뜻은 맞지 않았다. 먼저 다가가 전화를 해보거나 초인종을 눌러보거나. 그런 건 이미 상상 속에서 백 번이고 해봤다. 하지만 그 뒤의 상상은, 결코 좋지 못 한 그림들이 그려졌기에 끝내 행동으로 옮기질 못 한다. 정체 모를 큰소리가 들리자 신발 신을 정신도 없이 무작정 뛰쳐나갔으면서, 이럴 때 보면 참으로 답답했다. 하며 그날의 일이 웃기기도 했다. 대체 얼마나 급했으면. 

김태형에 대한 걱정은 애써 꾹꾹 누르고 있었다. 내가 너무 괜한 걱정을 하는 거라고. 쓸데없이 큰 걱정을 하는 거라고. 그럼 조금은 마음이 나아, 지기는 개뿔.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혜주와 만나고 올 때까지 김태형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후가 어떻게 되어도 그의 문을 쾅쾅 두드릴 결심을 하고 있었다. 불안해서, 원. 

'띵동'

그리고 초인종이 울린다.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보며 침대에 대자로 누워있다 귀를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고 혹시 잘못 들었나 가만히 있으면 다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잘못 들은 게 아니다. 

 

 


"...." 

"어..., 안녕... 하세요." 

 

 


이젠 인터폰을 확인한 후 문을 여는 것 따위 몇 번이고 넘겨버린지 오래였다. 그러다 어느 날 큰일이 날지도 모르지만 우리 집을 알고 초인종을 누를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으니 예전처럼 겁이 나질 않았다. 그렇게 침대에서 팔딱 뛰어올라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벌컥 열어재꼈고 눈앞에 서있는 사람은, 기대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박지민씨...?" 

"죄송해요.... 이 꼴로 집에 갈 수가... 없어서...." 

 

 


눈썹을 씰룩이며 인상을 찡그렸다. 기대했던 김태형이 눈앞에 서있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어디서 맞고 온 건지 살짝 터져 피가 말라붙어 있는 입술로 슬쩍 웃어 보이는 박지민의 꼴은 꽤나 가관이었다. 보는 내가 다 입술이 쓰라렸다. 

일단 집안으로 들이는 게 답이겠지. 혼자 자취를 하는지 부모님과 같이 사는지 아님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마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꼴을 보여줄 수 없어 우리 집까지 찾아왔는데 가라며 매정하게 문을 닫을 수 없었다. 한 번도 우리 집에 남자를 들인 적이 없어 걱정은 되었지만 그건 인간으로서 도리가 절대 아니었다. 아, 한번 있구나. 김태형.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멋대로 우리 집에 들어왔었지. 아주 잠깐. 

평소대로 박지민을 대해줄지 나도 모르겠지만 마른 목에 침을 한번 꼴깍 넘긴 뒤 박지민을 집안으로 들였다. 그럼 그는 쭈볏쭈볏 주위를 둘러보며 어딘지도 모를 곳에 인사를 꾸벅하곤 조심스럽게 문 안으로 들어왔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그렇게 안 생겨선, 금방 싸움이라도 하고 온 듯 보였다. 늘 깔끔했던 셔츠엔 낯선 발자국이 마구 찍혀 있거나 흙이 군데군데 묻어있었다. 얼굴엔 붉은 기가 가시지 않고 구석구석 멍이 들거나 퉁퉁 부어있거나 피딱지가 붙어 있었다. 아까 본 입술도 포함해서. 어디쯤 있을 구급상자를 찾았다. 설마 필요하겠어 싶어 말았던 거였는데 혹시 모른다며 혜주가 준 것이었다. 역시 잘 쓰지 않아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구급상자를 찾아들어 후후- 먼지를 털어내고 어느새 자리를 차지하고 침대 앞쪽에 앉아있는 박지민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김태형의 집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몇 분 되지 않아 금방 뛰쳐나오긴 했지만 갈수록 그 시간이 길어지기 했다. 늘 그의 집에 들어간 것은 함께 밥을 먹기 위해서 였는데 그 목적은 항상 이루지 못 하고 나왔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것 덕분에 조금은 나은 듯싶었다. 게다가 그때는 김태형이 주인인 남자의 집에 들어갔던 것이었고, 지금 이곳은 내가 살고 있고 내 마음대로 할 수는 내게 가장 편한 공간인 우리 집이라는 사실이 꽤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원래도 조용했던 집에 더한 어색함이 감돌아 숨이 조금 막히기는 했지만 그의 밝은 목소리에 그런 기운이 조금 풀려갔다. 

