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왜 다들 불을 끄고 있어?"
"생일축하해!"
"생일축하해요 누나!"
엄마야..., 이, 휴, 안녕하세요. 세븐틴에서 홍일점을 맡고 있는 성이름이라고 합니다. 한참동안 이사님이랑 얘기를 나누고 내려왔는데 글쎄 연습실 불이 다 꺼져있는거 아니겠어요? 분명 매니저오빠가 멤버들 연습실에 있다고 했는데... 의문을 가지고 벽을 더듬어 불을 키자 생일 축하한다며 소리를 지르는 멤버들에 사실... 욕이 먼저 나갈 뻔 했지만 왠지 승철이가 들고 있는 카메라가 눈에 걸려 가까스로 삼켰습니다. 축하한다는데 욕을 할 수도 없고 ^^....
"그거 뭐야?"
"V앱. 인사드려 얼른."
"안녕하세요, 이름입니다.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온 편지들 다 읽고 있어요."
"일단 내 얘기부터 들어보세요."
"아니, 인사 하라면서요."
시작부터 티격태격하는 우리가 웃긴지 멤버들이 전부 빵 터졌고, 시무룩해 보이는 승철이의 손을 잡아주니 언제 삐졌냐는 듯 금세 웃곤 승관이와 함께 진행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나 쌩얼인데...! 생각보다 가까운 카메라에 혹시 몰라 승철이의 뒤에 숨어 눈만 빼꼼 내놓고 있자 승철이 뒤에 있던 한솔이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누나 지금 쌩얼이야.
"그래도 예쁜데요 뭐, 아무도 민낯인지 모를껄요?"
"아닌데?누가봐도 쌩얼인데 지금?"
"즌쯔 권순영 내가 방송만 아니면..."
"하여튼! 여기 놓여진 상자들 보이죠? 여기에 우리 멤버들이 준비한 선물이 있는데 누가 준건지 누나는 모르잖아요. 맞추는거에요 누나가."
"저기 막 이상한거 있는거 아니지?"
"걱정마세요. 그리고 누나가 제일 맘에드는 선물을 준 사람한테 소원권 한개!"
? 내 생일인데 왜 내가 너네한테 소원권을 줘야해...?
***
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세븐틴 재간둥이 승관이입니다. 소원권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 누나가 가득히 쌓인 상자 사이에 철퍼덕 앉아 상자 하나를 골랐어요. 진짜 누나 그렇게 찬바닥에 막 앉지 말라고 해도 말을 절대 듣지 않네요. 사실 선물은 다들 직접 샀지만 회사 분들이 저희의 선물을 걷어 저희도 모르게 포장을 예쁘게 해주셨더라구요. 그래서 어떤 상자안에 뭐가 들었는지 멤버들도 누나와 마찬가지로 모르고 있는 상태였어요.
"뭐가 막 엄청 무겁게 달그락 거리는데?"
"보시고, 누구껀지 맞추시면 됩니다."
"참고로 저희도 어디에 뭐가 들었는지 잘 몰라요."
상자를 한참 흔들어보던 누나가 드디어 상자를 오픈했어요. 상자를 열자마자 바로 누구의 선물인지 알아챈 누나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절 쳐다봤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까치발을 들어 상자 안을 보니 제 선물이 맞네요. 그나저나 누나는 다른거엔 둔하면서 이런거엔 촉이 너무 좋네요! 재미없게! 상자에서 제가 구입한 바디워시를 일렬로 줄세운 누나가 정한이형의 진행에 따라 누군지 말하려는데, 순간 누나의 눈빛이 반짝한게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글쎄, 누군지 모르겠네."
"야, 우린 다 알겠다."
"난 진짜 누군지 모르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 저 쳐다보고 다 웃었으면서 뭘 모른 척이에요! 그냥 부승관이라고 말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놀리려고 했는데. 이건 누가봐도 승관이 선물이네."
