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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성찬
민사재판 전체글ll조회 722l 2

 

 

 

 

 

 

2

 

 

 

 

결론은 이거다. 난 민윤기를 절대 잊지 못한다. 6년을 사귄 애를 단 몇개월 만에 잊는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난 민윤기의 대체품을 찾으려 노력했다. 술집에 가고, 클럽에 가고.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지만

전부 원나잇 상대를 구하려는 하루살이들 뿐이었다. 이대로는 안돼, 이대로는 안돼 하면서 버틴 게 한 달.

선택지는 소개팅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날의 악몽이 떠올라 전면 취소했다. 그래서, 그래서 내가 결정한 것은.

 

 

 

 

 

 

 

[어디세요? 희망찬 하루님?]

 

 

 

 

 

 

 

인터넷 만남.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민윤기를 잊을 수 있을만큼만 만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단기간의 짧은 만남.

 

 


까페 앞 약속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 일명 '희망찬 하루'님은 나보다는 2살이 많고, 현재 미술학원에서 입시 미술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한다.

잠깐의 채팅으로 보았을 때에는 띄어쓰기도 잘했고, 맞춤법도 잘 지켰으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이모티콘 따위도, 애교도 부리지 않아 선택한 사람이었다.

뭐 이런 만남에 사귀고 말고를 따지는 게 어디있을까. 그냥 처음 만났으니까 밥도 같이 먹는거고 놀고 친한 친구 사이만 되겠지.

참, 나도 이런 내가 한심했다.


메신저로 아무리 위치를 보내도 망할놈의 픠망찬 하루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발 또 퇴짜인가.

희망찬 하루는 개뿔, 좆같은 하루나 되겠구나 싶었다. 오기는 하려나 싶어 전화를 걸려던 때 희망찬 하루에게서 전화가 왔다.

잠깐, 전화는 처음인데. 그래도 다른 성별체라고 처음 보는 사람과의 통화는 꽤나 떨렸다.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며 받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를 고민하다 결국 전화를 받아버리고 말았다.

여보세요, 하고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하자 희망찬 하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량제 봉투님?"

 

 

 

 

 

 

 

핸드폰에서 들려야 할 목소리가 왜 뒤에서 들리지, 싶어 뒤를 돌아보았을 때엔 해맑게 웃고 있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뭐야, 정말 희망찬 하루같이 생긴 사람이다.


인터넷 만남에 대해서 나름의 편견 같은 게 있었다. 그런데 그 편견을 와장창 깨버리고 말았다.

희망찬 하루님은 피부색과 어울리게 하늘색 셔츠에 검은색 슬렉스를 입은, 정말 미술학원에서 입시 미술을 가르쳐주는 사람 같았다.

근데, 나보다 분명 2살이 많다고 했는데 내가 2살이 더 많아 뵌다.


단 몇 초간의 스캔을 끝낸 나는 그제야 그에게 어색한 인사를 건냈고, 희망찬 하루는 나에게 더우니 어서 까페에 들어가자며 문을 열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만났는데 이제 뭘 해야 하나. 나는 희망찬 하루님을 따라 까페에 들어가 여러 생각들을 했다.

 

 

 

 

 

 

 

 

 

 

 

 

 

 

 

 

 


"뭐 드실래요?"

 

 

 

 

 

 

 

메뉴판을 바라보고 있던 희망찬 하루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나는 그의 너무도 밝은 모습에 당황해하며 '가, 같은 걸로…'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던지고 말았다.

하지만 희망찬 하루는 아무런 동요 없이 까페라떼를 골랐고 자신의 카드로 계산을 마쳤다.

얼떨결에 얻어먹은 신세가 되어 죄송하다고 말하니 희망찬 하루는 괜찮다며 손사례를 쳤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이정도는 뭘요!"

 

 

 

 

 

 

 

 

그의 말 뜻이 이상했지만 묻지는 않기로 했다.

그와 나는 밖이 잘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하, 어색하네요."

 

 

 

 

 

 

 

 

이 어색한 분위기를 어서 끝내버리고 싶다는 뜻이 담긴 말의 운은 내가 먼저 띄웠다. 그러자 희망찬 하루가 어색해하며 내 말을 받아쳤다.

그래, 너도 어서 이 어색함을 끝내고 싶은 게지.

 

 

 

 

 

 

 

 

 

 

"음, 어색하니까 이름 공유할까요? 사실 제가 이런 만남을 시도는 많이 해봤는데 자신이 없어서 만나지는 못했거든요."
"아, 저도 오늘이 처음이에요. 괜찮아요."
"전 정호석이에요."
"제 이름은…"

 

 

 

 

 

 

 

 

 

 

 

지이잉- 그때, 테이블 위에 있던 진동벨이 울렸고 우리 둘은 마치 눈치게임을 하는 것처럼 동시에 일어났다.

