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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유기현] 그대에게 물들다-열한번째 | 인스티즈

"마음이 딱 맞네. 우리 둘이 천생연분인가봐."

"그런가봐요."

"난 여주씨 하나면 충분해."

"그럼 우리 둘이 오래오래 살면 되겠다."

"당연하죠. 난 평생 여주씨만 보면서 살고싶거든."










::그대에게 물들다::
열한번째










얼마 전, 기현에게 그런 질문을 건넨 적이 있다. 기현씨는 긴머리가 좋아요, 짧은 머리가 좋아요? 항상 긴머리를 고집하던 여주가 단발머리 사진 한 장에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그러나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기현이었다. 자신이 마음에 든다 하더라도 기현이 마음에 안든다면 아마 후회할게 뻔했다. 그런 생각에 약간은 떨리는 마음으로 가만히 자신을 쳐다보는 기현에게 한 번 더 질문을 건넸다.

"응? 대답해봐요. 긴머리가 좋아요, 단발이 좋아요?"

"그걸 나한테 물어보는 이유가 뭐예요?"

"...머리 자르고 싶은데...혹시나..."

"내가 단발머리 싫어할까봐?"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과 함께 자신한테 물어보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약간 당황한 여주가 입꼬리를 가득 내리고는 머리를 어깨 뒤로 넘겼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그러나 기현은 언제 그랬냐는 듯, 손을 뻗어 다시금 머리를 앞으로 넘기곤 가득 쓰다듬어주었다. 어느새 눈빛에 달달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왜 나한테 맞출려고 해요?"

"...그야...그러니깐..."

"난 당신 자체가 좋아."

".........."

"긴머리를 하던, 단발머리를 하던 상관없다는 소리예요."

"........."

"그리고 맞춰도 내가 여주씨한테 맞춰."

"그러면 다 괜찮아요?"

"응. 지금 계속 이 머리해도 예쁘고, 단발머리를 해도 예쁠 것 같아."

진심이 담겨있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얼굴이 발그레해진 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끄덕임은 오늘, 거울 앞에서도 계속되고 있었다. 괜찮아, 잘 어울려. 진짜 괜찮다니깐? 여주가 끝머리를 한껏 띄우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길었던 머리를 어깨 위로 자르고 안쪽으로 말아넣어 단정한 느낌이 더해졌다. 점차 길어졌던 앞머리도 자연스럽게 넘겨 세련된 느낌도 났다. 그러나 여주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뒷머리를 귀 뒤로 넘겨도 보고 옆머리를 핀으로 고정해보기도하다 결국 처음으로 돌려놓고는 한숨을 푹- 푹- 쉬었다. 괜히 자른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무슨 옷을 입어도 예전과 같은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해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자켓을 걸치고, 검은 슬랙스를 입은 여주가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준비 다 했어요? 바깥의 소음과 함께 겹쳐들리는 기현의 목소리에 여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 나가겠다는 답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핸드백에 파우치와 핸드폰, 지갑을 챙긴 여주가 단화를 신고는 집을 나섰다.

후- 하, 후- 하. 1층에 도착할때까지 연신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를 반복한 여주가 저멀리 자신을 기다리는 기현을 보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긴머리든, 짧은 머리든 상관없다고 한 기현이었지만 실제로 보면 실망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이었다.

"여주씨-"

"보지마요! 보지마, 아직 보면 안돼요."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는 사이 여주를 발견한 기현이 밝은 표정을 하곤 바뀐 머리를 보려 뒤에서 안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자 여주가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기현도 더욱 여주 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예쁘게 머리 해놓고 나한테 안보여줄거예요?"

"괜히 한 것 같아."

"어떻게 알아요? 혼자 그런 이상한 착각하면 못 써."

"봤다가 기현씨 실망하는 표정 보고 싶지 않아요."

"자꾸 왜 그래. 나 봐요, 착하지."

귓가에 조곤조곤 내뱉는 소리에 여주가 작게 한숨을 쉬곤 몸을 돌려 기현과 눈을 마주쳤다. 기현의 눈이 점차 커지더니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기현의 눈에 안예뻐보일리가 없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본 기현이 쪽- 뽀뽀를 하고는 웃음을 흘렸다.

"얼마나 더 예뻐질려고 그래요?"

"........."

"그렇게 자꾸 예뻐지면 세상 여자들이 질투해."

"기현씨는 마음에 들어요?"

"내가 말했죠. 나한테 맞출 필요 없다고."

"그렇긴 한데..."

"충분히 예뻐요. 그러니깐 내 옆에 꼭 붙어서서 당당하게 다녀요."

손을 잡으며 하는 소리에 고개를 숙이고 안도의 미소를 지은 여주가 옆에 꼭 붙어섰다. 기현도 더욱 애틋해진 마음에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

"우와, 머리 자르셨네요!"

