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이야
w. 체리상
08
(부제: Cheer Up!)
요새 진짜 피곤하다. 수학여행에서 거의 뭐 전교생한테 우리 썸 타요^^ 알렸으니 들어오시는 교과 선생님마다 지금 문과 탑 이과탑 사귀냐고 원래 문과랑 이과는 대결구도여야 한다며 너네 체육대회 때 문과는 얄리얄리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과는 수헬리베붕탄질 응원가 목 터지게 부르는 거 모르냐며 우리를 당황하게 하셨다. 선생님들만 그러시면 또 다행이지. 멘토링 한다고 수학실에 앉아있으면 어디서 들었는지 신랑 신부 첫날밤 훔쳐보는 동네 꼬마들 마냥 다닥다닥 붙어있다. 말 안 해도 알잖아? 홍윤솔 부승관 이석민 왜 있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최승철까지. 그럼 또 순영이는 꺼져 미친놈들아 하며 쫓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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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더 가까워졌다. 뭐라 말은 못하겠는데 아 부끄럽잖아! 그냥 뭐 전화하고 보고 싶다 하는 정도..? 사실 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 꽁냥꽁냥했는데 부승관은 나를 불러선 너네 자꾸 삽질하는 거 답답해서 말해주는 건데... 하고 운을 뗐다. 그러곤 그동안의 권순영에 대해서 알려주는데 하.. 심쿵 어떡하지. 너무 좋다. 원래 진실게임의 참맛은 유출이지. 근데 진짜 어떡하지 순영이가 너무너무너무 좋다. 그냥 내가 먼저 사귀자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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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체육대회지! 체육대회긴한데 나는 체쓰체쓰다. 체쓰체쓰가 뭐냐고? 체육쓰레기 체력쓰레기. 체육대회는 운동하는거 아니야. 사진찍는거야. 학교에 사람이 많다보니 체육대회전에 결승 진출팀이 정해졌고, 우리반도 이것저것 나가긴 하지만 내가 출전하는 종목은 없다. 아 단체 종목에 나가긴한다. 그리고 오늘 나 휴가다! 왜냐면 체육대회잖아? 체육대회는 체육부장이 힘 써야지. 윤정한 화이팅!
날씨 한번 좋다. 딱 체육대회하기 좋은 날씨. 하늘도 푸르고 햇볕이 강하지도 않다. 바람도 선선하고 최고야!
아침에 일찍 학교에 와서 반티도 갈아입었다. 운동장으로 모이라는 방송에 운동장으로 나가니 운동장이 알록달록하다. 귀여워. 저 멀리서 순영이가 몸을 풀고 있다. 이제 권순영을 찾는데는 도가 텄다. 오늘 우리 순영이 좀 멋있다. 세상 사람들 순영이네 반티 축구복이랑 헤어밴드랍니다.ㅠㅠㅠㅠ 헤어밴드를 하고 어색해선지 쑥쓰러운지 권순영은 자꾸 헤어밴드를 벗었다 썼다 하고 있었다. 권순영과 눈이 마주치고 잘 어울린다는 뜻에서 엄지를 들어보이자 순영이가 웃는다. 순영이가 웃으면 심장이 너무 아리다. 너무 예뻐서. 이것도 병인가.
학급수가 많은 학교의 체육대회란 자고로 기다림이지. 몸풀고 스탠드에 가서 앉아있었다. 사진 누구랑 찍지 우리반 애들이랑은 아까도 찍었고 앞으로도 찍을거고. 그리고 애들 다 없어졌다. 사진찍는다고. 최한솔한테 찍어달라할까. 쟤 오늘도 대포 들고 왔다. 안무겁니 솔아. 홍지수는 여자애들한테 둘러싸였고, 믿기힘들겠지만 윤정한은 체육부장이다. 왜냐면 나랑 친해서. 내가 뽑았지만 이래서 우리나라 삼연이 문제인거다. 인사비리. 학연과 지연에 의한 임원선발. 윤정한은 움직이는걸 극도로 싫어하는데, 특히 할일이 많은 체육부장까지 시켜놨더니 죽으려고 했다. 헷 정한아 사랑해! 아, 어쨌든 나랑 놀아줄 사람이 없다. 부승관이랑 이석민은 응원단장이란다. 둘이서 까탈레나 추고 앉았...순영아? 헐 대박 순영이도 있다.
