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갓시옷
고등학교 2학년, 18살. 한창 달달한 연애를 꿈꿀 나이다. 물론 몇개월 전의 나도 그래왔고, 내가 꿈꿔왔던 달달한 연애의 로망을 깨준 장본인은 자칭 개씹존잘남 부승관이었다.
"야 성이름, 진짜 한번만? 제발"
"아 싫다니까, 니 친구들 다 너같아서 별로임"
"아니, 너 맨날 나한테 막 설레는 일화 보내면서 외롭다고 개지랄 다떨잖아."
"외로운 건 맞는데 니 친구들은 관심 없어"
한가로운 점심시간, 옆반에서 갑자기 달려와 자고 있던 나를 깨운 건 다름아닌 부승관이었다.
헐레벌떡 뛰어와 나대길래 이번에는 또 무슨 개소리를 하려고 왔나 듣고있는데 남소를 받으랜다.
지 친구중에 나한테 반한 애가 있다며, 나를 소개해주면 승관이의 발닦개가 되겠다고 했다고 한다.
물론 승관이의 친구들이기에 설레기는 커녕 있던 관심조차 떨어질 지경이였는데
"걔 잘생겼다. 너 진짜 후회하는거야"
"잘생긴애는 자칭 씹존잘 너밖에 없잖아"
"그건 그런데 손도 예쁨"
"..?"
"노래도 잘 불러"
"...?"
"키도 크고 눈웃음 오져"
"빨리 그분한테 발닦개 된거 축하한다고 말해"
결국 승관이의 말 세마디에 넘어가버렸다. 승관이 친구중에 그렇게 완벽한 애 본 적 없는데.
남자가 손이 이쁘고 노래 잘하고 키크고 눈웃음이 쩐다면 그건 백프로 내남자, 딱 내 이상형에 적합한 남자였다.
"근데 나 어디서 봤대? 우리 학교야?"
"우리가 문과 앞반이여서 그렇지, 걔 이과 존잘남으로 불린다"
"오, 그럼 문과 핵미녀와 이과 존잘남이 만나는거네?"
"진짜 제발 적당히 좀 해, 팩트는 문과 존잘남이랑 이과 존잘남이 친구라는거야."
"너도 헛소리하지말고 말했어?"
"응ㅋㅋㅋ, 얘 난리남. 너 실물 보고 실망하면 어떡하냐, 얘 내 프사에 있는 니 사진보고 반한건데."
"너 그냥 입 다물어. 빨리 가 종친다."
그 짧은 시간동안 승관이와의 대화로 얻은 건 없었지만
남은 건 승관이의 문자 두 통이었다.
[너 오늘도 집 혼자 가지? 오늘은 나한테 전화ㄴㄴ]
[야자 끝나면 니네반 앞에 이과존잘남 있을거임. 일명 승관이 발닦개. 잘해봐라ㅂㅂ]
존잘하르방/14:20
그렇게 승관의 문자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야자2교시까지 마친 뒤 집에 가려고 뒷문을 열었다.
"왔어? 집 가자. 오늘 춥대"
"...? 누구세요?"
"장난치지말고ㅋㅋㅋㅋ빨리 가자. 데려다줄게."
그렇게 야자가 끝나자마자 내게 눈웃음을 치며 들이대는 남자는 오늘 날씨가 춥다며 집에 데려다준다고 빨리 가자고 나를 끌고 학교 정문을 나갔다.
너무 잘생겨서 다리에 힘이 풀릴 뻔 했지만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으니 그분이 잡은 내 팔에 힘을 주며 끌려갔다.
"...근데 진짜 누구세요?"
"웬 존댓말..? 승관이가 얘기 안했어?"
"그냥 말만..이름도 몰라..넌 내 이름 알아?"
"당연하지,성이름. 이거잖아, 난 이석민이야."
"아 그 이과 잘생겼다고 소문난 애?"
"응? 뭐라고? 못들었어. 다시 말해줘."
"아, 아니. 잘생겼다고"
"알아, 다시 듣고싶어서 못들은 척 한거였어."
....? 얘 뭐지? 그렇게 잘생긴 얼굴로 들이대서 심장이 팝핀을 추고있는데
성격이 약간 승관이과인것 같아서 실망할 타이밍에 다시 한번 얼굴을 들이대는데 실망 그딴거 이제 없다.
승관이 말대로 내 팔을 잡은 손이 예뻤고 나를 향해 치는 눈웃음도 이뻤다.
"근데 나 어떻게 알아? 본 적 있어?"
"승관이랑 맨날 싸우는거 봤는데?"
"싸우는 걸 봤는데 소개시켜달라그랬어? 너 취향..."
"아니야ㅋㅋㅋㅋㅋ 그냥 완전 내 이상형이여서 소개해달라고한거야."
"아 그런 말 하지마, 나 아직 낯가려. 여기 우리집. 고마워 나 갈게"
"귀여워ㅋㅋㅋ승관이한테 번호 받았으니까 카톡 할게. 내일 보자"
그렇게 석민이와의 첫만남을 보내고 엘리베이터 거울에서의 나는 잘익은 토마토같았다.
승관이 친구한테 저렇게 정상적인 친구가 있을줄이야,. 아파트를 뽑고싶다.
말 하는것도 쏘스윗해. 심지어 내가 지 이상형이래. 내 이상형도 너야!!!!!!결혼하자!!!!!!
라고 외치고 싶을만큼 오랜만에 설레이고 있던 그때
[나 석민이야. 이 번호 저장하고 내일 학교 같이 갈래?]
010-1997-0218/22:48
한 통의 문자는 토마토같은 얼굴을 더 시뻘겋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누가 알았을까, 내일이 매일이 될 것을.
내사랑쯉쯉암호닉 명호엔젤 우양 바나나에몽 고기국수 남양주 산아 8월의 겨울 누텔라 아인 밍니언 본격 배틀연애,석민이의 이야기가 드디어 시작이에요! 기다리셨던 분들 많이 안계시겠지만 혹시라도 기다리셨더라면 감사드리고 또 죄송해요! 다음편으로 올 소재를 갖고계신다면 댓글로 적어주세요! 암호닉도 받숨다!!❤️❤️❤️