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른자이자 털털함의 끝이라 불리는 김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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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않은 듯, 이상한 7명의 남학생
일단......다들 안녕? 나는 평소엔 그저 글 올라오는거 보면서 살던 평범한 여고생임. 근데 얼마전, 신분을 밝히고서까지 글을 써야할정도로 고민이 하나 생겼음.....
나는 학원을 한번도 다닌적이 없음. 엄마가 초등학생 때는 "어린애가 뭘 다녀"라면서 안보냈고, 중학생때는 "이정도면 됐지."라면서 보내지 않았음.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고나서 엄마는 처음으로 이 성적에 학원을 간다는건 말이 안된다면서 나와는 상의도 하지 않고, 우리 여고하고 가까운 학원에 전화상담을 해버림ㅠㅠㅠ
끄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생각만해도 부들부들...
어쨌든 난 야자까지 다 끝내고 학원상담을 하러감. 원장선생님이 아는체를 하시더라고.
"오, 너가 그 농부니?"
어이쿠, 벌써 내 이름까지 외우시다니. 약간 놀랐음. 원장선생님은 상담실로 날 불러들이시더니 성적표를 보여달라고 하셨음. 그래서 뭐....어쩔 수 없이 줬지 뭐....
선생님의 표정은 '성적'에 있어서 신세계를 보신 듯한 표정이었음. ㅎ.....그만큼 고등학교 올라와서 망했다는 뜻이야.....^^ 그러다가 선생님은 깜짝 놀라시더니
"너 여중, 여고니?"
라고 물어보시길래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약간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음. 그때까지 난 왜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셨는지 몰랐다고 한다....★☆
"농부야, 나만 믿어라! 반은 잘 편성되어 있단다!"
"아.......예..."
"여자도 있으니깐 걱정하지말고!"
선생님은 허허하고 웃으시며 내 등을 팡팡 두들기심. 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얼추 상담이 다 끝나고 원장선생님은 나보고 505호에 들어가서 수업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하셨음.
그래서 약간 떨리는 마음으로 문 앞에 섰음. 그냥 그런거 있잖아, 괜히 쓸데없이 막 심장이 둑흔둑흔거리고 그런거.
정말 그 문 앞에서 별 생각을 다 함. 친구들과 친해지자는 생각도 하고, 수업도 열심히 듣자는 다짐같은거?
그래, 어쨌든 그런 생각과 함께 문을 힘차게 열었음!!!!!
근데, 교실에는 왠 깡패 7명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음. 뭔소리냐고? 인상이 개무서웠다고. 다들 '저새끼를 어떻게 죽일까.'라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
"......................................."
"......................................"
"......................................."
목숨에 위협을 느낀 나는 다시 반을 나가려 했음.
그러나 마침 선생님이 반에 들어오심.
"어, 너 왜 여기 서있니?"
"...............예?"
"빨리 앉아. 수업 해야지."
난 빼도박도 못하게 이 반의 구성원이 됨. 정말 맘 속에서 욕이란 욕은 다 나온것같음. 나는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남자애들이 모여앉아있는 옆 분단 맨 뒷자리에 앉음. 그러자 선생님은 갑자기 박수를 치심.
"드디어 우리반에도 여학생이 생겼단다!!!"
".................아까전에 여자 있다고...."
"지금 여자 있잖니!"
".....예? 대체 어디..."
"그★건★바★로★너★"
"........................"
와, 이거 사기죄로 고소 가능하나여? (코 쓱)
"......................와....."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선생님을 죽일 듯한 표정으로 쳐다봤나봄. 선생님은 다급하게 지갑을 꺼내더니, "그런 기념으로 이 선생님이 떡볶이 쏜다!" 라며 만원짜리를 꺼내셨음.
"아.....제가 또 가요?"
"그럼! 반장인데."
이 반의 반장이라는 유기현은 만원을 들고 나가버림. 근데 솔직히 생각을 해보세요. 어떻게 남자들 7명이랑 선생님이랑 같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마음편하게 떡볶이를 먹을 수 있겠냐고요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난 마음 속으로 '저는 배가 하나도 고프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할려고 준비를 하고있었음.
조금 있다가 유기현이 비닐봉지 2개를 들고 반을 들어오더라고. 근데 중요한건 선생님이 친해지라는 계기에서 자기는 빠지겠다는거임.
와............ㅋㅋㅋㅋㅋㅋㅋ 진심 도랏멘
진짜 상황이 어땠냐면 선생님이 쌩 나가버리고 남자애들이 엄청 조용히 먹을 준비를 하더니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거임, 계에에에에에에에에속.
