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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위험한 민윤기 01 | 인스티즈




위험한 민윤기











-01-





















" 이번 상품이 마지막입니다. 경매 시작 가격은 지난 상품들에 비해 좀 더 비싸게 잡겠습니다. 왜인지는 대충 짐작이 가시죠. "








도대체 무엇을 사고 파는건지 모를 경매는 어둡고 넓은 실내에서 계속해서 진행이 되었다. 퀴퀴한 악취가 나는 듯 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어두움이 내려 앉은 실내에 환한 조명이라고 해봤자 천장에 달린 작은 등 따위 두어개 정도가 끝이였다. 2층은 1층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테라스 형식이였고, 의자들로 가득했다. 검은색 정장을 맞춰입은 중년의 남성들은 의자에 걸터앉아 은은하게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고개만을 까딱거렸다. 상품이 오고있다는 신호였다. 노랫소리에 중년 남성들은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었다. 그 환한 웃음에는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건지. 그에 반해 그들 사이에서도 머리를 새파랗게 염색한 젊어 보이는 사내는 혼자 무엇이 그리도 불만인건지 미간에 주름이 두어개 아니, 서너개는 잡혀있었다.











그는 다른 남성들에 반해 수차례에 진행된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무런 상품도 노리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는 상품이라도 있는 것인지 그는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미간에 주름이 잡힌 채 어두움이 가득한 실내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이라도 거둔 것인지 2층에 앉아있는 남성들 가운데서도 가장 값이 비싸보이는 정장을 입고 있었고, 그의 주머니속의 차키 역시 값 비싼 브랜드의 것이였다. 그는 지루한 경매동안 종종 한쪽 손은 주머니속에 넣고선 다른 한손으론 푸른 빛깔의 머리를 헝클이며 하품만 쩍쩍 해댔다. 이 재미없는 걸 오래도 쳐 하네. 간혹 가다 이런 거친말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하였다. 













" 아, 드디어 마지막 상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끼이익 하며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큰 문이 열리었고 그 문 사이로 몸이 묶여진 채 , 얼굴조차 새하얀 천에 의해 가려진 여자가 양쪽 옆에 나란히 걷는 건장한 성인 남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오듯 들어왔다. 입에는 재갈이라도 물린건지, 여자는 자신의 몸을 붙들고 있는 남자들에 대해 몸을 거세게 움직이는 것 말고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 했다. 상품은 아마, 끌려온 여자를 뜻하는 듯했다. 더러운 새끼들, 여자는 재갈이 물려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 한 말을 억지로 삼켜냈다. 경매를 진행하는 진행자는 여자의 키, 몸무게, 나이 등 이름을 제외한 사적인 정보들과 더불어 듣는 사람이 거북할 정도의 세세한 정보들까지 망설임 없이 읽어냈다. 여자는 경기를 일으키듯 거칠게 반항을 했지만 무용지물이였다. 2층 테라스에서 그녀를 내려다보는 중년 남성들은 모두 경매가 얼른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초조하고 설렘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마지막 상품인만큼 1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








이윽고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어이없게 올라가는 가격들에 젊은 사내는 허 하고 헛웃음을 내보였다. 그 헛웃음엔 어떠한 의미들이 담겨있을지는 그를 제외하고선 아무도 몰랐다. 2천, 3천, 4천,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가격들에 그는 손을 들어 경매를 중단시켰다. 그러고선 제 옆에 서있는 비서에게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의 말을 전달받은 비서는 큰 목소리로 진행자에게 말했다. 







그 여자의 재갈을 풀어달라고.








