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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엑소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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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사실과 다른 내용은 모두 픽션입니다.




'일제 패망'






'대한 독립 만세'






'1945년 8월 17일 오후 1시'

'종로 경찰서 앞에서 수백의 인파를 이끌고 일제의 패망을 외친다. 그와 함께 조선의 독립을 이룬다.'


표면에 녹이 서려 누런 빛이 새어나오는 낡아빠진 등불 하나가 작은 밀실을 밝혔다.

먼지가 쌓인 뻣뻣한 나무 탁자 주변에 억지로 몰려 앉은 사람들은 천천히 문서를 읽는 정국을 향해 비장한 포부를 담은 눈빛으로 암묵적인 대답만을 하였다.

성공한다면 우리 민족의 독립이 한발치 가까워지는 희를 누릴 것이고 실패한다면 안타까운 몇몇의 목숨과 함께 민족의 자존감마저 잃게 되는 비극의 결말만이 이 마른 경성 땅에 남을 것이다. 이제서야 이 거사가 일어나기 보름 전으로 다가온 것이다. 모든 계획이 잘 정리정돈 되었는지 이때까지의 고생이 담긴 한숨을 한켠 내쉬고는 이마에 맺힌 땀 한방울을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소매로 닦아 내리는 정국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좁은 골방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자, 정국의 심정과는 대조되듯 이 땅을 밝게만 비추는 저 달이 경찰서 지붕 꼭대기 끝으로 내려앉을 때가 다 되었다. 곧 달빛이 종로 일대로 은은하게 퍼져들었다. 저 빛은 늘상 저리 빈틈없이 퍼져드는데도 이 작은 밀실 구석에는 자비 없는 어둠만 내려 앉은 것이 매우 서러운 일이다. 어둠을 견디기 싫어 골방을 빠져나온 정국은 상점가가 모여있는 북측 종로 거리를 따라 걸어나갔다. 야경꾼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골목 사이사이로 몸을 숨기지만 않았어도 운치있는 밤이었을텐데. 시대가 미워도 한참 미웠다. 다시 현실을 자각할 때쯤 정국의 발자국은 마치 버릇처럼 상점가 끝에 자리 잡았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찬기운이 가득한 거리에 홀로 멈춰있자니 차오르는 공허함은 버릇처럼 쉽게 무뎌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날도 금방 잊혀지겠지. 마침 저 멀리서 야학을 마치고 돌아온 고학생 석진의 실루엣이 정국의 시야에 들어왔다.



"형 오늘은 좀 늦었어요"

"미안. 남쪽 일대에 소련군들 기세가 장난 아니더라고.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조심해요. 아직 일 끝내지도 못했는데 위험해지면 곤란하다니까? 적어도 형만은.."

"알았어. 아무튼 오늘 몇몇 모임들하고 손 좀 잡았어. 그날 도움 좀 될 거야"

"잘했어요 형. 형만 믿을게요. 오늘은 늦었으니까 얼른 들어가요"

"오늘도 골방에서 자려고? 우리집 와도 된다니까. 몸 상해"

"아니. 가야될 곳 있어요"



모임이 끝나고 밤이 찾아오면 늘 석진을 마중나가던 정국은 웬만한 날이었다면 석진과 이런 저런 계획이나 담소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하였겠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어두운 낯빛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평소와 같이 다정한 석진의 눈동자를 간절히 바라보기만하였다. 오늘은 됐다며, 석진의 호의도 마다했다.


어두운 구름 한점이 밝기만한 달빛을 가려, 곧 줏대없이 흐리멍텅한 빛이 종로를 덮었다.

갑자기 석진이 쓰고 있던 학생 모자를 뺏어 눈 앞을 가리도록 푹 눌러쓴 정국은 그저 이거 저 주세요. 라는 한마디를 남긴 채 아리송한 눈빛을 흘려보내곤 발걸음을 재촉했다. 

석진의 걱정 어린 짓부름에도 등을 돌리고 빠른 걸음을 다해 금방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형.. 부탁할게요.