"..........야, 안먹어?"
.............니 표정만 보면 먹다가 피를 볼 것 같은데?
"아....나는....배가 안고파서.....^^"
나는 황급히 말을 둘러대고는 인자한 표정으로 애들을 쳐다봄. 근데 그 때,
"꼬르륵-"
아,ㅁㅊ....내 뱃속은 정말 눈치없는 새끼들이 모여사나봄.
".....그냥 빨리 오지?"
얘네들은 진심으로 내가 안타까웠나봄. 한숨을 쉬더니 직접 의자까지 놔줌. 진짜 내 이미지는 어쩔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옹기종기 모여앉음.........^^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이색히야....
진짜 내 성격상 친해지면 나의 모든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나 친해지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해야함. 특히나 난 이런 어색한 아이들과.....조용히 떡볶이를 먹고 싶지 않다고...
"......................................"
"....................................."
끄우애우ㅜ애ㅜ챠우ㅐㅜ앵에ㅜ에웨웨웨우
정말 미춰버릴것같았음
내가 떡볶이를 씹고 있는건지 그냥 넘기는건지도 모를정도로 환장할것같았다고
진짜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는걸 간신히 참았음. 남자애들도 어색해하는게 눈에 보였음.
근데 갑자기...갑자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씨 뜨거"
손현우 한마디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토화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나도 모르게 떡볶이 안씹고 넘겼다 죽을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 미친놈이 진짜...."
"아 나 쟤 표정봤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진짜 사스가 손그맨......"
나뿐만 아니라 남자애들도 손현우의 뜬금포에 놀라워하는듯했음. 진짜 손현우 덕분에 순식간에 분위기가 훈훈데스네....^^
그 기세를 몰아 이민혁이 서로 자기소개를 하자고 함. 레알 급전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애들은 이민혁을 죽일 듯이 쳐다봄. 하지만 이민혁은 그 눈빛을 못느꼈는지
"나는 이민혁이야!"
라면서 상큼하게 자기소개 스타트를 끊음. 진짜 레몬에이드를 2L는 마신듯한 상큼함이었음.
"아......난.......김농부."
어쩔 수 없이 나도 자기소개를 했음. 그러자 남자애들은 내가 졌다며 한숨을 쉬곤 자기소개를 함. 땅꺼지는줄...ㅋㅋ
그렇게 자기소개를 다 끝내고 약간은 풀린 분위기로 다시 떡볶이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이민혁이 내 교복을 가리킴.
"그러고 보니깐 너 교복이 여고교복이네?"
"아, 응."
"중학교는 어디나왔어? 남녀공학?"
"어? 나 중학교도 여중이었는데?"
"푸흡!"
.....................................
...............................?
여중, 여고라는게 입안에 있던 물을 뿜을 일인가요?
물을????
뿜어?????
와......나 진짜 어이가없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여중, 여고 나온게 어때섴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왜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눈에서 땀이나냐;;;;;;;;
더보기 ★인물소개★ 손현우(17) 중학교: A중학교(남녀공학) 고등학교: B고등학교(남고) ".......되게 말하기 쑥쓰러운데.......오늘따라 예쁘네, 김농부." 신원호(17) 중학교: A중학교(남녀공학) 고등학교: C고등학교(남녀공학) "아, 나 진짜......그래, 예쁘다, 예뻐. 졸라 예뻐. 너무 예뻐서 너한테 반할것같다, 됐냐?" 유기현(17) 중학교: C중학교(남녀공학) 고등학교: B고등학교(남고) ".............화장했어? 예쁘네. 근데 화장 피부에 안좋아. 하고 다니지마." 이민혁(17) 중학교: C중학교(남녀공학) 고등학교: D고등학교(남녀공학) "와, 농부야. 너 오늘 완전 예뻐! 고백하고 싶을 정도로!" 채형원(17) 중학교: C중학교(남녀공학) 고등학교: D고등학교(남녀공학) "예쁘다라는 말이 그렇게 듣고 싶었어, 김농부? 그래, 예쁘네. 예쁘다, 김농부." 이주헌(17) 중학교: E중학교(남중) 고등학교: F고등학교(남녀공학) "아, 김농부, 볼때마다 너무 귀여워." 임창균(17) 중학교: E중학교(남중) 고등학교: B고등학교(남고) "아, 그래 이 형님이 칭찬 한 번 해준다, 응? 농부가 너무 예뻐서 내 심장이 다 아프네, 정말." 김농부(17) 중학교: G중학교(여중) 고등학교: H고등학교(여고) "나 예쁘다고? 와, 나 남자한테 칭찬들은거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