" 죄송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규칙이에요. 민사장님. "









'민사장'이라고 칭해지는 젊은 사내는 그럴 줄 알았다며 여전히 미간에 주름은 잡힌 채 의미 모를 미소를 띠었다. 민사장은 무엇이라 또 비서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자 비서는 5만원권 수십장이 묶여있는 돈 두다발을 진행자를 향해 던졌다. 재갈 풀리는 데 이 정도면 되겠지. 민사장은 옅은 미소를 유지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돈다발을 야무지게 챙기고선 서슴없이 여자의 입에 물려있던 재갈을 풀었다. 돈에 미친 새끼, 그럴수록 부리기는 쉽지. 그가 작게 웃었다. 재갈이 풀리자 여자는 그제서야 힘껏 소리를 질렀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몰랐던 그녀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댔다. 차마 입에 담지 못 할 험한 욕설들로 가득한 그녀의 말에 경매에 값을 올리던 중년 남성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찾았다, 민사장의 미간에 잡혀있었던 주름들은 펴졌고, 그는 미소만을 띠었다. 중단되었던 경매는 다시 진행이 되기 시작했고, 여자가 옆에서 아무리 욕을 하고 소리를 질러도 경매의 가격은 끝없이 올라갔다.






" 9천 8백. "








꽤나 비싸보이는 정장을 갖춰 입은 중년의 남자가 손을 들고 외쳤다. 주변 남성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받으며 남자는 의기양양했다. 이미 이전 경매에서도 몇천의 돈을 망설임 없이 써 많은 상품을 낙찰한 자인지라 많은 남성들은 부러움, 동경의 시선을 그에게 보냈다. 돈이 넘쳐나나보는군. 남성들은 술렁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돈을 좀 아껴두는건데. 부러움 안에는 후회도 있었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남성은 큰소리로 웃어재꼈다. 이제 모든 자들이 탐내는 저 여자는 자신의 것이 될 테니깐.







" 지금까지, C기업 최회장님. 9천 8백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




" 1억 2천. "








시끄러워진 경매장안이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민사장이였다. 이제까지 굳은 얼굴로 값을 한번도 부르지 않다가 그제서야 값을 부른 그의 입가엔 환한 미소가 띠어졌다. 그녀를 취하기 위해 값을 올려 부르던 남성들은 민사장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특히, 최회장이라 칭해지던 그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더불어 완전히 제것이 될 것이라 믿은 그녀를 빼앗긴 것에 대한 분노로 그를 뚫을 듯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였다. 그 이상 무엇도 하지 않았다. 값을 올려 불러 그와 경쟁을 하려는 자는 없었다. 그저 그를 죽일 듯 노려보는 것. 그 뿐이였다. 가장 높은 값을 부른 자, 그의 얼굴엔 승리의 미소만이 가득했다. 좀 헷갈렸는데, 목소리랑 거친 말투를 들으니까 확신이 드네.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 더 높은 값을 부르실 분 없으십니까? " 





" 1억 2천 , 1억 2천 , 1억 2천. 마지막 상품은 민윤기 사장님께 낙찰입니다. "






땅- 하는경매봉 소리를 마지막으로 민사장으로 칭해지던 윤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말고 쟤 챙겨. 윤기는 비서에게 여자를 챙기라는 말을 한 후 여유롭게 안주머니에 있는 리볼버의 탄창을 확인하며 홀로 경매장을 떠났다. 비서는 무엇이 걱정인건지 한숨을 푹 쉬며 들고있던 검은색 가방안에서 정확하게 1억 2천을 계산하여 진행자에게 건네주었다. 자신이 계획한대로 잘 진행이 되었는지 윤기의 입가엔 여전히 미소가 띠었다. 




내 예상이 맞았네, 역시. 
내가 준 건 잘 챙겼을려나.







-











경매가 진행되기 약 일년 전의 일이였다. 윤기는 평소와 같이 '사장실'에 틀어박혀 자신이 아끼는 총기들을 조심스레 닦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방안에는 그의 취향인 가구들로 가득했다. 온통 검은색 가구들이였다. 대접용 검은색 소파, 검은색 탁자, 검은색 책상, 검은색 진열장, 검은색 블라인드, 심지어 벽과 바닥까지 모두 검은색이였다. 딱 필요한 가구들만 놓여있었고, 벽 곳곳에는 총, 칼을 비롯한 무기류가 걸려있었다. 똑똑, 소리와 함께 들어가도 되겠냐는 비서의 물음이 있었다. 윤기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들어와도 된다는 긍정의 의미였다. 이미 몇년을 윤기의 밑에서 일한 비서인지라 그의 침묵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사장실의 문이 열리고선 비서가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윤기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두 발은 책상에 올린 채 두 손으로 자신이 유난히 아끼는 '데저트 이글'을 닦는 중이였다. 








