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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 주인 너 VS 저택 관리자들 01
-꽃이 좋아야 나비가 모인다 : 상품이 좋아야 손님이 많다.-
이렇게 적의 소굴인 곳에 들어와 살게 되었으니 조심할 게 너무 많았다. 방에 들어온 지금조차도 나를 안내해준 하녀가 나가지 않고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물론, 시키실 일은 없느냐고 묻는 것으로 보아 그렇게 배운 것 같았지만 내가 괜히 찔렸다.
"아니요, 없어요. 가서 좀 쉬셔도 되는데.."
난 언제나 연기를 해야 했다. 폭발하는 성질머리를 죽이며 남들을 배려하는 아이로 또는 소심한 아이로 보이도록 연기를 해야 했다. 그게 또 너무 불편한 거다. 외국에서 살 때는 적어도 집 안에서 만큼은 내 성질머리대로 해도 됐는데, 여기선 절대 안됐다. 언제 어디서 누가 그 연놈들의 하녀, 하인일지 어떻게 알고 구분해내겠는가. 아무래도 비서님과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비서님의 위치를 묻기 위해 하녀를 바라보니 세상 가장 온화하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말하라는 뜻인 것 같았다.
"혹시, 비서님.. 그, 최승철 비서님 어디 계신지 아세요?"
"네. 접대실에 계십니다."
"어.. 지금 만나 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따라오세요."
참, 딱딱하네. 정 없게.
*
하녀를 따라 복도를 지나고 계단도 내려가고 수많은 방들도 지나치다 드디어 나온 접대실로 들어서니 모두의 눈이 나에게로 쏠렸다. 잠깐 비서님 만나러 온 건데, 뭐야 이 따가운 시선들은.. 그들을 둘러보다보니 그간 비서님을 통해 머리 터지도록 외워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보였다. 저기, 눈 찢어진 남자가 권순영.. 능력이 웨폰마스터로 경호원이었지. 그리고 저기 귀엽게 생긴 남자가 이지훈.. 능력은 헤파이스토스, 역시나 경호원이었다. 능력들도 겹치는 게 하나 없어서 헷갈려 죽을 것 같은데 저 권순영이란 경호원과 이지훈이란 경호원, 아까 그 문지기가 너무 매우 똑같이 생겨 이건 뭐 거의 답이 없을 정도였다. 앞으로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것을 느끼며 절망에 빠지고 있던 나를 발견한 건지 비서님이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할 말 있어서,"
"네. 말씀하세요."
"아니. 따로.. 요."
자연스럽게 하던 반말을 깨닫고 급하게 '요'자를 붙였다. 이 저택 안에는 언제 어디서 그 연놈들의 하인이 있을 줄 모르는 일이라고 아아아까 부터 생각하고 있었듯 나는 언제 어디서나 말을 조심해야 했다. 그게 개 같았다. 그래도 언젠가 내 것이 될 샤다그룹을 위해 이 정도 고생쯤은 해야 했다. 난 조심스러운 아이고 소심한 아이이며 재산에는 욕심을 가져서도 안되는 불쌍한 애니까. 그 틀에 맞춰 의심을 사는 일은 없어야 했다.
"가시지요. 각자 자리로 돌아가도록. 다음에 마저 얘기 하지. 그쪽은 따라오세요."
비서님은 계속 내 옆에 서 있는 사내보고 따라오라 했다. 따로 할 얘기가 있다니까. 눈빛으로 전하니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 말을 무르진 않았다. 또 짜증나게 하네. 내 짜증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비서님을 보았다가 진짜로 따라 나올 참인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는 남자를 보았다. ...뭐야. 이런 얼굴은 외운 적이 없는데..?
"...이 분은, 누구시죠..?"
"아까 이력서랑 자기소개서 읽지 않으셨습니까? 개인 경호원입니다."
비서님의 개인 경호원이란 말에 차에 두고 내린 노란 봉투가 생각났다. 아무렇게나 던져놨었는데.. 그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건가..? 일단 알겠다고 하며 비서님을 따라 내 방으로 향했다.
권순영(21세/저택경호원/눈찢남/*웨폰마스터)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음
"힘들 때 와서 기대세요. 든든한 나무가 되겠습니다."
이지훈(21세/저택경호원/귀여운남자(?)/*헤파이스토스)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능력
"힘들고 어려운 건 제가 다 하겠습니다."