 

 


"우아- 집이 진짜 좋네요!" 

 

 


아프지도 않은지 잔뜩 해맑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우리 집을 어린아이처럼 둘러보며 감탄을 해댔다. 그 꼴을 하고 웃음이 나오는지. 어디서 다치고 들어와 찢어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고 그저 헤실헤실 웃어대는 꼬마 같았다. 옷에 피가 묻은 건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병원에 갈 만큼 심한 건 아닌 것 같았다. 하긴 병원에 갈 정도였으면 문 앞에 서있는 박지민을 보자마자 왜 여기로 왔냐며 실컷 소리를 질러댔겠지. 그의 앞에 구급상자를 내려놓고 조금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내가, 해줄 수는 없어요. 나는...," 

"알아요." 

 

 


뭔 안다는 것인지. 내가 뒤에 무슨 말을 할 줄 자기가 어떻게 알아. 그런데도 그는 안다며 자신의 쪽으로 구급상자를 끌어가더니 뒤적뒤적거리며 잘도 약을 찾아 손수 발랐다. 얼굴은, 얼굴은 어떡하지. 거울이라도 가져다주어야 하는 건가. 해주고 싶어도 아직까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지금 남자가 우리 집에 나와 단둘이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발전한 건데. 치료를 하느라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 다시 어색한 분위기가 깔리는 것 같았다.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 하고 힐끔 힐끔. 그러다 박지민의 입이 다시 열렸다. 

 

 


"안 물어봐요?" 

 

 


소매를 걷어 쓰라린 듯 씁씁 인상을 써가며 약을 바르더니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내게 슬며시 물었다. 물어도 되는 건가. 실례되는 질문일까 싶어 직접 입을 열어줄 때까지 묻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괜히 말히기 곤란한 상황인데 내가 눈치 없이 굴까 싶어서. 그런데 다행히도 먼저 말을 건네주었고 더 이상 궁금한 것이 쌓이지 않길 바랐는데 곧 물어볼 수 있었다. 

 

 


"어쩌다가 이런 건데요?" 

 

 


두 팔로 다리를 감싸앉아 손가락으로 바닥을 콕콕 찍으며 물었다.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거리에서 박지민을 조금 오래 바라보았고 그럼 그는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나를 보고는 들고 있던 약을 내려놓고 씨익 웃어 보였다. 

 

 


"여기, 나 한 손으로 붙이기 힘든데 좀 붙여줄 수 있어요?" 

 

 


딴소리였다. 자기가 먼저 안 물어보냐고 물었으면서. 무안하게 말을 돌려버리는 것이다. 나보고 뭐 어쩌라는 거야. 구급상자 밑 칸에서 밴드를 꺼내 내게 건네며 물어왔다. 못 하는데. 그러게 아까 내 말 끊지 말고 끝까지 듣지. 차마 밴드를 받아들지 못 하고 손만 허공에 두고 입을 뻐끔거렸다. 왜 하필 우리 집으로 온 거야. 난 제대로 치료를 해줄 수도 없는데. 다른 곳들과 달리 여전히 붉은 기를 간직한 채 까져있는 얼굴에 미안함이 더욱 번졌다. 

 

 


"어서요." 

 

 


안 된다고도 못 하고 있었다. 그동안 그를 대했던 많고 많았던 장면들이 하나씩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다고 내 입에서 나는 남성공포증이 있어서 당신을 만질 수 없어요라는 말을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이번 또한 그리 큰일이 아닌데 거절해버린다면 그때 내 서랍 속을 발견했을 때의 그 표정을 다시 보게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거절을 하지도 못 하고 있으니 들고 있던 밴드를 한번 흔들었다. 시도라도 해볼까. 요즘들어 난 꽤 좋아지고 있으니까. 또 한번 목구멍에 침을 넘기고는 일단 받아 들었다. 정말 뭐 큰일이라고. 그저 아픈 사람에게 밴드를 붙여주는 것뿐이야. 긴장하지 말고. 혜주라고 생각하자. 혜주는 정신과의사인 주제에 혼자 잘도 치료하는, 아. 말고, 해보자. 어떻게 밴드를 벗겨내는 것까진 잘했다.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까. 내게 자신의 팔을 내밀며 생글생글 웃고 있는 이 남자에게 다가가기가 힘든 거지. 부들거리는 손을 참고 또 참아가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밴드를 가까이 가져갔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낯선 남자의 살결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니, 실은 쿵쾅쿵쾅거렸다. 집안의 모든 소리를 내 심장소리가 잡아먹는 것 같았다. 이 소리가 내 앞에 앉은 이 남자, 박지민의 귀까지 들어가면 어떡하지.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혹시나 착각을 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얼굴까지 빨갛게 달아오르는 듯 후끈후끈거렸다. 이게 얼마나 우스운 짓이야.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를 해도 할 말이 없다. 

