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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 없이 손 가는대로 쓴 글 주의 

☆평창 올림픽 여운이 남아서 쓰는 글 

☆실제 인물, 단체, 장소 등과 관계 없음 

☆소설 내 인물 비중이 고르지 않을 가능성 있음(글이 잘 써지는 시점으로 쓰기 때문에) 

☆실제 빅스와 성격과 관계, 취향이 다를 수 있음 

☆커플링은 없지만 혹여 묘한 분위기라면 그건 독자님의 렌즈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 주의 

 

ㅁ 

ㅁ 

 

대한민국에서 동계 스포츠의 인지도는 그다지 크지 않다. 누구나 인정할만한 세계 정상급의 선수가 있는 몇 몇의 분야만이 겨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뿐더러 그마저도 큰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든 분야라 동계 스포츠였다. 그랬기에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유독 남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욕심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다. 그들은 누구보다 올해를 빛내고 싶었고 보통 이는 메달과 성적에 달려 있었으니깐.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애써 떨쳐내려고 해도 그들은 불현듯 부담감에 짓눌리고는 했다. 훈련이 끝나고 샤워를 하다가, 밥을 먹기 위해 식당을 가다가, 코치의 조언을 되새기며 잠자리에 눕는 순간 순간 불현듯.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이겨내야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모두가 자율 훈련으로 짜여진 일요일 전날밤, 차학연이 음료와 과자를 싸들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모은 것 역시 그런 이유에서였다.  

 

외출과는 담을 쌓은 주제에 외부음식은 또 어디서 가져왔는지, 용케도 떨어트리지 않고 익숙하게 걸어간 목적지는 뺀질나게도 드나들었던 동갑내기 친구의 방이었다. 군것질거리로 인해 묶인 팔 대신 탁월한 균형감각을 낭비하며 한쪽 발을 들어 방문을 서너번 차고 있자니 누구냐는 물음도 없이 문이 열렸다.  

 

마치 이렇게 요란스러운 방문의 주인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망설임 없이 열린 문에 학연이는 웃음을 터트렸다. 뚝뚝 물이 떨어지는 머리칼 위에 대충 수건을 올린 제 친구가 뚱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게 웃겨서였다.  

 

"택운이 샤워했어? 설마 양치도? 나 먹을 거 가져왔는데." 

"이 시간에 뭐야..." 

"들어가도 되지? 딴 애들도 부를건데 괜찮아?" 

"왜 또 내방인데." 

"네 방이 전망이 좋잖아." 

 

음식을 세팅하며 능청맞게 얘기하는 모습이 밉지 않아 골치였다. 컵에 음료를 따르는걸 도우며 또 누굴 데리고 오냐고 물으니 서프라이즈라며 씨익 웃는 모습은 조금 얄미운 것도 같다.  

 

손님이 온다니 수건으로 머리를 열심히 털고 바닥에 떨어진 물기를 닦아내고 있을 때 다시 노크 소리가 나 문을 열어주었다. 학연이의 초대에 왔더니 제가 나와서 놀랐는지 뒷걸음 치며 눈동자를 굴리는 모습에 들어오라며 살짝 뒤고 물러났다.  

 

"어, 원식아! 여기 와! 여기, 여기." 

 

그 뒤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편히 앉아 손을 흔드는 모습이 누구 방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제야 제대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한 듯 웃으며 인사를 하는 목소리에 택운이는 살짝 놀랐다. 목소리 낮구나. 유독 미성인 목소리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었기에 저런 목소리가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는 별로 상관 없는 일이지만.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손님이 여기서 끝은 아닐것 같아 문을 열어둔 채로 고정을 시켜놓았다. 사교성 좋은 제 친구가 긴장을 풀어주겠다며 이상한 모임을 주도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기에 그 행동이 퍽 자연스러웠다.  

 

연이어 세 명 정도가 더 찾아오자 이제 다 왔으니 건배를 하자며 사이다를 가득 채우는 학연이의 모습을 확인한 택운이가 문을 닫았다. 빨리 잔을 받으라며 성화인 학연이 탓에 이름도 잘 모르는 선수 옆에 앉아 사이다가 든 종이컵을 맞부딪혔다.  

 

"형, 갑자기 부르길래 왔더니 이게 다 뭐예요?" 

"선수촌 입주 기념 파티? 계속 얼굴 볼텐데 미리 알면 좋잖아. 아, 모르는 사람도 있을텐데 우리 자기소개라도 할까?" 

"형은 모르는 사람 없을걸요." 

"내가 모았으니깐 당연하지!"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택운은 과자를 한움큼 쥐고 뒤로 살짝 물러나자 옆에 있던 남자가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 눈을 가만히 바라보던 택운이 손가락을 들어 한창 떠드는 학연이를 가리키자 씨익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큰 키와 덩치와는 달리 웃는 얼굴은 앳된 티가 남은 것이 아직 어려보이는 선수였다. 저런 아이는 본 적이 없는데. 

 

"정택운이야. 종목은 쇼트트랙이고..." 

"알아요. 유명하잖아요. 전 한상혁, 스노보드 선수고요. 제가 올림픽 출전은 처음이라 처음 보시죠?" 