" 십 몇년 전에 조직을 배신하고 떠난 자가 사는 곳을 찾아냈습니다. 가정도 꾸렸고, 벌써 열 아홉살인 딸도 하나 있다는데. 어떻게 하실겁니까. 처리하라고 시킬까요? "

" 어, 맘대로 해. 어차피 옛날일이니까. 민회장님은 뭐라시는데. "

"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사장님이 직접 처리해주시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

" 무슨. 귀찮게. 지금 내가 직접 처리한다고 전해. "









네.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비서는 꾸벅 인사를 한 후 그리 전하겠습니다. 하고 사장실을 나섰다. 윤기는 슬슬 나갈 채비를 하였다. 사장실에 놓인 아무런 총을 집어들었다. 어차피 밑에 애들 시켜놓고 지켜보기만 할 거니깐. 혹시 몰라 안 주머니엔 자신이 애지중지 아끼던 데저트 이글을 챙겼다. 이건 혹시 모르니. 구두도 바꿔 신었다. 밑창 안쪽에는 혹시 모를 단도까지 챙겨두었다. 세상 사는 건 어찌 될 지 모르는 일이고, 날 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깐. 검은색 선반위에 놓인 선글라스 역시 챙겼다. 괜한 데에 얼굴 내비치기 싫어. 그렇게 한참 나갈 채비를 하는데, 아까 나갔던 비서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똑똑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었고, 비서가 차키를 들고 서있었다. 가시죠. 윤기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정호석이 행동 하난 빨라.






-


[민윤기] 위험한 민윤기 01 | 인스티즈



" 애들 다 불러놨습니다. 저희는 차에 있다가 마무리되었을 때 쯤에 현장에 나가서 상황정리만 하면 될 듯합니다. "

" 경찰은 , 제대로 막아놨어? 언론이나 주변 환경은 제대로 차단했고? "

" 네. 다 해놨죠. 사장님 밑에서 제가 몇년을 일했는데. "












호석이 어깨를 으쓱했다. 운전을 하면서도 백미러로 윤기의 표정을 살피며 해맑게 웃는 호석이였다. 그런 호석이 기특한지 윤기는 창밖을 내다보며 웃었다. 그러게, 너가 내 밑에서도 일한 지 오래 되었네. 윤기가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초등학교 졸업식때 처음 만나서 친해진 친구가 호석이였다. 물론 나이는 호석이 한 살 더 적었지만 머리가 남달리 비상했던 호석은 일년 일찍 졸업을 했고, 그렇게 중학교에 같이 입학을 했다. 물론, 학교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학교를 끝마치고 비릿한 피냄새가 나는 현장에서나, 회사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 때 회사는 지금 윤기가 사장으로 임하고 있는 회사이자, 호석이 비서로 임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했다. 
 








회사는 겉으로 보기엔 꽤나 잘 나가는 무역회사였다. 회사는 크게 두가지 부서로 나뉘었다. 나뉜 부서 안에서 세세하게 부서가 나뉘긴 하지만. 크게는 두개로 나뉘었다. 하나는 세상에 떠오르는 , 대중들이 보는 무역회사의 겉치레용 부서였다. 정말로 무역업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였다. 그 부서에 일하는 직원들은 몇몇을 제외하고선 또 다른 부서하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비밀부서이자, 수면 위로 떠오른 부서가 아니니깐. 모든 사람에게 극비인 부서이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부서니깐. 그 부서의 명칭은 정확히는 없었다. 하는 일 역시 아무도 정확히 칭할 수가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일들은 '그들'이 다 맡으니. 