여주가 민혁을 처음 만났을 때 기현과 같이 만나자고 했던 그의 말, 오늘 일 고맙다며 밥 한 번 사주겠다던 기현의 약속이 겹쳐 만나게 된 민혁이 여주에게 처음 건넨 말이었다. 기현 못지않게 환한 웃음이었으므로 "더욱 예쁘시-"라며 칭찬을 늘어놓으려던 민혁이 가까운데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어서 유기현이랑 정말 잘어울리시네요!" 억지로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제서야 기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진짜요?"

"그럼요, 당연하죠. 너무 잘어울려서 옆에 있는 유기현을 한 대 치고 싶을 정도?"

"...네?"

"아니, 뭐 그런거 있잖아요. 너무 좋으면 뭐... 사람 한 대 치고 싶다던지..."

"저런 이상한 소리 듣는거 아니야. 빨리 앉아요."

민혁이 하하- 웃어보이며 주먹을 쥔 손을 기현을 향해 흔들어보이자 기현이 말을 끊고는 여주를 먼저 자리에 앉혔다. 내가 너보다 이상하겠어? 기현의 소리에 맞받아치며 반대편에 앉는 민혁을 무시한 기현이 메뉴판을 펼쳐 여주와 같이 보았다. 이건 어때요? 저건? 기현이 메뉴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물어보자 잠시 고민을 하던 여주가 손을 만지작거리며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는 민혁을 잠시 보고는 메뉴판을 돌려 민혁과 같이 보게끔 했다.

"민혁씨는 뭐 드실래요?"

"어, 저 지금 챙겨주시는 거예요?"

"같이 왔는데 혼자 두는게 어디있어요."

"와, 얼굴도 예쁜데 마음도 예쁘시네요."

"빨리 고르기나하지?"

민혁의 소리에 질세라 물을 가득 부은 컵을 소리나게 탁- 놓는 기현의 행동에 민혁이 한 번 눈을 흘기고는 "나는 이거!" 바로 메뉴를 정한 다음, 기현이 주문을 다 하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여주를 쳐다보았다.

"그 때 내가 했던 말 기억하고 있어요?"

"네?"

"왜 그 친구분 데리고 왔을때 내가 해줬던 얘기 있잖아요."

"아...아, 기억난다. 기억나요."

민혁이 일부러 기현의 눈치를 보며 묻는 소리에 잠시 생각을 하지 못하던 여주가 그 날, 자신이 취했을 때 잠깐 잠깐 들렸던 기현의 얘기를 기억해내고는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둘만의 오고가는 비밀스러운 대화에 이상한 눈초리로 웃음을 터뜨리는 민혁과 여주를 번갈아 쳐다보던 기현이 자기도 알려달라며 여주 의 손을 건드렸다. 그러나 여주는 어느새 준비가 되어 나온 음식을 보고는 빨리 밥이나 먹자며 시치미를 뗐다.

무슨 얘기 했어? 오물오물거리며 먹는 여주를 힐끔 쳐다본 기현이 민혁을 향해 입모양을 벙긋거려도 민혁 마저 고개를 돌렸다. 기현의 마음은 초조해져갔다.

"근데 좀 뜬금인데 하나만 얘기해도 돼요?"

"그럼요. 난 여주씨 얘기하는거 좋아해."

그러다 대뜸 민혁과 기현의 눈치를 보며 묻는 여주 의 행동에 언제 그랬냐는 듯, 기현이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두 분 친한 모습..엄청 보기 좋아요. 진짜 친한 친구라는게 저도 느껴지고...기분 좋아져서..막 그래요."

"얘랑요? 절대 아닌데요."

"맞아요. 얘가 나한테 달라붙긴하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에요."

"와, 웃긴다. 유기현."

"내가 뭘?"

민혁이 기현을 가리키자 기현이 무슨 문제 있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장난스러운 분위기에 여주가 푸스스- 웃음을 터뜨렸다.

"얘 고등학교 때 나말고는 친구도 별로 없었어요."

"너가 내 옆에 붙어있어서 애들이 못 온거야."

"술마셔도 맨날 나랑만 마시고."

"먼저 마시자고 한게 누군데?"

기현의 지지않고 계속되는 대답에 민혁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여주씨는 유기현이랑 술 마셔봤어요?" 라는 민혁의 질문에 여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돌렸다. 그러자 민혁이 슬쩍 웃어보였다. 언젠가 꼭 술 같이 마셔봐요, 알겠죠? 민혁은 기현의 술주정을 알기에 기현은 더 이상한 소리를 할까싶어 급히 "여기 식당 되게 맛있다." 라며 급히 말을 돌렸다. 그러나 민혁은 "얘랑 나랑 마시면 얘가 항상 먼저 취하거든요." 분위기에 휩쓸리지않고 말을 이었다. 여주가 기현을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현이 전혀 아니라며 부정을 했다.