 

시원하게 제 소개를 하는 젊은 선수의 모습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노보드면 모를만도 하네. 저는 빙판이 있는 실내 경기장에만 있었으니 활동범위가 겹칠 일은 없었을 터였다. 그런 애를 학연이는 어떻게 데리고 왔는지는 의문이었지만 역시 얼굴을 모르는 다른 선수들과 떠드는 모습을 보면 물어 보고 싶지는 않았다.  

 

과자를 오물거리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저를 아직도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눈이 마주쳤는데도 한상혁이라는 아이는 딱히 눈을 피할 생각이 없어 보여 택운이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고민했다. 왜 저러지. 이내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한가득 집었던 과자를 상혁이의 손에 쥐어주자 잠시 상황을 파악하는 당황한 눈동자가 웃음으로 예쁘게 접힌다. 귀여운 사람이었다.  

 

"저 이것보다는 사인 부탁해도 될까요? 팬이에요." 

"학연이꺼?" 

"아뇨. ..형 사인이요." 

 

그 말에 내보인 택운이의 표정은 놀람이라 상혁이는 긴장했다. 갑자기 팬이라며 사인을 해달라는 말 때문인지 초면에 형이라 칭한 호칭 때문일지. 그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다 형이라는 단어를 내뱉은 게 옳은 선택일지 잠시나마 고민했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는 모습에 안심했지만.  

 

좀 더 말을 걸 용기가 생겨 입을 열려는데 그런 상혁이의 어깨를 팔로 칭칭 휘감는 손길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사실 그게 누군지 예상은 갔지만 반사적으로 확인한 상대는 역시나 차학연이었다. 어디에서 그리도 친근함을 느꼈는지 학연이는 첫만남 때부터 달라붙으며 살뜰하게 그를 챙겨줬으니까.  

 

"그럼 우리 효기가 막내니깐 자기 소개 해볼까요?" 

"아, 스노보드 선수 한상혁이에요. 그보다 무거운데..." 

 

난감한 표정으로 팔을 풀려고 하니 더 칭칭 휘감는 게 본인이 세발낙지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보다 큰 저가 뭐가 그리도 좋은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열심히 괴롭히다 가까스로 떨어져 나갔다.  

 

"다음은 내가 할까? 차학연이고, 피겨선수에 올림픽은 이번이 세번째네. 아, 택운이도 세번째야." 

 

이제 네가 소개하라는 듯 대화를 넘겨줬는데도 택운은 대뜸 불린 본인 이름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어서 말하라 종용하는 모습에 쇼트트랙이라는 얘기를 덧붙이는 걸로 끝나버린 소개에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젓는다.  

 

"우리 택운이가 쑥스러운가 보다. 다음은 누가 할래?" 

"이홍빈이에요. 종목은 바이애슬론이고, 그 스키하고 사격 섞은 거요." 

"스키장의 귀염둥이 이재환이에요. 알파인 스키 선수가 저예요!" 

"전 김원식입니다. 남녀 컬링 종목에 나가요." 

 

바이애슬론 처음 듣는다. 당연히 뭔지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귀염둥이는 누구 피셜이냐. 제가 지은 별명이다. 컬링 여자 파트너는 누구냐. 제 동생이니 건들일 생각 하지 마라.  

 

대화의 흐름은 끝없이 바뀌었고 일찌감치 잠자리를 마련했던 택운이의 방은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방주인이 잠시 소란스러운 자리를 피하기 위해 일어났지만 귀신같은 제 친우의 손에 붙잡혀 다시 앉혀질 뿐이었다.  

 

"아무튼, 우리가 괜히 모인 게 아니라..." 

"아니었어요?" 

"축배를 들려고 모인거지!" 

 

차학연이 씨익 웃으며 뚱뚱한 바나나 우유에 빨대를 콕콕콕콕 찍어 재빨리 모두에게 나눠주고는 제 몫의 뚱바를 들어올렸다. 그 모습에 누군가는 따라 웃고 누군가는 당황하고 또 누군가는.. 

 

"학연아 애들 부담 받아." 

"당연히 그러면 안되지. 내 말은, 너희는 이미 충분히 축하받을 사람들이잖아?" 

"이제 시작인걸요." 

"그 반대지. 여기까지 오기 위해 한 노력, 없어진 거 아니잖아. 평소처럼 해." 

 

부드럽지만 묵직한 그 말은 학연이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였다. 저와 택운이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리고 불안하던 시절, 저 얘기를 먼저 꺼낸 게 누구였더라. 이제는 마법의 단어가 되어 긴장하고 좌절할때마다 되내이던 그 말은 저 아이들에게 또 다른 파동을 줄 터였다.  

 

이 곳에 오기까지 누구보다 노력하고 달려왔을 것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눈부시게 빛나는 아이들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개최하는 동계 올림픽이라는 뜨거운 관심 속에 있는 그들의 반짝임을 대중들이 놓칠 리가 없다는 건,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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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2
우와 글이 정말 몰입되고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자동재생 되는것 같아요ㅋㅋㅋㅋ 잘 봤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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