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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립 코묘 남학교 (私立 光明 男學校) 14 | 인스티즈

 

 

 

 

14

 

 

 

 

 

 

"그러니까 파파가 좀 말려줘, 난 도저히 그 새끼랑 결혼 못 하겠으니까."
"그리도 싫더냐."
"어, 싫어. 너무 싫어. 파파는 내가 그런 비곗덩어리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난 애초에 남자를 싫어한다고."

 

 

 

 

 

 

 

앙칼진 코묘의 말에 교장은 어쩔 수 없단 듯 고개를 내저었다.

파파는 꼭 져줄거야, 코묘는 교장이 자신을 얼마큼 사랑하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 알았다. 엄마에게 전화 넣어주마."
"고마워요, 파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코묘가 종종 걸음으로 교장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교장은 그런 코묘의 애교에 허허, 웃으며 등을 토닥였다.

코묘는 쇼파에 아무렇게나 내던진 작은 손가방을 들고 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떠나는 코묘를 바라보던 교장이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말했다.

 

 

 

 

 

 

 

 

"아비랑 같이 저녁이라도 할까?"
"괜찮아, 나 살 빼야하거든."
"네가 살 뺄 곳이 어디있다고?"
"여기. 나 갈게요. 나중에 또 올게요."
"나중에 올때는 그렇게 문 차지 말아라. 부서질라."
"지금 내가 중요해, 문이 중요해?"
"당연이 우리 코묘가 중요하지."
"칫, 나 갈게요!"

 

 

 

 

 

 

 

 

 

코묘는 그렇게 교장실을 나왔다.

 

날이 점점 저무는 탓에 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 코묘는 복도에 불도 제때 켜지 않고 뭐하는 거야, 라고 중얼거리며 서둘러 본관을 나왔다.

저 멀리 기숙사로 향하는 학우들의 모습이 보였다. 도란 도란 얘길 하며 걷는 모습들이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고, 부러워 보이기도 했다.

적어도 나처럼 이런 나이에 결혼 하라 등 떠미는 부모들을 갖진 않겠지. 자신의 처지가 참으로 불쌍해지는 순간이었다.

 

코묘는 학우들이 지나가는 길이 아닌 샛길로 빠졌다. 지금은 사내들의 관심따위 받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해가 빠르게 저물면서 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 샛길인 탓에 가로등 조차 없었다.

아무리 빨리 걸어보아도 길은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았다. 코묘는 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거의 달리다시피 걸었고,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저를 따라오고 있단 것을 느끼고 말았다.

불안함에 몸이 떨려오던 찰나, 뒤에서 코묘의 어깨를 붙잡았다.

 

 

 

 

 

 

 

 

 

"저기요."

 

 

 

 

 

 

 

 

조금은 긴듯한 머리카락에 남자치곤 얇은 몸선, 코묘는 어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소년의 얼굴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았다.

이 남학교에 이런 애가 있었나, 싶어서.

 

 

 

 

 

 

 

 

 

 

"이쪽으로 가면 기숙사가 나오나요?"

 

 

 

 

 

 

 

 

 

소년은 교복을 입고 있으면서도 외부인처럼 보이는 코묘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코묘는 그런 소년에게 무슨 대답을 해주어야 하나 한참을 망설였고, 또 여러 생각에 빠졌다.

이 애는 도대체 무슨 애지. 코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고, 소년은 코묘의 끄덕임에 이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감사합니다."

 

 

 

 

 

 

 

 

미성의 목소리다. 변성기가 아직 오지 않은 듯했다. 코묘는 계속해서 소년을 관찰했다.

소년은 코묘의 눈길을 피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제가 전학 온지 얼마 안되어서요. 아직 길을 잘 몰라요."
"아……."
"날이 많이 어두워졌네요. 혹시 같이 걸을 수 있을까요? 조금 무서워서."

 

 

 

 

 

 

 

 

 

남자가 이런 옅은 어둠도 무서워하나. 코묘는 그간 자신이 만났던 남자들을 떠올렸다.

강한 척을 하며 힘을 과시하고 머릿속엔 오로지 살을 맞붙이겠단 생각밖엔 없었던 주변인들이었는데.

하지만 이 소년은 달랐다. 코묘는 그런 소년을 계속해서 보고싶단 생각밖에는 할 수 없었다.


소년은 코묘의 옆에 옷깃이 스칠 정도로 붙었다. 그리곤 거리를 유지하며 계속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코묘의 시선은 소년의 턱에 닿았다가, 뒤에 닿았고, 허연 뺨에 닿았다가 긴 속눈썹에서 마무리 되었다. 참 묘한 소년이다.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누구 만나러 오셨나봐요."

 

 

 

 

 

 

 

 

소년의 물음에 코묘는 빠르게 말을 얼버무렸다.

 

 

 

 

 

 

 

 

"아, 그 도, 동생이요. 동생 만나러 왔어요."
"여기 면회가 꽤 까다로운데. 용케 오셨네요."
"면회가 까다롭…, 그렇죠! 까다로워서 고생 좀 했어요."

