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seven days(7일 동안) # Friday13
목에 매인 넥타이의 존재가 거슬렸다. 며칠동안 이어진 야근 퍼레이드때문에 피로가 누적되었고 뻣뻣한 와이셔츠와 깔끔하게 매어진 넥타이가 불편해졌다.
답답해져서 넥타이를 느슨하게 늘어뜨렸다.
"후우..."
피로감이 섞인 한숨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기점으로 주변에서도 한숨이 새어나왔다. 프로젝트가 막바지였고 담당 업무에 따라 철야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도록 의자에만 앉아 한자세로만 있었더니 온몸이 경직되어 있었다. 침침한 눈을 감고 마른 세수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트레칭이라도 해서 어느정도 굳은 몸을 풀어줄 요량이었다.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폈고 다른 사람들도 몸을 풀거나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하는 둥 졸음을 이겨내려고 했다.
딸랑. 사무실 유리문에 달린 작은 종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여기 커피 배달왔습니다. 드시고 하세요."
아래층에 내려가서 커피를 사온 모양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야근때문에 지친 사원들에게 주는 처방약이었다.
이런 것보다 그냥 퇴근하고 싶다.
커피를 사온 사람들은 여기저기 자리를 돌며 한사람씩 테이크아웃 커피를 쥐어주었다. 나 또한 받아서 한모금 마셨다.
씁쓸하고 시원한 커피맛이 입안에 맴돌았다. 더워지는 날씨에 따라 아이스커피였다.
이슬 맺힌 플라스틱 투명컵을 쥐고 다시 일을 시작했고 팀원들의 서류를 건네 받는 등 커피안의 얼음이 녹아 밍밍해질때까지 바삐 움직였다.
몇시 쯤 되었을까.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리된 서류를 파일에 끼운 후 사장실로 향했다. 결재할 것들이었다.
똑똑. 노크소리 뒤에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렸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사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사장인 민성형은 팀장인 나보다 더 많은 서류를 안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재빠르게 처리되어 가는 서류들을 보면서 잠시 감탄했다.
일처리 하나는 끝장나는구나.
"사장님. 결재서류 가져왔습니다."
"거기 놔."
빼곡한 책상 위에 그나마 비어 있는 공간에 서류를 올려놓으며 간당간당하게 놓여 있는 커피를 내려다보았다.
내것과 다름없이 얼음이 모두 녹아 있었다.
결재서류를 가져오면서 한손에 챙겨온 아이스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커피의 밍밍한 맛이 목구멍으로 흘러갔다.
얼음이 녹았지만 여전히 차가워서 마른 목을 시원하게 축였다.
"형."
"왜?"
내쪽으로 전혀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서류에만 집중하는 형에게 부탁 하나 했다. 이 말을 꺼내는 즉시 거절하겠지만 어떻게든 형의 허락을 얻어야했다.
"부탁이 있는데..."
"싫어."
"들어보지도 않고 거절해요?"
"응."
"어째서요?"
"네가 부탁하는 건 전부 박태환씨 관련된 거니까."
"잘 아네~ 형. 부탁 들어줘요."
"싫다니까."
"혀어엉~~"
"니가 애교떨어봤자 소용없거든? 박태환씨한테는 통할지 몰라도 나한테는 안 통해. 그러니까 이만 꺼져."
"형!"
손이 시릴만큼 차가움이 뚝뚝 떨어지는 민성형의 말투에도 난 물러설 수 없었다. 일하는 형옆에서 애걸복걸하며 귀찮게 했다.
애교가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지. 다른 방법이란 사람을 귀찮게 하는 거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대신 뒷감당이 힘들다는 단점은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짜증 난 형은 있는 인상, 없는 인상 모두 쥐어짠대로 얼굴을 구기며 버럭 고함을 질렀다. 그 외침에 깜짝놀란 비서실장이 무슨 일이 있냐며 한걸음에 달려올 정도였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그녀를 돌려보내고 다시 형에게 사정했다. 형의 표정은 칼바람이 나부끼는 겨울보다 더 시렸다.
무섭지만 눈을 딱 감고 매달렸다. 이야기만 들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허튼소리말라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끈질기게 쫑알쫑알거리자 짜증나다 못해 지친 형은 이야기해보라고 손짓했다.
