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갓시옷
그렇게 석민이와의 핑크빛 첫만남은 끝이났다. 내일 같이 등교하자는 문자이후로
석민이는 항상 아침에는 버스정류장에서, 저녁에는 우리반 뒷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 기다리는거야 항상 고마운데 문제는 이석민도 문과씹존잘남의 친구였다는거다.
"제발 등교할때, 뭐라도 좀 바르고 나와"
"?? 니가 뭔 상관이야.난 쌩얼이 제일 예뻐"
"다른 사람들 눈도 생각해줘야지. 너 버스타면 버스터져"
"진짜 미친놈아, 걍 너 내일부터 혼자 가 학교."
"아, 장난이지. 너 전지현 인정"
이렇게 등교할때마다 버스 옆자리에 앉아서는 시비 걸고
"근데 돼지는 왜 쩝쩝 안거려? 빨리 쩝쩝거려줘"
"나 17키로여서 날라갈까봐 납신발 신고다니는데."
"진짜 봐주는 것도 정도가 있지, 니가 17이면 나는 2키로야."
"납신발 니 콧구멍에 넣어본 적 있어? 경험해볼래?"
"아냐, 우리 돼지는 먹는게 제일 복스럽고 예쁘지."
급식을 같이 먹을때마다 마주앉아 밥을 먹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깝치기도 하는게
딱 자칭 존잘남 승관이와 다른게 없었다. 그래도 마지막은 안맞으려고 애를 쓰며 말하는게 귀여워 항상 붙어다녔다.
여느때와 같이 마주앉아 밥을 먹던 도중,
"야,성이름. 우리 독서실 다니자."
"뭐라는거야, 시험기간인거 티내러 다니려고?"
"아니, 요즘에 손 없고 발 없는 너 챙겨주느라 공부 못했어."
"손이 없고 발이 없으면 내가 밥을 어떻게 먹어"
"아 여튼 한달 다니는거다. 사실 이미 내가 너꺼까지 끊어놨어"
"그냥 나가 죽어라 석민아 강추!!"
내게 말도 없이 독서실을 끊어버린 이석민이 짜증났다. 나한테 말하는거 보면 정말 나를 좋아해서
승관이한테 그렇게 애걸복걸했나 싶기도 하고, 가장 큰 문제는 이석민과 독서실을 다니면
공부할때 머릿속에 이석민생각만 가득 찬다는 거다. 그럼 걍 돈낭비, 시간낭비 나만 다하는거잖아.
그래도 다니기로 했다, 이석민이 언제까지 고백을 끄나 싶어서.
"석민오빠! 이거 드시고 내일 시험 잘 보세요!!ㅎㅎ"
"오빠! 이것도 드세요, 제가 직접 만든 초콜릿이에요."
"오빠 망고 좋아하신다길래 망고쥬스 여기요. 내일 시험 잘보세요!"
"어이구, 고마워. 너네덕분에 시험 잘 보겠다. 잘가 고마워 "
그렇게 석민이와 여느때와 같이 야자가 끝나고 독서실로 향하던 도중
세명의 1학년 여학생들이 바리바리 뭔가를 싸들고 와선 석민에게 들이댔다.
그렇게 둘러싸인 망할 이석민은 밀쳐진 내게 눈길한번 안주고 나한테 항상 보여줬던
눈웃음을 아주 그냥 있는 힘껏 날려버린다.
그 순간 서운해져 뭐라도 하고싶었지만 내가 이석민의 여자친구도 아니고 그냥 친구사이인데
오바하는 것 같아 내심 서운한 마음만 가지고 독서실에 들어갔다.
"성이름, 너 진짜 왜그렇게 생겼냐?"
"맞아, 나 별로니까 시비걸지마."
"뭐야, 왜 수긍해. 낯설게"
"피곤해서 그래, 그만 말해"
"표정 왜그래? 무슨 일 있어?"
"없어"
"무슨 일인데? 나한테 말해주면 안돼?"
"아무 일 아니야, 신경 꺼."
그니까 어떻게 된 상황이냐면, 독서실을 마치고 집에 가는 도중에 이석민이 구겨져있는 내 표정을 본거다.
처음엔 또 깝치다가 내가 기분 안좋은 걸 눈치 챘는지 갑자기 정색하며 얼굴을 들이댔다.
분명 쟤가 먼저 나 좋아한다고 그렇게 들이댔는데, 왜 나만 좋아하는 거 같은건지
괜스레 석민이가 미워서 밀어내버렸다. 그렇게 서로 아무 말 없이 우리집까지 도착했을 때
"진짜 말 안해줄거야?"
"..."
"이러면 나 서운해서 잠 못자는데,이름아"
"아 그냥 질투야! 내가 좋아하는 눈웃음 아무한테나 보여주길래 화났다. 됐어?"
"..."
결국 저질러버렸다. 질투라고 그냥 말해버렸어. 어떡해. 완전 정색하고있어. 나 이제 학교 못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갈게. 잘가"
"아 가지마, 너 지금 질투한거야?"
"아니야, 내일 나 먼저 갈게. 잘가"
"나 지금 날아갈 것 같아. 천하의 성이름이 나때문에 질투를 해보다니"
".."
"눈웃음 이제 안칠께ㅋㅋㅋㅋ.아니 그냥 너 아니면 안웃어"
"..."
"그럼 나 이름이 남자친구 할래, 됐지? 나 간다ㅋㅋㅋ부끄러"
...? 이 미친놈 정색하다가 갑자기 미친듯이 웃어댄다. 그래...맘껏 웃고 내일부터는 우리 얼굴 보지말자..
했는데 갑자기 내 남자친구를 한댄다. 그리고 홀랑 지네집쪽으로 뛰어가버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나는 첫만남때처럼 토마토가 되어있었고 한 통의 문자 역시 나를 다시 한번 그렇게 만들었다.
[우리 돼지, 이제 니 폰에 내 이름 바꿔야겠네. 남자친구로]
깝치기대마왕/23:53
내사랑쯉쯉 암호닉 명호엔젤 우양 바나나에몽 고기국수 남양주 산아 8월의 겨울 누텔라 아인 밍니언 사과 귤뿌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