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온앤오프 성찬
실론 전체글ll조회 491l 1

14.

 

나는 분명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그 생각에 신이란 작자가 나를 기만하기라도 하듯, 그는 바다에 잠식된 나를 손쉽게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그는 나를 조롱하려던 것일까.


그 새끼들이 멍청한건지 아니면 정말 성공을 확신한건지 실험실에는 외상의 정도만 알아볼 수 있는 기계만 갖춰져 있을 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계 중에 내상을 알아볼 수 있는 장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걸 두고 천운이라고 하는 것인가, 몇 달을 그곳에 갇혀 있었던건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지랄 발광을 떨고 내 세상이 심해에 잠식되었다. 얼마가 지났는지 가늠도 하지 못한 채 뻑뻑한 눈을 떴을 때는 매번 보던 새하얀 천장이 아닌 차가운 스텐레스의 천장이 전부였다.

"이거.. 이거 특전사 훈련 받을 때 갇혀있었던 영안실 삘인데?"



작전 도중 영안실에 잠깐 갇혀볼 일이 있었는데 그때의 느낌과 유사했다. 뭐야 씨발 안되니까 영안실에 갖다 버린거야? 허, 시체 처리를 할 거면 똑바로 했어야지, 머리가 빈 놈들인가..? 머리를 긁적이며 예전에 했던 대로 똑같이 했다. 영안실은 외국이나 한국이나 다 엇비슷한 듯 했다, 서랍처럼 생긴 영안실의 구조를 생각해 내 차가운 서랍의 밖으로 나와 맨발로 발을 디뎠는데, 발을 대자마자 픽 하고 쓰러졌다.

"씨발 살긴 살았는데 말이야.. 몸 상태가 영 좆같아. 이러면 차학연을 당당하게 못 보잖아.. 차라리 잘 좀 죽이던가. 아예 미련없이 천국 가서 차학연 기다리고라도 있게."


쓰러지는 와중에도 죽지 않은 이상 차학연을 어떻게 마주할까를 걱정했다. 그리고 눈을 뜬 순간, 또 한번의 알콜 향이 스쳐지나갔다. 파란눈의 금발을 가진 나와 다른 그들은 내가 영안실에 쓰러져 있다는 말도, 폐도, 심장도 모두 다 비정상이라는 것도, 아무것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가끔 가다 Are you OK?만을 외치고 바디랭귀지를 섞어가며 말하는 그들이 뻘하게 웃겼지만 못 알아 듣는 척 고개를 다시 베개에 푹 파묻었다.



2016년 2월 15일 파병 마지막 날, 아이들을 군용헬기에 태워 보냈고, 내가 또 한번의 알콜향을 맡은 지금. 오늘은 2016년 5월 24일이다. 오래도 있었네. 차학연 안 보고 산지.. 다시 팔에 꽂힌 링거를 보니 그냥 차학연이 생각 났다. 보고 싶다. 보고 싶어. 이 몸 상태로는 못 마주칠 거 알지만, 그래도 한 번만 내 눈에 담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볼 수 없으면 그냥 몸 만이라도 당신 있는 곳에 있게. 당신 밟고 있는 땅이라도 같이 밟고 있게. 한국으로 가고싶다고 간절히 빌었다. 신이 있다면, 정말 있는거라면 딱 한번만 더 내 소원 들어달라고 땡깡 부려야지. 차학연 못 만나도 좋으니까, 그냥, 그냥 차학연이 뱉은 숨이라도 있는 그 공간에 같이 있게 해달라고 한번만 빌어야지.



내 기도는 신에게 전달이 되었을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너무 좋아서 1편부터 복습했어요ㅠㅠㅠ 진짜 글써주셔서 감사합니다♥♥잘봤어용
7년 전
실론
헛헛ㅠㅠ 글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신 독자님ㅠㅠㅠ제가 더 감사하죠ㅠㅠ 앞으로도 자주 놀러와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ㅎ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5 새달 11.28 02:07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4 새달 11.28 01:50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3 새달 11.26 22:56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22 새달 11.25 21:59
빅스 [빅스/택엔] 눈바램 012 새달 11.20 13:42
빅스 [빅스/켄엔] 나의 무지개 택운이 03.06 19:52
빅스 [빅스/VIXX] 국가대표 ~2~1 평빅 03.01 03:17
빅스 [빅스/VIXX] 국가대표 ~1~ 평빅 03.01 02:30
빅스 [빅스/VIXX] 국가대표 ~프롤로그~1 평빅 03.01 02:29
빅스 [켄엔켄] Untitled 02.06 22:39
빅스 [VIXX/형제물] 도원경(桃源境)의 황자들 011 잡쇼 08.29 00:05
빅스 [VIXX/형제물/공지] 여섯황자 이야기->도원경(桃源境)의 황자들3 잡쇼 08.28 21:36
빅스 [VIXX/빅스] 구미호일기(九尾狐日記) #03 호조 06.06 02:09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43 보은[報恩] 04.29 00:59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34 보은[報恩] 04.26 21:40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2 보은[報恩] 04.24 02:12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016 보은[報恩] 04.23 21:24
빅스 [VIXX/이재환] 냉정과 열정사이 Prologue2 보은[報恩] 04.19 20:21
빅스 [재환/택운] Vous rencontrer 001 01.23 01:42
빅스 [VIXX/김원식/이홍빈] 레몬, 데이드림 11 바람개비 01.23 00:32
빅스 [켄엔] 길고양이와의 일주일 - 첫째 날(시작) 고양이 키우고.. 12.21 03:01
빅스 [VIXX/켄랍켄] obéissance 복종 prolog1 비와바람 09.30 03:05
빅스 [VIXX/김원식]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10.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 完5 셤실 08.31 21:42
빅스 [VIXX/김원식]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9. 밤새 방황한 꽃들이 많이 피었어3 셤실 08.31 21:36
빅스 [VIXX/한상혁/김원식]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8. 고민의 그 갈래 끝1 셤실 08.31 21:28
빅스 [VIXX/한상혁]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7. 탈출, 반복되는 속박의 굴레5 셤실 08.31 21:24
빅스 [VIXX/한상혁] 파란 비단의 품 속으로 ep 6. 정신을 놓는 순간 영혼은 도망친다5 셤실 08.31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