"다른게 아니고...회사 건물 좀 빌려줘요."
"뭐?"
무슨 개소리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형에게 머릿속에 정리해둔 계획을 나열했다. 나의 계획을 듣자마자 민성형은 오만 인상이란 인상을 다 지었다.
그리고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치고 한숨을 토해내었다.
"야. 쑨양."
"네."
"미쳤냐?"
"형. 미치긴 누가 미쳐요."
"미친거 맞거든?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라. 미쳤는지 안 미쳤는지. 후우...그냥 보려고 했는데...너 정말 상태 심각하다."
"......"
"심각하다고. 죽을날이 멀지 않는 사람한테...그것도 남자한테 청혼하겠다고? 프로포즈으으! 이게 말이 돼?"
"왜...말이 안돼요?"
"말이 돼냐? 니가 죽을듯이 좋아하길래 그냥 지켜봤는데...그래, 같이 살아봤자 얼마나 사나 싶었어. 그런데 이제 청혼하시겠다? 왜, 결혼까지 하지 그러냐. 법적으로 가능하면 혼인신고도 한다고 하겠다?"
"......그러고 싶은 마음 굴뚝한데, 불가능하잖아요. 그건...그러니까 구두상으로나마 하고 싶다는거에요. 난 놓치기 싫어요."
"곧 죽을 사람한테? 니가 놓치기 싫으면 어쩔건데? 저승사자가 친히 와서 데려갈 사람인데...니가 놓기 싫다고 안놓아져?"
"알아...알아요. 형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아는 놈이 그래? 너만...너만 힘들어져. 네가 이럴수록 너만 힘들어진다고. 박태환씨가 죽으면 그 뒤에 어떻게 할거야? 난 그 사람이 죽는 그날만 상상해도 걱정이야. 네가...쑨양 네가 무너질까봐. 너무 슬퍼서...박태환씨를 잃은 네가 그 슬픔의 무게를 못이겨서 무너질까봐...그게 걱정돼."
걱정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형의 마음이 어떠한지 잘 알고 있다. 그 절실함이 어떠한지 몹시 잘 알았다.
태환에게 청혼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을 좋아하면서 연애하다가 이별하는 사랑의 끝을 고하고 평생 그를 위해 살겠다는 맹세였다.
곧 죽음을 바라보는 그만을 바라보며 살겠다는 뜻이었다.
물론 그 맹세는 흔히 깨어질 수 있는 완벽하지 않은 불안함과 다름 없었다.
맹세가 영원할 것 같았으면 세상의 모든 연인들이 하나의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다가 무엇 하나에 어그러져 헤어지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니 나 또한 그 맹세를 완벽하게 지켜낼 자신이 없었다.
지금 이렇게 마음 먹어도 세월이 지나면 모르는게 사람이라는 동물이었다.
그래도 하고 싶었다. 점점 태환을 사랑하면서 얕아지기는 커녕 깊어져만 가는 넘치는 감정이 시키는대로 하고 싶었다.
태환만을 바라보며 그의 웃음에 마주웃으며 사랑을 더하고, 그의 눈물에 슬픔을 나누며 사랑을 더하고, 그의 아픔에 동조하며 사랑을 더하고, 그가 보여주는 사랑을 얼싸안으며 커져만 가는 사랑이었다.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해주고 싶었다. 내가 다치더라도, 상처를 입고 아물어갈 시간의 여유도 없이 헤져도 좋았다.
"괜찮아...형, 전 괜찮아요."
"괜찮긴...뭐가 괜찮아. 너...지금 네 표정이 어떤지 알아?"
"......"
"벌써부터 울상인 녀석이...괜찮다고 말해?"
형의 거칠지만 따스한 말을 부정했지만 내 감정은 솔직해서 꾹꾹 눌러담은 눈물을 기어코 흘리게 만들었다.
따뜻하지만 차가운 눈물이 뺨위로 타고 흐르며 적신다.
하지만 이보다 나은 방법을 알지 못한다. 점점 태환을 사랑할수록 커져만가는 사랑을 추수릴 방법도 모르고 그를 놓아주는 방법도 몰랐다.