아, 진짜 분위기 왜 이모양이냐.

 

 

 

 

 

 

 

 

 

 

 

"제가 받아올게요. 앉아계세요."
"아니에요! 계산도 그쪽이 했는데."
"에이,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빨리 앉으세요."

 

 

 

 

 

 

 

 

 

 

 

참 여러모로 미안해지는 사람이다. 희망찬 하루님 아니 호석씨는 나를 앉히고 빠른 걸음으로 카운터로 가 커피를 받아왔다.

예의바르게 잘 마시겠다는 말과 함께 우리는 다시 침묵속으로 들어갔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무슨 말을 해야 이 어색함이 눈 녹듯 사라질까 머리를 굴려대던 그때, 눈치게임의 승리자인 호석씨가 입을 열었다.

 

 

 

 

 

 

 

 

 

 

"사실 걱정 많이 했어요. 그래도 처음 만나서 계속 같이 있을 분이니까요. 근데 얼굴보니까 막 안심되는 거 있죠?"

 

 

 

 

 

 

 

 

계속 같이 있어? 이 사람은 계속 나를 만날 생각인 건가 지금. 이런 만남이 처음이라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하지만 너무도 진지하게 말을 하고 있는 호석씨 말을 끊을 수는 없고.

나는 그의 말에 계속 고개를 끄덕여가며 경척하는 척을 했고 그는 자신이 품고 있던 속마음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많이 힘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몇일 전에 결혼을 했거든요."
"결혼이요?"
"네. 저 만날 때부터 같이 사귀고 있던 사람이더라고요. 저보다 능력도 좋고 돈도 많고 얼굴도 잘생겼나봐요."
"그럼 그쪽은 왜 만났대요?"
"같이 있으면 편했대요. 그게 다래요. 저한텐 이 사람이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결혼해서 떠난다고 하니까 화가 나기 보다는 텅 비어있는 기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더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 참 딱한 사람이다. 그리고 나랑도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착한 사람을 왜 버리고 결혼을 한건지.

괜히 마음이 미어졌다. 나는 내 앞에서 어느새 눈물을 글썽이는 호석씨의 손을 잡아주었다. 날이 이렇게 더운데, 에어컨 바람 때문인지 손이 참 차가웠다.

호석씨는 내가 손을 잡자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저도 같아요. 6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아예 남남이 되어버렸거든요.

저는 잘못이 있지만 호석씨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 그러니까 너무 마음쓰지 마요."
"이젠 괜찮아요. 마지막이잖아요."
"네?"
"갈까요?"

 

 

 

 

 

 

 

 

호석씨의 얼굴에 왜인지 자신감이 가득해졌다. 아직 커피도 다 못 마셨는데, 호석씨는 나를 이끌고 가까운 모텔로 향했다.

잠깐, 대낮부터 모텔이라니. 너무도 당황스럽고 빠른 전개에 놀라 내가 빠르게 멈춰섰다.

 

 

 

 

 

 

 

 

 

 

"지, 지금 뭐하는 거예요!"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준비고 자시고 지금…"
"제가 다 준비 해왔어요. 그러니까 걱정말고 들어가요."

 

 

 

 

 

 

 

 

 

아니, 무슨 준비를! 호석씨는 미친듯이 나를 끌고가 모텔 안으로 들어가 방을 잡았다. 주인 아줌마의 표정이 참으로 음흉했다.

젊어서 그런가, 참 활기가 넘치네! 뒤에서 들려오는 아줌마의 목소리에 심장은 더욱더 미친듯이 뛰었다.

잠깐, 진짜 이건 아니지 않아? 문을 열고 나를 방으로 끌고 들어오는 호석씨의 힘을 이지기 못하고 결국 억지로 방에 발을 들여버렸다.

내가 덜덜 떨며 호석씨를 바라보자, 호석씨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들고 온 가방에서 청 테이프를 꺼냈다.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다 할게요."
"뭐, 뭐를 해요!"
"준비요!"

 

 

 

 

 

 

 

 

 

 

호석씨는 준비를 한다며 청테이프를 뜯었고 나는 그 소리에 놀라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살인마다, 이거 진짜 살인마다.

나를 청테이프로 묶고 죽이던지 살리던지 할 사람이란 말이다. 너무도 놀란 나머지 눈물이 나왔다. 민윤기 개새끼야, 너때문에 이렇게 됐다.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서 육개장이라도 먹고 가. 아, 민윤기 매운 거 잘 못 먹는데. 아니 지금 그런 거 신경 쓸 대냐.