" 도착했습니다. 지금 깽판 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차안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될 것 같아요. "







어, 간단하게 대답한 윤기는 오직 창 넘어로 보이는 현장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도착한 곳에는 이미 연장을 챙긴 직원들이 있었다. 윤기가 맡고 있는 부서에서 가장 하류에 있는 직원들이였다. 보통 회사와 비교하자면 일개 사원들이였고 가장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하고 있는 사람들이였다. 회사의 직원이라고 하기보다 차라리 조폭, 깡패가 잘 어울릴 것 같지만, 그래도 (조)직원이였다. 현장은 작은 주택집이였다. 배신하고 회사의 눈을 피해 살았던 건지 주변에 사람들이 살만한 집들은 보이지 않았다. 잘도 눈을 피해 살았네. 윤기가 혼자 중얼거렸다. 호석은 그저 운전석에 앉아 백미러로 윤기의 얼굴을 살피었다. 입가에 지었던 미소는 사라진 채 유심히 현장 상황을 살피는 윤기였다. 차안에서 창 너머로 보이는 그 집은 겉으로 보기엔 무슨 난리가 난 건지 잘 알 수가 없었다. 현장 상황이 전혀 안 보이네.









" 음, 일단 그 배신한 사람에 대한 정보인데요. 부서는 저희 부서였구요. 비밀 누설죄랄까. 말 없이 도망치고 나서 그동안 여기저기 우리 부서에 대해 말하고 다녔나봐요. 여자는 일반인이고. 딸 역시 고등학생으로 일반인이래요. "



" 현장 상황은? "



" 잠시만요. "










호석은 왼쪽 귀에 꽂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현장에 나가있는 직원들을 통해 상황을 전해들었다. 아, 알겠어. 수고해. 호석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음,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이냐면요. 꽤나 끔찍한 상황이 되었나봐요. 집안엔 배신자와 그의 부인이 있던 것 같고요. 회장님이 배신자를 발견하는 즉시 처단하라고는 해서 처단하는 중에 부인이 엄청나게 저항을 하다가 머리를 크게 다쳐서 쓰러지고, 배신자는 이미 죽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집안에 있는 웬만한 가구들은 직원들이 다 때려 부순 것 같고요. 음, 아직 딸은 집에 안 들어왔나봐요. 윤기는 창밖으로 여전히 겉은 아무렇지도 않은 작은 주택집을 내다보았다. 겉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속은 피비린내가 나는 게 꼭. 지금 현장상황과 무엇이 윤기에게 겹쳐보이는 듯했다. 가자. 윤기가 챙겼던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선 문을 열고 내렸다. 이윽고 호석이 네, 하고 대답한 후 뒤따라 내렸다.













윤기는 그 집 현관 앞에 서서 부서진 문 사이로 끔찍한 집안을 아무런 말 없이 살펴보았다. 현장이 거의 마무리 되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딸은 어떻게 하죠? 호석에 질문에 윤기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란 뜻이였다. 호석은 말 없이 윤기의 옆에 서서 그의 대답만을 기다렸다. 윤기는 입을 열었다. 그냥 두지, 뭐. 민회장님이 말씀한 건 그 배신자지, 그의 딸이 아니잖아. 윤기의 말에 호석은 수긍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은 분명 죽이라고 하셨지만, 호석은 하고 싶은 말을 혀 밑에 숨기었다. 그러고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직원들에게 철수하란 명령을 내렸다. 윤기가 제 앞에 박힌 애꿎은 돌뿌리를 구두 끝으로 툭 하고 걷어차고선 뒤돌아섰다. 그때 돌아선 윤기에 눈 앞에 보인 건 때마침 귀가한 그의 딸이였다. 그녀는 친구와 통화를 하는 듯 즐거운 목소리로 떠들고 있었고, 이내 보이는 자신의 집에 상황에 놀란건 지 휴대폰을 떨어뜨리고선 가만히 제 자리에 서있었다.






" 큰일났네. "
 






윤기의 말과 동시에 현장 상황을 마무리 짓고 나온 직원들이 그의 딸을 향해 매섭게 다가섰고 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 한 채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겉으로는 잘 보이진 않지만 난리가 난 듯 부서져있는 문과 함께 보이는 낯선 사람들이 그녀에겐 충분히 무서움의 대상이 되었다. 윤기는 무심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그녀는 선글라스 때문에 윤기의 눈을 포함하여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 누구신데, 우리 집에서, 뭘, 도대체 뭘 한거야. "


" 원망할거면 신을 원망해. "







떨리는 목소리가 그녀가 무척이나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알리었다. 집에 들어가서 놀라지나 말고. 윤기가 턱짓으로 집을 가리켰다. 윤기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낀 채 쏜살같이 일어나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집안의 상황은 가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제 부모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그녀는 두손으로 입을 가린 채 헛구역질을 하며 집에서 금방 뛰쳐나왔고, 직원들은 하얗게 질려버린 그녀를 양 옆에서 붙잡고선 윤기에게 물었다. 얘는 어떻게 할까요? 윤기가 고개를 저었다. 죽이지는 말라는 뜻이었다. 