선물이 누구꺼인지 모르는 척 하며 절 놀리려는 누나에 멤버들이 전부 누구껀지 알겠다며 은근히 제 이름을 언급했고 욱하는 마음에 냅다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흥 다음 사람 할 때 엄청 놀릴거야 내가! 어떻게 승관이가 준 선물인줄 알았냐고 묻는 우지형에 누나가 '너네 중에 내 바디워시에 관심있는 사람 1도 없잖아.' '그리고 나 바디워시 얼마 안남은거 아는 사람 승관이 밖에 없을껄? 우리 멤버중에 그렇게 섬세한 사람 없는거 알거든.' 누나의 말에 뾰루퉁했던 마음이 눈녹듯 사라졌습니다. 역시 누나는 밀당을 잘 하는 여자였어요.. 그나저나 들었죠 여러분!? 누나가 방금 저보고 섬세하다고 한거! 제가 이렇게나 누나한테 관심이 많습니다!
***
"됐고, 그 옆에 있는 상자나 얼른 열어봐요."
"당신껀가본데, 콕 짚어서 얘기하는거 보니."
"아닌데, 절대 아닌데?"
다시 이름입니다. 승관이의 선물 바로 옆에 있던 상자를 콕 짚어 말하는 정한이에 못 이기는 척 그 상자를 들어 리본을 풀었습니다. 상자를 여니 보이는 셔츠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옷이 셔츠거든요! 더위를 많이타는 저지만 여름에 셔츠 입는걸 제일 좋아합니다.
"아까랑 반응이 너무 다른데?"
"아닌데, 아닌데? 완전 같은데?"
"아, 반응 좀 티났나?"
"선물 다시 내놔."
역시 이 맛에 승관이를 놀리는 거죠! 아주 반응이 바로바로 오니 계속 놀리고 싶어진답니다. 여러분도 그거 뭔지 아시죠? 솔직히 여러분들도 승관이 반응보면 막 놀리고싶고 그러잖아요 그쵸? 저만 그런거 아니죠?!
하여튼 다시 누구껀지 맞추라는 멤버들의 말에 의심할 여지도 없이 정한이의 선물이라고 답했습니다. 우리 멤버들 너무 재미없게 반응이 확확 티가 나는 것 같아요... 애들아 이러면 내가 맞추는게 의미가 없잖니... 사실 정한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아마 정한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왜냐구요? 평소에도 정한이랑 같이 옷을 산 적이 열손가락 모자르게 많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사실 셔츠를 꼭 한벌씩은 샀었거든요. 그때마다 많다며 사지말라고 잔소리했던 정한이였는데 역시 츤데레. 이 셔츠도 자주자주 입고 다녀야겠어요! 센스 넘치게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색으로 선물해줬네요!
***
그 다음으로 명호, 한솔이, 승철이, 지수, 준휘, 석민이의 생일선물을 뜯어봤는데 명호는 제게 손목시계를 선물해줬고, 한솔이는 제가 예전부터 갖고 싶었지만 끝내 사지 못했던 이어폰을 선물해 줬습니다. 처음 봤을 땐 마냥 아이처럼 어리게만 봤는데 어느새 이렇게 커서 비싼 생일선물도 주고... 기특한 마음에 엉덩이를 몇 번 토닥여줬더니 기겁하며 제 손을 떼어놓는 한솔이였습니다. 짜식 지금 컸다고 이러는거냐 !?!!
"아, 누나."
"알았다 알았어."
그리고 준휘와 석민이는 각각 가방을 선물해 줬습니다. 둘이 같이 선물을 해주기로 했는데 취향이 갈려서 결국 따로 샀다고 하네요. 매장 안에서 아이처럼 싸웠을 둘을 생각하니 너무 귀여워집니다... 마침 제가 쓰던 가방이 오래돼서 하나 살 예정이였는데 이렇게 둘이 가방을 선물해주니 딱 마음에 들어 준휘가 사준 가방은 뒤로 매고 석민이가 사준 크로스백은 바로 앞으로 매니 가방 안에서 바사삭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안에는 뭐야?"
"그냥 종이 아니야?"
"안에도 한번 열어봐요 누나."
"...헐."