후- 높은 산처럼 어려워 보였던, 남자의 몸에 손을 대는 것까지 난 성공했다. 이따 혜주를 만나면 이것도 말해주고 자랑해야지. 곱게 붙여져 있는 고양이 캐릭터의 밴드를 보고 있자니 안도의 한숨과 뿌듯함이 쭈욱 밀려왔다. 뭐 그렇게 대단한 거 했다고 땀까지 조금 났다. 

 

 


"잘했어요." 

"됐죠." 

"많이 나아졌네, 김아미." 

 

 


밴드를 보며 미소 짓고 있는 내게 손을 올려 머리를 쓰다듬는 박지민이었다. 김태형도 한번 내게 직접 손을 대어 쓸어준 적 없는 내 머리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나를 더욱 꼼짝 못 하게 만들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처음 들어보는 반말에 한번, 날 것으로 불려진 내 이름에 두 번, 뭔가 아는 듯한 그 말투에 세 번. 뛰고 있던 심장까지 쿵-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잠깐 아무것도 못 한 채 가만히 있다 얼른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박지민을 쳐다보았다. 아까 내게 안다고 했던 말도 그렇고 일부러 내게 밴드를 붙여달라고 한 것도 그렇고 뭔가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긴, 전에도. 마치 날, 내 증상을 알고 있다는 듯이. 

 

 


"나는 원래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이 아닌데," 

"박지민씨." 

"집에 가고 있는데 골목에서 웬 여자 비명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 

"그래서 얼른 달려갔더니 나쁜 놈들이 여자를 괴롭히고 있네?" 

"...." 

"그대로 박아버렸지! 내가 또 한 싸움 하거든요-." 

 

 


내게 방금 지금까지와는 다른 호칭으로 부르며 반말을 했던 것은 설명해주지 않고 아까 내가 물어보아도 딴말로 돌려버렸던 것을 이제 와 끌어 하고 있는 박지민에게 말문이 막혀 그저 빤히 바라보았다. 하며 그는 팔을 들고 울긋불긋 힘을 주어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마치 슈퍼맨, 영웅이라도 되는 듯. 얼마나 활짝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이던지 다시금 입술이 터져 새로운 빨간 피가 흐르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찢어진 입은 내려갈 줄 모르고 연신 밝게 웃어댔다. 내일이면 보라색으로 물들 것 같은 아직은 붉은 광대 쪽이 안타깝게 보였다. 좋은 일을 하고 이렇게 맞고 온 게 안쓰럽고 대견하고. 

박지민의 말에 과거의 일이 슬금 떠올랐다. 끔찍했던 그날. 다시 생각하기도 싫었던 그날. 현재의 나를 만들었던 그날. 박지민이 아니었으면 그 여자도 큰일 날뻔한 것이다.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 나도 그때 누군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더한 큰일이 났을 것이다. 끔찍해. 지금 생각해도 아주 오랜 일이지만 끔찍했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찾아가서 고맙다 인사라도 하고 싶었지만 난 그 사람을 보기도 전에 기절을 해버렸고 그 일이 있고 난 후로는 나 자신을 챙기기도 바빠서 그 사람을 찾아볼 겨를도 없었다. 

 


 

"전에도 한번 그랬는데. 그땐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 

"그땐 내가 어려서 그냥 참고 살려뒀는데," 

"...." 

"니가 이렇게 지내고 있는 거 보면," 

"...." 

"그 놈들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 아주 죽여버리게." 

 

 


웃고 있던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이내 굳어지는 박지민의 표정과 함께 내 두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번쩍 뜨였다. 그리고 잔뜩 흔들려 흐릿해진 눈앞은 박지민을 제대로 그리지 못 하고 있었다. 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정리가 되질 않았다. 그 놈들은 누굴 말하는 것이며, 내가 이렇게 지내고 있다는 건 무슨 말인지. 

 

 


"박지민씨, 그게 무슨...." 