걔한텐 아무런 잘못도 없으니까. 









" ..야 이 쓰레기 새끼들아, 너희들이 그러고도 인간이라고 말 할 수 있어? "








이미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충격적이겠지, 상황이. 무언가에 미친 듯 그녀는 윤기를 향해 소리쳤다. 사람이 소중한 걸 잃었을 때의 반응은 너무나도 흥미롭다고, 윤기는 생각했다. 다리에 힘이 풀린건지 주저 앉아 양팔은 직원들에게 잡힌 채로 윤기를 향해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그녀는 매우 처량했다. 당신을 없애버릴거라며 소리를 치는 그녀는 악에 받혀 울음을 토해냈다. 그녀에게 살기가 느껴졌다. 윤기는 눈높이를 그녀에게 맞추느라 자세를 낮추었다. 나도 이런 귀찮은 일 떠맡기 싫었어. 죽이려면 이 일을 시킨 민회장을 죽이든가. 윤기의 말에 호석이 그를 말리었다. 어떠한 정보도 흘려서는 안 됩니다. 호석의 제재에 윤기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어쩌면, 윤기에게 그녀의 살기가 남들과는 다를 만큼 색달랐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 그녀에게 닥쳤고, 그녀는 엄청난 살기를 내뿜으며 윤기에게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악한 말을 내뱉었다.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은 슬픔이 가득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악을 품은 듯 보였다. 마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했던 윤기는 멍을 때리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제 안주머니에서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데저트 이글의 탄창을 빼 빈 총을 그녀에게 던져주었다. 챙겨. 양 팔을 잡혀 손을 쓰지 못 하는 그녀는 힘이 빠진 다리로 총을 주우려고 애를 썼다.눈 앞에 서있는 그를 쏘기 위해서. 빈 총을 던져준 윤기는 탄창을 저 멀리로 던져버렸다. 





쏘고 싶으면 주워서 쏘러 와. 










" 대신, 그럴 자신 없으면 조용히 혼자 죽든가. "







그러며 안 주머니에 같이 챙겨온 소음기를 던져주었다. 차라리 그게 더 빠를 걸. 악에 받힌 얼굴로 그녀는 꺽꺽거리며 울었다. 가자, 윤기가 돌아섰다. 직원들은 혹시라도 그녀가 윤기에게 달려들까 윤기가 차에 탈때까지 그녀를 붙잡고있었다. 호석이 손수 차문을 열어주었고 윤기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차에 탔다. 호석이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고 금새 차는 출발했다. 윤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자 직원들은 그녀를 놓아주었고 집 앞에 아무렇게나 세워둔 대형차를 탔다. 아수라장이 된 집안과 동시에 진동하는 피비린내, 목숨을 잃은 부모님. 그녀는 한참동안이나 총을 주워 가만히 보고만있었다. 총구를 머리에 가져다 대고 총알이 없는 권총을 쐈다. 틱틱, 공기소리만 나는 권총을 붙잡고 그녀는 한참동안 꺽꺽대며 울었다.











" 아끼던 권총, 아니에요? "

" 맞아, 아끼던 거. "

" 왜 주신 거에요. 회장님 얘기는 왜 했고. "

" 민회장 얘기는 해도 괜찮잖아. 총은 주고 싶어서 준 거고. "

" 가끔은 생각 이상의 행동을 하세요. 그리고 그 행동은 도통 제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구요. "









나도 가끔 내가 이해가 안돼. 
민회장도 그렇고. 




윤기는 알 수 없는 말을 해댔다. 