가방 안을 열어보라는 석민이의 말에 의문을 가지고 가방 문을 열자 분홍색 안개꽃다발이 빼꼼하고 눈에 보였습니다. 아까 들렸던 바사삭 소리는 드라이 플라워가 구겨지는 소리였나봐요. 사실... 제가 남자한테 받아보는 꽃다발은 이게 처음이라 상상 이상으로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우리 멤버들 대체 이런 센스는 어디서 배워온거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친구 이거."
"헐, 나 진짜 남자한테 꽃다발 처음 받아봐."
"아, 진짜요? 그냥 가방만 주기 뭐해서... 누나가 좋아하니까 다행이네요."
"이거이거, 이렇게 되면 가방만 선물해준 준군은 뭐가 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도겸이 너 진짜."
가방 안에 들어있던 꽃다발을 구겨지지 않게 꺼내 선물상자 옆에 잘 세워놓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 였어요. 바로..., 지수와 승철이의 선물이였죠. 최승철은 정말 제 옷장에 하나도 없는 샤랄라한 원피스를 선물해줬고. 홍지수는... 얘가 더 답이 없습니다. 무대의상으로도 입지 않는 딱! 붙고! 길이도 짧은! 그런 원피스를 선물해줬습니다. 잠깐 근데. 생각해보니까 옷을 선물해준 세사람 모두 자기들 취향으로 고른 것 같네요. 아니 왜 니들 취향을 나한테 선물해 !
"아니, 한 벌도 없잖아! 애들도 궁금하다 했다고!"
"이거 지수형의 선물에 대해 해명을 해야겠는데요."
"아니, 그게 아니라."
"뭐가 아니야 이 자식아."
"이름이 다리가 예쁘니까,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본인 이상형은 이런 옷을 입는 여성입니까?"
"어..., 그게..."
"오케이,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지수를 한참 몰아가던 멤버들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나머지 선물도 열어보라며 부추겼습니다. 이제 남은게... 지훈이, 원우, 순영이, 찬이, 민규. 이렇게 총 다섯명이 남았는데 다행히 지금까지 한번도 틀린 적이 없어요! 멤버들이 다들 표정관리를 너무 못해서... 세븐틴은 역시 표정관리 안 돼.
"어? 신발이다."
"누구 선물일 것 같아요?"
"원우? 아니면 얘?"
"왜 우지형이라고는 생각 안해요?"
"지훈이는 나에게 케이스를 선물해줄거라고 굳게 믿고 있으니까."
"어지간히 탐내내 그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둘 중에 골라주세요!"
"아니 근데 권순영은 아닐 것 같아. 얘가 이렇게 돈을 많이쓸리 없어."
"(호시둥절) 누나!"
"너냐?"
"아니, 아닌데."
"음..."
(과연 신발을 선물해준 멤버는 누구일까)
〈암호닉 신청은 암호닉 신청 방에서만 받고 있습니다.>
ㄱ. 규애 꽃길 계지계맞 귤콩 규가네닭갈비
ㄴ. 눕정한 내셉틴 너예쁘다 논쿱스
ㄷ. 디켄 닭방 두유워누
ㄹ. 라유
ㅁ. 민규꽃 밍구워누 만떼 메모지 미키 망고맘 마그마 밍니언
ㅂ. 붐바스틱 박뿡 버승관과부논이 벨리움
ㅃ. 쀼뀨쀼 뿌마스
ㅅ. 샤다캐 설레임 세포 선물공룡디노 순영파워 스물나흘 순영일이삼 사랑둥이 순영왕자님 수선화안녕
ㅆ. 쏘요
ㅇ.에스쿱스 일공공사 오월 유유 워누꽃 아이닌 우리집엔신라면 이십칠
ㅈ. 전주댁 잠만보 제주도민
ㅊ. 착한공 치킨반반 초록책상
ㅋ. 키시 쿠쿠
ㅍ. 피치피치
ㅎ. 호우쉬주의보 현지짱짱 흄흄 호시기두마리치킨
0. 0815 606호 0218호석민네
너무 늦... 늦었죠....
재...미도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