"이렇게 해도 기억 안 해주는 거야? 내가 그날 그 나쁜 놈들 엄청 혼내줬는데. 칭찬은 안 바래도 기억은 해주라." 

"대체...," 

"내가 정말 존재감이 없긴 엄청 없었나 봐. 니 과거엔 내가 정말 요만큼도 없는 거야?" 

 

 

 

 

 

 

 

 

 

 

 

 

 

 

 


 

암호닉

암호닉은 재업이 끝난 후 다시 받도록 하겠습니다.

 

통통 / 눈부신 / 태태 / 인사이드아웃 / 령아 / 초딩입맛 / 슙디 / 태형오빠 / 군주님 / 민트 / 태태이즈뭔들 / 이현 / 똥맛카레 / #RealV / 소녀 / 침을태태 / 김석진 / 거창왕자태태 / 개학전날밤 / 코코팜 / 슙숨 / 공감 / 태태야 / 슈탕 / 두부 / 딸기빙수 / 요정 / 카라멜 / 태형이안에 / 미니언 / 피카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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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도라]로 저번화에 신청했었는데 지금은 안받는건가요ㅠㅠ
8년 전
독자2
우아...정주행했어요 어서 다음편과 시즌2해서 암호닉 신청하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 시즌2하자마자 암호닉 신청하러 올게요 다음편에도 댓글달러 오게씁니댜!
8년 전
독자3
인사이드아웃이에욘 ㅋㅋㅋㅋㅋㅋ 아 딱 재밋을깨 큰켯네요 ㅋㅋㅋ 이건 봐도 봐도 너무대밋어요 ㅋㅋㅋ
8년 전
독자4
아 세상에 아.....신알신 뜨는데로 보는중입니다 진짜 와...지민..아..........암호닉 받으실때 꼭 신청할께요 ㅠㅠㅠ아 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5
흐얼? 지민이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ㅋㅋㅋㅋㅋ
근데 여주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8년 전
독자6
작가님 추천 받아서 봤는데 퓨ㅠㅠㅠㅠ 왜 이제야 봤을까요 이런 명작을 ㅜㅜ 지민이랑 인연이었다니 다음화 기대돼요! 신알신 신청하구 알람 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8년 전
비회원126.162
헐 지민이 이번화 너무 멋져요 ㅜㅜㅜㅜㅜㅜㅜ 와..ㅜㅜㅜㅜㅜㅜㅜㅜ몬가 아련해요 ㅠㅠ 회사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8ㅅ8 너무 짠하네요 ㅜㅜ 다들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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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꽁딱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오늘은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술을 마신다!그 나에게 유기현을 알려준 몬베베 친구도 함께라서 뭔가 떨리고 두근 거리기도 하는데 ㅎㅎ[햄찌현]- 나두 오늘 스케줄 끝나고 멤버들이랑 먹을 거 같넹 - 연락할게 조심하고!- 사랑해 라고 보내는 오빠에 또 설레서 헤헤 하면..
by 한도윤
“윤... 슬?”너무 당황하고 황당한 나머지 입 밖으로 보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말았다. 불편감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꺼내어 열어보지 말아야 할 상자가 스스로 열린듯한 느낌. 내가 윤슬을 회사에서 다시 만날 거라고는 상상해 본 적도 없다. 하필 우리 회사,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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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딱
번외편으로 들고왔어요! 눈물의 여왕 보고 시한부인 여주와 남친 지훈아찌와 그런 늒ㅋ힘 요즘 생각이 막 안 나서 ㅠㅠ 쉬는 타임!!! 요즘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은 것 같다뭔가 체력이 딸리고 두통이 심해지고 속이 아프다던가 며칠 전에 한 행동이 기억 안 나고그래서 아저씨 몰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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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딱
그렇게 내가 입원한지 1주일이 됐다아저씨는 맨날 병문안?을 오고 나는 그덕에 심심하지 않았다 " 아저씨... 근데 안 바빠요...? "" 너가 제일 중요해 "" 아니... 그건 알겠는데... 나 진짜 괜찮은데...? "" 걷지도 못하면서 뭐가 괜찮아, " 아저씨는 이렇게 과민반응이다 이러다보니 나는 너무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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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도윤
2007년 6월 어느 날.우리가 만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갔다. 나는 남자친구가 되어본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지만 그녀를 위해서는 작은 부탁도 모두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슬이에게 요즘 유행하는 영화가 보고플 땐 내게 이야기하라 했고, 아무런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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