그저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방법밖에 몰랐다. 그 뒤에 남겨질 아픔따위는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할 뿐...진심으로 그를 놓아줄 용기가 없는 이가 바로 나였다.
처음에는 아니었다. 옛 추억을 되살리며 찾았던 태환은 어릴 적 좋아했던 형이었을 뿐이고 이십년이라는 긴 세월이 만들어낸 그리움의 종착지였다.
찾아낸 그는 불행했고 그의 불행을 잠시나마 감싸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점점 좋아졌고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버렸다.
사랑하므로써 난 출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의연하게 태환의 죽음을 받아드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좋아. 잠시라도 그를 내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하다. 이런 말을 민성형에게 꺼낸다면 분명 그럴테지.
지금도 곁에 있지 않냐고,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냐고 할 것이다.
아니다. 충분하지 않았다. 난 태환에 대해 목이 말랐다.
사막을 걷는 목마른 여행자가 되어 끊임없이 시원한 물을 갈구했고, 그 갈구하는 대상은 태환이었다.
청혼을 하면 지금과 같으면서도 다른 관계가 될 것이다. 그의 아픔을 모른 척하는 지금의 상황을 타계하고 태환의 고통을 어루만지며 보듬어 줄 수 있을테니까.
아슬한 줄다리기 중인 지금으로서는 엄두를 내지못하지만 그 이후로는 직접 그의 고백을 끌어낼 생각이었다.
그래야할 만큼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었다. 나라는 사람은.
"...응. 괜찮아...괜찮아요. 정말."
"...괜찮다면 그 표정 치워. 울지마."
소리없는 눈물을 닦아내었다.
"찾는게 아니었어. 그립긴 개뿔.....그리고 애초에 네 부탁을 들어주는게 아니었는데...아니, 네가 한국에 오지 말았어야 했어...그랬다면 한결 나았을텐데..."
"......"
"찾더라도 늦게 찾을 걸.....차라리 박태환씨가 죽고나서 찾을걸...그랬다면 슬픔으로 끝냈을텐데...네가 이렇게 괴롭지 않을텐데...박태환씨는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불행하게 만들었어. 정말 환자만 아니면 내가 주먹이라도 날렸을거야."
"형...불행하지 않아요. 오히려 태환을 만나고 나서부터 행복해졌으니까."
"그전에는 행복하지 않았고?"
"아니...그건 아닌데...태환을 찾고 나서 잃어버렸던 무언가가 충족되는 것 같달까...그러니까 걱정하지마요."
"...하아...너때문에 나까지 골치아파."
"미안해요."
"사과받으려고 한말 아니니까 하지마."
그말을 끝으로 민성형은 더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묵묵히 서류 결재만 했고 그 모습을 한참을 보다가 조용히 나왔다.
나오려는 한숨을 참고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비서직원들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만 하고 말없이 자리로 되돌아왔다.
이게 아닌데...괜히 형에게 심란한 마음만 심어준 것 같았다.
개운치 않은 기분에 입안이 까끌해졌다.
한시간정도 더 일을 한 후에야 사무실에서 해방되었고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새벽의 서늘한 기운을 느끼며 태환이 기다리고 있을 집으로 향했다. 자정이 넘었으니까 깊이 잠들었겠다.
아파트도 몇몇 가구를 제외하고 모든 불이 꺼져 있었고 사위가 몹시 조용했다. 풀벌레 소리만 간간히 들려왔다.
집앞에 도착해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도어락 해제음이 들리자마자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안에 들어섰다.
어둑한 거실이 나를 반겼고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 은은한 조명스탠드만 켜놓은 채 잠든 태환이 보였다.
침대 위에 걸터앉아 곤히 잠든 태환을 잠시 바라보았다. 불빛 아래 홀쭉해진 뺨과 조금 깊어진 눈매가 눈에 들어왔다.
"많이 말랐네..."
그를 처음 보았을 때보다 많이 말랐다. 먹어도 암세포가 갉아먹는 속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서 자꾸만 말라갔다.
마른 팔은 앞으로 뼈만 앙상하게 드러낼지도 몰랐다.
살이 빠져 날카롭게 버려진 턱선을 쓰다듬었다. 여간 깊이 잠든 게 아닌지 이정도의 스킨쉽에도 흔한 몸부림조차 없이 잠든 모습이 안쓰럽기만 했다.
