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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샤이니 온앤오프
차개 전체글ll조회 411l 2
역사적인 사실과 다른 내용은 모두 픽션입니다.







"너 괜찮아...?"

"죽는 줄 알았어"


세게 감았던 눈을 지긋이 떼고 주변을 살피니 처음 보는 의문의 남자는 정국에게 괜찮냐는 안부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죽는 줄 알았어"

"누구.."

차가운 모래 바닥 위로 검붉은 색의 피가 몇 자국 생긴 것이 정국의 눈에 들어왔다. 산산조각난 유리병은 제멋대로 흩어져 반짝이고 있었다. 남자가 휘두른 듯, 유리병 입구 부분은 남자의 손에서 거칠게 매달려있었고, 그의 손목에서 줄곧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섬뜩했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해맑은 남자의 모습은 더욱이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았다.

"피.."

남자는 정국의 의아한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괜히 눈동자를 굴렸다.

"난 괜찮으니까. 빨리 가자."

소리없이 나타나 정국의 표적을 무장해제 시켜버린 남자는 마치 원래에도 알고 지냈던 소꿉친구인 마냥 순한 미소를 입꼬리에 띄워 보였다. 그리고는 다급한 듯 주위를 살폈다.

"얼른 가야 돼."

대체 어디를 가야 된다는 건지. 따라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갈등 하는 사이 이미 주변에는 거리를 울리는 사이렌 소리로 뒤덮여있었다.

"하나, 둘, 셋! 하면 내 손 잡고 뛰는 거다?"

망설일 틈 없이 카운트는 시작되었다.
정국은 마른 침을 목 뒤로 숨겼다.




하나,



둘,



셋!


그의 팔힘에 이끌려 정국의 몸이 세차게 튀어나갔다. 지나왔던 상점가와 아득한 골방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그저 거리를 질주했다. 비록 사이렌 소리에 쫓기고 있는 실정이었지만, 순수한 표정을 잃지 않는 남자에게서 천방지축 사내아이의 모습이 겹쳐졌다. 순간만큼 정국 또한 잠시 칠칠치 못한 어린 사내로 돌아가버린 것일까. 모자가 휘날리는 줄도 모르고 그저 종로 거리를 달리고 또 달렸다.

매국노 친부를 둔 독립운동가의 살의로 회탁해진 거리에 처음으로 달이 밝은 듯 했다.





*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거리에는 조용한 어둠만이 깔려있었다. 까마득히 먼 달에서 새어나온 빛이 약간의 조명이 되어주었다. 뭐, 밤길을 걷기에는 문제 없었다. 나도 조용히 걷다보니 어느새 종로 경찰서에 다다랐다.

늘 종로 경찰서 일대를 조심해야한다. 야경꾼들은 잠도 없나? 사실 당연한 일에 불평을 늘어 놓는 것만큼 귀찮은 일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발소리를 죽여 건물 사이사이를 지름길 삼아 나돌아다녔다.

어릴 때부터 이 곳의 고급진 건물들 안에는 대체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다. 여기서 산 지는 10년도 넘었지만, 이 거리는 수도 없이 걸어봤지만, 여전히 정체를 모르는 것은 세상의 탓일지도 모른다. 늘 이 거리를 찾는 이유는 야경꾼을 피해다니는 스릴 같은 심리에서 나온 것 같기도 했다. 사실 이 놀이를 즐겼다. 어떻게든 먹고는 살아야겠다는 마음에 이곳 저곳에 일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배회하는 대낮의 거리는 왠지 답답하고 재미없었다. 생기를 잃은 것 같고, 오로지 생존에만 의지하는 일상을 품고 지내긴 영 시원찮았다. 그래서 태양보다는 달이 좋고 낮 보다는 밤이 좋았다. 사실 달은 어느 시간대에도 하늘에 떠있기는 했지만, 세상에 나같은 처지처럼 존재감이 없었다.

계속해서 골목 골목을 나돌아다녔다. 목적지는 없다. 커피라는 뭔가를 내놓는 건물 벽에 온 몸을 밀착했다. 지금 반대쪽 일대로 넘어가면 적어도 야경꾼 눈에는 띄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어디선가 남성의 말소리가 밤공기 속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야경꾼인가? 건물 모퉁이 사이로 살짝 고개를 빼내어 주위를 살폈다.

무슨 일이지?

아무도 없는 거리에, 정확하게는 두 남자의 살의가 전해지는 낯선 거리 위에 고요한 한밤중과는 위화스러운 광경이 펼쳐 지고 있었다. 그리고 잘못본 것이 아니라면 웬 사내가 쥐고 있는 것은 총이었다. 이성을 잃었는지, 무서울 정도로 떨리는 사내의 손끝은 정확한 표적을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저 상태로는 칼을 든 남자보다 오히려 날카로운 칼이 저의 복부 앞에 치닿은지도 모른 채 증오감에 사로잡혀 바들바들 떨고 있는 사내의 목숨이 더 위태로워 보였다.