*



상점가들을 지나 다시 골방 앞 경찰서 거리로 돌아온 정국은 여기저기를 살피며 수상한 걸음을 마저 옮겼다. 늦은밤, 아무도 없음이 마땅한 거리였지만 평소와 다른 공기의 흐름이 정국의 오감을 괴롭혔다. 고급진 서양식 건물이 늘어선 거리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들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급진 서양식 커피숍 건물은 분명 불은 꺼져있었지만 희미한 불빛이 어디선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커피숍에 다가가자 수상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정국은 좁은 골목 사이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재빨리 몸을 숨겼다.


숨을 죽였다.


얼마 되지 않아 중년 남성으로 보이는 두 개의 실루엣이 정국이 금방까지만해도 서있던 거리에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나의 실루엣은 몸집이 약간 있는 듯 보였고, 다른 하나의 실루엣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구체적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왜인지 그들의 언저리가 기분 나빴다.



"17일 오후 1시 종로 경찰서 앞이야. 확실해"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날뛰어봤자 손바닥 안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 애송이들"

"그래. 잘 일러둬야지. 보름 뒤에 다시 보도록하자고"



담뱃불 꺼지는 연기와 함께 하나의 몸집이 있는 실루엣이 거리에서 사라져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대화는 정국에게도 정확히 들려왔다.

거리에 남은 다른 하나의 실루엣이 떠나가기 전에, 정국은 그를 향한 무장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거리에 남아있던 중년 남성의 골에서 차가운 총구의 촉감이 느껴져왔다.



"엄마 버리고 도망친 인간 쓰레기.. 이젠 나라까지 팔아?"

"아들 놈이란 게 인지상정 모르고.."

"난 당신 아들 아니야. 매국노의 자식이 독립 운동 하는 거 봤어?"



남성의 한마디 한마디 한마디에 정국의 심기는 금세 그의 곤두선 목의 핏대에서, 총구를 겨눈 심하게 떨리는 손끝에서 극에 치달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대항하려, 마치 잔인함을 예고하듯 칼의 첨단에서 비치는 찬기운은 그 소름끼치는 잔인함을 감추고 정국의 복부 앞에 치닿았다.


"헛소리 하지마... 이곳에선 다들 이렇게 살았어. 당하고 사는 게 어리석은 거야"


"그 입 닥쳐..."


"그렇게 살다가 괜한 목숨 버린 사람 한 둘 아니잖아..? 네 엄마 계집이랑 그 자식 새끼는 버려진 게 아니라 순전히 버려질 운명이었던 거야"


"닥치라고!!! 말 함부로 하지마!!!"


남성이 입을 열 수록 정국의 언성은 무섭게 높아져갔다. 점점 숨이 거칠어지고 목의 곤두선 핏대는 더욱 선명해져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총구는 정국의 떨림을 이기지 못하고 정확한 표적을 잡지 못했다. 정국이 제 정신이 아님을 눈치 챘는지, 칼의 찬기운은 더욱 소름끼치는 악의 빛을 내뿜었다. 정국의 눈가에 고인 울분의 눈물 자국들이 그의 시야를 불투명하게 덮었다. 그러기 무섭게 총은 정국의 손길에 벗어나 남성의 기분 나쁜 검은 구두 앞에 힘없이 떨어졌다. 무릎을 길바닥에 이고는 울분을 참지 못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어리석은 놈..."

칼이 정국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다.


모든 게 끝이 났다. 정국의 질끈 감은 눈가에 맺힌 짙은 눈물방울들은 그가 느끼는 허무함과 순간의 공허함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간 노력해왔던 나라의 광복을, 일제의 패망의 백기를 더는 제 눈으로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 목숨 바치면, 정국을 대변해줄 목소리가 분명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질끈 감았던 눈을 더욱 세게 감게 만들었다.





콰앙-


칼의 첨단이 남자의 손끝에서 벗어나 바닥에 내리꽂혔다.




"하아...하아..."





"너 괜찮아...?"

"죽는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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