"최한솔!!!!!!!!"
"시끄러 조용히 말해"
"빨리 저거 찍어줘 빨리 빨리 제발..한솔오빠.. 한솔님..한솔선배..솔카프리오..젭라.."
최한솔 눈 하나 깜빡 안 한다.
하는 수 없지.
"한솔님 그대의 노예가 될게요.."
"콜"
얼떨결에 노예계약을 맺었다. 괜찮아 까탈레나 고화질을 얻었으니.
설마 장기까지 떼라고 하겠어..?
까탈레나를 완벽히 마친 권순영은 그제야 부끄러운지 얼굴을 가리고 스탠드에 앉는다. 순영아~하면서 권순영 옆에 앉았더니 "봤어?" 하고 묻는다.
"응 당연히 봤지. 최고야"
또 순영이가 부끄러워하며 예쁘게 웃는다. 순영이는 단체 종목을 제외하면 축구와 장애물 달리기에 나간다고 한다. 순영이는 체육도 잘하나보다.
한참을 둘이서 이야기 하고 있으니 -"2학년 3반과 2학년 12반 축구 경기 준비해주세요" 라는 체육선생님의 방송이 들렸고
권순영은 갔다 올게 라며 나에게 휴대용 선풍기를 넘겨줬다.
예전의 나였으면 이과인 12반을 응원했겠지만.. 다 필요 없어 우리 순영이가 최고야... 순영이는 진짜 못하는 게 없는가 보다. 축구를 진짜 진짜 잘한다. 원래 한 사람이 영웅이 되려고 하면 망한다. 축구에서도 매너를 보이는 순영이었다. 자신이 골을 넣을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넣기에 유리한 친구에게 넘겨줬다. 진짜 안 반할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순영이가 골을 넣었다.
옆에서 부승관과 이석민이
"권순영선수 권순영 선수 골인가요? 골인가요? 골!!!!!!!!!!!!! 권순영 선수가 골을 넣었습니다!"
"골!!!!!!!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남은 시간 3분. 네 2학년 3반 선수들 3분만 버티면 됩니다. 조금만 힘을 내 주세요. 믿습니다 3반."
호들갑을 떤다. 너네가 왜 3반 대표가 아닌지 알 것 같아.
내 생각에 너네는 입으로 축구할 것 같아.
어쨌든, 순영이가 골을 넣었다. 내가 다 기뻐서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순영이가 저 멀리서 뛰어온다. 내 앞으로 온다 온다 온다 왔다!!!!
내 앞으로 와서는 하트를 만들고 다시 뛰어간다. 세리머니인거니 순영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도와줘 SOS!
주변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나는 진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부끄러워서 스탠드 맨 꼭대기로 가서 숨어 있었다. 경기를 마친 순영이가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그러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권순영이 내려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다다다다 내려가자 순영이가 음료수를 내민다. 너네반꺼 아니냐고 마셔도 되냐고 물었더니 순영이가 자기가 돌린거라고 어차피 몇 개 남는다고 괜찮다고 했다.
순영이가 더위를 많이 타는 건지 아니면 그냥 몸에 열이 많은 건지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린다.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동안 순영이 옆에 앉아 응원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역시 남는 건 사진 뿐이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플랜카드라도 만들어 올걸.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 하지 뭐!
순영이가 너무 더워해서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고 매점으로 이끌었다. 둘이서 아이스크림을 물고 계단을 올라오는데 1학년이 과자를 먹으며 내려간다. 아까 아이스크림을 먹을지 과자를 먹을지 한참 고민했다. 둘 다 먹으라는 권순영의 말에 좀 있으면 밥먹어서 안된다고 또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진짜 힘들게 아이스크림을 골랐는데 아 과자 먹을걸. 밀려오는 후회에 권순영에게 찡찡거렸다. 권순영은 내 찡찡거림을 잘 받아준다.