 

 

 

 

 

 

 

 

 

순간 코묘는 자신이 왜 이 소년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살아오면서 한번도 거짓말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주변사람들에게 솔직했고 숨김 따위는 없었다.

그런데 왜 이 소년의 물음에 자연스럽게 거짓말이 나왔을까. 코묘는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도리어 물어보았다.

 

 

 

 

 

 

 

 

 

 

 

"그, 그러니까 전학 온거면 꽤 돈이 많나봐요."
"네?"
"아, 그게 아니라 그러니까. 여긴 사립이고 또, 꽤 돈이 많은 집안 자제들이 다니니까."

 

 

 

 

 

 

 

 

 

 

 

뭐 이런 질문이 다있어, 코묘는 소년에게 한 질문을 창피해하며 자신의 허벅다리를 세게 꼬집었다.

 

 

 

 

 

 

 

 

 

 

 

 

"그닥 돈이 많지는 않습니다. 주변 분들 도움이 컸죠."
"아, 그러세요."
"불빛이 보이네요."

 

 

 

 

 

 

 

 

 

 

 

코묘는 소년의 말에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소년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기숙사 불빛을 가리켰다.

왠지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동안 잠깐 걸어오면서 여러 감정을 느꼈었는데. 코묘는 조금씩 걸음을 늦추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찾아왔어요."
"아, 아니에요."
"저기."
"네?"
"같이 걸어드릴까요?"
"왜, 왜요?"
"밤이잖아요,"

 

 

 

 

 

 

 

 

 

 

밤. 밤이니까. 시덥지 않은 이유였지만 코묘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죠, 밤이네요.

소년은 천천히 걸으며 코묘의 걸음을 맞춰 걸어주었다. 함께 걷고 있는 길이 조금은 길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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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3.169
몽글입니다!
코묘라는 아이에게 저런 모습도 있었군요.근데 저 모습이 혹 좋아하는 사람을 대하는 모습 같은데..혹시...?근데 나중에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자신을 속였다고 화가 나 해코지 하는 건 아닐지...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비회원124.210
헉 처음 봤는데 작품으로 너무나도 울컥하고 좋아하는 시대배경이라 빠져버렸네요,, 잘보고있구 뒷이야기 기대하고있어요 ㅇㅠㅠㅇ 암호닉신청될까요 [국산비누]
7년 전
비회원68.112
오오 오늘도 글이 올라왔네요~재밌게 보구 가요!!코묘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해지네요ㅎㅎ
7년 전
비회원89.39
야꾸
저 소년이 여주..?겠죠? 오 생각보다 만남이 잔잔하게 이루어졌네요 다행이다 싶고.. 코묘가 자기도 모르게 다르게 반응하게 되고 그러면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음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하하

7년 전
독자1
이거이거 느낌이 안좋군요.. 느낌이 러블리 한걸보니..(의심미) ㅋㅋ. 잘보고 갑니다! 작가님 글은 현생에 치이는 저에게는 힐링이 되어주는 참 좋은 글이에요. 화이팅!
7년 전
독자2
분위기.....넘나 좋은것.......오늘 정주행했습니다...너무 좋아요 작가님.....☆ 분위기 몽글몽글하면서도 뭔가 긴장감넘치는...크으
7년 전
독자3
입틀막입니다!! 헉 교장의 딸과 친해지는건아니겠죠..!
7년 전
독자4
이백원왔어요~
교장딸이랑 친해져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욯ㅎ

7년 전
독자5
저소년이 어주이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장딸이랑 친해져서 진짜 좀 덜 위험햇으면 좋ㄱㅅ다 ㅠㅠ우유ㅡ
7년 전
독자6
분위기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점점 더 재밌어요ㅠㅠㅠ다음편이 기다려지네요ㅠㅠㅠ
7년 전
비회원169.158
[뉸뉴냔냐냔]입니다 코묘가 여주를 좋아하게 되는걸까요!! 너무 흥미롭네요
7년 전
비회원166.200
한라에요!
코묘가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면 학교생활이 어떻게 될 지 걱정도 되고, 딸에게 약한 교장이니 조금 편해지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코묘가 주인공에게 좋은 결과만 가져다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ㅠㅠ

7년 전
독자7
와..정주행 하고 왔는데 진짜 재밌어요 ㅠㅠㅠㅠ 이번편도 진짜 대박!! 쿄묘가 사랑에 빠진 것 같은데 이게 나중에 어떻게 이야기에 영향을 줄지 벌써 기대가 되요 :3
[제니퍼]로 암호닉 신청될까요? 작가님 너무 잘 보고 가요 <3

7년 전
독자8
듬듬입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여!!!!

7년 전
독자9
앗 설마 여자라는걸 알아채면 어쩌죠ㅠㅠㅠ 마음졸여지넹휴ㅠ
7년 전
독자10
코묘가 여주한테 관심이 있어보이네요... 자신의 가족에게 복수를 꿈꾼다는걸 알면 코묘가 얼마나 놀랄까요...
7년 전
독자11
교장 딸과의 만남이 나중에 해가되지 않길 바랄 뿐이네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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