" 저 여자에 대한 정보 좀 알아봐서 나한테 알려줘. "

" 음, 이름은 김탄소. 김탄소 라네요. 그것만 알아요. 이따 가서 조사해서 웬만한 거 다 알려드릴게요. "

" 김탄소? "

" 네. 그리고 저 여자애 살려둔 거 회장님이 아시면 가만 안 두실거에요, 분명. "

" 어,글쎄. "








윤기의 머릿속엔 온통 '김탄소' 의 이름만 가득했다. 성격이랑 꽤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 윤기가 의미모를 미소만 지었다. 호석이 백미러로 본 윤기의 얼굴은 어린아이처럼 어딘가 신나보였다. 호석은 그런 윤기를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이내 운전에 집중하였다. 











-

첫 작이라 많이 떨리네요 ㅠ ㅠ 엉엉
소재는 생각이 잘 나는데 필력이 안 따라줍니다 .. 
배경이 검은색이라 읽느라 눈이 좀 아프실 수도 있어요.. 
암호닉은 언 제 나 열려있습니다.. !
읽어주신 분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첫 화라 프롤로그 같은 느낌이여서 포인트는 안 걸었습니다! 
2화부턴 아마 걸게될 것 같아요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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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출동했다는 소식에 달려왔슴당! 우리 융기 섹시해요 하앙 신알신 걸어두고 총총 융기 잡아갑니당'♡'
7년 전
청예
댓글 고마워여 ^ㅁ^ 윤기 내려놓으시구 가세요 ~ ❤️
7년 전
독자2
일단 [라밍] 으로 신청할게요!
레드카펫 밟고 잘 오셨어요ㅠㅠㅠㅜㅠ독방에서 보고 넘어왔습니당! 근데 이런 혜자스러운 작가님을 봤나...분위기 장난없는글에 포인트도 안걸어놓으시고 ㅠㅠ 좋은글 감사합다♥ 다음편 기다릴게요 :-)

7년 전
청예
레드카펫 잘 밟고 왔습니다 ^ㅁ^❤️ 댓글 감사해여 ! ! 암호닉 첫번째세요 (짝짝)
7년 전
비회원115.118
와 세상에 대작 냄새가 나네요ㅜㅠㅠ 헐루ㅠㅠㅜ 조직물 진짜 좋아하는데...ㅜㅠㅠㅜ 암호닉 [민썸] 신청해요!!
7년 전
청예
헉 감사합니다 ^ㅁ^!! 댓글 정말 정말 감사해요 ~ ♥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청예
댓글, 신알신 감사드려요 ❤️ !!!! ^ㅁ^
7년 전
독자4
글 올렸다길래 제목 뭘까 싶었는데 이거였군여!!!! 신알신하고 가욤❤️
7년 전
청예
어서오세요 ^ㅁ^!!! 댓글과 신알신 감사합니다 ❤️
7년 전
독자5
아까 독방에서 읽고 언제쯤 쓰시려나 여쭤봤는데 이렇게 바로 올려주시다니ㅠㅠ너무 감사드립니다! 2화가 너무 기대되고 기다려지네요..방학때까지 연재된거 기다렸다가 방학중에 하나씩 새벽에 읽을 생각하니 벌써 설레요ㅎㅎ(힌트같지 않은 힌트..?..ㅎ)
7년 전
청예
ㅋㅋㅋㅋㅋㅋㅋ헉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ㅁ^!!! 댓글 감사드려요 ♥!!
7년 전
비회원120.166
분위기도 문체도 대븍입니다ㅠㅠㅠ [배고프다]로 암호닉 싴청해요!
7년 전
청예
과찬이세요ㅠㅠㅠㅠ !!! 댓글 감사합니다 ^ㅁ^♥
7년 전
독자6
헐 대박......... [풀네임이즈정국오빠] 암호닉 신청하께어... 와... 대박.... 윤기... 와...
7년 전
청예
네 ^ㅁ^ !!! 댓글 감사합니다 ♥
7년 전
독자7
안녕하세요......와......1화부터....[비타민]으로 암호닉 신청해용♥
7년 전
독자8
[푸른하늘]로 신청하겠습니다~~ 어디서 대작냄새가(킁킁)!!!! 신알신하고 갑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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