"난 당신 아들 아니야.. 매국노의 자식이 독립 운동 하는 거 봤어?"


매국노와 독립 운동을 하는 매국노의 자식.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전에 가족의 생계를 먼저 걱정해야만 했던 나의 처지로서는 독립 운동이란 하나의 역발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런 처지를 만든 그들을 눈뜨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죄목을 비로소 용서 받을 수 있게된 것일까. 바닥에 굴러다는 유리병이 눈에 들어왔다.


칼이 사내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다.




콰앙-




물론 남자를 죽이진 않았다. 그렇지만 난 사이렌 소리에 쫓기게 되었다. 에라이, 모르겠다. 그저 야경꾼 피하는 놀이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오른쪽 손목에 생긴 상처가 피로 번져 시큰 시큰했지만, 난 그 사내를 붙잡고 무작정 달렸다.


점점 커지는 사이렌 소리가 짜릿할 정도로 신경을 자극했다.





*



하아..하아..

"당신 대체 누구야?"




얼마나 달렸을까, 땀이 쇄골까지 흠뻑 적셔 살결에 윤기가 찼다. 근처 방앗간에 도착했을 때 사이렌 소리는 희미하게 나마 그들에게서 멀어진 듯 했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바닥에 털썩 내려 앉은 정국은 오른 손목을 저의 얼굴 가까이 들이 밀고는 읏 따가워.. 라는 말만 연신 내뿜는 남자를 보며 그의 정체를 추궁하였다. 남자는 그저 옆에 있는 물이 가득찬 양동이를 들어 올려 한껏 손목을 적실 뿐이었다. 그러다가 아 맞다. 하고는 그 큰 눈망울에 비친 정국을 쳐다보았다.


"나?"

"난 김태형인데?"


정국은 어처구니 없었는지 하마터면 헛웃음이 샐 뻔했다. 김태형? 어째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그렇지만 뚜렷하지는 않았다. 무슨 연이 있어 죽기 직전에 이런 운이 따른 걸까 생각했는데, 그것이 우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우연을 믿을 수가 없어서 경계심을 가지고 다시 물었다.

"당신도 독립 운동가야?"

"독립 운동?"

태형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천을 꺼내어 손목에 휘감았다. 좀 전에 맑기만 했던 눈동자가 실의에 잠긴 듯 했다.

"보시다시피 그럴 여유는 없어"

정국은 태형의 옷차림을 살폈다. 넉넉해 보이진 않았다. 어디서 묻히고 온 건지 거뭇거뭇한 자국들이 야상 여기저기에 묻어 있었다. 직업적 산물인 듯 했다.

"그래서.. 그자를 죽인 이유가 뭔데?"

정국은 다시 추궁하였다.

"죽이지는 않았어. 기절했을 뿐이야"

"..."

사실 그자가 죽었기를 바랐다. 자신의 손으로 죽여 해치지 못한 것은 큰 실의였지만 그자는 분명 세상에서 사라져야함이 마땅했다. 정국은 그 실패를 표정에서 감추질 못했다. 증오심에 울분이 터져 나왔다. 그놈에 대한 증오인지, 그놈을 없애지 못한 자신에 대한 증오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정국의 표정을 눈치챘는지 태형은 정국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그만 좀 떨어"

"그놈은 지긋지긋한 놈이야. 나는 물론이고 어머니까지. 싹다 죽여버리려고 했어."

"나도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널 구해온 거야"


네가 너무 위험해 보였거든.

세상은 이들에게 불공평했다. 그들이 불쌍해서 태형까지 숨죽인 설움에 마음을 묻었다. 태형은 울분에 찬 정국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는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헝클어 놓았다. 자신의 처지로서 감히 하는 얘기이지만 한 치의 위로의 말을 건넸다.


"견뎌야 돼. 방금 처음봤지만 왠지 넌 약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거든"


정국의 초점 잃은 동공이 태형의 깊은 눈망울에 맞닿았다. 그런 정국을 향해 또 한번의 순수한 웃음을 보이는 태형이었다. 태형은 많이 늦었다.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를 털어내었다. 곧장 문을 열고 나가는가 싶더니 태형은 뒤돌아서 정국에게 한마디를 남긴 채 다시 조용한 거리에 몸을 담궜다.


너무 실망하지마.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곧 광복할 거래.


태형의 실루엣이 점차 약해지더니 곧 어둠 속에 묻혔다.



김태형.
그의 목소리가 정국의 머릿 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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