*
내 방에 들어오자마자 답답함에 소리치려다가 개인 경호원이라던 그 남자가 생각나 입을 꼭 막았다. 그런 내 행동에 비서님이 급히 물었다.
"불편하신 곳이라도?"
"아뇨. 없어요. 그나저나, 따로 긴히 드릴 이야기가 있는데, 이 분은 대체 왜..?"
"이 분은 이제 아가씨의 개인 경호원입니다. 저도 한국에 들어왔으니 바빠질 거예요."
"네? 그렇다는 것은.."
"자주 자리를 비우게 될 거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여기 이 분이랑 함께할 시간이 더 길게 되겠지요."
"아.. 이러지 마, 진짜.."
"아가씨."
아, 미친. 그나마 믿고 기댈만한 사람은 비서님뿐인데, 그런 비서님이 내 곁에 자주 없을 거라니.. 너무 절망적이었다. 그럼 내 예민한 성격이며 까다로운 입맛이며 거친 입은 누가 막아줘.. 누구한테 풀고.. 나 진짜 샤다그룹 물려받기 전에 피 말라 뒤질지도 몰라. 최대한 불쌍해 보이는 척 눈을 올망졸망하게 떴지만 그간 해온 전적이 있어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포기다, 포기. 저 똥고집 누가 말려. 축 쳐지는 내 행동에 비서님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웃냐?! 급 고개를 들어 비서님을 째려보는데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씨발 연놈들 다 죽여 버려."
계속 조용하던 그 남자가 낸 목소리여서 깜짝 놀랐다. 내용에 더 충격이었지. 저거 내가 유럽에 있을 때 습관처럼 하던 말이잖아. 그러나 아직 놀라긴 일렀다.
"두 번째 년은 얼굴보다 가슴이 먼저 인사하지 않냐?"
"...뭡니까?"
"숨기며 사시는 거 안 힘드십니까?"
"뭐냐고 묻잖습니까."
비서님이 나를 뒤로 세웠다. 그런 비서님의 뒤에 숨어 빼꼼 나와 그를 보았다. 그는 어떠한 동요도 없이 나른한 눈을 한 채 나와 눈을 맞췄다. 급하게 나와 그의 사이에 서며 다시 나를 뒤에 세운 비서님이 능력을 발동하며 물었다.
"귀 먹었어? 묻잖아."
"제안하는 겁니다. 전 그럴만한 능력이 있습니다."
머리를 헝큰 비서님이 뒤를 돌아 나를 보았다. '저 사람에게 등을 돌리면 어떡해요!'라고 말했지만 비서님은 괜찮다고 했다. 자신의 결계는 핵도 막는다고. 곧 덧붙여 말했다.
"위험합니다. 그냥 자를까요?"
"자르면 뭐, 소문 다 나는 거죠."
아니 근데 저 새끼가? 꼬박꼬박 제안인지 협박인지 모를 말들을 해대는 남자의 당참에 기가 찼다. 무슨 표정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 궁금해 비서님의 옆으로 빼곰 나오니 계속 이쪽을 보고 있던 듯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초능력자이면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매 순간 당당한 그 모습. 그런 그의 태도와 분위기에서 믿음이 느껴진다면 내가 미친 건가.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 겠다. 비서님은 걱정이 너무 많아 패기 넘치게 들이대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비서님의 옆에 서며 그를 떠보기 위해 물었다.
"당참과 자신감은 마음에 듭니다만, 꽃이 좋아야 나비가 모이는 법입니다."
"꽃이 좋으니, 나비든 벌이든 몰리는 거죠."
"나비든 벌이든? 썩 기분 좋은 표현은 아니네요. 누가 꽃이라는 거죠?"
"저죠."
와, 진짜 기가 찬다. 얘 진짜 뭐지? 가지고 있는 패는 내가 더 많다. 난 샤다그룹의 후계자 중 하나니까. 근데 지가 뭐라고 꽃이 자기래. 내가 그저 꽃보고 날아든 나비나 벌이라는 거야? 난 이 새끼를 뽑은 적도 없고 이 새끼 얼굴도 지금 봤고 이렇다 할 정보도 없는데? 그 남자는 내 빡침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으로 보이는 비서님의 결계를 손으로 살살 만져보았다. 만진다기 보단 긁어내는 느낌이었다. 그래봤자 절대 뚫리지 않을 테지만 역시나 걱정이 많으신 비서님은 그런 그의 행동을 주시하며 결계에 힘을 더 주입하는 듯 보였다.
