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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anrium  -   비오는 날에 작은 변덕


[세븐틴/밍찬] 방과후니까 02 | 인스티즈

방과후니까 02



-



찬이는 6월 두번째 주말 밤에, 민규형의 행동을 꼼꼼히 되짚어 보려했다.


왜냐면, 형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하게 된지 2주 째에. 민규형은 찬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찬이가 학교 밖에서만큼은 만나고 싶지 않았던 민규형을 바깥에서 우연하게 마주하였을 때, 그 형의 옆에 서있던 그 남자와 민규형 사이의 기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 이상한 기류는 마치 자꾸만 형과 그 남자의 사이가 하트로 이어지게 보이도록 했다.


그러자 찬이는 자신의 '민규형의 나를향한 마음의 확신'을 의심했다.



그래서, 찬이는 자신에게 확신을 주었던 형의 행동을 되짚었다.




첫째론 찬이의 공부이다.



" 찬아 "



민규형은 5월달 쯤부터, 뜬금없이 쉬는시간이 되면 가끔씩 찬이네 반에 갔었다.

삼각 우유커피를 들고서, 찬이의 자리를 찾아간다. 그리고 찬이가 쉬는시간에 하는 모습을, 쉬는시간 10중 5를 그냥 가만히 쳐다보았다.(나머지 5분은 1,3학년 건물 왕복거리에) 그런데, 찬이가 공부를 하고있을 땐 좀 달랐다. 방해하듯이 자꾸만 질문을 해댔다. 쓸데없는 쪽으로만 자꾸 질문했다.


지금 무슨과목이야? 형광펜은 왜 여러개야? 여기선 왜 이 색깔로 줄 쳐? 왜 풀던거 다 안풀고 다른걸로 넘어가? 여기가 네가 모르는 부분이야? 필통 어디서 사? 몇년 썼어? 가방 작지 않아? 책 몇권이야? 공책은? 다음교시는 뭔데? 체육복 편하지않아? 교복이 편해? 체육 몇교시야?


이렇게 묻다보면 분명 얼마안되어 질문이 떨어질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민규형은 세심했다.

정말 쓸데없는데에 관찰이 뛰어났다. 찬이가 공부할때면 마르지 않는 민규형의 침이였다.


버스안에서도 그랬다. 분명 집방향이 서로 다른데 이상하게 아침에 버스안에서 가끔씩 마주치게 되는데, 평소엔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던 사람이 찬이가 이어폰을 꽂고 영단어장을 돌릴 때면 쓸데없는 질문을 계속했다.


이거 발음어떻게 해? 내 목소리 들려? 노래 듣는거야? 서서 잘 돼? 체크 같은거 안해? 몇일 차야? 벌써 끝낸거야? 몇 권 쨰야? 자리 비켜줄까? 이제 다 왔어. 가방 들어줘? 가방에 뭐 들었어? 체육 몇교시야? 



'형 그만해요 집중 안돼요'


찬이가 저 한 마디만 한다면 민규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을거다

찬이는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어디까지 물어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계속 짧게나마 대꾸해주었다


찬이는, 이 행동이 분명 자신이 형에게 했던 말과 관계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형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긴 한데 … 전부가 아닌것도 …'


근데, 이제보니 이 말과 형의 행동의 연관성을 찾기가 쉽지않다.

아닌가? 아닌건가?, 그냥 짖궃은 방해인가? 진짜?





두번째는 찬이의 체육


찬이네 학교는 하복이든 동복이든 교복바지가 긴 면바지였다.

6월달만 되어도 주변 남자애들은 체육복이나 축부바지를 입었는데, 찬이는 체육시간이 아닌이상 교복만 입고다녔다.

의식한건 아니고, 의식할 것도 없이 그냥 교복을 입었었다.



"찬아"



분명 그랬었는데, 의식적으로 그렇게 된건 민규형때문이었다.

아마, 민규는 찬이를 운동시키고 싶은거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거 같았다. 찬이는 그렇게 확신했다.

확실히, 그 형이 변태는 아니고, 자신의 감춰진 부위를 보고 싶어서는 아니였다.

아마, 자신이 아끼는 동생의 건강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이성적인 감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아무튼, 민규형은

그냥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자신을 보게될때면 체육이야? 체육했었어? 하고 물어봤다. 그러고 점심시간에 운동장으로 불러내서 자신의 동아리 애들에 섞어놓고 농구를 했다.

찬이는 그 자리가 굉장히 창피했는데, 다른사람도 동아리 애들도 뭔가 찬이를 이 무리에서 이질적으로 바라보는게 느껴져서 안심되어, 가끔씩 게릴라손님같은 취급이여서, 난 너네쪽은 아냐 이게 전해지고 있는거 같아서 잘 농구했다.


가끔씩은 이렇게 물어왔다. 


" 너 춤췄었어? "


대답이 없는 매번의 질문이, 찬이는 그 심심찮은 질문이 맘에 들었다. 가끔 그냥 고개숙이고 웃어보였다

그리고 며칠전에 찬이는 축구반바지를 샀다.



왜? 내가 왜? 잠시만, 내가 이걸 왜 샀어? 




세번째는 찬이의 여자친구


'찬…'


생각 안할래.




그래,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여기가 이상했다.


찬이는, 형이 자신을 좋아한다면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티날거라 생각했다

찬이의 확신을 더 명확히 해줄거라 생각했는데, 뭔가 애매모호했다. 짜증나리만큼.

아무리 잘봐도 아끼는 동생의 사랑을 사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이였다. 

뭐라 말할 수 없는 형의 간지러운 웃음이 답답해졌다.


침대위에 누워서 이때까지를 떠올리던 찬이의 머리가 여기에서 넘어가는 걸 거부했다.


이제 생각해보니까 확신이 무너질 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왜 자신이 그걸 인정하기 싫어하는지. 

그 부분이 짜증났다


찬이는, 이걸 자신의 나이를 탓했다. 어려서, 이런거에 민감해서, 잘 모르니까 그런거라고 자신을 달랬다.


그렇게 달래지지 않은 채 날은 밝았다.









-





죄송ㅎ요 1편 내용좀 마니 바꼈어여

내용 정신없어서 죄송해요 ㅠㅠㅠㅠㅠ 

내일 학교갈 생각하니까 가슴이 아파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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