"이민혁 말 믿지마요."

"거짓말 아닌데? 맨날 내가 얘 집 데려다줬는데?"

"그럼 나중에 두 분 술마실때 저도 불러줄래요?"

티격태격대는 민혁과 기현을 번갈아보던 여주가 입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제안을 하자 민혁은 좋다며 반응을 해보였으나 기현은 작게 표정을 찡그리곤 여주를 다독였다. 그 말은 나랑 둘이 있을 때 얘기하는거 어때요? 기현은 그녀가 자신과 말고는 술을 마시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만큼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여자였다. 다행히 그 속마음을 알아챈 여주가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안녕히 가세요. 여주씨도 안녕히 가세요. 밥을 다 먹고 헤어지기 전, 여주가 꾸벅 인사를 하자 민혁도 따라 인사를 하고는 기현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여주 의 허리를 두르고 머리를 가득 쓰다듬던 기현이 민혁과 눈을 마주치며 휘어지게 웃곤 손을 흔들었다.

"이제 말해봐요."

"뭘요?"

"그 때 이민혁이 무슨 말 했어요?"

민혁이 차를 타고 사라지자 그제서야 기현이 돌아서 여주를 세웠다. 그러나 여주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급기야 기현이 붙잡고 늘어졌다. 알려줘요, 응? 궁금하단말야. 뭘 그렇게 궁금해해요? 내가 여주씨 남잔데 당연히 알아야죠. 설마 민혁씨가 안좋은 얘기라도 했을까봐? 좋은 얘기 해줬어요, 좋은 얘기. 그러니깐 알려줘요. 얘기해줄때까지 여주씨 집에 안데려다줄거야.

"기현씨는 내 이상형이 뭔지 알아요?"

"...이상형이요?"

"응. 한 번 맞춰봐요."

한참동안 계속되는 기현의 앙탈에 여주가 싱긋- 웃어보이고는 질문을 건넸다. 이러이러한 얘기를 했다- 라며 확실하게 답을 해줄까 기대를 했던 기현의 표정이 의아함으로 바뀌어갔다. 한참 머리를 굴렸으나 도통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 기현이 고민하자 여주가 웃음을 꾹 참고는 한 음- 한 음- 천천히 대답을 해주었다.

"말 하나하나 예쁘게 하고 나만 봐주는 사람."

"........."

"근데 기현씨 만나고나서 바뀌었어요."

"...말해봐요. 듣고싶어."

"기현씨. 난 기현씨 말고는 이상형 없어요."

여주가 그 날 민혁과의 대화를 떠올려 말하자 그 의도를 알아챈 기현이 푸스스- 웃음을 터뜨리고는 두 팔로 여주를 안았다. 품에 폭- 안겼다. 기현이 눈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여주를 차에 기대게끔 했다. 주변은 조용했다.

"마음이 딱 맞네. 우리 둘이 천생연분인가봐."

"그런가봐요."

"난 여주씨 하나면 충분해."

"그럼 우리 둘이 오래오래 살면 되겠다."

"당연하죠. 난 평생 여주씨만 보면서 살고싶거든."

능청스러운 기현의 첫 대답에 예쁜 미소를 지으며 여주가 대답할때마다 한 번, 한 번 입맞춤과 함께 대답을 하던 기현이 그녀에게 기대 뒷머리를 가득 쓰다듬었다. 많이 좋아해요. 눈을 감으며 중얼거리는 소리에 여주도 숨을 내쉬곤 나도요- 대답을 해주었다. 더욱 둘 사이가 애틋해져갔다. 기현은 지금 이런 분위기가 그저 좋아 속으로 들리지않을 말을 되뇌었다, 사랑해. 사랑해, 여주야. 이 마음이 여주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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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모넥모넥이에요ㅠㅠㅠㅠ진짜 읽을 때마다 감탄합니다ㅠㅠㅠㅠ분위기가 너무 예쁜 것 같아요ㅠㅠㅠ브금도 두근두근하고ㅠㅠㅠㅠ
7년 전
독자2
하..... 우럭우럭 .. 하..
7년 전
독자3
아...너무 따뜻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ㅜ마음이 훈훈해지는 글이에요ㅠㅠㅠㅠㅠㅠㅜ역시 작가니뮤ㅠㅠㅠㅜ매번 이런 따뜻한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4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
7년 전
독자5
헐..마지막대사.. 아.. 심장..
7년 전
독자6
헤헤헹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요 항상 감사합니당♥
7년 전
독자8
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9
기다리고 있었어요ㅜㅜㅜㅜㅜㅜㅜ오늘도 이 글로 힐링하고 갑니다ㅜㅜㅜㅜ글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10
일게수니에요ㅜㅜㅜㅜㅡㅜㅜㅜㅜㅡㅜㅜㅜㅜㅜ와 진짜 둘이 결혼해야 합니다 이거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ㅡ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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