조금 더 바라보다가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욕실에 들어갔다. 샤워까지 끝마치고 수건으로 최대한 물기를 닦아내었다.
축축한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며 거실 소파에 앉아 융단을 천천히 쓸었다. 손바닥에 부드러운 털의 감촉이 느껴진다.
하얀 털을 움켜쥐기를 몇번, 이내 손을 놓고 생각에 잠겼다.
두어시간 전, 민성형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태환이 죽고나서 겪게 될 슬픔의 무게. 그 단어가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내가 그를 잊고 살 수 있을까? 나이를 먹고 태환을 추억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가 사라진 세상에서 태연히 살아갈 수 있나?
자신에게 물음을 던져 보았다. 그 물음에 답하는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당연했다. 준비되지 않는 답안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몇 분뒤의 미래조차 짐작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먼 미래를 예측하기란 사람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현실에 충실하여 살아가는 것이고 그 말에 맞춰 나도 닥쳐올 미래보다 겪고 있는 현재만 손에 쥐며 행복해할 뿐이다.
이런 내가 바보같고 멍청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인생의 끝자락이 어디쯤인지 안다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 의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물며 애완동물도 몇년을 살을 부대끼며 살다보면 없던 애정도 생기고 죽으면 슬퍼하는데 사람은 어떠하겠는가.
복잡한 상념에 빠져들어 답을 구하지만 도통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힘없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 머리카락을 잡아 만져보니 거의 말라 있었다. 거실장에 놓인 메탈 탁상시계가 새벽 1시 31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따위 돌아오지 않아도 내 결심대로 하고 싶다.
비록 그 결심에 의해 죽을만큼 마음이 부서지더라도.
젖은 수건을 빨래통에 집어 넣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태환 옆에 비어있는 자리에 누우며 스탠드 불을 껐다.
"우웅....쑨?"
"아, 깨웠네요. 다시 자요."
"지금...몇시..?"
"아직 밤이에요. 얼른 자요."
약간의 기척때문에 잠이 깼는지 살짝 눈을 뜨는 태환을 품에 안고 토닥이며 다시 잠을 재웠다.
=====================================================
두개의 귀걸이가 아니라 7일동안으로 다시 찾아뵙습니다.
음...행복한 청혼씬을 앞두고 이게 무슨 우울한 이야기인지...ㅠㅠ
그러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라...썼습니다.
다음편에서도 아련돋는 이야기가 이어지겠습니다ㅠㅠ
오늘 글을 쓰면서 손이 오글오글...필력이 떨어지는 것 같네요=_= 정신이 산만해서 그런가봅니다.
일과 글쓰기 병행하기란 참 어렵네요...제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음요ㅠㅠ
7일동안을 완결짓고 메일링하면 시간내서 대대적으로 수정할지도 모릅니다...;;;;
암호닉 |
린연 / 팬더 / 슈밍 / 마린페어리 / 흰구름 / 광대승천 / 허니레인 / 포스트잇 / 여름향기 / 아와레 / 보석바 / 순대 / 쌀떡이 / 태꼬미 / 렌 / 땅콩이 / 쿠엔크로 / 쥬노 / 아스 / 텔라 / 루키 / 잼 / 샤긋 / 빌보드 / 비둘기 / 사과담요 / 박쑨양 / 응가 / 초코퍼지 / 소어 / 회사원 / 촹렐루야 / 피클로 / SY / 우구리 / 태쁘니 / 무슈 / 태쁘닝 / 플레인 /찰떡아이스 / 그냥(부랄) / 빠삐코 / 레인 / 토야 / 하양 / 쑨양자기 / 양갱 / 소띠 / 연두 / 뺑 /아마란스 / 에트리 / 태환찡 / 김쥰슈 / 또윤 / 에이삐씨 / 오름오름 / 주엘 / 눕는독자ㅇ<-< / 햄돌이 / po쑨환wer / ㅌ/ 고구미 / 코난 / 딸기빼빼로 / 박태쁘 / 유스포프후작 / 달룽 / 탱귤탱귤 / 복숭아녹차 / 별빛 / 꾸워엉 / 차느 / 고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