호석씨는 청테이프로 문이고 창문이고 틈새를 다 막아놓았다.

청테이프가 뜯어지고 붙여지는 소리가 방 안 가득 채워졌고, 나는 필사적으로 이곳을 나갈 궁리를 몰색했다.

하지만 이 방에 물건이라곤 침대와 거울 밖에 없었고 나는 결국 울며 불며 호석씨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제가 뭘 잘못했는지 진짜 모르겠는데요!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 아, 제발 부탁입니다!"
"왜, 왜 그러세요?"
"저 아직도 취직 못했고, 집에 우리 엄마랑, 아빠랑 뽀꾸! 뽀꾸 아직도 저만 보면 살랑사랑 꼬리 흔들어요!"
"뽀, 뽀꾸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제 앞길이 아직 창창해요!"

 

 

 

 

 

 

 

 

 

 

눈물이 앞을 가린다는 게 이런 기분인가. 눈물 때문에 호석씨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호석씨는 내 모습을 보고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고민하는 건가, 분명 고민하는 거지.

산 건가, 산 건가. 나는 조금씩 호석씨의 눈치를 보았다. 그런데 왜 호석씨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지는 것일까.

싸이코다. 이 새끼, 보통 싸이코가 아니다. 나는 매달리고 있던 호석씨 다리에서 손을 땠다. 그리곤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자 손에 호석씨 가방이 잡혔고 나는 호석씨가 흔들리고 있는 틈을 타 가방을 빠르게 뒤졌다.

근데 왜 가방에서 칼이 아니라 번개탄이 나오는 걸까.

 

 

 

 

 

 

 

 

 

 

 

 

"저도 죽기 싫어요! 하지만 이렇게 사는 하루하루가 더 지옥 같다고요."
"호, 호석씨."
"왜 날 버리고 간 거야. 왜 날 버렸어!"

 

 

 

 

 

 

 

 

 

 

 

 

 

지금 이 상황이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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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흐어엉 호석아 자살은 안돼ㅜㅠㅜㅠㅠㅠㅜㅜ이무리 힘들어도ㅠㅠㅠㅠㅜㅠ호석이 죽이지 마요 작가님ㅜㅜㅜ
7년 전
독자2
아이고 호석아 .. ㅋㅋㅋㅋㅋㅋ 아 웃으면 안돼는데 웃음이나와요.. 호석이스럽달까! 그래도 호석아 무슨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르면안돼요.. ㅋㅋㅋㅋㅋ 아 웃으면 안도ㅐ는데 이런것도 귀여워보이네여(드디어미친건가
7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ㅜㅜㅜㅠㅠㅠㅠ호석아ㅠㅠㅠㅠㅠ안댜ㅠㅠㅠㅠㅠㅜ
7년 전
독자4
안되ㅠㅜㅜ호석아ㅠㅠㅠ
7년 전
독자5
호석아ㅠㅠㅠㅠ그러지마ㅠㅠㅠㅠ
7년 전
독자6
에ㅔ에에ㅔ??설마 동반자살?? ㅠㅠㅠ안돼ㅠㅠ ㅠ
7년 전
독자7
헐...뉴스에서만뷰던...ㅇㅅㅇ..호석아...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마지막이라고계속그러길래 자살인건 눈치챘지만 ㅠㅠㅠㅠ동반자살이라니ㅠㅠㅠ
7년 전
비회원63.161
ㅠㅠㅠㅠ안돼ㅠㅠㅠㅠㅠ
안되는데ㅠㅠㅠㅠㅠ 잘 달래서 나와야할텐데ㅠㅠㅠㅠㅠ
안돼요ㅠㅠㅠ

7년 전
독자8
아 ㅠㅠㅠㅠ호석아ㅠㅠㅠㅠㅍㅍㅍ퓨ㅠㅠㅠㅠ처음에 여주를 구원해줄 천사인줄알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핵반전이에요 정말 ㅠㅠㅠ 동반자살이라니ㅠㅠㅠ겁나 몰입해서보다가 심쿵 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9
헤에?? 세상에. 호석아 그건 안 돼. 정말 해서는 안 될 짓이야 그거ㅠ
7년 전
독자10
헐 설마 동반자살인가요?????? 안돼ㅠㅠㅠㅠㅠㅠㅠ 안되는데ㅠㅠㅠㅠ 아 다음편은 둘 다 무사하길 바래요ㅠㅠㅠ 잘 보고 갑니다!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게요ㅠ
7년 전
독자11
어휴 호석이 뭐해여 ㅠㅜㅠㅜㅠㅜㅠㅜ으헝헝허유ㅡㅜㅠㅜㅠ
7년 전
독자12
자까님..아시나여... 제가 작가님글을 애타게 기다리구있너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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