"보아하니, 이력서든 자기소개서든 안 읽은 게 분명합니다."
결계를 긁던 손을 내리곤 싱긋 웃으며 한 말에 답을 할 수 없었다. 진짜였으니까. 곧 그는 살살 만지던 그 부분을 주먹으로 살짝 내리쳤다. 순식간에 비서님의 결계가 깨지며 부셔져 내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업계 2위인 노을그룹에서 일하다 왔으며 개인 비서보다 강한 능력치를 가진 나를 뽑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이미 부서졌던 결계에 힘을 다 주입한 비서님은 다시 결계를 만들지 못했다. 오, 흥미롭네. 솔직히 겁 따윈 나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멸시를 받고 자라왔던 나는 겁보단 오히려 이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었을 때의 미래가 먼저 그려졌다. 능력도 좋고 말빨도 세며 무엇보다 잘생겼으니까. 미남계를 쓰는 거지. 갑자기 그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재밌네요. 이름이 뭐죠?"
"전원우입니다."
"그래요, 원우님. 자존심이 아주 많이 상하지만, 내가 나비 해보죠."
"겁 내지 않으시는 모습 좋습니다."
그가 먼저 뻗은 손을 맞잡았다. 잡은 손에 약간의 힘을 주며 말했다.
"그렇다고 내 개인 비서 자존심은 건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내가 알다시피 그렇게 고분고분한 편은 아니에요."
"원하신다면야."
그렇게 우린 이상한 관계를 맺었다. 가진 걸 꺼내지 않는 꽃과 그런 꽃에게 꼬인 나비인 아주 불안정한 관계를.
***
우선 첫번째 대결 구도는 꽃과 나비인 원우와 다섯째입니다^0^/
이렇게 말하니까 굉장히 시적이고 예쁘지만, 실상은 보시다시피 차갑고 비즈니스적입니다.ㅎ
과연 개인 경호원인 원우는 무엇을 가진 자이며 왜 이들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니 근데 애초에 인사관리팀에서 일을 잘했으면 원우처럼 어딘지 위험해 보이는 인물은 뽑지 않았을 텐데요..ㅎ
하긴 그랬으면 대저택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끝날 뻔했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섯째는 불같은 성격을 지녔지만 호칭에 있어서는 상당히 예의바릅니다.
왜냐면 승철이가 주야장천 귀에 딱지가 앉도록 훈련(?)시켰거든요.
혹시라도 있을 말실수를 대비하여 누구누구언니, 누구누구오빠, 동생님, 이름님, 비서님, 경호원님 이런 식으로^0^/
+
헤헤 이쁘지요~ 치피스님이 주셨어요!!ㅎㅎㅎ
어쩜 이렇게 스윗하고 아름다운지.. 전 정말.. 말을 잇지 못하겠습니다8ㅁ8
우리 치피스님의 열일에 치얼스하며(와 라임쩔어b) 예쁘게 잘 쓰겠습니다!
좋아하지 않고 사랑합니다 치피스님♥
★암호닉 입니다★
★꼭 확인해 주세요!★
<1차>
유유, 606호, 호시탐탐, 17뿡뿡, 노랑, 하양, 투녕, 이월십일일, 쿠조, 홀릭,
예에에, 0619, 밍키, 우지소리, 기복, 벨리움, 유한성, 쀼우, 말미잘, 꼬솜,
13소년표류기, 전주댁, 볼살, 숨숨, 순영지원, 셉요정, 돌하르방, 붐바스틱, 워더, 마그마,
자몽몽몽, 프리지아, 순수녕, 치피스, 갈비, 한화이겨라, 11023, 마릴린, 순멍, 헕,
제주도민, 뿌랑둥이, 분필, 급식체, 어화동동, 신아, 워후, 수녕텅이, 네솔, 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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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수기로 적었기 때문에, 오타났을 수도 있어요..! 꼭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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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적으론 암호닉을 1차, 2차 이렇게 나누긴 할 테지만, 그닥 의미 없을 수도 있겠어요.
이번에 메일링 하면서 느낀건데.. 다 줄 수밖에 없게 감동적이게 댓글을 쓰셔서..
나 마음 약하다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 대저택은 정말정말 암호닉 분들에게만 드릴 생각이므로, 신청해서 나쁠 건 없어요.
하지만 전 댓글을 좋아하므로 매일 와주시는 암호닉 분들에게는 또 외전이나 그런 게 나갈 겁니다~ㅎ
난 외전밀당녀니까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