"과자 먹을걸 그랬어"
8ㅅ8
"둘 다 사라니까"
"그러니까... 과자 먹고 싶다"
다시 사러 갈까? 라는 권순영의 말에 귀찮다고 하니 권순영은 그럼 사올까? 그건 너무 미안하잖아 괜찮다고 하면서도 우울한 내 표정에 권순영은 갑자기 가던길을 멈추곤 아까 그 1학년을 불렀다.
"찬아!"
아는 동생인가 보다.
자세히 보니 아가다. 밀크 볼 같다. 귀여워!
권순영은 1학년에게 찬아 과자 맛있어? 라고 물었고 1학년은 해맑게 웃으며 "네 형! 좀 드릴까요?" 하고 묻는다.
그러자 권순영은 "응 근데 나 말고 이 누나 줘" 라고 했다.
1학년 아가한테 과자를 얻어 먹으니 양심에 찔리긴 한다.
근데 이게 뭐라고 멋지냐. 순영이 너무 멋있어ㅠㅠㅠㅠㅠ
또 체육대회를 뒤집어 놓은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계주 전에는 장애물 달리기 경기가 있었다. 허들도 넘고 훌라후프도 돌리고 뭐 대충 이런거.
순영이는 계주와 장애물 달리기 둘 중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장애물 달리기를 선택했는데, 마지막 주자였다.
당일 발표된 마지막 선수의 장애물 달리기 게임 종목은 '손님 찾기'였다. 그런데 이 손님 찾기의 손님이 사물이 될 수도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우리반 애들 체육 진짜 못하나 보다. 괜찮아 공부 잘하니까. 그걸로 됐어. 3반이랑 같이 결승 나가면 고민 해야 하잖아. 이런 반장이라 미안해.
운동장 가운데서 대기하고 있는 순영이가 보인다. 헤어밴드 권순영 고유명사 시켜주자. 넘나 멋진 것.
1,2,3,4,5 번 주자가 차례로 허들도 넘고 구르고 풍선 터트리고 훌라후프 돌리기를 마치고 마지막 주자의 차례가 다가왔다.
속으로는 우리 순영이 다치지만 말라고 기도 하면서 경기를 보고 있었다. 거의 비슷한 때에 도착해서 쪽지를 펴고, 쪽지안에 적힌 사물이나 사람을 찾으려고 두리번 거린다.
그런데 갑자기 순영이가 뛰어오더니 내 손을 잡고 뛴다. 뭔진 모르는데 그냥 뛰었다. 존나 뛰었다.
결승선에 도착해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주위가 시끄럽다. 선생님들끼리 인정하니 안되니 하며 열띤 토론의 장을 펼치고 계셨다.
알고 보니 우리 팀의 문제였는데, 선생님들이 웃으면서 아 이건 어떻게 해야하나 하면서 난감한 표정을 짓고 계셨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 혼자 사람이다. 다른 친구들 손에는 포카리, 헤어밴드, 나뭇가지, 1학년 7반 선생님 양말 등 여러가지가 들려있었고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결국 이지훈 선생님의 강력한 주장으로 인해서 쪽지 안의 내용은 인정 되었고, 우리는 1등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 순영아 우리 조합 최고야!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쪽지안의 내용은 '꽃'이었다고.
여러분 일주일의 끝이네요! 다들 저 많이 기다리셨나요?
체육대회 에피소드도 끝이 났네요.
휴 여주랑 순영이 언제 사귀나요.
앗 사담 쓰고 브금 올리니까 12시 지나버렸다....
죄송해요ㅠㅠ
참 여러분 10화에서는 Q&A 해보려고 합니다.
질문 마구마구 해주세요! 모든 질문 다 받습니다
질문은 9화에서! 해주세용
아무도 없으면 안와야지....헷
주말내로 9화 들고 올게요! 할 수 있으면 10화 까지 도...전....
사랑합니다 여러분
내 딸기우유상들 ♥♥
♥[자몽타르트] [수녕텅이] [thㅜ녕이][lovely] [껌딱지] [쀼밥이] [심장][신아] [쿱스단무지] [딸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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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10화 까지만 받겠습니다! 혹시 아직 신청 안 하신분 계시면 가장 최신화에서 해주세요!
여러분 댓글 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예쁜 댓글 덕분에 글 쓸 힘이 생겨요 ♥♥♥♥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